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글쓰기 코치가 되어 줘 - 단어를 확장하고, 문장을 다듬고, 긴 글을 완성하는 챗GPT 글쓰기 수업
이석현 지음 / 제이펍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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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 몇 번 사용해보긴 했지만, 큰 관심은 두지 않았다. 그러다 두 달 전, 구글 블로그스팟을 개설하면서 챗 GPT로 블로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 번 활용해 봤다. 그 경험 이후, 나에게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나는 챗GPT처럼 명확하고 깔끔한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었지만, 프롬프트만 잘 입력하면 만족스러운 콘텐츠가 순식간에 완성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예전에 온라인 마케팅 회사에 다닐 때 이런 도구가 있었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편리하긴 하지만, 너무 의존하다 보면 글쓰기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내 사고력까지 둔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들었다. 그래서 절충안을 고민하게 되었고, 지금은 초고를 작성한 뒤 챗GPT의 도움으로 1차 수정을 진행하고, 마지막 퇴고는 내가 직접 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게 됐다. 그렇게 챗 GPT를 활용해가며 ‘내 글을 만드는 도구’로 삼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침 그런 생각과 잘 맞아떨어지는 제목의 책을 발견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총 네 파트로 구성되어, 챗GPT를 활용한 글쓰기의 시작부터 실전, 그리고 작가로서의 한걸음까지를 안내한다.

  파트 1 '글쓰기에 딱 맞는 챗GPT 환경 설정하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단순히 챗GPT를 사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GPT 탐색’ 기능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동안 빙산의 일각도 안 되는 부분만으로도 놀랐었는데 프롬프트 설정이 왜 중요한지를 제대로 체감하게 된 부분이다.

  파트 2 '단어부터 문장까지 차근차근 글쓰기 훈련 시작하기' 여기서부터 실질적인 글쓰기 훈련이 시작된다. 그동안 나름 잘 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챗GPT를 활용해 단어 확장부터 짧은 글, 긴 글까지 체계적으로 연습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챕터별로 어휘력과 문장력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지 매우 구체적으로 다루기에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했다.

  파트 3 '자료 조사부터 탈고까지 스마트한 글쓰기에 빠져 보기' 챗GPT를 실제로 글쓰기에 활용하면서 기대했던 기능들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놀라운 가능성을 보게 된다. 주제 선정, 자료 조사, 사고력 강화, 탈고 등에서 AI가 얼마나 똑똑하게 도와줄 수 있는지를 실감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저자가 왜 이 주제로 책을 낼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갔다.

  파트 4 '챗GPT를 활용해 어디서나 작가처럼 글쓰기' 마지막 파트는 실전 적용이다. 특히 브런치스토리 작가 신청에도 활용되는 챗GPT의 능력을 확인하며 다시금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기도 했다. 예전에 몇 번 도전해보다 그만두었던 내 브런치 스토리를 다시 꺼내보고 싶어졌다.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던 책이다. 단순히 챗GPT를 어떻게 쓰는지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왜 챗GPT 활용 능력이 중요한지를 몸소 느끼게 해준다. 나는 평소에도 꾸준히 글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글을 잘 못 쓴다’는 생각이 있어 글쓰기 관련 책이 나오면 늘 관심 있게 살펴보곤 한다.

  이 책은 기존 글쓰기 책들과는 달리, AI를 실용적으로 활용해 글쓰기 훈련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글쓰기뿐 아니라 앞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나에게는 하나의 시발점 같은 책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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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 할 심리의 기술 - 싸우지 않고 이기는 101가지 설득의 심리학
가미오카 신지 지음, 정현옥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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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때는 관계 중독으로 힘든 시기를 겪은 적이 있다.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던 성격을 지금처럼 바꾸기까지는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래서인지 마케팅을 알기 전부터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심리’였다. 돌아보면, 마케팅 역시 인간 심리를 바탕으로 한 기술이라는 것을 이제는 잘 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인간관계와 마케팅, 두 영역 모두에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되어 읽게 되었다.


  책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사람의 기술', 'NO를 YES로 바꾸는 설득의 기술', '나의 가치를 높일수록 수월해지는 소통의 기술', '결정적 순간을 만드는 한마디 승부 전략', '마침내, 승부를 좌우하는 결정적 심리기술' 총 5장으로 구성된다. 각 장의 부제가 내용을 잘 요약하고 있다.

