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공황 - 80년 전에도 이렇게 시작됐다
진 스마일리 지음, 유왕진 옮김 / 지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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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공황 (진 스마일리, 유왕진 옮김)

원제 : Rethinking the Great Depression




고등학교 경제 수업시간에 처음으로 대공황이란 말을 들었다. 그때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도 이해하지 못했다. 단순히 인플레이션은 통화 팽창이고 디플레이션은 통화 수축이라고 암기하였다. 그런 시절에 대공황이란 그저 미국내 경기가 급속히 하강하여 먹고살기 힘들어진 장기간의 사건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고등학교 시절의 그런 우매함이 떠올랐다. 그렇다고 지금은 뭐 달라졌냐 하면 썩 그렇지도 않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대해서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이 달라진 정도이다. 그런 내 수준으로 이 책을 보는 중간중간 내용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대학시절에 보던 경제학 개론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끝까지 읽었다는 사실만으로 자부심이 느껴진다. ‘그런데 정말 이해를 하긴 한 걸까?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게 쓴 책이란 말에 낚인 것은 아닐까?’




현재 우리의 경제처지는 한마디로 장난이 아니다. 도대체 누구말을 들어야 할지 판단이 안서는 지경이 되었다. 유능한 펀드매니저의 말도 그대로 믿었다가는 총을 맞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싶고 이런저런 책을 읽어도 예전처럼 용기가 마구마구 생겨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 같다. 그만큼 다양한 변수가 많아졌다. 이제는 우리나라 내부의 어떤 변화로 경기가 어려워지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미국의 감기에 우리가 독감이 걸리는 상황이다. 미국이 간질병에 걸리면 우린 도대체 어떤 병에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미국에서 넘어온 병이라고 미국 탓을 할 수도 없다.




약 10년 전에 우리는 IMF를 겪었다. 그 사건의 근원은 국가의 잘못된 환율관리이었다. 외환보유고에 대한 신경을 놓아버리고 달러보유고가 정상이하로 낮아진 것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변동환율제를 도입하고 있다. 중국 등의 개발도상국들은 대체로 고정환율제를 운영한다. 1980년 중반까지 우리나라도 고정환율제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고정환율제는 한마디로 수출입의 변화나 타국의 경기변화에 상관없이 자국의 돈 가치가 일정한 것을 의미한다. 그에 반해 자국의 수출입 변화와 세계경기의 변화 등에 따라 돈 가치가 변화하는 것을 변동환율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부분의 은행에는 환율을 고시한다. 현재 1달러는 1400원의 가치를 갖는다.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1달러를 사기 위해 치루는 원화의 양은 많아지게 된다. 환율이 올랐다고 하면 이런 상황을 말한다. 현재 미국의 부실 모기지론 사태가 세계의 경기를 어둡게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IMF이후 10년만에 또다시 어려운 시기를 겪게 되었다. 지금의 사태는 IMF 당시 환율문제와는 근본이 다르다.




그런데, 초 경제대국인 미국도 1920년대 말부터 10여년간 경제대공황이란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경제 성장이 그 기간동안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당시 미국의 경기를 어렵게 만든 근본 원인도 환율에 바탕을 둔다. 현재 세계 환율의 기준은 달러이다. 그런 미국이 1920년대에 환율 관리를 못했다니 조금 이상할 것이다. 당시 미국은 환율의 기준국가는 아니었다. 금본위제라는 것을 두어 어느 정도의 금을 보유하느냐에 따라서 자국의 돈가치를 결정하는 상황이었다. 즉, 금보유량이 적은데 유통되는 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 된다. 유럽의 나라들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금본위제를 채택했다. 당시의 미국은 이러한 금의 보유량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였다. 한국이 달러 보유고를 정상화시키지 못해 IMF 지원을 받은 것과 유사하다. 당시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였고 미국도 산업의 중심이 농업인 상황이었다. 남아도는 밀을 제대로 수출하지 못하였고 패전국들로부터 전쟁 배상금도 받을 수 없던 상황이었다. 오히려 패전국의 재건 비용을 지원하던 시기여서 금보유량이 차츰 줄어 들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미국은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 보다 단기적인 정책(보호무역 등)으로 금의 유출량을 제한하려고만 하였다. 이로 인해 세계시장의 가격조절 기능은 더욱 미국을 불리하게 만들었고 미국은 경제 대공황이란 시기를 맞게 되었다. 돈가치는 떨어지고, 물가는 올랐으며 생필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일자리 또한 줄었으며 빈부의 격차도 심해졌다. 시민과 농민, 노동자들의 집회는 연일 계속되었고 공권력의 투입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왜 지금와서 그런 어려운 시절을 다시금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이전보다 훨씬더 체계적이고 자동화(컴퓨터의 계산력으로 미래에 대한 추정도 일부 가능)된 금융 상황에서 오래 전 사건을 다시금 돌아볼 필요가 있을까?




