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들 플라워
김선우 지음 / 예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캔들 플라워』
  이 책의 표지와 제목만을 본다면 전형적인 칙릿 소설의 한 종류라고 생각되지만 저자가 김선우 시인이라는 점이 그에 대한 반대 의견을 떠올리게 만들어 준다. 김선우 시인에 대해서는 손민호 기자의『문학터치 2.0』이란 책 속에서 아주 조금 그녀에 대해 약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해줬다(미당문학상을 타게 해달라고 하며 최초로 미당문학상을 거절한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던)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이 책의 제목과 표지는 참 칙릿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실상은 2008년 촛불 정국의 이야기를 10대에서 20대인 순수한 주인공들을 통해 우리가 촛불 정국에 대해 단편적으로만 알려진 소문들과 정치적인 이야기들이 아닌 그들의 순수성 또한 보여주고 있다.

  열 다섯 성년이 되는 기념으로 한국으로 여행을 오게 된 지오가 희영을 통해 만난 한국의 또래 친구들과 연우, 수아 그리고 촛불 집회 안에서 만나게 된 또다른 인연 숙자씨와 시인 홍씨 할아버지...전혀 어울리지 않은 그들이 어떠한 계기로 서로 만나고 헤어지게 되는지...

  이 소설은 시인의 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내가 시인의 첫소설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기에 이 작품으로 시인의 소설을 처음 접하지만 시와는 다른 분위기이지만 시인의 전체적인 스타일은 작품 곳곳에 스며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을 통해 그 당시 언론으로만 접하던 촛불집회에 대해 또 다른 시각을 생각할 수 있었고, 항상 정치적인 문제들을 볼 때마다 인상을 쓰게 만드는 보수와 진보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된 것 같다(결국 현재의 보수 또한 과거에는 진보가 아니였던가? 또, 정치인들이 제발 국민들이 정치에 관여하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의 대표로 뽑아두면 뭐하는가? 자기들 배 불리기 바쁘고, 싸우고 선거 때만 고개를 숙이고 선거가 끝나고 의원이 되면 얼굴을 싹 바꾸는 정치인들의 모습들 정말 보기 싫다. 정치인들은 정치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

  촛불 시국의 뜨겁고 포근한 국민들의 정서를 이 소설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고, 소설 또한 너무나 흥미있게 나를 이끌어 나갔다. 전에 어떤 책에서 '난쏘공'의 저자인 조세희 선생께서 시인에게 소설을 써보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의아해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 대가의 눈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과연 글을 어떻게 대하였고, 그동안 내가 쓴 글들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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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도서관 2010-07-27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동대문도서관 입니다^^
『근대의 책 읽기』 저자 천정환 교수님의 강좌 <독자, 그들의 대한민국 - 근현대 문학과 독자의 문화사>가 9월 7일부터 매주 화요일 7시에 동대문도서관에서 열립니다.
4주차 강의에서 김선우 작가의 <캔들 플라워>에 대해 다룹니다.

강의에 관한 더욱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http://blog.daum.net/ddmlib/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