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침 여행과 사진에 미치다 - 신미식 포토에세이
신미식 지음 / 푸른솔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가수 박강수의 포토에세이집 '나의 노래는 그대에게 가는 길입니다'를 접하다 알게 된 사진작가이며 책이다.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고 노력으로 자신을 채워가는 사람이라는 것이 글과 사진 곳곳에서 느껴진다.16년 동안 여행과 사진에 미쳐 살았다니 자기 사진이 좋아하는것에 '미침'이란 어쩌면 행복한 비명처럼 들기기도 한다.우린 살면서 얼마나 내가 좋아하는 것에 미쳐 살고 있을까.내가 좋아한다고 하여 다 그것에 미쳐 살지는 않는다.다만 동경하며 가까이 다가가려,근접한 생활을 하려고 할뿐이지.
 


 
 
'감동이 오기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 정말 맘에 드는 말이기도 하고 가슴에 담으며 오래도록 생각하며 간직해야 할 말인듯 하다.카메라가 좋다면 아니 좋은것을 떠나 정말 감동이 오는 장면을 찍어야 할터인데 우린,난 너무 편하다는 것에서 디카의 사진을 남발하는지도 모른다.날마다 늘어나는 사진용량으로 인하여 컴은 비만에 걸리고 과거의 흔적처럼 지우지도 못하고 모든 사진들을 저장한 채 살아가고 있다.하지만 이젠 감정조절을 하듯 감동이 오면 셔터를 누르는 법도 익혀두어야 할 듯 하다.촛점이 맞고 원하는 프레임의 사진이면 그냥 누르고 보는 다작에서 벗어나 한장 꼭 간직해야 할 사진만 찍는 버릇도 들여야 할 듯 하다.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간직하며 16년이란 시간동안 사진과 여행에 미쳐 살았을까.그 무게는 얼마만큼인지 갑자기 궁금해졌다.16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 사진을 좋아하는 나도 어찌보면 어린시절부터 카메라를 가지고 좋은 사진은 아니어도 손에서 놓지 않았으니 16년은 넘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동안 찍은 사진들이 다하면 어마어마할듯 하다.그것은 곧 아이들의 추억으로 가족의 추억으로 저장되어져 있지만 나름 내 개인적인 사진에 미친것은 극히 소수일듯 하다. '열정' 그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사진과 여행뿐만이 아니라 모든것에서 우린 열정이 있으므로 해서 삶이 연장되지 않았을까 한다.하지만 어느 한부분에 대한 열정이란 극소수만의 부유물처럼 여겨졌으나 이젠 프로와 아마츄어의 경계가 없어졌으니 바위틈에서 자라나는 꽃은 어디든 찾아보면 보일것이다.그런 열정으로 나도 살아가고 싶고 그렇게 뜨겁게 살고 싶다.모든 사람의 희망이기도 할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책을 읽다가 맘에 드는 구절이 있음 표시를 해 놓거나 접어 놓는다.다음에 그 책을 다시 대하거나 그 문장을 찾고 싶을때는 즉시 표시된 부분을 찾으면 되니 나름 나의 책 읽는 방법이기도 한다.표시된 부분은 다시 여러번 읽어보기도 한다.정말 다시 읽어도 내게 감동을 주는지..
 
비록 잠깐 스치는 인연이라도 내겐 소중한 사람들이다.이들이 나눈 짧은 눈인사는 나에겐 오래 남는다.만남에 있어서 시간이 짧고 길고는 중요하지 않다.정작 중요한 것은 마음을 열고 다가갔느냐는 것이 아닐까? ................
결국 여행자는 자기의 방식대로 자기만의 사랑하는 대상을 발견하고 품는 것이다.
 
 
여행은 어쩌면 만남과 이별인지 모른다.새로운 것들과 만나고 헤어지고 내 안에 있는 고정관념을 비우고 새로운것으로 채우는 만남과 이별 그리고 비움과 새로운것으로 채움인지도 모른다.그런 반복으로 아마도 여행에서 또 다른 힘을 얻어 다시 여행을 떠나는 에너지를 얻는지도 모른다.문득 비움의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혼자만의 비움의 여행을 언젠가는 꼭 떠나봐야할것 같다.
 


 
작가 자신뿐만이 아니라 보통의 여행객들이라도 '여행이란 내 안의 제한된 영역을 스스로 허무는 과정'을 거치기 위하여 떠나는지도 모른다. 제한된 내 삶의 구역에서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살아가는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보면 내 자신이 작게 느껴지는 것을 느낀다.우주속에 자연속에 난 단지 작은 일부분이라는 것을 느낌으로 인하여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더 발전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할 능력을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비 온 뒤에야 땅이 더 단단해지듯이 여행은 스스로 쏟아지는 소나기속으로 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비야의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이란 네권의 책에서도  가고 픈 곳들이 많았지만 유독 눈에 들어온곳들이 중남미쪽이었다.그곳중에서도 우유니사막,소금사막.예전에는 바다였던 곳이 융기하여 소금사막으로 변한 볼리비아의 우유니사막,그 한가운데 놓여진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하얀 지평선과 맞닿은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그의 사진만으로 그 느낌을 전달 받아야 하지만 소금의 짠맛보다는 웬지 외로움이 더할것만 같다.작은 소금알갱이보다도 못한 존개감,여행은 어쩜 낯설음속에서 내 존재감을 더욱 확실히 느끼는것인지도 모른다.
 


 
그가 두루 여행한 나라들과 몇 장의 사진만으로 그의 모든것과 그의 여행을 모두 알기에는 몇 % 부족하지만 그래도 나름 작가와 함께 여행을 한 느낌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 포토에세이의 매력인듯 하다.처음엔 책값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가지며 보게 된다.다른 책들에 비해 금방 보고 읽을 수 있다는 단점때문이다.하지만 어느 책보다 보고 싶은 곳이 있거나 맘에 드는 사진이 있을때는 금방 펼쳐들고 책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여행과 사진에 미친 그가 나름 행복해 보인다.책을 덮으며 처음 겉표지의 말처럼 '사진을 찍는 것은 카메라지만 그것을 허락한 것은 내 가슴이다!' 라는 말처럼 가슴으로 그의 사진을 다시금 들여다보게 만든다. 한 장의 맘에 드는 사진을 찍기 위하여 장시간 기다렸을 사진들이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게 날 붙잡기도 했고 다시 한번 더 보게 만들었다.쉽게 보아 넘기게 할 수도 있지만 작가가 머물렀을 기다림과 끈기가 사진을 넘어 내게로 오는듯한 느낌,그런 작은 여운들이 좋았던 책이다.내가 진정 사진을 좋아하거나 찍는것을 좋아한다면 한번 읽어볼만도 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