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스님의 마음설레는 레시피
대안 지음 / 김영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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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요리하는것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고 또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즐기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된다. 내가 한 요리를 다른 사람들이 즐겁게 혹은 맛있게 먹는 것을 바라만 봐도 정말 기분 좋을 때가 있고 남들이 내 요리중에 한가지 정도 잊지 않고 기억해 줄 때 정말 기분 좋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환경이 변해가면서 점점 '건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이가 들어가면 '성인병'을 생각해야 하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영양'을 생각해야 하고 우리 입맛에 맞는다고 맛있다고 해 놓고도 아이들이 싫어하거나 먹지 않으면 요리를 한 보람도 없게 된다. 요리는 하면할수록 '창의성'과 '손맛'이란 것을 알겠다. 예전에는 요리하는 것 그리 즐겨 하지 않았지만 늘 엄마 곁에서 함께 해야만 했다.그러니 내가 싫어도 자연히 나도 모르는 사이 기억과 입맛에 그리고 머리에 메모리가 되었을 것이다. 어린시절에는 시골음식이라 싫다고 하던 엄마의 음식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꾸 향수처러 생각나고 나도 모르게 그 요리를 따라 가고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질 때가 있다.


엄마가 점점 나이가 들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지고 입맛이 변하면서 엄마의 손맛과 비법을 전수 받아야 하는데 생각을 해 보면서도 뭔가 다른 요리가 있으면 엄마에게 해 보았는지 혹은 아는지 여쭈어보기도 하는데 울엄마는 요리에 관심이 많은신지 색다른 것이 있으면 신세대 요리라도 꼭 해보고 싶어 하신다. 워낙에 뚝딱뚝딱 잘하시니 동네 큰잔치에도 불려 다니시고 하는데 아직 난 엄마를 따르기엔 너무 멀다.그래도 그 옛날 엄마의 맛을 기억하며 손맛을 물려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문득 문득 해보기도 한다.나이가드니 나 또한 요리에 대한 호기심에 자꾸 이끌리고 있는 자신을 볼 때,엄마의 모습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그리곤 늘 딸들에게 하는 말이 '엄마는 외할머니처럼 너희들에게 나중에 음식 같은거 안해줄거야.너희들이 다 해서 먹고 엄마한테 해서 가져와..' 라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내가 더 즐기면서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요리는 내가 즐거워야 더 맛있고 잘된다.그리고 잘하려고 하면 더 맛이 안난다.그냥 평소에 하던 대로 마음이 시키고 손이 시키는 대로 하면 더 맛있다. 자로 재듯 하는 요리는 맛이 없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선재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이란 책을 정말 기분 좋게 읽었고 또한 지역에 선재스님의 강의가 있다고 하여 모든 것 뒤로 하고 가서 선재스님의 강의를 듣고 선재스님도 뵙고 왔다.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선재스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요리의 맥이 내가 하는 요리가 그런 요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보며 '사찰음식'에 대하여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남들 나이들어서 써먹는다고 한식이나 그외 자격증을 따기도 한다지만 난 그런것 보다 직접 몸으로 배워야 진짜 요리라고 생각을 하기에 다른 것보다 내 입맛에 맞고 내게 맞는 요리는 '사찰음식'이라 생각을 해서 정말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을 깊게 가졌다.그런데 대안스님의 책을 읽다보니 정말 빠져 들었다. 깔끔하고 정갈한 요리도 그렇지만 요리를 올려 놓은 천에 수 놓은 꽃이나 자연이 너무 이쁜 것이다. 요리밑받침과 함께 올려 놓은 요리는 그야말로 '자연' 이 되어 상위에서 피어 났던 것이다. 무엇이든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이지 않은 것이 없고 요리 또한 재료의 채취부터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다는 말씀에 공감, 정성이 부족한 요리는 어딘가에서 표시가 날 듯한 날 선 행간을 보았다.




