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의 기억법 - 영원한 것은 없지만, 오래 간직하는 방법은 있다.
김규형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일 사진을 찍는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매일... 기록으로서의 사진이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이제는 찍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취미 카테고리에 사진을 처음 넣었던 2006년이 그 시작이었다면 2012년 갤럭시 노트 2는 사진이 생활로 들어오는 시작점이었다.


  아이폰 3GS를 쓸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지 않았다. 노트 2부터는 휴대전화 카메라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며 찍기 시작했다. 그 후 작년까지 세 번의 기변을 거쳐 현재의 노트 20을 사용하며 매일매일 사진을 찍는 중이다.


  이 책은 제목에 끌렸다. 사진에는 최근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은 시기라 낯선 저자였다. 띠지에 쓰인 포토그래퍼 활동 매체와 '일상 기록법'이라는 수식에 끌렸다. 기록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나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책장을 펼쳤다.


  첫 글부터 나와는 참 다른 사람임을 알게 된다(저자와 비슷한 대학 동기도 떠오르기도 한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기(2000년 대 중반) 네이버 지도만 가지고 처음 가보는 동네의 목적지를 찾아다니던 때가 생각났다. 저자가 말한 지역에서 일을 하던 시절도 있었다. 방향치에 공감은 많이 할 수 없었으나 다름을 인정하고 있었다.


  잘못 든 길에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낯설 지역을 처음 찾아갈 때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종종 이리저리 가보며 새로운 동네를 구경하던 나를 떠올리기도 했다.


  글도 전반적으로 길지 않은 편이라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조금씩 읽는 재미도 있었다. 저자에게 먼저 찾아온 이별도 만난다. 나이가 들어가며 언제고 찾아올 부모님과의 이별. 생각은 하고 싶지 않으나 주위에서도 겪게 되는 이별을 보며 인식하게 되는 나이, 공감하지 않고 싶은 글에 짠해진다.


  저자가 말하는 이미 알고 있는 방법이 저자의 기억법이자 표현 방식일까? 글 속에서 저자와 나의 비슷한 생활 습관을 발견하며 반가움이 생기는 것은 '사진'과 '글'이라는 공감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다시금 내 기록을 떠올린다. 에필로그의 제목 '그래서 순간을 기록합니다'가 여운을 준다. 내 기록도 저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사진으로 담고 글로 남겨갈 것을 기약하며 책을 덮는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자인은 어떻게 세상을 만들어가는가
스콧 버쿤 지음, 이정미 옮김 / 하루(haru)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생각한 것보다 늦게 책을 읽게 됐다. 여유를 두고 읽으려던 계획은 결국 쫓기는 독서가 되었다. 디자인이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 궁금했다. 생활 속 디자인을 의식하지 않는다 해도 분명 우린 디자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안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ZDA-110-3-15-1' 무슨 암호화된 코드가 자리한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무엇인지 해석하기 어려웠을 코드. 큰 화재로 피해를 입은 노트르담 성당의 코드 넘버는 물음표만 떠올리게 한다.


  책을 읽으며 기대했던 생각들도 만날 수 있었다. 예술로서의 디자인으로 접근했다면 더 멀리 돌아가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는 디자인들을 만나며 세상의 디자인을 알아가는 즐거움과 왜 디자인이 중요한지 알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 책의 첫인상은 '디자인'이 들어간 제목의 책인 거에 비해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 다른 책들에서 익숙해져 낯설게 느껴지는 폰트가 가장 그랬다. 내용이 중요했기에 중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었으나 생각을 해보면 독서가 지연되는데 한몫을 했었는지도 모른다.


  총 20장의 글을 통해 예술로 접하던 시각에 의존한 이미지의 디자인에서 생활 속에 녹아든 디자인을 만나 가게 된다. 현재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내 주위에 디자인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음을 확인한다. 나 또한 이 글을 쓰는 데 어느 정도의 틀을 잡고 있는 것도 디자인이 아닐까? 무엇보다 사회 시스템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얼마나 많은 수정을 거치는지 현재 모두가 몸으로 디자인을 경험하고 있지 않는가. 디자인 속 우리가 살아갈 수 없음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디자인이 없는 세상을 생각할 수 없음도 제대로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막연히 시각적 디자인만 떠올리는 이들에게 세상이 어떻게 디자인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듯하다. 특히, 마지막 20장 '디자인 체크 리스트'는 디자인을 보는 눈과 디자인 아이디어를 키워줄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이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 궁금한 이들과 더 좋은 디자인에 대해 생각을 하는 이들에게 책을 권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워블로거 핑크팬더의 블로그 글쓰기 - 막막한 당신에게 힘이 되는 글쓰기 안내서
이재범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의도하고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책 욕심을 채우기 위해 시작한 블로그. 어쩌다 보니 온라인 마케팅 회사에도 다녔지만 뭘 알고 다녔던 것은 아니었다. 맨땅에 헤딩하듯 하면서 배웠다고 할까? 당시에는 블로그 글쓰기에 대한 책이 없었다. 뭐든 일단 책으로 공부하며 배우는 내게 참 답답한 일이었다. 다른 블로그를 참고하며 어떤 스타일로 블로그 글을 쓰고 구성할지를 배우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도 블로그에 글을 쓴다. 처음 시작과는 다른 마음가짐이지만 기본 콘텐츠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어느 정도 틀에 박힌 내 글쓰기에 변화를 주고, 파워블로거 저자의 글쓰기 노하우를 배우고자 하는 생각이었다.


