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파파의 회고록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3
토베 얀손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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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은 따루 살미넨이다. 예전에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던 사람이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의 시각으로 한국을 이야기하는 그 프로그램을 나는 자주 보지는 않았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어 한국에서 주막을 운영하고, 한국 남자와 결혼했다는 정도는 뉴스에서 간간히 봤던 것 같다. 한 때 주한 핀란드 대사관에서 근무하게도 했던 살미넨은 현재는 모국인 핀란드로 온 가족이 이주하여 생활하고 있는데, 아마도 핀란드 작가의 글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을 꾸준히 해 오고 있는 것 같다. 앞의 두 권에 비해서는 다소 이 책이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꼼꼼히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번역의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책 자체의 내용 떄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첫 장에 나오는 문장을 보면,

 

 무민파파는 정원 그네에 앉아 담배 맛이 끔찍하다고 투덜거리며 계속 코를 풀어 댔고, 풀밭에 코 푼 휴지가 가득 차자 무민마마가 작은 바구니에 옮겨 담았다.

 

 라는 문장이 있는데 순간 멈칫하고 다시 문장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읽었다.

 그러니까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무민파파는 정원 그네에 앉아 담배 맛이 끔찍하다고 투덜거리며 계속 코를 풀어 댔고, 풀밭에 코 푼 휴지가 가득 차자 무민마마가 코 푼 휴지를 작은 바구니에 옮겨 담았다.

 

 와 같은 형태로 고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 장부터 브레이크가 걸린 느낌이었다.

 

  덧붙여, 확실히 우리는 당분간 부당한 시련을 피할 일말의 가능성조차 없었다.

 

 라는 문장도 좀 걸렸는데, 대체 원문이 어떨까 궁금해지는 문장이었다. 아이들도 읽는 책인데 지나친 문장이 아닌가 싶었다. 덧붙여, 확실히, 당분간, 부당한, 일말의, 가능성 모두 다른 단어로 대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사실 번역의 문제보다도 내용의 문제가 다소 지루하다는 생각을 들게 하지 않았나 싶다.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허풍이면서도 지나치게 진지해서 어떤 스텝에 박자를 맞춰야 할까 고민이 되는 댄서의 느낌이었다. 어쩌면 작가도 글을 쓰면서 느꼈는지 모른다.

 

 "아빠, 그때 정말 그렇게 어색한 말을 썼어요? 기쁨을 위하여, 마음의 눈으로 같은 말 때문에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와 같은 무민의 말이 직접 등장하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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