  특히 1장은 내게 꽤 필요한 내용처럼 느껴졌다. 예상치 못한 대립 상황이 생각보다 자주 생기고, 그때마다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 나름 유사한 방식으로 대응해왔지만, 나보다 더 직접적으로 얽혀 있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복잡하고 부드러운 성향의 사람들이 얽힌 상황에서, 일이 더 커지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꼈다. 결국, 과거의 갈등이 현재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며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는 생각도 든다.

  2장은 마케팅과 세일즈 영역에서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술들이 소개된다. 과거 일에서 시도해본 적 있는 방식들도 보여 익숙했다. 물론, 입력값이 같다고 결과까지 같을 수 없다는 것도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그래도 알아두면 유용한 기술임에는 틀림없다.

  3장은 예전엔 내게 있었지만, 지나치게 연습한 탓에 사라져버린 성향을 다시 균형 있게 되찾기 위한 내용처럼 느껴졌다. 지금의 내 방식이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계속해서 이 스타일을 유지하고 싶진 않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 사이의 중간 지점을 찾아가기 위한 팁들을 곱씹으며 읽게 됐다. 다만, 알고 있는 내용을 실전에서 활용할 만한 상황 자체를 일부러 만들지 않기에, 현실에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걷는 기분이 든다.

  4장과 5장은 유용하지만, 최근에는 비슷한 상황을 자주 겪지 않아 실전 적용보다는 ‘공부’의 의미로 읽히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어떤 순간에 불쑥 떠오를 수도 있는 기술들이라 익혀두기에 충분히 값진 내용이다.


  전체적으로는 전에 읽었던 마케팅 심리 서적들과 겹치는 기술이 많아 낯설지 않았다. 그만큼 이 책의 내용이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자주 마주하는 심리 기술들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어떤 장면들은 구체적인 일화로 떠오르기도 했고, 어떤 부분은 다르게 대응한 탓에 다르게 기억하고 싶은 과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의 내용은 미리 알고 대비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렵지 않은 알찬 구성으로, 우리 삶 여러 부분에서 곧바로 활용해볼 수 있는 ‘101가지 설득 심리 기술’을 잘 정리한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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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인중개사 성공비밀
김중근 외 지음 / 북오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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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이제 잘 풀리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 기대를 가볍게 비껴갔다. 『부동산 공인중개사 성공비밀』을 집어 든 이유는 바로 그 좌절의 순간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기회의 길을 찾는 마음에서였다.


  책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 부딪히며, 실패를 딛고 일어서 결국 자신만의 길을 만든 공인중개사들의 생생한 경험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 경험들은 지금 이 길 위에서 멈춰 선 나에게, 무엇보다 현실적이고 진심 어린 조언으로 다가왔다.

  각 저자들은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들었다. 누군가는 무모할 만큼 과감하게 시작했고, 누군가는 긴 고민 끝에 용기를 냈다. 어떤 이는 생계를 위해 선택한 일이 점차 천직이 되어갔고, 또 어떤 이는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끈질기게 기회를 만들어갔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나의 지난 시간도 되짚어보게 된다.

  나 역시 부동산 중개라는 길을 처음부터 꿈꿨던 것은 아니었다. 커피 관련 자격과 경력으로는 취업이 어려운 나이에 우연한 기회로 요트조종사 일을 하게 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좀 해보나 싶던 때 코로나19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내 계획은 무산됐다. 코로나 시국 앞으로의 시국에서 생계를 고민하던 때에 형의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중개보조원으로 일하게 되며 부동산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현장에서의 실전 경험은 생각보다 더 험난했지만, 묘한 매력도 있었다. 그리고 2021년, 공부 끝에 자격증을 취득했을 때는 정말 많은 것을 이뤄낸 듯한 성취감도 느꼈다. 이듬해 지식산업센터를 중심으로 개업하면서 본격적으로 내 사업을 시작했지만, 시장은 이미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매물은 쌓이고 거래는 줄었으며, 아버지의 병환까지 겹쳐 결국 폐업을 결정해야 했다.

