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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의 노래 - 칼의 노래 100만부 기념 사은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김훈의 작품은 <칼의 노래>를 먼저 읽고 <현의 노래>를 바로 읽었다.칼의 노래는 난중일기를 풀어 쓴것처럼 약간은 형식적인 글이라 그의 표현이 부족한 감이 있는듯 싶었는데 현의 노래는 마치 가야금연주를 곁에서 듣는것처럼 맘을 사로잡았다.
 
우륵과 니문은 소리와 금(琴)을 찾아 쓰러져 가는 가야를 돌아다니며 고을마다 다른 소리와 금을 찾아 다닌다. 왕이 죽으면 왕의 무덤에 묻혀야 하는 아라는 왕의 죽음이 임박하여 대숲에서 오줌을 누다 수체구멍을 통하여 마을로 도망쳐 나온다.마을로 도망쳤다가 야로에게 발견된 아라는 야로의 도움으로 멀리 도망칠 수 있었다. 한편 대장장이 야로는 새로운 무기와 철을 가야에만 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명과 아들의 삶을 위하여 신라에 더 진보됨을 건낸다. 그것을 목격하고 눈감는 우륵과 니문.
 
야로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하게 된 아라는 바닷가 마을에서 혼자 살다가 우륵에게 발견되어 니문과 가정을 이루지만 시절이 어지러워 순장에서 도망쳤던 아라를 주시하고 있던 자들에게 발견되어 다시 왕의 죽음에 제물로 바쳐지는 아라,그 억지죽음 위에서 금을 연주하고 춤을 춰야만 하는 우륵과 니문.
 
 
-니문아,봐라. 비어야 울리는구나. 소리란 본래 빈 것이다.
비어 있지만 없는 것이 아니라 확실히 있는 것이다.  -p199
 
 
소리는 제가끔의 길이 있다.늘 새로움으로 덧없는 것이고
덧없음으로 늘 새롭다.
 
 
한편 가야를 버리고 아들과 함께 가야에서 누렸던 부를 동굴에 감추고 신라로 망명한 야로는 이사부의 칼에 죽게 되고 우륵과 니문도 가야를 등지고 신라로 금의 새 길을 찾아 나선다. 소리와 금은 찾았으나 그의 기력은 쇠잔하여 니문의 품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우륵.
 
일생을 금과 소리에 매달려 자연의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자연과 동화되어 자연의 소리를 금에 다 담아낸 우륵,그의 금에서 현을 타듯 노래한 작가 김훈,처음은 경이로 읽었으나 두번째 이 소설을 읽는다면 느낌은 어떠할까 궁금하다.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며칠동안 우륵의 번뇌와 소리에 대한 열정이 내곁을 떠나지 않았다. 인생도 소리도 비워야 진실이 담길 수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다시 깨닭았다.기회가 된다면 겨울에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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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 - 나남창작선 29 나남신서 105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작가 박경리와의 만남은 '토지'와 먼저였다.긴 떨림처럼 토지에 매료되어 몇달을 보내고 그 긴장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박경리의 작품을 모두 읽어보기 위하여 김약국의 딸들및 '파시'와 '시장과 전장'등 몇권의 책을 더 주문한 상태에서 제일 먼저 손에 잡은 것은 김약국의 딸들이다.
 
 
소설의 시작은 토지와 비슷한 토대에서 비롯된다.한 집안의 비극적인 가정사로 시작되는 소설은 결말도 비극일것을 암시라도 하듯 살인과 자살,그로인한 비극이 비극을 낳는 스토리로 전개된다.비극은 마지막 부분의 둘째 딸 용빈의 독백처럼 집안의 역사를 뇌까리는 부분에서 여실히 들어난다.
 
"저의 아버지는 고아로 자라셨어요.할머니는 자살을 하고 할아버지는 살인을 하고,그리고 어디서 돌아가셨는지 아무도 몰라요. 아버지는 딸을 다섯 두셨어요.큰딸은 과부,그리고 영아 살해혐의로 경찰서까지 다녀왔어요.저는 노처녀구요.다음 동생이 발광했어요.집에서 키운 머슴을 사랑했죠.그것은 허용되지 못했습니다. 저 자신부터가 반대했으니까요.그는 처녀가 아니라는 험 때문에 아편쟁이 부자 아들에게 시집을 갔어요.결국 그 아편쟁이 남편은 어머니와 그 머슴을 도끼로 찍었습니다.그 가엾은 동생은 미치광이가 됐죠.다음 동생이 이번에 죽은 거예요.오늘 아침에 그 편지를 받았습니다."
 
더 이상의 비극은 없을것처럼 한집안은 비극으로 시작하여 몰락을 하고 말았다.뚝방에 난 작은 물구멍이 뚝을 무너뜨린것처럼 비극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을 타고 점점 타 올라 산 전체를 태운것처럼 한 집안을 몰락시키고 말았다.비극의 끝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며 소설은 막을 내린다.
 
나도 비극에 편승하듯 걷잡을 수 없이 이 소설을 읽어 나갔다.손에서 놓으면 다음 비극이 어떻게 전개될지 겁이나 얼른 읽어 치우는게 내 머리를 더 안정시킬것 같아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읽어 내려갔다.마지막 장을 덥으며 이렇게 허무할 수가..
 
삶은 어쩌면 시작이 비극인지도 모른다. 비극을 희극인양 웃으며 어릿광대처럼 날마다 거짓 웃음에 하루하루를 연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어느 누가 한사람 나서서 이 비극을 말려보려 했다면 <김약국의 딸들>은 비극에서 희극으로 반전을 거듭하지 않았을까.하지만 모두가 비극을 정당하게 받아들인것처럼 공범자가 되어 비극으로 일관하게 결말을 이끌고 나간다.삶에는 브레이크가 없는듯 하다.
 
박경리의 작품은 <토지>에서도 마찬가지로 향토색 짙으면서도 땅에 대한 애착과 그녀의 멋과 통영인의 장인정신이 잘 나타난다. 통영에 가보지 않고도 통영에 있는것처럼 그 멋진 항구로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비록 비극의 소설을 한권 읽었다지만 우리네 부모님의 역사를 간접경험한것처럼 그녀의 어휘에서 나타나는 강한 토속감에 빨려들게 한다.
 
책을 덮고 나서도 그들의 삶이 계속 전개되고 있는듯 며칠동안 머리속에서는 <김약국의 딸들>이 떠나지 않는다.이 소설뿐만이 아니라 토지도 마찬가지다. 소설이 그냥 소설이 아닌 역사를 본듯한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본듯한 착각속에 며칠을 방황하게 만드는 강한 마력이 이 소설에는 분명 있다. 내가 느낀 이 감정들을 내 딸들에게도 경험하게 하고 싶어 올 겨울방학에는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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