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로에서(2021 시의 날 엔솔로지 시집 서울詩 투고작)


아련한 기억은 흔들리듯 서 있다

여름밤 옥상에 누워 바라보던 별빛이

도시에 내려앉는다.

어둠을 잊은 듯한 동네에

깜빡이는 가로등은 빛나고

흙 파고 뛰어놀던 공간은

신경 쓰지 못하는 시간만큼 줄어들고 있었다.

온몸을 붉히며 자리하던 우체통도

이젠 찾아보기 어려운 날

무심히 지나치던 꽃들에 관심을 보이는

마흔이 넘은 아이

오래된 길을 걸으며

추억을 톺아본다.

버찌도 스며든 그 길을

빠르게 지나치는 이들과 다른

옛 기억을 걷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770606 2021-11-2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네요

라파엘坤 2021-11-29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