  책을 읽으며, ‘왜 나는 실패했을까?’라는 질문보다 ‘나는 어떤 선택을 했고, 무엇을 배웠는가?’를 돌아보게 된다. 누군가는 나처럼 초기에 개업했다가 시장 흐름에 밀려 좌절했지만, 이후에는 상권 분석과 홍보 전략을 다시 세우며 성공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또 누군가는 거래 성사가 쉽지 않던 시절,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나갔다. 저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위안과 함께, ‘그렇다면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부동산 공인중개사 성공비밀』은 단지 성공 사례를 나열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들의 경험을 통해 독자들이 각자의 현실을 돌아보고, 다음을 준비하게 만드는 책이다. 나처럼 공인중개사로 방향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현실적인 나침반이 되어 줄 수 있을 듯하다. 특히 중개업의 본질, 고객과의 신뢰, 자신만의 무기를 만드는 과정은 단지 기술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임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책장을 덮으며 지금은 단지 ‘숨 고르기’일 뿐,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했다. 언젠가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한번 도전할 것이고, 실패로부터 배운 것들을 무기로, 이전보다 더 단단하게. 그리고 언젠가 나도 나만의 성공비결을 공유하는 사람으로, 지금의 이 시간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개업이나 소속 공인중개사로 일했지만 현실의 벽에 막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이들이나 공인중개사로 일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도움이 될 내용을 담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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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을 지휘하라 - 지속 가능한 창조와 혁신을 이끄는 힘, 확장판
에드 캣멀.에이미 월러스 지음, 윤태경.조기준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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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창의성을 지휘하라’라는 한 줄에 내가 추구해온 모든 방향이 담긴 듯했다. 문예 창작을 전공하고, 노랫말을 쓰고, 시를 쓰며 내 안에서 솟아오르는 창의력이라는 불확실한 에너지를 키우려 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렇기에 그 에너지를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지켜내고, 때론 어떻게 키워야 할지를 다룬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었다.


  책은 픽사의 공동 창립자 에드 캣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으며, 단순한 경영 철학을 넘어서 창의적인 환경을 어떻게 유지하고, 조직 속에서 창의력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읽다 보면 ‘나중에 내가 회사에서 팀을 만들게 된다면’ 혹은 ‘나의 작업 환경을 구성하게 된다면’ 이 책의 가르침은 도움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내 상황에서 바로 적용하기엔 조금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픽사 같은 거대한 조직의 이야기, 프로덕션 시스템, 리더십 구조 등은 현재는 경제적인 활동은 하지 않고, 혼자 소소한 작업을 하고 있는 내게는 다소 큰 그림이었지만... ‘앞으로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태도와 주의점들이 차곡차곡 적혀 있었다.

  책의 핵심은 단순히 ‘창의적인 사람이 되라’가 아니라 ‘창의적인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에 있었다. 창의성은 천재 한 명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수많은 피드백과 실패, 실수, 그리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 속에서 조금씩 다듬어지는 것이라는 사실. 이 부분이 깊게 와닿았다. 

  분명 문제가 있음을 여러 사람이 제안을 해주는데도 그 조언들을 무시하며 자신만의 길을 가는 이를 가까이서 봤다. 분명 많은 이들이 긍정적인 조언을 해줬으나 자신의 신념이 너무 강했고, 타인의 의견은 방해가 되는 일이라 생각했나 보다. 사람은 하나 둘 떠나갔고, 지금은 서서히 고사되고 있는 상황이다.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하고, 모든 게 자신의 감정에 따라 흘러간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전제나, ‘누군가의 조언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함’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저자는 말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오히려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창의성의 기반이라고.

  친하다 생각했기에 너무 막 대하거나 상대방 보다는 자신 위주의 생각으로 일을 진행하며 주위를 배려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지 못했음을 인지했다면 좋았을텐데... 자신에게 익숙한 상황들이었기에 실패를 생각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지인에게는 두려움이 필요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또 인상 깊었던 것은 ‘솔직한 피드백의 문화’를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픽사는 ‘브레인 트러스트’라는 시스템을 통해 서로의 작업물을 신랄하게 피드백하지만, 그 모든 대화의 전제는 ‘상대방을 향한 존중’이었다. 창작자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피드백이 아니라, 피드백을 가장한 무례와 조롱이다. 이 점에서 나도 앞으로 누군가와 협업을 하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할지를 배울 수 있었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조직’이라는 키워드가 점점 더 중심에 놓이긴 하지만, 그 안에도 여전히 ‘창작자 개인의 고뇌’가 묻어난다. 조직을 위해 창의성을 희생하지 않으려는 사람, 그 안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모습들. 결국, 창의성은 사람의 문제였고, 감정의 문제였다.


