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딸, 마들 - 제1회 한우리 문학상 우수상 한우리 문학 높은 학년 2
김하늬 지음, 백대승 그림 / 한우리북스 / 2012년 3월
절판


우리 역사에서 '가야' 라는 나라의 이야기는 그리 많이 접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나라보다도 화려하고 강했으며 어느 곳에도 속하는 것을 싫어하고 독립된 자신들의 나라를 가지고 싶어했던 것 같은 강한 인상을 받았다. 김훈의 <현의 노래>에서도 등장하는 가야의 멸망과 백제와 신라에 힘싸움에서 밀려난 나라, 그 가야의 아주 작은 나라에 도공의 딸이었던 여리디 여린 마들이 어떻게 여전사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하고 몹시 궁금하고 내용이 알차고 역사동화라 더 흥미가 동했다.


역사동화를 몇 편 읽어보았는데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도 하면서 몰랐던 역사를 한번 다시 되새겨 주기도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딱딱한 역사가 아니라 주인공을 '어린이'로 하여금 직접 역사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면서 역사를 경험하게 하니 그 시대가 오롯 다시 살아 재현되는 듯한 느낌도 주면서 역사가 어렵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 재밌는 것이란 것을,그리고 우리 선조들 또한 우리와 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 느끼고 배우게 해준다. 역사 속으로 들어가면 소재가 무긍무진 할 듯 하다.스러져 이름없는 아이들이 되살아나 역사동화로 다시 숨쉬게 되었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반가운 일이다.


엄마는 전쟁에 나가 목숨을 잃었고 아버지는 가야의 도공이었지만 왕후마마와 함께 아버지가 그렇게 아끼던 도자기와 함께 왕후마마와 함께 묻혔다. 순장을 이야기 해준다.어찌보면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내세를 믿었던 그 시대의 장례 풍습이었으니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 한다. 그렇게 하여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게 된 산내와 마들, 신라가 자신들의 나라를 빼앗아 간것도 분에차서 죽겠는데 신라의 아이들이 자신들의 놀이터나 마찬가지이며 영혼이 있어 자신들을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고인돌'을 빼앗으려 하여 산내와 친구들은 신라의 아이들과 싸움을 하게 되고 신라의 아이가 코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나서 산내와 마들은 그곳을 떠나게 된다. 어차피 부모님이 안계시기에 떠나려 했던 고향,그렇다고 어린것들이 어디에 가서 살겠는가 갈곳도 없고 오라는 곳도 없이 떠돌게 된다.


산내는 오빠라 강했지만 마들은 여리고 무서운 것과 마주하면 토악질을 했다. 자신이 나약한것을 알기에 더욱 그러했으리라.그런 두 남매가 부모없이 떠돌다 마들이 병이 나고 그런 마들을 업고 가던 산내 또한 강변에 쓰러지고 만다. 강변에서는 치우라는 소년이 허리를 다쳐 뱃사공 일을 못하고 있는 할아버지를 대신하여 치우가 대신 뱃사공 일을 하고 있는데 산내 남매를 발견하게 되고 그들을 도와주게 된다. 서로 의지가지가 없으니 형제처럼 지내게 되었지만 마들은 한약방을 하는 집으로 가게 되고 산내는 도공의 일을 하러 산막으로 가게 된다. 한약방에서 처음엔 견디지 못할 줄 알았던 마들이 점점 강인하게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터득해 간다. 차 아저씨한테 약초와 약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고 혼자 약초도 캐러 산에 다니게 되니 건강해지고 날렵해지게 된다. 마들은 자신을 구박하는 지아에게서조차 부엌일을 빨리 해치우는 것 까지 배운다. 하지만 그 집엔 둘째 부인의 아들인 '교'가 실언증에 걸려 있다. 약초를 캐러 다니던 마들은 산에서 가야국 호위무사였던 무사할아버지를 만나 자신을 지키고 몸을 단련하는 무술까지 배우게 되지만 끝내는 그들이 첩자라는 오해를 받아 붙잡히게 된다. 하지만 이제 마들은 고향을 떠나 올 때의 겁쟁이 공벌레 마들이 아니다. 무서운것만 보면 '꺼억꺼억' 토악질을 하던 마들이 아니라 누구보다 날래고 강하고 약초에 대해서도 부엌일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배운 약삭빠르고 솜씨 좋은 무사가 된 것이다.아니 여전사가 된 것이다.'이만한 것도 못 참으면서 나한테 뭘 배울 생각은 당초에 말아라.여리고 착하기만 한 것은 이 시대의 미덕이 아니다. 힘이 있어야 한다. 밝고,맑고,강해야 한다.'


