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 - 로커 외길인생 김경호가 전하는 생을 건너는 법
김경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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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연애인들이 '신비주의' 라 해서 개인사나 TV 그외 언론에 잘 드러내지 않는 것을 경영원칙으로 세우던 시대가 있었다. 그렇게 하여 '얼굴 없는 가수' 니 뭐니 별 희한한 말들이 나오기도 하고 유언비어가 나돌기도 하고.하지만 요즘은 예능의 대세는 '개인사',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털어 놓거나 인간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더 시청자나 팬들에게 다가가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지만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 하다. 신비주의보다는 난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는 것이,연얘인도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좋아한다. 연애인 뿐만이 아니라 친구나 그외 사람들도 꽁꽁 싸매고 풀지 않는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감춘다는 것은 냄새가 난다. 솔직한 성격이라 감추는 것을 싫어하는 것도 있지만 감추다 보면 그 끝이 없다. 스스로 자신의 동굴에 갇히는 경우가 있다.

 

김경호가 김경호로 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그것은 자유였다. 그리고 열정으로 가득찬 무대였다. 그것이 없다면 굳이 음악을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요즘 불후에 나와 대단한 노래실력을 인정 받은 '문명진' 씨 또한 십여년 동안 자신이 스스로 자신을 가두어 두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가두어서 좋을 일이 없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했듯이 우울하거나 일이 안 풀릴 때는 더 환한 곳으로 나와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풀어야 한다. 속에 꼭 꼭 싸매고 있다보면 마음에 병이 생긴다. 몸의 병은 이겨낼 수 있지만 정말 마음의 병은 이겨낼 수 없을 때가 있다. 그 또한 그런 이야기를 쓰기도 했는데 몸은 피곤하면 병을 잊는데 마음의 병은 그렇지가 않다. 승승장구하듯 로커로서 자신의 길을 잘 걸어왔다고 생각한 '로커 김경호' 그의 지난 시간은 과분한 사랑도 받았지만 그 밑에는 정말 힘든 시간도 많았다. 여리여리한 겉모습과는 다르게 가냘픈듯 하면서도 4옥타브를 넘나드는 미성은 정말 그의 노래를 한 번 들으면 반하게 되어 있고 그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열정은 정말 대단하다. 그런 그도 무명의 혹독한 시간을 거쳤고 기획사의 노예 계약에 타깃이 되었으며 두번이나 성대결절이라는 가수로서 끝이라 할 수 있는 힘든 시간을 이겨내야 했는데 희귀병이라는 또 하나의 악재가 그의 발목을 잡기도 하는가 하면 아는 사람들에게 빚만 온팡 떠안게 되는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내 목소리가 나를 깨운다. 관중들이 열광할수록 내 몸은 알아서 리듬을 탄다. 감기 기운도, 수술한 자리의 통증도 사라진다. 내가 무대인지,무대가 나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열정에 녹아든다. 그래,이것이 록이다!

 

그런 가운데 쓰러지지 않고 로커의 꿈도 자신의 노래에 대한 열정도 식히지 않고 고스란히 간직하며 '무대'를 저버리지 않고 지금까지 오기까지의 이야기가 그를 다시 보게 만든다. 그의 안티도 아니고 그렇다고 극성팬도 아니지만 그런대로 좋아하고 있고 그가 글로 풀어낸 방송의 그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보기도 해서 그의 이야기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옆에서 잘 아는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처럼 가슴에서 뭉컥 뭉컥 뭔가가 올라오는 순간을 느끼며 읽었다. 그만 사막을 건너 온 것은 아니다. 평범한 우리네 삶도 살다보면 사막을 건너야 하는 일들이 많다. 아무리 나 혼자 정신을 차리고 잘 살아 보려고 해도 옆에서 바람이 자꾸 흔들다 보면 나도 모르게 흔들리는 경우도 한두번은 있다.그럴수록 더 똑바로 보아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고 '가족'이다.가족이야말로 든든한 버팀목처럼 비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자신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든든한 막내아들의 후원자인 부모님이 계셨기에 힘들 때 마음을 추스르고 일어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 주고 그를 기억해주는 팬들이 있고 그와 함께 하는 '식솔' 있고 그를 믿고 이끌어주는 '이사'가 있어 오늘날까지 뚝심으로 로커로 버터온 것은 아닐까.

