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하게 꺼지라고 외치면 돼 - 선을 지키는 사람들의 속 시원한 심리 전략
알바 카르달다 지음, 윤승진 옮김 / 더페이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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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제목에서 호기심이 들었다. 이제 나이가 꽤 있기에 정말 생각지도 않게 어이없는 얘기를 정성스럽게 하며 나를 가스라이팅 하는 이들을 꽤 만나왔다. 그로 인해 내 시간을 많이 소모했던 기억들이 많았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둥글둥글하던 성격은 까칠해져 갔는데 표현은 그렇게 날카롭지 않아 지금도 종종 그런 이들을 만날 때 날선 말들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이 그런 이들을 만날 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내 지인들에게도 이 제목은 많이 끌렸었다는 것은 SNS에 책을 올렸을 때의 반응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어딜 가나 선을 넘는 이들이 문제라는 것을...

  서문을 읽으며 저자의 말들에 공감이 갔던 것은 과거의 내 모습이자 지금까지 이어가는 모습들이 많았다. 나 역시 2000년대 이전 출생한 사람이기에 그나마 경험을 통해 경계 설정을 배워 간다고 해야 할 수 있을까? 물론, 저자가 말하는 화산이 여러 번 폭발하며 관계를 정리하던 날들도 떠올리게 한다. 물론, 내가 타인의 화산을 보며 그 사람들을 정리하던 일들도 떠오른다.


  책은 '경계란 무엇이고, 경계가 아닌 것은 무엇인가?'부터 책 타이틀과 연계되는 '정중하게 꺼지라고 말하는 법'까지 총 열다섯 부분으로 정리되어 있다.

  첫 부분에서 경계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게 된다. 결국 경계는 우리가 말하는 '선'이다. 그 선은 각자 다르나 분명 각자에게 어느 정도 분명한 정의가 있다. 타인에게 내 선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나 그만큼 타인의 선도 지킬 줄 알아야 하는데 친하다는 이유로 종종 그걸 잊는 이들이 생긴다. 자신의 경계만을 피력하며 타인의 선은 신경을 쓰지 않는... 결국 그런 문제로 관계에 금이 가는 일을 많이 겪었기에 왜 처음에 이 내용을 뒀는지 알겠다.

  두 번째 부분부터 일곱 번째 부분까지의 내용은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내용들을 만나게 된다. 여덟 번째 부분부터는 경계를 재정립하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떤 변화 전략들을 활용해야 하는지를 볼 수 있다. 열두 번째의 내용은 이미 14년 전에 시작했기에 이제는 익숙하게 된 내용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 안에서도 세부적으로는 현재까지도 학습을 통한 응용을 하게 되는 내용도 있었다.

  열세 번째와 열네 번째의 내용은 10년 이내에도 겪었던 경험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흔들리지 않고, 더 일찍 내 갈 길을 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미 돌이키긴 어렵기에 후회를 통해 다지게 되는 내용이었다.

  마지막 부분의 내용들은 여전히 종종 만나게 되는 내용들이다. 이 책의 제목과 이어지는 내용으로 변화를 이뤄내려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의외로 주위에는 이런 이들이 꽤 있다. 나를 생각하는 것처럼 말 하지만 나를 조종하려는... 그렇기에 이 책의 제목에 강하게 끌린 게 아니었을까?


