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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 단편선 2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9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한은경 옮김 / 민음사 / 2009년 1월
평점 :
F. 스콧 피츠제럴드는 문단에 등단한 이후 십여 년 동안 비평계로부터 호평을 받고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을 거두다가 뒤이어 방황과 좌절, 육체적 고통을 한꺼번에 경험해야 했다. 더욱이 작가로서의 짧은 경력도 1940년 그가 겨우 마흔네 살의 나이로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면서 끝이 났다. 하지만 스로부터 70여 년이 지난 지금 그의 책은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 팔렸던 것보다 훨씬 많이 팔리고 있으며, 그의 장편 소설과 단편 소설들은 미국 내 거의 모든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1920년 그가 『낙원의 이쪽(This side of Paradise)』에서 “글에 대한 나의 모든 이론은 한 문장으로 정리될 수 있다. 작가는 자기 세대의 젊은이와 다음 세대의 비평가, 그 후의 교장들을 위해 글을 써야 한다.”라고 밝혔던 그의 이상이 그야말로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은 옮긴이 한은경의 작품 해설이다. 특이한 것이 보통 한 작가의 경우 민음사 전집에서 똑같은 번역가에게 번역을 맡기는 것 같던데 피츠제럴드의 단편 모음집은 두 권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역자도 각각 다르다. 독자 입장에서야 다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니 장점만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출판사 입장에서 이렇게 한 이유가 뭘까 하고 궁금했다.
피츠제럴드 단편선 표지의 그림들은 각각 작가 에드워드 호퍼의 293호 열차 C칸과 뉴욕의 방 이라는 그림이다. 1882년에 태어나 1967년에 사망한 에드워드 호퍼의 30년대 그림이, 1896년에 태어나 1940년에 사망한 작가가 동시대에 쓴 작품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표지로 기능한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고, 또 그 이후에도 많이 달라지는 바람에 마치 역사의 바다에 둥그러니 떠 있는 섬과 같이 독특한 시대. 쓸쓸하면서도 어떻게든 삶의 의지를 다져보려고 하는 인물들의 마음이 그림에서, 글에서 함께 느껴지는 것은 지금 나의 마음 상태일 때문일까.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영화를 볼 때는 소설보다 영화가 더 좋았지만 다시 영화를 보고 소설을 보니 소설이 훨씬 좋았던...
얼음 궁전: 겨울 왕국이 생각났던. 전쟁 직후 남부와 북부의 갈등이 어땠는지 그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소설.
해변의 해적: 용기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리츠 호텔만한 다이아몬드: 엄청나게 크고 셀 수 없이 많다가 전부 없어져버린 이야기.
집으로의 짧은 여행: 유령에게 맞서 사랑하는 여자를 지킨 이야기
해외여행: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 신혼의 즐거운 기분이 남아 있는 이십 대의 잘생긴 부부에서 나약하고 제멋대로에 이기적이고 알콜 중독자의 모습이 되기까지. 이 소설을 바탕으로 쓴 장편 밤은 부드러워를 빨리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