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구슬
엘리자 수아 뒤사팽 지음, 이상해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프랑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작가의 소설이다. 주인공은 작가의 모습이 상당히 반영되었기에, 이 소설에는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많이 담겨 있을 것이다. 아버지는 프랑스, 어머니는 한국, 외조부모는 일본, 나는 스위스. 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 속에서 주인공은 어디 한 군데에도 완벽하게 자신을 일치시키지 못하며 소설의 끝에서 혼자 한국행을 결심하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 어떤 곳에서도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결정하지 못한 듯하다. 아마도 이것은 작가 자신의 고민일 것이다. 적어도 이 소설을 완전히 탈고하여 출판사에 넘길 때까지 작가 자신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의 해답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 소설의 문장은 감각적이고, 마치 내가 이 소설 안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소설 속 시간적 공간적 setting에 대한 묘사도 훌륭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자꾸 소설로부터 튕겨져 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은 작가 자신이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며, 그렇기에 소설 초반부터 독자를 사로잡았을 아름다운 묘사들은 책을 읽어나갈수록 독자를 놓아주고 멀어져가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주인공에게도, 어쩌면 저자에게도 그녀 또는 그녀들을 둘러싼 환경이 일시적인 감상일뿐 그 이상의 강한 인상은 주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이러한 점은 어떤 독자에게는 매력이, 어떤 독자에게는 반감이 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읽을 때 바삭바삭한 느낌보다는 끈적끈적한 느낌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이 소설 이후, 작가가 나름의 해답을 찾고 난 이후에 대한 소설이 기대되는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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