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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3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3
조반니 보카치오 지음, 박상진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평점 :
이 책 곳곳에 달린 주석을 보면 단테의 신곡의 구절을 연상시킨다거나, 그대로 따왔다거나 하는 부분이 많다. 단테의 삶을 다룬 책을 쓸 정도로 평생 단테를 존경했다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지면서, 한 편 이 책에 대해서 수많은 평가 중에 신곡과 대비되는 인곡이라는 평이 많은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책이지만 이제 와서 새롭게 느껴지듯이 단테의 신곡 또한 그러리라고 생각하며 다음에 읽을 책을 자연스럽게 정하게 되었다. 유럽 인구가 수도 없이 죽어나가는 상황, 나의 가족과 친구와 이웃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상황에서 피난을 온 사람들 치고는 오가는 이야기가 밝고 생기 있고 야하다. 이야기만 읽어 나가다보면 마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처럼, 황금시대는 늘 여기가 아니라 과거에 있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요지경 속에서 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어떤 마음이냐는 것이니까. 즐거움을 알아도 퇴폐적이지는 않고, 성직자를 무조건 믿지는 않지만 종교를 긍정하고, 다가올 수 있는 위험에 대해 대비는 하되 지나치게 불안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에서 낙관할 수 있는 자세. 그러고 보면 말로는 참 쉽다는 생각이 든다.
여덟 번째 날
데카메론의 일곱 번째 날이 끝나고 여덟 번째 날이 시작된다.
라우레타가 주재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하루 종일 여자가 남자를 골리든, 남자가 여자를 골리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골려 먹는 이야기를 나눈다.
여덟 번째 날 첫 번째 이야기
남의 아내와 돈을 주고 잠자리를 함께하기로 한 굴파르도는 그 남편 과스파루올로에게 돈을 빌린다. 그런 뒤 여자가 보는 앞에서 빌린 돈은 부인에게 돌려주었다고 과스파루올로에게 말하니, 여자는 어쩔 수 없이 그렇다고 말한다.
여덟 번째 날 두 번째 이야기
바를룽고의 사제가 벨콜로레 부인과 잠자리를 하고 그 대가로 외투를 두고 간다. 그녀에게서 절구를 빌린 사제는 돌려주면서 담보로 맡긴 외투를 달라고 한다. 멍청한 여자는 억울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돌려준다.
여덟 번째 날 세 번째 이야기
칼란드리노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혈석(血石)을 찾으러 무뇨네 강으로 간다. 칼란드리노는 그 돌을 찾았다고 믿고는 돌들을 잔뜩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내가 뭐라고 하자 화가 나서 아내를 두들겨 팬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얘기하는데, 실은 친구들이 그보다 더 잘 아는 얘기였다.
여덟 번째 날 네 번째 이야기
피에솔레의 사제가 어떤 미망인을 사랑한다. 그는 미망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미망인인 줄 알고 동침한다는 것이 미망인의 하녀와 동침한다. 그 현장을 미망인의 남동생들이 사제의 주교에게 보여 준다.
여덟 번째 날 다섯 번째 이야기
마르케 출신의 판사가 피렌체 법정에서 재판을 하는 동안 세 청년이 그의 바지를 벗긴다.
여덟 번째 날 여섯 번째 이야기
브루노와 부팔마코는 칼란드리노의 돼지를 훔치고는 돼지를 다시 찾으려면 생강으로 만든 환약과 베르나치아 포도주로 점을 쳐야 한다고 칼란드리노를 설득한다. 그러고는 알로에로 쓴맛이 나게 만든 못생긴 생강 환약 두 개를 차례로 먹으라고 준다. 그리고 아내에게 일러바치겠다고 위협해서 돈을 뜯어낸다.
여덟 번째 날 일곱 번째 이야기
어느 학자가 사랑하는 미망인이 다른 남자한테 폭 빠져서는 눈이 오는 겨울밤에 그 학자를 기다리게 한다. 수모를 당한 학자는 계책을 써서 7월 중순의 태양 아래 미망인을 하루 종일 알몸으로 탑 위에 세워 두고 파리와 빈대에 시달리게 만든다.
여덟 번째 날 여덟 번째 이야기
두 사람이 친하게 지낸다. 그런데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아내와 관계를 갖는다. 그것을 안 다른 사람은 아내와 짜고 그 사람을 상자에 가둔 다음 그 위에서 그 사람의 아내와 관계를 갖는다.
여덟 번째 날 아홉 번째 이야기
의사인 시모네 선생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참가한다는 모임에 끼기 위해서 한밤중에 어떤 곳에 가게 된다. 거기서 부팔마코는 그를 오물이 가득 찬 구덩이에 던져 넣고 도망친다.
