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신춘문예 당선시집
안수현 외 지음 / 문학마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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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신춘문예 당선시집이 문단에 좋지 않은 이유로 새로운 출판사에서 나오게 되고 처음 읽게 되는 시집. 과거 내가 대학시절부터 읽어왔던 당선시집과 판형도 기존과 다르게 간소해지고 수록 시들의 작품 수도 줄어들었으나 오히려 휴대하며 읽기 좋은 사이즈라 마음에 들었다.

  지난 연말 신춘문예 공모 마감 시기 때 나도 오랜만에 응모를 하려는 마음은 있었으나 마땅히 써둔 시가 없어 그냥 지나쳤다. 작년은 내게도 여러 일들이 있었던 해라 써야 할 글들이 있었지만 초고만 완성되어 있을 뿐 여전히 정리가 되진 않았기에 더 도전하진 못했다.


  수록된 시편들을 읽으며 지난해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시도 있었고, 그로 인해 습작을 하게 만드는 시도 있었다. 과거 신춘문예 스타일로 느껴지는 시들의 형태는 반가웠다. 또, 여전히 낯설지만 이제는 대세가 되어버린 산문시 스타일의 시편들을 읽으며 이제는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물론, 괜히 등단한 게 아니기에 당선시집에 수록된 수준으로 쓰기에 내 글쓰기는 치열하지 않았음도 인정한다.

  심사평을 읽으며 투고되는 작품들이 어떤 내용인지도 당선 작품과 수록된 시들에서도 충분히 만날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의 명단을 보며 시대가 많이 흐르긴 했음도 느껴진다. 여전히 신춘병에서 낫지 못한 것은 미련 때문일까? 과거 종종 함께 공부하던 이들의 이름도 만나곤 했는데 이제는 그들의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과거 신춘문예로 등단한 선배와 지인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소식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시조는 아직 한 번도 도전하지 않았던 분야라 시조를 써 보는 것에 도전을 해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한 걸음 내딛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를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어떤 시들이 신춘문예에 당선을 하는지 스타일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주제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시를 쓰고 있으며 심사위원들의 심사 기준도 대략적으로 파악하기 좋은 내용이었다.


 어제가 입춘이었는데 한파에 놀라는 날, 초록의 표지 컬러처럼 어서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가운데 기후 위기를 체감하며 만난 신춘문예 당선시집. 아직 신춘병을 앓는 이들이나 시를 쓰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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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지 표의 힘 - 누락 없이, 중복 없이 모든 일을 정리하는 도구 심플리어 2
이케다 마사토 지음, 김은혜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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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세상 모든 일은 한 페이지 표로 정리할 수 있다!'라는 띠지의 문구가 눈에 들었다. 표를 그릴 일과 거리가 있는 업무를 주로 했기에 엑셀은 이상하게 늘지 않았다. 분명 편리한 도구라는 것은 알겠고, 기본적인 기능을 조금씩 익혀 나가지만 큰 응용은 하지 못하는 내게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았다. 뭐 결론적으로 엑셀이 주는 아니었지만...

  손정의 사장에 대해 다른 책들에서 종종 접했으나 그분과 함께 일하며 영향을 받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든 저자의 책은 분명 배울 것이 있을 듯했다. '누락 없이, 중복 없이 모든 일을 정리하는 도구' 표로 일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일을 할 때는 나름의 계획을 세워 움직이는 편이기에 배워두면 유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표로 생각하기', '표로 설명하기 · 의논하기', '표로 결과를 내다', '표로 사람을 움직인다', '표로 인생을 움직인다' 총 5장으로 구성된다.

  표로 생각하는 게 어떤 것인지 개념이 없었는데 1장을 읽어가며 5W1H 표라는 게 별것 없어 보였으나 그건 2차원적인 생각이 익숙한 내 오류였다. 얼마나 많은 것들이 그곳에서 가지를 쳐서 나올 수 있는지는 1장을 읽어가며 확인하게 된다. 내가 일하는 방식과 다르기에 새로운 업무 방법이라 계속해서 몰입하게 하는 즐거움이 있다.

