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제임스 마쉬, 에디 레드메인 외 / 유니버설픽쳐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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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불치병에 걸린 천재. 그리고 그의 곁을 지키는 아내.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여러모로 뷰티풀 마인드를 닮았다. 아카데미에서 수상할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가 탁월했다는 것도. 차이가 있다면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남우주연상을, 뷰티풀 마인드는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즉 한 영화는 환자이자 천재인 남자주인공에게, 한 영화는 그의 아내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두 영화 다 상을 받지 못한 상대 배우는 후보에 올랐고 아카데미를 제외한 다른 영화제에서는 수상했기에 결코 연기가 부족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아마도 그 미묘한 차이는 연출에서 왔을 것이다.
뷰티풀 마인드는 당연히 존 내쉬가 중심이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인상깊은 몇 몇 장면의 상당부분은 제니퍼 코넬리에 방점이 찍혀 있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서 펠리시티 존스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전체 영화의 흐름은 에디 레드메인을 중심으로 흐른다.
짧은 로맨스 후 찾아 온 연인의 불치병, 그것을 알고서도 결혼을 결심하는 여인, 결혼 후 출산과 육아를 겪으며 서서히 지쳐가는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나도 상대도 다른 사람에게 끌리는 것을 느끼며 결국 서로의 관계를 정리하기까지. 아마도 제인이 결정적으로 무너졌던 것은 스티븐 호킹이 무신론을 고수했기 때문일 것이다. 남편 병간호와 독박 육아에 눌려 있던 그녀를 버티게 해 준 것은 일종의 종교적 신념일텐데, 정작 남편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고독한 싸움이다. 그녀의 재혼 상대가 교회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30여년간의 부부생활을 타인이 불륜이니 이혼이니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인정도가 아니라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원제인 모든 것의 이론이든, 국내 제목인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든,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추든 한 마디로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결국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사실상 결혼이 파탄이 난 후 여왕이 훈장을 수여하는 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두 사람과 그들의 세 아이이다. 그리고 호킹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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