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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로에서(2021 시의 날 엔솔로지 시집 서울詩 투고작)


아련한 기억은 흔들리듯 서 있다

여름밤 옥상에 누워 바라보던 별빛이

도시에 내려앉는다.

어둠을 잊은 듯한 동네에

깜빡이는 가로등은 빛나고

흙 파고 뛰어놀던 공간은

신경 쓰지 못하는 시간만큼 줄어들고 있었다.

온몸을 붉히며 자리하던 우체통도

이젠 찾아보기 어려운 날

무심히 지나치던 꽃들에 관심을 보이는

마흔이 넘은 아이

오래된 길을 걸으며

추억을 톺아본다.

버찌도 스며든 그 길을

빠르게 지나치는 이들과 다른

옛 기억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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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770606 2021-11-2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네요

라파엘坤 2021-11-29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출근길(2018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시민공모작)


쉽게 다가설 수 없던

당신과 나 사이

서로의 말을 듣기보다

귀를 닫기 바빴습니다

함께 하길 원하면서도

잠시의 기다림도 참지 못해

조심성 없게 내딛던 발걸음

잠시 떨어져 서로의 다름을 생각하다

부족한 부분 채울 수 있다며

오늘도 이렇게 시작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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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시 삼백수 : 5언절구 편 우리 한시 삼백수
정민 엮음 / 김영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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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시를 읽는 것도 전 같지 않다. 그러기에 한시는 더더욱 읽을 기회가 없었다. 지난 번 정민 교수의 『우리 한시 삼백수-7언절구 편』(김영사) 이후 종종 읽는 인문학 서적들에 인용되는 한시 외에는 딱히 한시만을 찾아보며 읽는 일은 없었다. 서평을 쓰고 있는 『우리 한시 삼백수-5언절구 편』은 그런 한시 기근에 집중호우처럼 한시를 읽을 수 있게 했다.

  과거 한시란 시험을 위해 외우거나 공부하는 멀리하고 싶은 장르였다. 그러나 그때에 비해 나이 또한 들어가니 한시의 여백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시간의 흐름이 삶의 여백은 물론, 한시의 여백 또한 공백으로 놔두지 않기 때문이리라.

  평역자인 정민 교수 또한 평설이 대체로 더 길어진 것에 대해 감상자가 채워야 할 여백이 더 넓어졌기에 그렇다고 전한다. 작품은 작자를 떠나 독자에게로 가면 그 때 부터는 독자가 읽기 나름이라 생각한다. 오독 또한 작품을 대하는 방법이 아닐까?

  대체적으로 평설을 참고하며 한시의 여백을 즐길 수 있는 좋은 5언절구의 한시들이 많아 좋다. 읽으려면 한 번에 다 읽을 수 있으나 그렇다면 그 여백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는 일이 되는 것 같아 마음에 드는 구절들은 담아놔야겠다. 가장 처음 나오는 을지문덕의 시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그 연원을 아는 것 또한 좋은 시간이었다.

  주로 익숙한 인물들의 한시를 읽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은 다산 정약용의 한시 <냇물-물속의 바위를 읊다詠水石)이었기에 그 전문을 여기에 옮긴다.

 

냇물 마음 언제나 밖에 있는데

돌 이빨은 괴로이 앞을 막는다.

천 겹의 험난함을 헤쳐야지만

평탄하게 골짜기를 벗어난다네.


泉心常在外 石齒苦遮前

  천심상재외  석치고차전

掉脫千重險 夷然出洞天

   도탈천중험  이연출동천  

​  깊어가는 겨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생각나는 여백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한시와 함께 할 수 있는 올 겨울이 되길 바라며 여유롭길 바랄 때마다 이 책을 꺼내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 한시 삼백수-5언절구 편』의 짧은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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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PD의 여행수다 - 세계로 가는 여행 뒷담화
탁재형 외 지음 / 김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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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팟캐스트 방송을 자주 들었다. 요즘에는 그리 많이 듣진 않지만 한때는 그랬다. 그 팟캐스트 방송 중 '나는 딴따라다'를 통해 이름을 알고 있는 탁재형PD의 여행 관련 책 『탁PD의 여행 수다』(김영사). 두꺼운 두께도 두께였지만 무엇보다 방송을 바탕으로 책을 만든 것이라 대화식의 구성은 역시 읽는데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또 책에 집중이 되면 마치 그 방송을 듣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 아닐까?