  2장을 읽으면 표를 통해 어떻게 지시한 이들에게 설명하고, 협업을 요하는 이들과 논의를 할 수 있는지 보게 된다. 확정되지 않아도 최대한 구체적으로 써야 하는 이유는 모호함보다 확실한 일시에 대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음도 다시 확인한다. 과거 마케팅 회사에서의 내 콘텐츠 업무는 플랜이 있을 때 더 효율적으로 행동했던 것 같다. 지금도 블로그에 책과 관련된 글을 마무리할 때 최소한 마감일자는 스케줄에 잡아놔야 보다 효율적이 되는 것처럼. 표로 설명을 하는 부분에서 효과분석표는 확실히 업무 피드백을 가시화 시키는 내용이 아닐지...

  3장을 읽으며 2장의 내용도 연결이 된다. 상사를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을 할 때 지시를 하는 이도 이 부분을 파악하고 업무 지시를 내리게 되겠으나 지시를 받는 이가 상사에 대해 정확히 아는 일은 보다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물론, 일을 하는 사람도 모호하게 행동한다면 서로 간의 의사 차는 일을 더디게 만들고 결과도 엉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장을 읽으며 표로 이런 것도 가능할까? 싶지만 과거 마케팅 회사에서 처음 일을 했을 때 특별한 지시사항 없이 주관적인 업무로 앞서갔던 일을 떠올리게 된다. '가위바위보 이론'은 그동안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내용이라 앞으로의 주위의 일에 적용을 하면 좋을 듯하다. '한 페이지 표'가 기획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형태화 시키는지도 가시화되어 있었다.

  마지막 장을 읽으며 내가 가장 자발적으로 일을 했던 때를 떠올린다. 분명 당시에는 좋아하는 일이었기에 급여도 없이 이런저런 도전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희망고문과 열정페이에서 실질적인 급여 받게 되니 오히려 관계가 재정립되면서 일은 틀어지게 됐지만... 나이가 들수록 잘못 살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으나 한편으로는 그렇게 살았기에 지금 정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제는 보다 명확한 삶의 목표가 있어야 그에 맞는 표를 만들어가며 보다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기존에 익숙하지 않은 표가 정말 다양하게 활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처음 표와 엑셀을 동의어라 생각했는데 그거와 다른 부분이었기에 한 페이지 표가 어떻게 힘을 발휘하는지 배울 수 있던 시간이다. 2차원적인 생각의 벽이 있는 이들이나 정리가 어려운 이들이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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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읽으면 여한이 없을 한비자
김영수 엮음 / 창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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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비자를 제대로 접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제목에 '한 번만 읽으면 여한이 없을'이라는 수식이 있어 어느 정도이기에 그랬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진시황이 법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는 다른 고전들을 통해 알고 있었으나 한비자와의 관계에 대해 아는 것은 없었다. 한비자의 글을 보고 "이 사람을 한 번만 볼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라고 했다던 진시황이었으나 결국 그 만남은 단발로 그쳤던 것 같다. 그리고 평생의 후회로 남게 되는 듯한 일화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비자는 분명 알고 있었을 유세의 어려움 때문에 죽음을 당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안다고 모두 행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보여주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책은 '한비자와 《한비자》', '《한비자》 가볍게 읽기', '《한비자》 무겁게 읽기'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를 읽으며 한비자와 《한비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그에 대한 논평들도 인상적이었다. 결국 나도 진시황의 논평을 인용한 문구에 이 책을 읽게 됐으니... 이미 들어는 봤으나 《한비자》에서 유래가 됐음은 몰랐던 우화와 고사 성어들도 반가웠다. 그렇게 전반적인 한비자에 대한 글들이 1부를 완성한다.