하지만 오빠는 아버지의 혼을 물려 받은 것일까? 도공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처럼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에는 그렇게 싫던 도공일이 아버지가 안계심으로 해서 그토록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졌던 아버지가 왜 그랬는지 느끼고 싶기도 하고 아버지와 함께 했던 그 기억들을 되새기며 도공일을 하고 싶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전사가 되어 전쟁에 투입이 되지만 산내의 마음 속에는 고향의 친구들과 부모님 그리고 가야의 모든 사람들을 '토우'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산내는 여리디 여렸던 여동생 마들이 변한 것을 받아 들일 수 없을 듯 하면서도 그렇게 변할수밖에 없었던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을 하며 동생과 함께 무사 할아버지에게 무술도 배우고 마들과 함께 가야국 전사가 되어 전쟁에 투입되기도 하지만 그는 전사보다 도공의 길을 가고 싶어한다.하지만 마들은 싸움에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씩씩하게 잘 싸우고 무사 할아버지에게 배워서일까 모든 일에 뛰어나다. 하지만 적장을 쓰러뜨리는 순간,자신의 가슴에도 창을 맞고 만다. 그녀가 쓰러진 후에 모든 이들은 마들이 남자가 아닌 여전사라는 것을 알게 되고 산내는 동생의 죽음을 막아 보려 했지만 마들은 한 줌 흙이 되어 아버지가 묻힌 왕후마마의 무덤과 마주보이는 산마루에 묻히게 된다.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그녀의 민들레처럼 강인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았던 그 힘을 나누어 준다.




정말 동화를 읽는 동안 마들의 삶은 '민들레'의 삶과 같다는,민들레가 연상되었다. 표지도 노란색이다. 그녀는 비록 죽음으로 가야를 떠나야 했지만 그녀의 영혼만은 가야인의 가슴에 남아 오래도록 민들레처럼 홀씨를 날리며 '희망'을 안겨주리라 생각을 한다. 어느 힘든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오뚝이처럼 일어났던 마들, 자이의 질투의 교의 시기심도 이겨내고 한약방의 힘든 생활도 이겨내면서 자신만의 삶을 꾸려갈 줄 아는 당찬 가야의 여인이 된 것이다. 현재가 힘들다고 하여 절대 현재에 굴복하지 않고 부딪혀 싸워 이겨낼줄 알았고 누구보다 배우는데 열정을 다했던 마들, '나는 이제 무쇠가 될 거다. 쇳물이 굳으면 얼마나 단단해지노. 무쇠처럼 강하고 단단해지는 게 내 소원이다.' 무쇠가 되기 위하여 천번의 쇠망치질도 아니 만번의 쇠망치질도 이겨낼 각오가 되었던 마들은 그랬다.정말 단단한 무쇠가 되고 싶었다. '나는 내하고 싸운다. 가난하고,힘없고, 약하고,겁쟁이 울보에다가 공벌레인 내하고 싸우는 거다..아니 난 결심했어. 나를 극복해 보기로. 내 한계를 넘어서 보기로.' 누가 겁쟁이에 공벨레 같은 여리디 여린 마들을 이렇게 강하게 만들었을까. 밟히면 죽는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서 더 강해지려 하고 두드려 맞으면 맞을수록 더 단단해져서 베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강인하고 단단한 무쇠가 되고자 했던 마들의 짧고도 강한 삶은 다른 누구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것이다.


우린 힘들거나 지치면 금방 주저 앉거나 '난 안돼' 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만들고 결정짓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마들이 다시 한번 일어나 뛰어 보라고 외치고 있다. 열정을 다해 다시 담금질을 하면 더 단단해 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나라도 없고 부모도 없고 어느 곳 하나 의지할 때가 없었던 마들이 가야국의 여전사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누구보다 나약해서 신라아이들과 싸우는 산내오빠와 다른 애들을 보면서 '꺼억꺼억'토악질 하던 못난 마들이 자신을 스스로 두드리고 담금질 하여 결국에는 누구보다 강하게 만들었지만 결국에는 가야의 별이 되어야 했던 슬픈 동화,마지막에는 울컥하여 그녀를 살려내고 싶다는 생각도 가졌지만 그녀가 결국에는 우리의 가슴에 별로 남아서 희망을 안겨 주고 있으니 현재가 힘들다고 하는 이들에게 마들을 한번 만나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지금은 사라지거나 잘 쓰지 않는 고유어가 등장하여 읽는데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그것이 더 역사속 여행하는 맛을 더 느끼게 해준다. 구성도 좋고 이야기도 짜임새가 탄탄해서 어린이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역사동화이다. 거기에 감동까지 있으니.좋은 작품을 읽고나서 일까 괜히 기분이 좋다.그림도 정말 맘에 들고 이쁘다. 읽는 내내 맘을 편안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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