여덟 번째 날 열 번째 이야기
시칠리아의 어떤 여자가 팔레르모로 물건을 싣고 온 상인을 교묘하게 벗겨 먹는다. 그러자 상인은 전보다 훨씬 더 많은 물건을 갖고 돌아온 것처럼 꾸며서 여자에게 돈을 빌린 뒤 물과 천 쪼가리만 남기고 떠나 버린다.
아홉 번째 날
데카메론의 여덟 번째 날이 끝나고 아홉 번째 날이 시작된다.
이날은 에밀리아의 주재 아래,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를 한다.
아홉 번째 날 첫 번째 이야기
프란체스카 부인이 리누초와 알레산드로의 구애를 받는다.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인은 한 사람에게는 시체가 되어 무덤에 들어가라고 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그 시체를 꺼내 오라고 한다. 그런데 두 사람이 주어진 임무를 이행하지 못했기에 결국 부인은 영리하게 그들에게서 벗어난다.
아홉 번째 날 두 번째 이야기
어느 수녀원장이 수녀들 중 하나가 연인과 동침한다는 보고를 듣고 한밤중에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런데 자기도 그때 수도사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수도사의 속바지를 두건인 줄 알고 머리에 쓰고 나타난다. 수녀는 자기를 나무라는 수녀원장에게 이 점을 지적하여 무사히 풀려나고, 다음부터는 느긋하게 연인과의 밀애를 즐긴다.
아홉 번째 날 세 번째 이야기
의사인 시모네 선생은 브루노와 부팔마코의 부탁을 받고 칼란드리노로 하여금 자신이 임신했다고 믿게 만든다. 칼란드리노는 약을 만들어 달라며 이들에게 돈을 주고, 결국 애를 낳지 않고도 건강을 회복한다.
아홉 번째 날 네 번째 이야기
체코 포르타리고는 부온콘벤토에서 노름을 하다가 갖고 있던 모든 것은 물론 체코 안졸리에리의 돈까지 몽땅 털린다. 그러나 속옷 하나만 입고 안졸리에리의 뒤를 쫓아가 자기 것을 훔친 도둑이라고 외치면서 마을 사람들이 그를 붙잡도록 만든다. 그리고 상대의 옷을 입고 말까지 빼앗아 타고는 상대를 속옷 바람으로 두고 떠나 버린다.
아홉 번째 날 다섯 번째 이야기
젊은 여자한테 홀딱 빠진 칼란드리노에게 브루노가 부적을 만들어 준다. 칼란드리노가 여자의 몸에 부적을 붙이자, 여자는 바로 그를 따라온다. 그리고 칼란드리노는 여자와 함께 있다가 아내에게 들켜 큰 곤욕을 치른다.
아홉 번째 날 여섯 번째 이야기
두 청년이 어떤 사람 집에 묵으면서 그중 하나가 그 사람의 딸과 자게 되고, 그 사람의 부인은 어쩌다 보니 다른 하나와 자게 된다. 딸과 함께한 청년은 자기 친구인 줄 알고 그녀의 아버지와 나란히 누워서 이 모든 일을 다 말해 버린다. 언성이 높아지려는 순간, 부인이 사태를 파악하고 딸의 침대로 들어가서 몇 마디 말로 모든 상황을 진정시킨다.
아홉 번째 날 일곱 번째 이야기
탈라노 디몰레제는 늑대가 아내의 목과 얼굴을 물어뜯는 꿈을 꾼다. 그는 아내에게 조심하라고 말하지만, 아내는 경고를 무시하다가 남편이 꿈에서 본 그대로 당한다.
아홉 번째 날 여덟 번째 이야기
비온델로가 음식을 갖고 치아코에게 장난을 치자, 치아코는 그가 흠씬 매를 맞도록 용의주도하게 보복한다.
아홉 번째 날 아홉 번째 이야기
두 청년이 솔로몬 왕에게 조언을 구한다. 한 사람은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지, 다른 한 사람은 어떻게 하면 드센 아내를 길들일 수 있는지 묻는다. 솔로몬 왕은 한 사람에게는 사랑하라고 답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거위 다리로 가 보라고 답한다.
아홉 번째 날 열 번째 이야기
잔니 신부는 친구 피에트로의 부탁을 받고 아내를 말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부린다. 꼬리를 다는 단계에 들어갈 판인데, 피에트로가 꼬리는 필요 없다고 말해서 마술이 실패하고 만다.
열 번째 날
데카메론의 아홉 번째 날이 끝나고 열 번째이자 마지막 날이 시작된다.