  2부는 가볍게 읽는 《한비자》라 했으나 읽는 난도는 어렵지 않으나 그 내용의 무게는 가볍지 않았다. '재능, 자리, 권한, 책임'과 관련된 부분의 내용에서 마지막 부분에 인용된 글들은 지금의 시국 등 내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에서도 관련되는 말 같았다. 한비자가 말하는 '칠술'과 '육미'역시 사마천의 말과 다르지 않게 다가온다. '한비자가 말하는 네 가지 금기사항'에도 주위에서 조언을 했으나 패착을 놓으려 하는 리더의 모습은 익숙했다. '머릿수만 채우는 사람은 되지 말라'는 글에 나오는 예화도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지난해 말 내가 스트레스를 받았던 이유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라 신기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되새기고 왜 고전을 읽게 되는지 되새기게 되는 부분 같았다.

  3부의 무겁게 읽기는 좀 더 심도 있는 예화들을 다루는데 거기에 《한비자》의 내용들이 녹아있었다. 읽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으나 잘 읽혀 가볍게 흘릴 수도 있을 듯했다. 분명 '동양의 마키아벨리'라는 수식은 틀린 것 같다. 1750년의 시차를 앞선 '한비자'를 그리 수식하는 것은 잘못된 평가라는 것을 되새기게 하는 글들이었다.


  저자도 말했지만 이 책은 《한비자》를 읽기에 앞선 안내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내게 든 "진짜 《한비자》를 읽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이는 것은 저자의 목적이 확실히 맞아떨어졌다는 것을 확인시킨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실제로는 만나볼 수 없으나 책으로나마 《한비자》를 만나는 가교 역할을 잘 해준 책이었고, 그동안 내가 알던 고사들 중에 상당수가 《한비자》에서 왔다는 것도 알게 해준 책이었다.

  《한비자》를 제대로 읽기 전 부담되지 않게 '한비자와 《한비자》'를 접해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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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진의 시대유감 - 나는 고발한다, 당신의 뻔한 생각을
정영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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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영진 씨가 기획했다는 몇몇 너튜브 방송들을 종종 보곤 한다. 종종 그가 출연을 하기도 하기에 일반 출연진으로 알고 있었으나 기획자였다. 포지션이 독특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았으나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몰랐다. 그래도 다방면에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 그의 남다른 생각을 책으로 접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됐다.


  책은 '고민 없이 산다는 것은 큰 위기다', '누구나 좋아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눈치 없는 사람이 세상을 바꿔왔다' 모순과 가식과 소신에 대한 세 파트로 구성된다.

파트 1을 읽으며 저자와 공감하게 되는 내용들이 꽤 많았다. 뭐 그렇다고 무조건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저자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이 드는 내용들도 있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전혀 얼토당토않은 내용은 아니기에 의견을 존중하게 되는 부분이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산다면 발전이 있고, 그런 세상이 과연 옳은 세상일까? 지금의 세상에서도 그 차이의 틈새를 찾고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 저자의 기획력을 키우게 한 것은 아닌가 싶었다.

  파트 2를 읽으며 원조 논쟁을 보니 포항에서 지나다 본 원조 춘천 닭갈비 가게가 떠오른다. 그만큼 그 가게는 최강인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파트 2에서 만나는 내용은 더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역지사지를 해볼 수 있는 분야가 있고, 내가 경험하지 않은 일들이라도 쉽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일에 대해 참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자신의 일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것에는 분노를 참지 못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내 경험으로는 타인들이 하는 일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이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유독 그런 이들이 많았었다. 뭐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귀천을 따지는 것은 죽기 전에는 바뀌기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파트 3에서 저자의 소신은 불편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틀린 말이 없었다. 다만, 주위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생각은 있어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아파트에 대한 내용을 보며 오늘 오전 채널을 돌리다 본 '르 코르뷔지에'에 관한 내용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현대의 아파트의 모습을 처음 실체화 시켰을 때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결국에는 그 효용성을 입증했던 그의 모습을...