 

무대에 오르면서 떨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공중파 첫 방송, 이 무대에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더 많아질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현석이 형 덕분에 처음 올랐던 그 소극장 공연을 생각한다. 그날 나는 전사였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전사.또한 나는 방랑자였다. 아무도 없는 사막을 걷는 방랑자.그러나 언제까지나 홀로 걸을 수는 없었다.누군가의 응원이 절실했고 내가 끝없이 걷고 있음을 알아주기를 바랐다.

 

그의 무대를 보다보면 간접적으로 내 안의 무언가를 폭발시키는 것 같아 기분 좋고 시원하다. 가슴의 불덩이를 모두 꺼내어 증발시킬 수 있는 힘을 전해주는 그의 열정적인 무대를 언제까지나 보고 싶은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그의 노래를 들은 사람을 '로커 김경호'라는 인물을 아끼게 될 듯 하다. 이십대의 팔팔하던 그 힘은 아니지만 시간이 가수로 지금까지 그를 잘 버티게 해 준 것은 그만큼의 '깊음과 울림'을 주고 있는 듯 하다. 나무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늘이 더 넓어지듯 그가 드리우는 그늘은 더욱 커져가고 강함에서 나오던 힘은 온화하고 부드러움에서 나오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요즘 서바이벌 프로가 대세나 여기저기 서바이벌 프로가 많이 생겨서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볼거리'가 많아졌고 비디오가 아닌 오디오형 가수들이 설 자리가 생겼다는 것이 기쁘다. 아이돌의 무대에서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설 자리가 생겼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즐길 폭도 넓어진 것이라 본다. 그런면에서 '나가수'든 '불후의 명곡'이든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그들만의 색깔로 편곡하여 서는 무대를 나 또한 즐겨보게 되는데 그동안 잊혀지듯 하던 가수들이 신인처럼 나오기도 해서 더욱 좋다.

 

"김경호 여전한데!"

이 말 한마디에 모든 오해가 풀릴 것이라 믿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또한 '나가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제2의 전성기처럼 다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으니 기분 좋은 일이다. 사람은 살다보면 누구나 '고비'라는 먹구름을 만나게 된다. 먹구름 밑에서 내리는 비를 온 몸으로 맞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좀더 잘 피해서 여유롭게 대처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하지만 무엇보다 그 순간에 '포기'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듯 하다. 그런가하면 꿈을 놓지 않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간다는 것이 중요한 듯 하다. '멈추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 꿈을 향해 달려가면 끝나지 않지만 내가 멈추면 꿈도 멈춘다.정말 좋은 말인듯 하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좀더 자신을 보는 눈과 자신과 함께 하는 '이웃'을 볼 수 있는 여유로운 눈을 가지게 된 듯 해서 기분 좋게 읽었다. 그의 꿈이 현재도 '진행형'이라 더 응원해야 할 듯 하다. 그의 책을 내려 놓는 순간 얼른 마일리지를 털어 앨범을 하나 구매했다.내가 원하는 노래들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 또한 힘이 나지 않고 축 쳐질 때 그의 노래를 듣고 힘을 얻고 싶다. 내가 준비하지 않으면 다음 무대는 오지 않는다. 안된다고 주저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안될 때 더 노력하고 연습해야만이 다음번에 올 무대를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받아 놓고 쌓아만 두고 있었는데 읽어보니 참 좋다. 그의 인생의 터닝포인트와 같은 시점에서 나온 그의 로커로의 지난 삶의 이야기를 접하면 나 또한 '열정바이러스'에 감염되듯 그의 열정 속으로 잠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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