이날은 판필로의 주재 아래, 사랑으로 인해 혹은 다른 어떤 이유로 관대하고 관용 있게 일을 완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 번째 날 첫 번째 이야기
에스파냐 왕을 섬기는 어느 기사가 자기는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여긴다. 그러자 왕은 확고한 증거를 보여 주며 그건 자기 잘못이 아니라 기사가 운이 없기 때문이라는 걸 밝힌다. 그리고 나중에 후한 보상을 내린다.
열 번째 날 두 번째 이야기
기노 디 타코는 클뤼니 수도원장을 잡아 놓고 그의 위장병을 고쳐 준 뒤 풀어 준다. 로마의 교황청으로 돌아간 수도원장은 보니파키우스 교황과 기노를 화해시키고 교황은 기노를 스페달레의 수도사로 임명한다.
열 번째 날 세 번째 이야기
미트리다네스는 나탄이 얻고 있는 명성을 질시하여 그를 죽이러 갔다가 나탄인 줄 모르고 그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나탄에게서 직접 나탄을 죽이는 방법을 배우고, 이어 미리 정한 대로 숲에서 그를 기다린다. 나탄을 알아본 그는 부끄러움을 느끼고 그와 친구가 된다.
열 번째 날 네 번째 이야기
모도나에서 온 젠틸레 데 카리센디 씨는 자기가 사랑했던 여자가 안장되자, 그녀를 무덤에서 꺼낸다. 원기를 회복한 여자는 사내아이를 낳는다. 젠틸레 씨는 그녀의 남편인 니콜루초 카차네미코에게 여자와 아이를 돌려준다.
열 번째 날 다섯 번째 이야기
디아노라 부인은 안살도 씨에게 1월의 뜰을 5월의 뜰처럼 아름답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안살도 씨는 마술사에게 일을 맡겨서 이 요구를 들어준다. 그러자 부인의 남편은 안살도 씨에게 몸을 맡겨도 좋다고 허락한다. 남편의 관대한 태도를 전해 들은 안살도 씨가 부인과 맺은 약속을 취소하자, 마술사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며 안살도 씨에게 돈을 받지 않는다.
열 번째 날 여섯 번째 이야기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늙은 샤를 왕은 젊은 처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자신의 어리석은 생각을 부끄럽게 여기고, 처녀와 그 여동생을 명예롭게 혼인시켜 준다.
열 번째 날 일곱 번째 이야기
피에트로 왕은 리사가 자기를 열렬히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병에 걸린 그녀를 위로한 다음 어느 귀족 청년과 혼인시켜 준다. 그리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이후로 언제나 그녀의 기사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열 번째 날 여덟 번째 이야기
지시포의 아내가 되는 줄 알았던 소프로니아는 티투스 퀸투스 풀비우스의 아내가 되어 남편과 함께 로마로 간다. 나중에 지시포는 알거지 신세로 로마에 왓다가, 티투스에게 멸시를 당했다고 믿고 삶을 포기하려고 일부러 살인죄를 뒤집어쓴다. 지시포를 알아본 티투스는 그를 구하기 위해 자기가 살인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살인을 저지른 자가 자수한다. 결국 그들은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석방되고, 티투스는 여동생을 지시포에게 시집보내고 모든 재산을 그와 공유한다.
열 번째 날 아홉 번째 이야기
상인 차림을 한 살라디노가 토렐로 씨의 환대를 받는다. 십자군 전쟁이 시작되어 출정하게 된 토렐로 씨는 아내에게 재혼할 기한을 정해 준다. 그는 포로로 잡혀 매를 부리는 일을 하다가 술탄의 눈에 띈다. 술탄은 그를 알아보고 그들이 전에 만났던 사이임을 상기시키면서 극진히 대접하다가, 토렐로 씨가 병에 걸리자 마술로 하룻밤 사이에 파비아에 도착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아내가 재혼하는 자리에 나타난 토렐로 씨는 자기을 알아보는 아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열 번째 날 열 번째 이야기
살루초 후작은 부하들의 권유에 못 이겨 아내를 맞아들이기로 한다. 하지만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 농부의 딸과 결혼해 두 아이를 얻는다 그러고는 그가 아이들을 죽였다고 아내가 믿게 만든다. 나중에는 아내가 자기를 화나게 해서 다른 여자와 재혼하는 척하면서 딸을 새 신부인 듯 꾸며 집으로 돌아오게 한다. 그러면서 아내는 입고 있던 속옷 바람으로 친정으로 쫓아 버린다. 그러나 아내가 이런 모든 고난을 참고 견디는 것을 본 후작은 그녀를 마음 깊이 소중하게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한 뒤, 이제는 장성한 두 사람의 아이들을 보여 준다. 그리고 아내를 후작 부인으로 추대하고 다른 모든 이들의 모범으로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