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8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 민음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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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날개 소개에 보면 어긋나고 음습한 세계관, 이야기마다 서린 광기, 어두운 상상력으로 이성과 감성의 틈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고 나와 있다. 나의 문학적 교양이 부족해서 그렇게 느꼈겠지만 단편 하나하나가 빼어난 완결성이 있다거나 여운을 남긴다거나 다시 곱씹고 싶거나 특별한 주제 의식이 느껴진다거나 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개인적으로 엄청 좋다고 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특유의 으스스한 느낌은 압권이다. 소설이 시작하면서 동시에 소설 한 가운데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작품들이 다 그랬다. 그리고 단편을 읽으면서 다른 소설이나 영화 장면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마도 후대 작가들, 그리고 후대 문학 작품들, 나아가 후대의 다른 예술 분야에까지 엄청나게 영향을 끼쳤고, 또 지금도 여전히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병 속에서 발견된 원고-캐리비안의 해적이 떠올랐다.

리지아-리지아에서 로웨나로 넘어가는 과정의 자기합리화가 거슬리기는 했는데, 이건 작가 개인사에 기인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예전에 읽었던 작가의 검은고양이와 비슷하다.

어셔가의 몰락-지브리 애니메이션 마니의 추억이 떠올랐다. 이 마니의 추억도 영미권 문학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원작의 분위기가 어떨지는 아직 안 읽어봐서 모른다.

윌리엄 윌슨-데미안!

군중 속의 사람-파트릭 모리아노의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읽을 때, 책 속의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읽는데 비슷한 장면이 떠올랐다.

소용돌이 속으로의 추락-셜록 홈즈 시리즈 중 모리아티와 절벽에서 대결하고 추락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소설은 바로 그 장면,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 같은 절벽에서 시작하여 신화 속 세이렌을 지나 버뮤다 삼각지대의 미스테리로 끝나는 느낌이다.

타원형 초상화-김동인의 소설 광화사가 떠올랐다.

붉은 죽음의 가면극-정유정의 소설 28과 비슷하다. 충혈된 눈이 특히...

구덩이와 추-도스토옙스키의 처형사건. 실제 있었던 일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배반의 심장-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죄와 벌. 연이어서 읽다 보니 그랬나? 연상이 되었다. 계획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감정의 폭발에 의한 우발적인 살인에 가깝게 느껴진다는 점이.

검은 고양이-같은 작가의 리지아와 비슷한 느낌이다.

도둑맞은 편지-셜록 홈즈 시리즈 중 아이린이라는 여성이 나오는 에피소드. 이건 셜로키언이면 다 알고 있겠지.

아몬티야도 술통-그리스로마신화의 바쿠스 부분. 바쿠스가 술의 신이라서 그저 쾌락이 다일 것 같은데 신화 내용이 다소 잔인하다.

깡충 개구리, 혹은 사슬에 묶인 여덟 마리의 오랑우탄-벌거벗은 임금님, 왕자와 거지. 왠지는 모르지만 거죽이 전부가 아니라는 주제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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