  제목에 끌렸는데 과거 관계 중독으로 힘들었던 시기 접했더라면 더 좋았을 책이 아닌가 싶다. '호의가 계속되면 호구인 줄 안다'는 말이 이제는 익숙하다. 호의를 호구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거르고, 확실한 자신의 경계를 설정하고자 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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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기도의 언어 - 시편을 읽는 40가지 단어
장 피에르 프레보스트 지음, 이기락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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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가톨릭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시편을 주로 접할 때는 미사 때가 아닌가 싶다. 화답송이 가장 많은 듯하다. 따로 시편을 찾아 읽지 않으나 종종 찾아 읽는 구절은 시편 22편의 구절로 사순시기 수난 복음 때문에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그 외에는 따로 시편을 읽으려 했던 것은 과거 청년 전례부 시절 개인적으로 성경 통독을 실천하려던 시기 혹은 성가 작사를 위해 참고를 하던 때였던 것 같다. 그마저도 과거의 형식이라 그 형식을 배우려 하진 않았기에 오히려 크게 떠오르는 시편 기도가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며 '입문'에서 시편이 우리에게 '하느님의 말씀'으로서의 능력을 상실한 것은 아닌가?(p.9)라는 물음에 대해 나 역시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을 통해 시편에 나오는 40개의 낱말을 접하며 성경 속에서 어떻게 사용이 되는지를 만나게 된다. 저자가 왜 이 단어들을 뽑았는지는 본문을 읽을수록 낯설지 않다는 것이 느껴진다. 시편 기도를 외우진 않더라도 성경 구절들에서 만나게 됐던 번역들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단어의는 한글로 대표 의미를 적어두고, 히브리어 발음과 문자를 표기 후 해당 단어가 '구약성경 전체'에서 몇 회 사용이 되고, 개별적으로 시편이나 예언서, 잠언, 그밖에 다른 형태로 얼마나 활용이 되는지를 횟수로 보여준다. '단어의 뿌리'와 '성경 속 쓰임'을 읽다 보면 성서 모임을 통해 접했던 어휘들을 만나게 되는 반가움이 있었다. 또, 최근 봤던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캐릭터 이름과의 연계성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발음이 같았으며 마침 그 의미까지도 어느 정도 연계가 되는 듯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앞부분에 40개의 히브리어 단어에 대한 내용들이 끝나고 이어지는 '시편 기도에 대한 일곱 가지 제안'은 앞선 본문의 내용은 접안 이들에게 조금은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목차 구성이 독특했던 이유는 전체 본문을 읽어가며 만나게 된다.

  전체 페이지의 순서대로 목차를 구성하지 않은 것은 '한글-히브리말', '히브리말-한글'의 구분이 있으며 중간중간 '테두리를 둘러친 목록'이 칼럼처럼 전체적인 글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준다.

  책이 그리 두껍지는 않으나 필요한 내용을 잘 다룬다. 히브리어는 낯설기에 크게 관심은 가지 않았으나 그로 인해 해당 언어를 가장 많이 접하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시편으로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우선은 지금도 성서모임에서 시편 기도로 시작하는 일이 바람직한 일이었음을 확인한다. 모임이 끝난 후 마무리로 하는 자유 기도를 통해 주님과의 대화를 이어갔던 대화의 순간을 떠올리게 된다.

  기도의 언어가 따로 있겠냐마는 그럼에도 시편에 너무 시간을 들이지 않았던 과거를 반성하며 다시금 시편을 찾아 읽게 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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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 그림으로 읽는 경제 - 투자의 초석을 쌓는 부자 수업
김치형 지음 / 포르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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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경제 책이라 하면 기본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텍스트와 그래프, 숫자, 표. 나도 그 공식에서 크게 벗어난 적이 없다. 그런데 “그림으로 경제를 읽는다고?” 이 책의 부제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궁금증이 먼저 앞섰고, 솔직히 말하면 약간의 의심도 있었다. 그림을 미끼로 경제를 쉽게 풀어내려는 시도 아닐까?

  하지만 책장을 넘기고, 프롤로그까지 읽고 나서는 이 의심이 적절히 깨졌다. 저자는 정직하게 말한다. 그림은 독자를 경제로 끌어들이기 위한 일종의 미끼라고... 그런데 그 미끼가 꽤 영리하다. 그림은 생각을 여는 장치일 뿐, 진짜 메시지는 경제의 구조적 흐름에 있다.


  책은 '세금의 미로, 그림이 보여 주는 돈의 길', '세계를 잇는 무역과 금융의 비밀', '빛과 욕망, 산업의 무대 뒤에서', '기업과 기술의 생존법'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 처음 등장하는 모네의 그림은 확실히 독자를 끌어당긴다. 그런데 곧이어 연결되는 이야기는 올해 뉴스에서도 뜨거웠던 '트럼프발 관세 정책'. 모네가 그린 세관 건물의 풍경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림을 미끼 삼아 경제 구조의 핵심을 꺼내는 방식은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기법은 반복되는데, 처음에는 장난처럼 보이다가도, 결국에는 독자의 사고를 확장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동한다. 지금은 크게 세금으로 인한 불편을 못 느끼는 것은 다행이겠으나 과거 각국이 어려운 시기와 연계가 되고 이 장에서 만나는 그림들은 책의 경제적 상황 및 거기에서 파생된 내용으로 이어간다.