  ‘창의성을 지휘하라’는 제목은 어느 날 나에게도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지금은 혼자이고 일을 도모하고 있지만, 언젠가 나도 누군가와 함께 창작을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끌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그때는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보다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될 테니... 그리고 그때, 이 책을 떠올리지 않을까?

  당장은 내 작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내가 앞으로 어떤 예술가, 어떤 크리에이터,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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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서 삽니다 - 어른이들의 얇디 얇은 지갑을 기어코 열게 만드는 귀여움의 힘
강승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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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30대까지 ‘귀엽다’는 감정은 늘 가볍고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물론 귀여운 것들에 반응은 했지만, 그건 마치 지나가는 강아지를 보고 “어머 귀엽다” 한마디 던지는 정도의 일시적인 감탄처럼 느껴졌다. 딱히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았고, 더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다 보니 ‘귀여움’이 나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런데 주변에 귀여운 것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지인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다. 일상 속 사소한 물건이나 캐릭터 하나에도 눈을 반짝이며 반응하는 모습을 보며, "왜 저렇게까지 좋아하지?" 싶던 처음과 달리,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같이 웃고 반응하고 있었다. 그렇게 귀여운 것에 끌리는 감정이 점점 자연스러워졌고, 이 감정이 단순히 취향 이상의 무언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케팅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고민하면서부터는 이런 감정이 ‘지나치는 감탄’으로만 남아선 안 된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귀여움'과 관련된 상품들을 더 자주 보게되되 왜 사람들은 귀여움에 지갑을 열고, 왜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캐릭터를 만드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런 트렌드를 앞으로 내가 하는 일에도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고민이 속에서 『귀여워서 삽니다』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부터 솔직했다. 그리고 조금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진심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 진심이 얼마나 정당하고 날카롭고도 따뜻한지 느낄 수 있다. 단순히 “귀여워서 샀어요~”라는 말이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감정, 심리, 시대의 흐름까지 짚어주는 이 책은 귀여움이 단순한 취향이나 취미가 아니라 ‘현상’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책은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힌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귀여움의 역사, 귀여움에 반응하는 우리의 심리, 그리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흐름과 연결되어 있는지 차근차근 풀어낸다. 특히 저자가 귀여운 캐릭터 상품을 사 모으며 느낀 감정과 그 과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는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나도 모르게 사고, 모으고, 책상 위에 세워두고 있는 작고 귀여운 것들이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였다.

  ‘귀여움’은 단순히 소비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수준을 넘어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팬덤을 만들며, 때로는 하나의 세계관까지 만들어낸다. 책을 읽으며 ‘귀엽다’는 감정이 결코 약하거나 유치한 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오히려 가장 빠르게 사람의 마음에 스며드는 감정이 바로 이 귀여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서는 귀여운 것들을 좋아한다고 해서 유치하거나 철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시선에 대한 저자의 유쾌한 반박과 철학이 담겨 있어 위로를 받는 느낌도 들었다. 한 챕터에서는 “귀엽다는 말은 그냥 말이 아니다”라는 문장이 나왔는데, 이 말이 자꾸 마음에 남는다. 단순한 형용사가 아니라 감정의 반응이고, 때로는 누군가를 향한 따뜻한 애정 표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마케팅적으로 봤을 때도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귀여운 것이 팔리는 이유를 감성적으로 접근할 뿐 아니라, 사람들이 왜 그 상품을 사고, 어떻게 애정을 가지게 되는지 아주 자연스럽게 설명해준다. 특히 캐릭터 마케팅, 소비 심리, 팬덤 형성 등과 관련된 내용을 읽으며, 이 책은 소비자 분석 보고서보다 더 솔직하고 감각적인 통찰을 준다고 느꼈다. 업무에 참고할 만한 아이디어도 종종 떠올라서 메모를 남기며 읽게 되는 책이기도 했다.


  40대 중반이 된 지금, ‘귀엽다’는 이유만으로 지갑을 여는 이들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감정이 결코 낭비가 아니라는 걸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취향은 결국 나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언어라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귀여워서 삽니다』는 귀여움을 좋아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그 감정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귀여움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나처럼 뒤늦게 귀여움의 힘을 실감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가볍게 읽기 시작해도, 다 읽고 나면 생각이 깊어지는 책이다. 읽는 내내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고, 세상이 조금 더 사랑스럽게 보이게 되는 기분. 아마 이 책이 가진 가장 귀여운 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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