이 책은 솔직하게 출판사에서 올려 놓은 '감자국수' 사진에 마음을 빼앗겨 바로 구매를 하여 보게 되었다. 마음이 가는 책은 미루지 말고 얼른 읽어봐야 하고 봐야만 한다. 책을 받고 술술 넘겨가며 사진을 한번 죽 훑어보는데 정말 '마음이 설레인다' 라는 표현이 맞다. 먹고 싶어서 그 맛이 궁금해서라기 보다는 한그릇에 담긴 요리가 유혹을 하듯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 한참을 들여다 보게 되었다. 멋을 부리지 않아도 유리가 말을 한다,자신을 봐 달라고. 어떻게 시작하여 어떻게 담겨졌는지 그 과정이 모두 담겨 있듯이 어느 한 점 흐트러짐없이 꽃처럼 피어 난 음식, 그 맛과 향을 직접적으로 먹지 않아도 느낄 수 있을 것처럼 오감이 감동을 한다.정성없이 그리고 재료의 채취에서 정성을 기울이다보면 '생명존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음식들이 말을 하고 있다.


철모르는 시절에는 그저 선입견에 '편식'을 일삼던 그런 시절도 있었다.난 무척이나 편식이 심한 아이였고 그런 내 입맛을 맞추기 위하여 친정엄마는 고생을 하셨다. 그저 잘먹어주고 이것저것 챙겨서 하려는 지금은 엄마 말로 '용되었다'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재료 한가지 한가지 영양이 어떻게 되고 어디에 좋은지 한번쯤은 되새김질 하듯 익히고 시작을 한다.하다보면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내 방식대로 하는데 사찰음식은 한가지 한가지 정성이 아닌 것이 없다. 언젠가 우연히 절에서 나 혼자만의 밥상을 받게 되었는데 밋밋하면서도 맛난 음식들이 잊혀지질 않았다. 모두가 푸른초원이었지만 정말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속에는 온갖 정성이 들어간 조미료부터 하여 재료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정성 그 자체'였던 것이다.


정말 음식의 재료가 되는 것들을 주위에서 가꾸며 금방 금방 싱싱함을 담아 낸다면 더욱 맛있으리라.스님의 화분에서는 갖자기 채소들이 자라고 요리는 하는 모습 또한 정갈하면서도 늘 얼굴에 웃음과 행복이 충만해 있어서 먹는 사람도 무척이나 기쁘고 그 음식을 먹음으로 인해 행복하지 않을까. 여행에서 남는 것은 '먹거리'즉 '음식'에 관한 기억이 오래간다. 사찰음식이 우리들에게도 건강식이고 계절식이지만 사찰음식을 접한 외국인들에게도 우리나라를 잊지 못하는 음식으로 오래도록 남겨 진다는 것이 정말 흥미롭다. 정말 우리것이 좋은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우리것이 세계로 나아가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좀더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면 큰 몫을 할것만 같은 생각을 가져본다.


책은 먼저 '치유하는 밥상' 그리고 '지혜로운 밥상' '조화로운 밥상' '나눔의 밥상'으로 나뉘어 있다. 요즘은 모든 것이 '힐링'이지만 그중에서도 음식만큼 치유력이 뛰어난 것이 있을까.몸도 마음도 모든 것을 다 건강하게 해주는 '사찰음식' 이 좁은 곳을 벗어나 우리네 밥상까지 아니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지헤로운 밥상이 되어 조화롭게 그리고 조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할 수 있으려면 사찰음식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나 시설이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다.선재스님도 그렇지만 대안스님의 말씀도 우선의 우리의 '장문화'가 다시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것,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장독대가 부활을 해야 한다는데 대안스님 역시나 음식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장' 이 맛을 좌지우지 한다니 좀더 장에 대한 그리고 음식의 재료에 대한 정성을 잊지 말아야 함을 각인시킨다. 음식을 탐하기 보다는 '비움' 이,넘쳐나기 보다는 모자람이 우리의 건강에는 좋다는 것을.그리고 스님의 사찰음식에서 동양화에 있는 '여백의 미'를 본다.대안스님의 레시피대로 하나 하나 요리를 해보고 맛을 느껴봐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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