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메론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1
조반니 보카치오 지음, 박상진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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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본 순간 400쪽이 훨씬 넘는 두꺼운 책이 3권이라는 점,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의 학자로 보이는 한 인물의 초상화가 눈에 띄었다. 3권의 표지는 전부 같고 제목 주변의 표시만 1권은 살구색, 2권은 푸른색, 3권은 초록색으로 다르다. 그림에 관심이 생겨서 찾아봤더니 피렌체 화파에 속했던 안드레아 델 카스타뇨(안드레아 디 바르톨로 디 바르질라, 1418~1457경)의 작품이라고 한다. 레그나이아에 있는 빌라 카르두치로부터 주문받은 ‘남녀 명사들 연작’의 일부로, 총 아홉 점의 초상으로 구성되었으며 이 초상화의 주인공은 세 명의 피렌체 군 지휘관(파리나타 델리 우베르티, 피포 스파노, 니콜로 아치아이우올리), 세 명의 여성 명사들(쿠마이의 시빌레, 에스더 여왕, 토미리스 여왕), 세 명의 토스카나 시인(단테 알리기에리,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조반니 보카치오)이라고 한다. ‘데카메론’의 저자인 이탈리아의 시인 겸 학자였던 보카치오는 이 프레스코 연작 중 맨 마지막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죽 표지로 된 책을 들고 옆에 있는 페트라르카를 쳐다보고 있는 모습으로 재현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페트라르카와 꾸준히 교류했고 평생 단테를 존경했다고 이 책의 표지 바로 뒤의 책날개에 설명되어 있는 그의 삶을 충실히 반영한 작품인 것 같다. 이 작품의 엄숙한 인물들은 관람자들에게 르네상스 인간이 원했던 자질(육체적 힘, 도덕적 미덕, 날카로운 지성)을 보여준다고 하며, 벽기둥으로 구별된 대리석 니치 안에 들어가 있는 각 인물들은 마치 살아있는 인물상처럼 모두 서로를 쳐다보고 손짓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천장과 벽의 정교한 건축 장식이 돋보인다고 하는데 이런 작품을 실제로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리고 이 작품은 1449년에 의뢰되었다고 하는데 이 무렵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인물로 여겨질 정도로 보카치오의 위상이 대단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고등학교 때 이미 데카메론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도 청소년 필독 도서가 이렇게나 선정적일 수 있는지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었고, 비슷한 두께로 두 권의 책으로 되어 있어서 당연히 민음사 판도 두 권일 줄 알았는데 한 권이 더 있다고 하니 고등학교 때 읽었던 다른 출판사의 데카메론에서 빠졌던 부분이 어떤 부분일까 하고 기억을 더듬어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읽으면서 놀랐던 점은, 당연히 가공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대부분 실제 보카치오가 살았던 시대에 있었던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서문 시작 전 보카치오가 직접 그린, 일곱 명의 여자와 세 명의 남자가 둥글게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림을 한참 바라보았다. 어떤 우연한 일로 이러한 심상을 먼저 떠올리고, 그에 맞추어서 페스트를 피해 지방으로 피신한 젊은이들의 열흘간의 이야기들을 생각해 낸 것일까? 그런데 그림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매번의 날의 시작마다 데 그레고리 출판사의 데카메론 삽화(1492) 가 나왔고, 책 곳곳에 무려 컬러로(!) 데카메론과 관련이 있는 그림이 나왔다. 이 그림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는데, 예를 들어서 집과 집 사이에 널빤지를 걸쳐 놓은 변소에 대한 설명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그림을 보니 단박에 이해가 되었다.

첫 번째 날
데카메론의 첫 번째 날이 시작된다.
먼저 작가가 나서서 뒤에 나오는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지 설명한 다음, 팜피네아가 인도하는 대로 각자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첫 번째 날에서 작가의 말이 길게 이어지는데, 당시 유행했던 페스트로 인해 도시가 어떻게 망가지는지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유럽 전체 인구의 1/3이 희생되었다는 것은, 예전에 세계사 시간에는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는데, 지금 시점에서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나니 소름이 끼친다. 아침에 같이 식사를 했던 내 가족과 동료와 친구가 이미 그날 저녁에는 죽은 사람이 되어버리는 무서운 상황. 도덕도 윤리도 땅에 떨어지고 하루하루를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즐기는 사람이 넘쳐나는 무법천지의 상황. 자세히는 모르지만 제 1, 2차 세계 대전 후 유럽의 지성인들이 문명의 몰락을 보고 절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마 이 때의 유럽 상황도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첫 번째 날 첫 번째 이야기
체파렐로 씨는 거짓으로 고해성사를 하여 고명한 수도사를 속이고 죽는다. 그는 살아서는 악질이었지만 죽어서는 성인으로 추앙되고 성 차펠레토라고 불린다.