  책은 총 여덟 챕터로 구성된다. '여덟 번의 글쓰기'라 할 수 있겠다. 가장 처음은 역시 시작에 대한 글이다. 백지의 공포처럼 빈 화면에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많은 이들이 고민한다. 나 또한 문창과를 나왔어도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며 지내다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럼에도 뭐가 두려웠는지 걱정이 됐다. 학창 시절 인터넷 서점에는 그렇게 책을 읽고 글을 남겼으면서 정작 내 공간에서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시작하고 보니 벌써 12년째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부터는 큰 걱정이 안 됐는지도 모른다. 전공과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며 책을 좋아하는 책덕후의 첫 발은 그때가 아니었을까? 헌혈을 해서 시집을 사던 문청은 그렇게 책덕후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그 처음은 블로그에 남긴 서평이었다.


  온라인 마케팅 회사를 다녀보고, 여러 일을 거쳐서 지금에 이르며 내린 결론은 결국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써야 잘 쓴다는 것. 억지로 쓰는 글은 잘 써지 지도 않을뿐더러 크게 전해지는 것도 없다. 커피와 세일링의 글도 결국 내가 좋아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쓰기에 가능한 것이지 일로 주어졌다면 쓰지 못했을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포스팅 의뢰가 내게도 온다. 하지만 과거 그런 업무를 해봤고, 회사 일을 위해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려 피해를 본 일이 있어 현재는 내가 끌리는 것들에만 반응을 한다. 내가 맘 편하게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글을... 첫 번째 글쓰기는 이렇게 글쓰기에 발을 담그는 것부터 다룬다. 부담스럽지 않게 블로그를 시작하게 만든다. 지인들에게도 추천할만한 방법들이다.


  두 번째 글쓰기는 이제 시작했으나 보다 디테일을 만들어 가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내용은 첫 번째 글쓰기에 디테일을 더해가는 내용이다. 난 일기 쓰기는 군대 있을 때 가장 꾸준히 썼던 것 같은데... 블로그에 끄적거릴 때도 있으나 꾸준히 쓰지는 않는다. 일기를 꾸준히 쓰는 이들이라면 블로그 시작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 글쓰기는 처음과 두 번째 글쓰기를 다지는 내용이다. 꾸준히 쓰지 않으면 글은 퇴보한다. 아무리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 해도 게으르다면 꾸준한 이들의 노력을 이길 수 없다. 블로그가 자리가 잡혀가면 블로거도 성장을 하게 되는데 그런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책덕후이자 책 블로거인 나와 밀접한 내용을 다룬다. 내가 꾸준히 글쓰기 책을 찾게 되는 이유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나는 문학적 글쓰기 또한 버리진 않고 있다. 다른 매체에서 그 연습을 이어갈 뿐.


  네 번째 글쓰기는 꾸준히 써온 이들에게 해당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겠다. 과거 온라인 마케팅 회사에 다닐 때 혼자 10개의 블로그를 관리하며 각 블로그에 하루 2편씩 글을 쓰던 때가 생각난다. 그때 그날 그날의 포스팅을 마친 후 다음 날 쓸 자료를 찾아 검색하던 때가 생각난다. 욕은 블로그가 아니더라도 별의별 사람들이 있기에 SNS를 하다 보면 먹게 되는 듯하다. 너무 심하다 싶으면 난 그냥 신고한다. 너무 광고성 댓글이어도 신고한다. 일단 거슬리면 신고한다. 뮤즈가 가끔 찾아올 때는 감사한 일이다. 글쓰기는 여전히 나 역시 여전히 두렵지만 그래도 쓴다. 일단, 얼굴에 철판을 깔고 끄적거리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처럼.


