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땅콩문고
이원석 지음 / 유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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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분야이든 그 분야에 대한 애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영화평론가는 영화가, 문학평론가는 문학이, 음악평론가는 음악이, 미술평론가는 미술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창작되어진 어떤 것에 대해 시간을 쏟는 것이 취미가 아니라 직업이 될 정도라면, 당연히 그에 대한 애정은 창작물뿐만 아니라 그것을 창작해낸 창작자에도 미쳐야하며 그렇다면 창작자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은 있어야 할 것이다.
제목이 서평 쓰는 법 이기에, 이 책은 서평을 쓰는 법, 그러니까 how 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러나 상당수 내용이 서평이란 무엇이고 바람직한 서평은 어떤 것인지 what 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좋은 서평의 예들을 들어주는 것은 좋으나 그 서평들이 조직화되어 있지 않아 산만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것은 아마도 평론가라는 직업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에 빗대어서만 주장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좋은 서평의 예로 든 서평 중 '내다 버렸다, 누가 혹시라도 쓰레기 더미에서 집어다 읽을까 봐 군데군데 책장을 찢어서' 등등의 표현이 등장하는 서평이 있다. 물론 저자가 한계에 대해서 지적하기는 했지만 좋은 서평의 예로 든 것은 맞다. 이 서평을 쓴 평론가는 직접 자신이 돈 주고 산 책만 평가한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기본적으로 저런 평론을 쓰는 평론가는 개인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 책이 정말 별로였다면 거기에 대해 더 자세히 쓰면 되지 저렇게 쓰는 것은 평론가인 내가 우월하다는 표시를 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전체 글을 읽지 않아 글 전체의 내용은 모르겠으나(사실 저 문장만 보고 전체 글을 구태여 찾아 읽기가 싫어졌다.) 만약 저 문장을 제외한 전체적인 내용이 흠잡을 데 없는 서평이라면 굳이 저 문장을 덧붙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결국 본인의 표현력에 자신이 없어 저 문장을 넣은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평론가들 중 전부는 아니고 일부에서 어떤 대상에 대한 평을 하면서 다소 과격한 표현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또한 SNS의 시대, 각종 텍스트와 영상이 범람하는 시대에 내 말이 묻히지 않게, 내가 더 튀고 싶고 주목받고 싶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저자가 생각하는 바람직하고 좋은 서평은 내 기준과는 딱 맞지는 않는 것 같다. 글 전반에서 느껴지는 '평'에 대한 저자의 태도에도 공감이 가지는 않고.
나도 이 책을 내 돈 주고 샀으니 이 정도 평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이 부분만큼은 저자의 생각에 일치되는 부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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