  2장에서는 익숙한 그림들이 보이지만 해당 장과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시창(현실은 시궁창) 같기도 했으니... 보티첼리의 템페라화에서 시작해서 소개되는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양 이론'으로 이어지다니. 그래도 이미지와 함께 설명이 잘 된다. 그림을 도구로 썼지만, 결코 그림에 머물지 않는 설명이다. 이 책이 ‘그림 책’이 아니라 ‘경제 책’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지점이다.

  3장을 펼치며 고흐의 익숙한 그림과 이름만으로도 그리 마시고 싶지 않은 압생트가 나오는데 압생트를 맛본 후 굳이 찾아 마시려 하진 않았던 개인적 일화도 떠올리게 한다. 이어지는 '유전과 오일러시'에서 만나게 되는 첫 그림의 작가 제임스 해밀턴은 익숙하지 않은 작가였으나 뒤에 윌리엄 터너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는 내용을 통해 내가 느낀 게 틀리지 않았음도 확인한다.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 일화는 실로 끄덕여지게 되는 내용이었다.

  마지막 장에서 '진주 목걸이와 삼성의 애니콜 신화'는 무슨 연계가 될까 했는데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전개가 기억에 남는다. '생존을 위한 선택일까? 변절일까?'에서 다비드의 일화가 어떻게 기업의 변신으로 이어지는 것까지도 내 예상은 대부분 빗나갔음이 허탈하지만 책에 대한 몰입도는 좋았던 것 같다.


  그림이라는 미끼에 홀려 책을 읽게 됐는데 '경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조금이라도 넓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여전히 내가 알아야 할 것이 많고 갈 길이 멀다는 것도 확인하게 된다. 그래도 경제의 구조가 어려운 독자들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고, 이미 경제 서적에 익숙한 이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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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나에게 힘이 되는 고전 필독서 50 - 칼릴 지브란에서 에크하르트 톨레까지 우리의 생각을 깨운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30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오강남 옮김 / 센시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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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제부터인지 요약된 책보다는 원전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축약된 부분이 아닌 전체를 읽는 게 요약한 이가 놓쳤으나 내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장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어쩌면 그런 생각을 갖는 나와 거리감이 있을 것 같으나 내가 모르던 책들을 부분적으로 접하며 끌리는 책을 찾아 읽으려는 욕심에 다가갔다. 또, 번역자가 오강남 교수라 영성 분야의 책들을 큐레이션 해둔 책에 대한 기대치는 더 커졌다.

  분명 몇 권은 읽은 책 들이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제목만 알거나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떤 작가의 소설은 분명 명작으로 익숙해 소장해 읽고 있고, 소개된 책 제목을 추천도서에서 본 기억이 나게 된다. 그렇게 영성과 관련된 책 50권에 대해 접하며 정말 '이 순간 나에게 힘이 되는' 책을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책을 읽기 시작한다.


  '서문'부터 내가 우려했던 스타일의 책은 아님을 접한다. 책은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문을 열다', '지금 이 순간, 나를 살아라', '신을 만나고, 우주를 알다', '그들은 무엇을 깨달았는가', '신에게 이르는 길', '물질적인 세계를 넘어서' 총 6부로 구성되며 50권의 책을 만나게 된다.

  각각의 책 소개는 제목과 저자의 이름, 출판 연도가 나온 후 그 책에 대해 주제가 되는 내용이 큼지막하게 자리한다. 그리고 저자에 대한 소개를 한 페이지로 볼 수 있다. 이후 소개하는 책 속 문장으로 본문은 시작되고, 그에 대한 내용들을 몇 페이지로 접하게 된다.

  분명 간략하지만 책에 대한 중심적인 정보를 접하는 데 부족하진 않을 듯하다. 뭐 그 내용을 통해 해당 책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원전을 다시 접하게 되는 것은 독자의 몫.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잘 읽진 않으나 소설책 한 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읽어봐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집에 소장하고 있고, 과거 읽었던 책들도 지금 다시 읽으면 다른 부분들이 새롭게 다가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또 관심 분야의 책이 아니라 전혀 접해보려 하지 않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며 호기심이 생긴 몇 권의 책들은 메모를 해둔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한 번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책 큐레이션이 너무 좋았는데 그런 글들을 보며 내가 지금 쓰는 글에 대한 부끄러움도 느끼게 된다. 소개되는 50권의 책의 첫 페이지의 글은 가장 그 책을 잘 표현한 게 아닌가도 싶었다. 어떨 때는 영감을 주는 글도 있었고, 질문처럼 내가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기도 했다.

