시계태엽 오렌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2
앤소니 버제스 지음, 박시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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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의 포스터가 들어갈 정도이면 이 영화가 얼마나 유명한 영화인지는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일단 영화는 보지 않았다. 기회가 되면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굳이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싶지는 않았다. 영화와 소설이 다른 점이 있다는 정보는 인터넷으로 확인이 가능했고, 마지막 장을 통째로 덜어내고 마지막 장 직전의 장에서 영화가 끝맺음을 했다는 것은 좋게 말하면 감독의 재량권이나 해석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고, 나쁘게 말하면 작가가 말하고 싶은 주제가 무엇인지는 내 알 바 아니고 난 그냥 내 마음대로 하겠다 라고 볼 수도 있겠다. 마지막 장의 주인공과 마지막 장 직전의 장에서의 주인공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영화나 소설이 전달하고자 하는 최종적인 메시지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에 대해 대체 왜 이렇게까지 묘사해야 했는지 이건 작가가 사디스트나 마조히스트인가 사이코패스인가 하며 작가의 정신 세계에 대해서 의심을 하고자 했다가도 저자인 앤서니 버지스의 아내가 실제로 겪은 일에 대해 알게 되면 왜 작가가 그렇게까지 묘사했는지, 또 이 장면을 소설에 넣으면서, 또 마지막 장을 쓰면서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했을지 고통을 알 것 같다. 원작자인 버지스는 큐브릭 영화의 완성도는 인정했으나 영화 자체는 싫어했으며, 자신의 작품이 큐브릭 영화의 원작으로만 알려지는 것을 경계했다고 한다. 또한 영화와 달리 원작의 내용에 충실한 시계태엽 오렌지의 연극판의 각본을 직접 썼으며, 극중 큐브릭을 닮은 사람을 등장시켜서 구타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한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버지스가 실제로 겪은 일에 대해 알게 되면 작가의 반응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큐브릭 감독이 원작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샤이닝의 원작자 스티븐 킹은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원작과 달라진 영화의 내용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쯤 되면 감독이 사이코패스성향이 있는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스탠리 큐브릭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는 영국에서 이 영화를 본 청소년들의 모방범죄가 다수 발생했고, 폭력을 조장했다는 비난과 항의가 큐브릭에게 향하고 심지어는 살해 협박까지 받아서, 아이들을 학교에 등교시키지도 못했고 자신도 이대로는 더 견딜 수 없다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상영중지를 부탁했다고 나온다고 한다. 자기 자신의 가족에 대한 고통에는 민감한 사람이 남의 고통에는 무감각했던 것일까...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를 어떻게 몰아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무성하다. 큐브릭하면 평론가들이 높게 평가한 것에 비하면 아카데미가 외면한 감독으로 유명한데, 아카데미에서 투표권을 가진 사람 중 배우가 제일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해는 간다. 감독에 대한 인격에 대한 부분은 논외로 하더라도 과연 인간이 스스로 갱생이 가능한 존재일까, 연쇄살인마도 갱생이 가능할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버지스보다는 큐브릭의 관점에 더 기울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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