첫 번째 날 두 번째 이야기
유대인 아브라함은 잔노토 디 치비니가 부추기는 바람에 로마 교황청에 간다. 거기서 성직자들의 뷔페를 목격하고 파리로 돌아와 오히려 기독교인이 된다.

첫 번째 날 세 번째 이야기
유대인 멜키세덱은 세 개의 반지에 관한 이야기로 살라디노가 꾸민 위험에서 빠져나온다.

첫 번째 날 네 번째 이야기
어느 수도사가 죄를 지어 엄벌을 받을 상황에 놓였는데, 같은 죄를 저지른 수도원장을 교묘한 방법으로 궁지에 몰아넣어 처벌을 면한다.

첫 번째 날 다섯 번째 이야기
몬페라토 후작 부인은 암탉 요리에 우아한 격언을 곁들여 프랑스 왕의 부질없는 욕정을 따끔하게 꼬집는다.

첫 번째 날 여섯 번째 이야기
어느 꾀 많은 사람이 교묘한 말로 성직자들의 비뚤어진 위선을 폭로한다.

첫 번째 날 일곱 번째 이야기
베르가미노는 갑자기 탐욕스러워진 카네 델라 스칼라를 프리맛소와 클뤼니 수도원장의 이야기에 비유해 나무란다.

첫 번째 날 여덟 번째 이야기
굴리엘보 보르시에레는 탐욕스러운 에르미노 데 그리말디 씨를 재치 있는 말로 꾸짖는다.

첫 번째 날 아홉 번째 이야기
키프로스 왕이 가스코뉴의 어느 부인에게 모욕을 당하고 나서 소심함을 벗어 버리고 용감한 왕이 된다.

첫 번째 날 열 번째 이야기
볼로냐의 알베르토 선생은 사랑하는 여자가 자기에게 망신을 주려 하자 이를 정중히 되받아친다.

두 번째 날
데카메론의 두 번째 날이 시작된다.
이 날은 필로메나가 관장하는 가운데, 갖가지 일로 인생의 쓴맛을 많이 보았지만 마지막에 기대 이상의 달콤한 결실을 얻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두 번째 날 첫 번째 이야기
마르텔리노는 불구자 행세를 하다가 성 하인리히의 시신 앞에서 몸이 낫는 척한다. 사기 행각이 드러나 얻어맞고 감옥에 갇히지만 교수형을 받기 직전에 위험에서 벗어난다.

두 번째 날 두 번째 이야기
리날도 다스티는 강도를 만난 후 카스텔 굴리엘모에 도착해 어느 과부의 집에 묵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는 빼앗긴 물건을 모두 되찾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다.

두 번째 날 세 번째 이야기
방탕한 세 형제가 재산을 탕진하고 가난뱅이가 된다. 그들의 조카가 그에 좌절하여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어느 수도원장과 동행하게 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수도원장은 영국 왕의 딸이었다. 공주는 그 조카를 남편으로 맞아들이고, 남편의 아저씨들이 재산을 되찾아 다시 지체 높은 신분으로 돌아가도록 돕는다.

두 번째 날 네 번째 이야기
파산한 란돌포 루폴로는 해적이 되었다가 제노바인들에게 붙잡힌다. 그런데 그들이 탄 배가 난파하는 바람에 그는 값진 보석이 든 궤짝을 타고 도망친다. 그리고 코르푸에서 어느 아낙네의 도움을 받아 부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간다.

두 번째 날 다섯 번째 이야기
페루자의 안드레우초는 말을 사러 나폴리에 갔다가 하룻밤 사이에 세 차례나 큰 봉변을 당하지만, 세 번 모두 잘 피하고 루비 반지를 손에 넣어 집으로 돌아온다.

두 번째 날 여섯 번째 이야기
두 아들을 잃어버린 베리톨라 부인은 어느 섬에서 사슴 두 마리를 키우며 살다가 루니지아나로 간다. 그곳에서 아들 중 하나가 베리톨라 부인이 모시는 주인의 하인으로 들어왔다가 주인의 딸과 사랑에 빠져 감옥에 갖힌다. 시칠리아가 샤를 왕에 대항하여 폭동을 일으켰을 때, 감옥에 갇혀 있던 이 하인이 베리톨라 부인의 아들임이 밝혀져 주인의 딸과 결혼한다. 그리도 다른 아들도 만나게 되어 모두 높은 지위로 돌아온다.

두 번째 날 일곱 번째 이야기
바빌론의 술탄이 자기 딸을 알가르베의 왕과 결혼시키려 떠나보낸다. 딸은 온갖 재난을 만나 사 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장소에서 아홉 남자의 손을 거친다. 그리고 마침내 숫처녀로 아버지에게 돌아와 원래대로 알가르베 왕의 부인이 될 준비를 한다.

두 번째 날 여덟 번째 이야기
억울하게 누명을 쓴 안궤르사의 백작이 영국으로 망명하여 두 자녀를 각기 다른 곳에 맡긴다. 나중에 백작은 신분을 감추고 돌아와서 자녀들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다음 프랑스 왕의 군대에 마부로 들어간다. 그리고 누명을 벗고 원래의 신분으로 돌아간다.

