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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66계명 - 용인보감
김영수 엮음 / 창해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처럼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고 앞이 보이지 않을 시기, 리더란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함으로 인해 많은 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분명 대통령도 사람이고, 지시를 받아 일을 하는 이들도 사람이다. 얼마나 이상했기에 정권이 바뀌며 안 맞던 것들이 맞아 들어가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지 알고 싶었다.
나도 여러 일을 겪으며 어떤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함께 가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는 시기. 김영수 저자의 신간 『용인 66계명』을 접하게 됐다. 저자의 『한비자』와 『삼심 육계』를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있어 '용인 66계'라는 제목에 기대감을 갖고 책장을 펼친다.
책은 처음부터 ‘사람이 알파이자 오메가’라는 말로 마음을 끌었다. 리더십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 어쩌면 너무 당연하지만 실전에서는 자주 놓치는 그 진리를 다시 상기시켜줬다. 이 책은 사마천과 『사기』를 연구한 저자의 내공이 묻어나는 글로, 유방, 항우, 측천무후, 조조 같은 인물들의 인재 활용법을 66가지 계명으로 정리해낸다. 단순히 고사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조직과 리더십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함께 제시해 주니 현실감도 있다.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아본 일이 몇 번 있고, 예측했던 대로 결과를 보인 이들도 봐 왔기에 사람의 중요함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기에 더 집중하게 된다. 앞으로 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하더라도 결국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하니... 분명 각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 것임도 알고 있다. 다만, 적절한 규제를 두지 않을 경우의 폐해를 최근 경험해 봤기에 더 주의하게 된다.
인상 깊었던 건 제4계명 ‘눈앞의 이익과 한순간의 감정에 사로잡힌 결과는?’이었다. 가도벌괵이라는 고사에서 유래된 이 계명은, 리더가 감정에 휘둘릴 경우 조직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최근 내 선택이 감정적이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때론 침착하게 판단을 내리기보다 눈앞의 기분에 따라 행동해 손해를 본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더 마음에 와닿았다.
제13계명 ‘묵은 감정을 풀면 힘이 합쳐진다’도 지금 내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구성원 간 감정이 얽힌 채 일하면 힘이 분산되고 협업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내가 좀 더 먼저 다가가거나 분위기를 푸는 데 힘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계명은 단순한 화해를 넘어서, 진정한 협업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쉽게 나아지기 어려운 이들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부분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다가가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제20계명 ‘사람의 힘이 하늘도 이긴다’는 계명에서는 조직이 위기에 빠졌을 때 진짜 중요한 건 전략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점을 다시금 느꼈다. 특히 지금처럼 외부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선, 함께 버텨줄 사람,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체감하고 있다. 내게 힘이 되는 이들이 아니었다면 이미 내 일상은 무너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악의가 없는 듯 악의를 담은 말들이 안정적인 시기보다 더 날카로운 비수로 날아오니...
책 전반에 흐르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인재는 하늘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리더의 눈과 태도가 만들어내는 것임을... 사람을 보는 눈, 기다리는 인내, 관계를 존중하는 철학이 결국 리더십의 본질이다.
책은 각 계명을 한두 장 분량으로 정리해놔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매일 한두 계명씩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좋았고, 무엇보다 실전과 연결된 사례들이 많아 머리에 오래 남는다. 특히 각 계명 끝에는 '용인보감'이 현대 경영 현장과 접목된 설명과 정리가 잘 되어 있는 덕분에 단순한 고사 모음이 아니라, 실질적인 자기 계발서라는 인상을 받았다.
조직을 이끄는 입장이 아니더라도,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은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고전을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더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사람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깊이 있는 성찰을 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