  브라질을 시작으로 뉴질랜드까지 총 10곳의 여행 수다를 글로 듣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반 여행 책에서는 알지 못했을 것들을 '수다'를 통해 각 수다의 초대 손님들의 경험담을 통해 해당 장소에 대한 에피소드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좋았고, 간혹 말풍선 스타일로 껴드는 대화의 순간들 또한 이 책 편집의 별미가 아닌가 싶다.  

  책을 읽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가지는 분들에게 오히려 이들의 대화는 그런 부담감을 없애줄지 모르겠다. 현지를 직접 경험한 이들의 에피소드는 해당 나라나 지역에 대한 정보들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기에 괜찮은 책이라 생각한다.

  팟캐스트처럼 재미있게 편집이 되어 있는 『탁PD의 여행 수다』. 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수다를 통해 편하게 다가가는 책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책 속에 소개된 곳들 중 가보지 못한 곳들에 대한 궁금함을 끌어올려주는 재미있는 여행도서 『탁PD의 여행 수다』(김영사).

  부담없이 대화를 통해 다른이들의 여행을 듣는 즐거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나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팟캐스트 방송을 듣지 않았다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수다를 통해 편하게 그 나라, 그 지역에 대한 것들을 재미있게 접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여행을 즐기고 세계의 여러 나라를 여행한 지인의 흥미를 끈 책 전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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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우리는 안타까운 사고를 겪었습니다. 그 사고를 통해 정말 아무것도 할수 없던 제게는 기도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종교계에서도 세월호 사고를 애도하며 함께 기도를 했습니다. 이번 서평도서를 읽는 시기가 참 안타까우면서 종교를 이성적이면서도 다시금 신앙적으로 접근을 하는 때였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외가의 영향으로 교회를 다니며 기독교(개신교)를 접했고, 부모님을 따라 1년에 한 번 절에 다니며 불교를 접했고, 책을 통해 도교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군대에서 세례성사를 통해 기독교(천주교) 신자로 살아가고 있기에 나름 다양한 종교를 접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의 제목 『세계는 종교로 움직인다』라는 말 또한 공감하였기에 과연 어떠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서평도서를 택하여 이렇게 책리뷰를 적게 되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게이오 대학 마루노우치 시티 캠퍼스에서 실시되었던 <종교로 이해하는 세계>라는 제목의 강의를 토대로 하고 있다고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의 구성 또한 총 6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1 유럽 문명과 기독교, 2 종교개혁과 미국의 행동원리, 3 이슬람 문명의 세계, 4 힌두교와 인도 문명, 5 중국 문명과 유교, 불교 6 일본인과 종교).

  각 장에서는 각각의 해당 종교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해당 종교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그러한 종교들의 기본 사상들은 무엇인지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는 것들이 그 본질은 아님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21세기 종교가 얼마나 영향을 주겠느냐 생각을 하겠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신앙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에 분명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앙이 개인에게 영향을 주는 것 뿐 아니라 신앙을 바탕으로 생성된 국가의 제도나 공동체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에 이 시대에 세상의 종교를 공부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하시즈메 다이사부로 저, 『세계는 종교로 움직인다』는 우리가 그동안 이름으로만 접하고 부분적인 조각들로만 들어 알고 판단했던 다양한 종교들을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 볼 수 있으며 그 종교가 어떻게 생성되고 발전되어 왔음을 공부할 수 있는 유익한 책이라 생각하며 책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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