  다섯 번째 글쓰기는 이제 다른 이들이 보고 싶게 쓰는 방법을 다룬다. 내 서평 글은 제목의 틀을 잡아놨다. 검색에 신경을 쓴다면 좋지 않겠으나 기록에 신경을 쓰는 부분이라 언제부터 이렇게 정해버렸다. 요트나 커피 글을 섹시하게 지어보려 하지만 꼭 그러하진 아니하다. ㅎㅎ 요즘 인스타그램에 #오늘도끄적끄적 남기는 글을 그리 쓰려 하는 편인 듯하다. 공개적으로 알리고 쓰는 것은 제대로 습관을 들이고 싶을 때 활용하면 좋다. 앞서 언급한 내 인스타그램 글쓰기도 그런 의미로 시작한 것이다.


  여섯 번째 글쓰기는 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문장 쓰기에 대해 다룬다. 이게 글쓰기 책을 읽으며 의식할 때는 괜찮은데 평소대로 쓰다 보면 무시하게 되는 부분이다. 필사는 글을 잘 쓰고 싶다면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일곱 번째 글쓰기에서는 블로그 글쓰기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룬다. 예약 기능을 자주 쓰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사용하게 된다. 리뷰는 내 블로그 글쓰기의 시작이자 현재에도 유효한 부분이다. 리뷰를 어떻게 쓸지 모겠다면 저자의 조언을 따르면 보다 수월하게 리뷰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책과 관련한 글을 쓰기에 많은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지만 여행 및 커피, 요트 세일링 글을 쓸 때는 사진을 꽤 활용했다. 요즘은 그것도 귀찮아해서 많이 활용하지 않지만 필요하다. 텍스트만 가득한 글보다 이미지와 여백이 많은 글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나도 이렇게 길게 주저리 글을 쓰고 있지만 그런 글을 더 많이 본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내 블로그도 기록하는 곳이다.


  마지막 글쓰기는 앞선 글쓰기를 정리하는 내용이다.


  5년 전 읽은 책의 개정판이다. 그때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으나 여전히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기에 책의 내용이 익숙하다. 각 글쓰기가 끝나는 자리에 '글쓰기 명언 노트'가 있어 글쓰기에 대한 명언들을 접할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도 결국 시작은 써야 시작한다. 이 책을 읽고 쓰길 시작하거나 일단 시작하고 책의 조언을 참고하면 블로그 글쓰기가 너무 막연하지는 않을 것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은 나도 철학이 알고 싶었어 - 누구나 궁금한 일상 속 의문을 철학으로 풀다
이언 올라소프 지음, 이애리 옮김 / 애플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은 궁금하지만 철학 책을 읽으며 철학이 크게 쓸모가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사고의 폭을 넓히거나 방향성 등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내 부족함 때문인지 철학은 여전히 일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걷는 기분이 들었다. 철학자들의 명제가 막혀 있던 생각의 틀에 금을 내기도 하지만 여전히 평행한 선 위를 걷는 느낌이 남는다.


  이 책은 그런 철학이 우리 일상에 가까이 다가온 내용이라 할 수 있었다. 파머스 마켓에서 '철학자에게 물어보세요'를 진행하며 만났던 이들과 그들의 질문은 철학자들이 우리의 일상을 정의하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 저자가 이 책에 쓴 내용을 믿지만 100% 확신을 못하는 게 철학의 모습이 아닐까도 생각하게 된다.


  책은 크게 '모두가 궁금한 질문에 대하여', '일상 속 질문에 대하여', '상상할 수 없었던 질문에 대하여' 세 파트로 구성된다. 그 후 보너스 질문으로 '철학을 독학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와 '참고 문헌 & 추천 도서'로 마무리한다. 추천 도서 중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책들이 더 많이 보인다.


  파트 1 내용 중 눈에 들었던 내용 중 하나는 '최고의 정부 형태는 무엇일까?'다. 저자는 사회주의자라 말한다. 하지만 '사회주의자=공산주의자'와는 개념이 다르다. 가끔 너무 단순하고 일방적으로 사상을 몰고 가는 데 분명 각 사상에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잘 살린다면 좋은 정부를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단점만 극대화한다면 아무리 좋은 사상이라 해도 실패한 정부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한다. '왜 그런 걸까?'라는 질문은 뭐가 왜 그래?라며 호기심을 보이며 읽어간다. 파트 1의 마무리 내용으로 여러 설명 이론을 가볍게 접할 수 있었다.