두 번째 날 아홉 번째 이야기
제노바의 베르바노는 암브로주올로에게 속아 재산을 날리고 죄없는 아내를 죽이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아내는 도망쳐서 남자로 변장하고는 술탄을 섬기게 된다. 그리고 남편을 속인 자를 찾아내고, 남편을 알렉산드리아로 부른다. 거기서 암브로주올로는 벌을 받고 아내는 변장을 거둔다. 그리고 부부는 함께 제노바로 돌아가 부귀영화를 누린다.

두 번째 날 열 번째 이야기
모나코의 파가니노는 리차르도 디 킨치카 씨의 아내를 빼앗는다. 아내가 있는 곳을 알아낸 리차르도 씨는 파가니노와 친해진 다음 그에게 아내를 돌려 달라고 부탁한다. 파가니노는 그녀의 동의를 얻으면 그렇게 하겠노라고 한다. 그런데 아내는 리차르도 씨에게 돌아가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그가 죽은 뒤에 파가니노의 아내가 된다.

세 번째 날
데카메론의 두 번째 날이 끝나고 세 번째 날이 시작된다.
세 번째 날은 네이필레의 주도 아래, 무척 열망하던 것을 교묘한 수법으로 손에 넣거나, 잃었던 것을 다시 찾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세 번째 날 첫 번째 이야기
람포레키오의 마세토는 벙어리 행세를 하며 어느 수녀원의 정원사가 된다. 수녀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 그와 자려 한다.

세 번째 날 두 번째 이야기
어느 마부가 영주 아질룰프의 아내와 동침한다. 아질룰프는 이를 눈치채지만, 내색하지 않은 채 마부의 머리카락을 잘라 놓는다. 머리카락이 잘린 마부는 다른 마부들의 머리카락도 잘라 불행한 운명을 피한다.

세 번째 날 세 번째 이야기
젊은 남자를 사랑하게 된 어느 부인이 고해성사를 하는 척하면서, 또 대단히 순진한 척하면서 엄숙한 수사를 현혹하여 그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자신의 욕망을 완벽하게 실현한다.

세 번째 날 네 번째 이야기
돈 펠리체가 프라테 푸초에게 고행을 통해 축복을 받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푸초가 고행을 하는 동안 돈 펠리체는 푸초의 부인과 좋은 시간을 보낸다.

세 번째 날 다섯 번째 이야기
치마는 프란체스코 베르젤레시 씨에게 말을 한 필 선물하고, 그 대가로 그의 아내와 대화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다. 그런데 여자가 침묵을 지키는 바람에 자신이 대신 대답을 한다. 이후 치마의 대답대로 일이 진행된다.

세 번째 날 여섯 번째 이야기
리차르도 미누톨로는 필리펠로 시기놀포의 아내를 사랑한다. 리차르도는 그녀가 질투심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자기 아내가 다음 날 필리펠로와 목욕탕에서 만나기로 했다면서 그녀를 그리로 보낸다. 결국 자기 남편과 함께 있는 줄 알았던 여자는 리차르도와 함께 있었음을 알게 된다.

세 번째 날 일곱 번째 이야기
연인과 사이가 틀어진 테달도는 피렌체를 떠난다. 얼마 후에 순례자의 모습으로 돌아와 연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게 만든다. 그 후 살인 혐의를 받고 있던 그녀의 남편을 죽음에서 구한다. 그리고 남편과 자기 형제들을 중재하고 이후로 조심스럽게 연인과 사랑을 즐긴다.

세 번째 날 여덟 번째 이야기
페론도는 어떤 가루약을 먹고 나서 죽은 사람으로 땅속에 묻힌다. 그 사이에 수도원장은 페론도의 아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그를 무덤에서 꺼내 지하실에 갖다 둔다. 그러고는 페론도가 연옥에 있다고 믿게 만든다. 다시 살아난 페론도는 아내가 낳은 수도원장의 아이를 자기 자식으로 키운다.

세 번째 날 아홉 번째 이야기
네르보나 출신의 질레타는 프랑스 왕의 누공을 고쳐 주고, 로실리오네 출신의 벨트라모를 남편으로 요구한다. 그러나 벨트라모는 자기 의사와 달리 결혼을 강요당한 데 화가 나서 피렌체로 떠나 버린다. 거기서 어떤 처녀를 연모하는데, 질레타는 그 처녀로 꾸미고서 벨트라모와 잠자리를 같이하고 두 아이를 가진다. 그러는 동안 벨트라모도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 아내로 받아들인다.

세 번째 날 열 번째 이야기
은자가 된 알리베크는 수도사 루스티코로부터 악마를 지옥에 몰아넣는 법을 배운다. 결국 알리베크는 그곳을 떠나 네르발레의 부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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