칼 마르크스가 유물론을 통해 자본주의의 몰락을 주장했고 이후로 현재까지 완전 자본주의가 아닌 수정자본주의를 세계 시장에 적용하고 있다. 시스템이 잘되어 있는 현재의 자본주의가 어떤 문제가 있길래 과거 열악했던 시절을 거울로 삼자는 말인가? 현재의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경제 불황과 10년전 한국의 IMF 금융위기, 미국의 경제 대공황이 모두 행정당국의 정책실패로 심각해진 사건들이었다. 바로 자본주의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했던 수정자본주의가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인 시장의 자율에 정책이란 제동을 걸어 생긴 문제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책은 그에 대한 해답을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경제 대공황에 대처한 미국내 일련의 정책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현재 미국의 경제 정책과도 일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경제의 변화가 세계 정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란 말이 있다. 경제 또한 과거의 사건을 미래 위기의 타산지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족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시로 내용을 수정할 계획입니다. 너무 부족해서 마치 경제학 개론 시험의 답안지 같은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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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 - 과학과 종교를 유혹한 심신 의학의 문화사
앤 해링턴 지음, 조윤경 옮김 / 살림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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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 (앤 해링턴, 조윤경 옮김)

원제 : A History of Mind-Body Medicine (심신 의학의 문화사)




친구가 이혼을 했다. 같이 작은 회사를 차려 일하는 나로서는 좀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늘 점심은 간단히 패스트푸드를 먹던 내가 오후에 소주를 마시게 되었다. 밥이라기 보다는 안주를 곁들여서. 거의 보름동안 이러고 있다. 도대체 일은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겨우 밤에 잠을 줄여서 해 내는 수 밖에 없다. 친구가 맡은 부분은 다른 친구에게 부탁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나와 친구는 각자의 길을 같다. 겨우 얼마전에 친구를 만났다. 이제는 좀 밝아진 것 같고 의욕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그 사이 살이 엄청나게 많이 빠진 것 같았다. 나이도 많이 들어보이고.




이 책속에서 스트레스를 수치로 표현한 부분이 나온다. 여러 스트레스 요인 중 1위가 ‘배우자의 죽음’이고 2위가 ‘이혼’이다. 내 친구는 즉 엄청난 스트레스를 술과 잠으로 버텼다. 이후에 모든 미련을 버리고 일에 매진하여 현재의 날씬(?)한 모습을 갖게 되었다. 그에 비해 친구의 아내는 현재 재혼하여 아주 잘(들은 이야기다. 확인할 방법은 없다.) 살고 있다.




왜 동일 사건에 처한 2명의 상황은 이렇게 다른 것일까? 이 책 속에 그런 것들에 대한 과학적이고 역사적인 이야기들이 상세히 설명된다. 국내 번역 출간된 『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는 일종의 건강서적이나 자기계발서 같은 냄새를 풍긴다. 하지만 원작은 엄연히 역사란 뜻의 History 로 표현되어 사회학 서적의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다.




책을 들어보면 무겁다. 책 값만큼이나 책장수도 만만치 않다. 430 페이지의 분량이다.(다행인 것은 참고문헌이 100페이지나 된다. 그냥 연구보고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무슨 동기나 목적이 있지 않고서야 이 두꺼운 책을 쭈욱 읽어버리기에는 여유가 없다. ^^; 그래도 내 경우에는 동기가 있어 참 열심히 읽게 되었다. 내 주위에 병든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내 처지 때문인지 이 책 제목에 아픈 사람들을 위한 대안책이 있을 것 같았다. 회복이 쉽지 않은 환자들에게 뭔가 도움을 줄 것 같았다. 『마음의 병이 몸의 병을 만든다』 로 제목이 달리 보인 것이다.