  책을 읽는 와중에도 대인관계에서의 부조리를 경험하게 된다. 지금 세대는 예전과 다르다면서 예전 방식대로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그 말을 하는 당사자는 내게 예전의 방식을 당연시 요구하는 부조리함은 무엇일지... 생각을 해본다.


  유감스러운 일들이 많은 시기다. 누구 편을 들고 말고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한다면서도 세대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되는 것 같다. 무조건적으로 과거가 좋았다 할 수 없고, 바뀌어야 할 것은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 과한 호의가 권리처럼 되돌아오는 현실을 경험하며 그냥 넘기기에는 답답할 뿐이다. 저자의 책 제목에 공감하며 글에 다시 한번 공감한다. 평범하지 않은 기획자의 남다른 생각을 담은 책이라 읽어보길 권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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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눗방울 퐁
이유리 지음 / 민음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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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학 졸업 후 소설은 잘 읽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 몇 년 읽은 것 같다. 작년에 읽은 소설 손자병법은 온전히 국내 소설이라 하기에는 애매하니 이 책은 아마 10년 만에 읽는 국내 소설집이었던 것 같다. '이별을 겪는 과정은 처절하고 고통스럽다.'던 메일 내용은 지난여름 부친상을 겪은 내게 소설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


  책의 표지 디자인은 무겁지 않게 다가오며 사진에 친근한 내게 "이런 이미지도 괜찮네."라는 생각으로 처음 책을 접한다. 사이즈도 휴대하기 좋은 사이즈였으나 판형은 익숙하지 않았다. 책에는 「크로노스」, 「그때는 그때 가서」,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담금주의 맛」, 「보험과 야쿠르트」, 「달리는 무릎」, 「비눗방울 퐁」, 「퀸크랩」 총 여덟 편의 소설이 들어있다.

  처음 읽은 소설 「크로노스」의 주인공 어머니와 같은 질병은 아니셨으나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게 되는 듯했다.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후 재활에 성공하시는 듯했으나 재발로 병원에서 2년가량 누워 계시다 돌아가신 아버지. 정신은 맑으셨기에 소설 속 주인공들의 어머니와 상황은 달랐으나 괜히 생각이 난 것은 아버지와 병원에서 함께했던 간병 생활이 떠오르기도 했고, 어쩌면 재발을 방지할 수도 있었던 기회가 있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비슷한 기술에 대한 생각은 기발하면서도 생존하신 분을 대체하게 되는 기술에 대해서는 나도 주인공과 비슷한 태도를 가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두 번째 소설을 읽으며 주인공과 크게 다르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내가 있었다. 좋아하고 잘하는 기술이 있어도 나이가 걸리고, 괜찮은 국가 공인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그동안 벌어둔 게 있어야 버틸 수 있을까 말까 하기에 지금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계속 탐색을 하고 있는 월급쟁이로의 복귀를 도모하는... 여러모로 소설집의 소설들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세 번째 소설의 발상도 처음 소설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다가왔다. 어찌 보면 좋을 수도 있으나 과연 그게 진정한 나 자신인지도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다. 소재들이나 저자의 상상력은 흥미로웠다. 나라면 생각하지 못하는 내용들이라 더 그랬는지 모른다.

  소설집의 제목과 같은 「비눗방울 퐁」은 유쾌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래서인지 더 밝은 내용을 보이려 하는 듯했다. 지난해 부친상을 겪으며 죽음과 그 후 남은 이들의 삶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과 같은 방식의 죽음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 떠난 뒤 남은 이들의 상실감에 대해서도 더 생각하게 한다.


  기발한 상상력과 담담한 듯 마주하는 처절한 이별을 만나볼 수 있었던 소설집. 그동안 너무 국내 소설을 읽지 않았음을 반성하며 그런 내게 우리 소설에 관심을 되찾아주는 계기가 된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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