  파트 2는 '사랑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어 자연스럽게 두 번째 질문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합리적인가?'로 이어진다. 계속 이어지는 질문이 독자 대다수에게 멀게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일상 속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기에 가장 맑은 정신으로 읽었고, 내가 궁금하게 생각하는 질문들도 보였기에 더 그랬는지 모르겠다.

  

  파트 3는 평소 생각하지 않았을 질문을 다루는데 참 별걸 다 물어보네 싶기도 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철학적 사고를 하게 만드는 책. 그동안 읽은 철학 사상서와 다르게 철학자와 그의 사상을 전하기보다는 정말 우리 주변에서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에 관해 철학적 답변이 어떻게 철학이 우리 삶에 쓸모가 있는지를 대변하는 듯했다. 철학이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읽어본다면 철학에 대해 흥미를 갖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마친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험한 법철학 - 상식에 대항하는 사고 수업
스미요시 마사미 지음, 책/사/소 옮김 / 들녘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코로나19로 요트 운항은 불가한 일이 되어 2~3월을 벌이 없이 보내다 결국 형이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사무소로 출근을 하게 됐다. 아무래도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일을 하려면 무자격 고용인인 중개보조원보다는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하고 출근하며 공부를 시작했다.


  남들보다 뒤늦은 공부 시작은 밀린 강의를 따라가는 것으로도 벅찼으며 특히 5과목의 법 과목은 딴 나라말이었다. 조금 들릴만할 때서야 시험을 치르고 낙방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11월부터 박문각 공인중개사 학원에서 공부를 해서 3개월이 지났다.


  이 책에 관심이 생긴 것도 다섯 법 과목을 공부하며 법은 어떤 사고가 중심이 되는지 궁금했다(상식과 감정으로 문제를 풀다 피를 본 경험으로). 그리고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을 위해 쓴 교양서라 너무 어렵지 않을 듯했다. '들어가는 말'을 읽으며 그 생각은 확신이 되었다(저자도 참 괴짜다ㅎ).


  책은 들어가고 맺는말을 제외하면 총 11장으로 구성된다. 법치주의 속에서 살아가면서 크게 법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저자가 얘기하는 내용들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또, 일본의 문제는 더더욱 모르고 있었고, 영화 속 선악 구분을 생각하며 중요 요인이 된 법들에 대해서는 정말 무관심하게 나쁜 놈, 죽일 놈을 따졌나 보다.


  지금은 그나마 가짜 뉴스 등에 대한 불신과 공인중개사 시험공부를 하는 입장에서 이건 아니다 싶은 부동산 정책들도 보이고('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명언을 잊을 수 없는 이유인지도),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가격을 올린다는 말에는 어이가 없다. 일부 그러는 이들도 있긴 하겠지만 과연 이번 대규모 주택 가격 상승이 개업 공인중개사들이 만든 문제일지는 조금만 알아봐도 아니라는 것을 알 텐데...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하는 동안 접하는 뉴스들이 참 답답하다.


  책에서 주는 질문들은 100%의 정답은 없다. 대신 독자가 해당 문제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상식에 대항하는 사고 수업'이라는 수식이 확실히 이해된다.


  내가 달리 생각하는 주장이 왜 타당한지도 반대 의견은 왜 그 의견대로 존중받아야 되는지도 알게 된다. 무엇이 답이라 딱 부러지게 얘기할 수 없는 내용 같다. 분명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판단 기준이 다르기에 더 그럴지도 모른다. 요즘 내 주위의 답답함 때문인지 5장의 마지막 문장에 끌린다.



입바른 논의가 아니라 하찮은 인간이라도 납득할 수 있는 사회 만들기에 필요한 사고, 그것이 바로 '악마의 법철학'이다.(p.157)

  

  '공리주의'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졌었지만 책에서 나오는 내용을 접하니 그렇게 좋게만 이어지는 것도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답을 찾으려 했으나 생각을 하게 하는데 질문 보다 좋은 것은 없었다. 평소 크게 생각하지 않던 내용들과 질문들에 반응하면서 머리가 아프기도 했으나 정해진 답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보다는 더 생각이 자란 듯하다.


  조금은 가볍게 시작하게 되는 책이지만 읽을수록 생각할 게 더 많아지는 책이다. 현재 하는 공부가 잘 마무리된 후 다시 읽어보면 더 재미있게 다가오고, 지금의 답과 다른 답을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상식이라 생각했던 것들에 반기를 드는 사고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법 공부를 하는 이들이 아니더라도 사고력을 키우고자 하는 분들과 우리 삶 속에 함께하는 법에 더 다가가고자 하는 분들 그리고 법을 잘 모르는 분들 모두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마친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