책 속에는 퇴마의식에서부터 플라시보 효과까지 다양한 과학적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모두 마음과 관련된 것이다. 의식과 정신이라고 이해해도 되겠다. 과거 과학을 선도한 미국은 사람의 육체와 영혼을 구분하여 영혼의 무게를 재는 경우도 있었다. 7그램이니 21그램이니 죽기 직전의 사람 무게와 죽은 후의 무게를 비교하는 식의 결과이다. 돌아가신 분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이런 과학 행위로 유가족에게는 몇 푼의 돈이 돌아갔을 것이다. --;




책의 요지는 그런 일련의 마음과 관련한 과학과 종교적인 사건들을 나열하고 설명하면서 결과인 『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는 것을 밝힌다. 이 책은 과학사 교수가 집필했기에 자기계발서의 결론처럼 “정신력”등을 논하지는 않는다. 마음과 관련한 과거의 역사를 통해서 독자 각자가 나름대로 깨닫기를 원한다.




사람들은 각자의 가치 기준과 사고방식이 있다. 언제부터 결정된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그런 것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고 있다. 조금 비약한다면 병든 몸도 내 마음이 만든 결과이다. 그 동안 힘들게 열심히 살아서 잠시 쉬기 위해 감기가 걸렸을 수 있다. 감기가 걸려도 그냥 일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독감이 걸릴 수도 있다. 주변 사람을 생각해서라도 충분히 쉬어주어야 한다. 우리안에 양심만이 정확히 내 몸에 일어나는 변화들의 원인을 알지 모른다. 그만큼 우리 자신 또한 우리 마음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이 “왜 내가 좋아?”라고 물으면 모범 답은 “그냥”이다. 그 또한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구질구질하게 설명하다가는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어 넌 우리 엄마를 닮았어. 난 그래서 좋아”라고 대답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책 속에는 A 유형의 사람이 소개된다. 성격이 급하고 매사 완벽하길 원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가장 성공할 확률이 높지만 병이 들기도 좋은 특징을 갖는다. 현대인들은 대체로 이런 유형이 많다. 내 주변의 사람들도 이런 유형이 많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부터 내 마음의 거울을 좀더 자주 열심히 들여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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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카민스키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13
다니엘 켈만 지음, 안성찬 옮김 / 들녘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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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와 카민스키(다니엘 켈만 지음)

부제 : 명성을 얻고 싶은 젊은 예술사가 vs 과거를 되찾고 싶은 노화가

       통렬한 풍자로 예술계의 위선을 도려내다




30대 중반의 유명 독일인 작가의 글은 어떨까? 영어권 작가들과는 어떤 다른 면이 있을까? 헐리우드 영화와 독립 영화를 비교하듯이 영어권 작가들의 작품과 유럽의 타 언어권 작가들의 작품 차이에도 이런 유사성이 있을까?




이런 궁금증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에 등장하는 ‘카민스키는 누구일까?’ 하는 의문도 함께 말이다.




소설은 12개의 장이 있다. 연극처럼 막과 장이라고 표현한다면 12막이 맞겠다. 각 막은 약 20 페이지 정도가 할당되어 전체 240 페이지 분량으로 되어 있다.




책의 서두에 주인공이자 화자인 “쵤너”가 등장한다. “쵤너”란 이름은 독일어로 「세금을 징수하는 사람, 죄인」이란 뜻이 있다고 한다. 쵤너는 괴팍하고 이기적이며 뻔뻔한 인물이다. 가진 것이 하나도 없으면서도 자부심만은 대단하다. 애인의 집에 얹혀살고 전기 작가로 남의 인생을 이용해 한몫 챙기려 드는 악당 글쟁이다. 미술학을 전공하고 졸업후에 몇몇 화가들의 작품을 비평하면서 글로 돈을 버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대화가 『카민스키』를 이용해 먹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마티스의 제자이고 피카소와 동시대에 등단하여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은 천재작가 『카민스키』. 중년이후 차츰 시력을 잃어 10년 쯤 전부터 홀연히 세상에서 이탈해 버린 노화가를 쵤너는 지금 만나러 가고 있다. 이미 그전에 노화가의 배경을 뒷조사하여 몇가지 글의 소재를 챙겨두었다. 실제 당사자를 대면하여 그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고 싶은게 쵤너의 목적이다. 하지만 카민스키의 건강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고 그의 딸 미리암 또한 쵤너를 반기지 않는다. 이때부터 쵤너는 이기심과 탐욕심을 한껏 드러낸다. 하인을 매수하여 집으로 잠입하고 개인 아뜰리에의 미공개 작품들을 뒤져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리고 개인 편지나 노트 등을 뒤지고 옮겨 적기도 한다.