  작가의 삶이 어떻게 작품이 되어 갔는지도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어 각 작품에 대한 무게감이 제목 외의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힘든 시기다. 정말 이렇게까지 일이 안 풀리려나 싶기도 하며 여전히 일을 구하고 있는 내게 이런 고민은 오히려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들을 50권이라 접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선은 책에 소개된 집에 소장하고 있는 책들을 먼저 읽고, 그 외 관심이 갔던 책들을 하나씩 찾아 읽으면 좋을 듯하다.

  왜 '이 순간 나에게 힘이 되는'이라는 수식이 붙었는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라 전하며 나처럼 힘든 시간을 지나가고 있는 이들에게 필요할 책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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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갑니다 - 김주하 앵커가 단단한 목소리로 전하는 위로
김주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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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사를 본방으로는 못 봤더라도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 밈'은 다들 알 것이다. 다양하게 확산이 됐던 뉴스 기사인 것은 알았지만 김주하 앵커의 책 제목으로 무슨 연관이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뉴스가 김주하 앵커가 진행하던 MBN <뉴스 7>이었음을 프롤로그를 통해 알게 됐다.

  책 제목과 이어지는 책 표지의 '깊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방법'이라는 문장이 제목과도 이어지는 듯했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고양이는 먹이를 찾으며 살아가야 했기에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를 걷고 있던 게 아닌가 하는...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학창 시절부터 앵커를 하기 위해 얼마나 몰입하고 치열하게 살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내 초등학교 시절 케이블 TV가 없던 시기. 뉴스특보로 인해 오후 5시 반 만화영화가 편성에서 사라지는 것에 분노해 방송국에 전화를 했던 것과 달리 한 여고생은 방송국에 "앵커가 되려면 대학교에서 무슨 과를 가야 제일 유리한가요?"라는 질문을 위해 쉬는 시간을 얼마나 희생하며 땀을 흘렸는지를... M 본부 아나운서가 되기까지의 일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김주하 앵커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2장을 읽으며 알게 모르게 차별을 이겨내고 틀을 깨려고 했던 저자의 모습들을 보게 된다. 남다른 행보는 앞서 말하던 '줏대'를 드러내는 행동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혼자 변화를 만들기 위한 고군분투는 추후 방송들에도 영향을 준 듯하다.

  3장부터는 저자에게 있어 숨기고 싶을만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추천의 말'을 쓴 고명환 저자의 멘트가 떠오르는 것도 있었고, 나 역시 많이 알고 지적인 것과 삶은 또 다르다는 것은 살아오며 겪게 된 일이었기에 어이없는 내용들을 다시 쓰며 저자가 어땠을지... 그래서 그런지 글들도 빠르고 긴박하게 진행되는 느낌이었다. 글을 읽으며 속으로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절로 하게 되는데 고쳐 쓰는 게 아니라 그냥 참고 넘어가자였던 것 같다. 해당 장들을 읽으며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이 문득 떠올랐다.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그렇게 김주하 앵커는 세상에 더 가까이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게 된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앞선 빠른 속도와 울분을 끓어 올리던 내용들이 해소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에필로그에 앞선 마지막 글에서 '앵커'에 대한 다른 뜻에 대한 설명을 요트 세일링이 익숙하며 평탄치 않은 시기를 겪고 있는 내게도 위안을 주었다.


  성당에서 나눔 봉사를 할 때가 떠오른다. 봉사자가 자신이 알리고 싶지 않을 정도의 내용의 나눔을 먼저 하게 되며 그룹원들의 마음의 문을 열면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지적이며 똑 부러지게 모든 게 완벽할 것 같은 저자의 이야기. "왜 내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라며 좌절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친근한 제목에 대한 궁금증은 치열하게 살아온 저자의 삶을 보여주고 있었음을 다시금 확인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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