이러한 쵤너의 노력으로 카민스키의 첫사랑 ‘테레제’의 존재를 알게 되고 현재 그녀가 어느 곳에 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쵤너의 여러 질문에도 변변한 답이 없던 카민스키. 테레제의 존재는 그런 그를 쵤너와 함께 그녀를 찾아가는 사건으로 발전하게 만든다. 이제 쵤너는 카민스키에게 묻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물을 수 있다. 앞이 안보이는 노화가를 데려가 줄 사람은 쵤너뿐이기 때문이다. 노화가는 어쩔 수 없이 조금씩 그의 옛 일들을 이야기하게 된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쵤너의 삭수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의 말투며 행동이 왠지 작가(다니엘 켈만)의 것이 아닌지 혼동이 될 정도였다. 우리가 흔히 말하듯 재수없고 밥맛인 인물이 주인공이다. 그래서 왠지 책 읽기가 거북해 졌다. 서두에는 그런 쵤너의 성격적인 묘사와 상황 묘사가 매우 지루하여 더욱 거부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쵤너가 카민스키와 만나면서 그들의 대화는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 냈다. 그때부터 소설은 재미가 있었다. 카민스키가 쵤너의 인도로 테레제를 만났을 때. 그 순간의 묘한 감정 표현은 생동감이 넘친다. 이후 쵤너는 다른 사람이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 부분은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이 책을 보는 동안, 보고 난후 내게 이런 질문이 생겼다.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 죽기 전에 무엇을 원할까? 자신의 목적과 가치기준은 언제나 옳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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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발칙한 지식인을 만나다 - 왕을 꾸짖은 반골 선비들
정구선 지음 / 애플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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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선의 발칙한 지식인을 만나다 (정구선 지음)

부제 : 왕을 꾸짖은 반골선비들

       전하, 도대체 지금껏 무엇을 하셨나이까?




처사, 은일. 이런 말들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초야에 묻혀 벼슬길에 오르지 않고 스스로 학문과 기량을 닦는 일에 정진하는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밝힌 처사들은 관직에 욕심이 없다. 관직에 몸담아 제대로 뜻도 펴지 못하고 파벌 싸움으로 허송세월하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목숨을 걸고 왕께 직언한다. 상소를 올린다. 바로 그런 사람들이 처사이다.




조선시대에 왕들은 이런 처사들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이 책속의 왕들은 절대군주의 모습보다는 신하들의 눈치를 보는 졸장부의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대장부의 면모를 갖은 왕은 어땠을까? 세종이나 정조 임금을 보면 인재기용을 잘 했던 것 같다. 즉 처사들이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도록 했으며 그런 잔소리를 몸에 좋은 약처럼 받아 들였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책속에는 16명의 처사들이 소개된다. 이 중 몇몇은 형제이거나 친척 또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인 사람들도 있다. 콩심은 데 콩나고 팥심은 데 팥난다고 처사 곁에 처사있고 처사 밑에 처사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책속에 거명된 사람들을 헤아린다면 16명의 몇 배는 될 것 같다. 이들의 제자와 이들의 동문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직을 제수하지 않은 순수한 처사는 이들이 대표적이라고 할만하다.




이 책의 저자는 대체로 처사들을 평하거나 처사들의 면모를 통해 현 세태를 평하지 않는다. 그저 처사들을 소개하고 처사들이 남긴 직언들을 이야기 한다. 독자들이 알아서 느끼고 배우기를 바라는 것 같다.




잠시 16분의 이름을 밝혀 보려한다. 성수침, 조식, 서경덕, 성운, 육조구비인, 이지함, 성혼, 민순, 최영경, 장현광, 윤선거, 권시, 김창흡, 민우수, 김원행, 송명흠.




이중 들어본 이름이 얼마나 되는가? 나는 딱 3분의 이름을 들어보았다. 조식, 서경덕, 이지함 이렇게 말이다. 조선시대 선비의 첫째이자 마지막 덕목은 입신양명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 또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가치기준이 많이 실용에 중점을 둔다. 16분의 처사들은 입신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양명이란 면에서는 많이 부족하다. 그들은 양명을 포기한 것 같다. 그 대신 제자들을 키우면서 양명을 대신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그들은 진정한 스승의 모습을 보인다. 훈장이 아닌 가치판단의 기준을 세워준 진정한 선생님으로 역할을 준행한다. 처사들은 암기식 학습인 과거시험 공부를 거부했다. 실제 합격한 분들도 많지만 소과시험 정도에서 그만둔 분들도 많다. 내 판단에는 단순 암기로 지식의 양만 자랑하고 자신의 생각이 여물지 못하는 것에 제동을 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책만 정신없이 읽어서 머리에 기억에 둔다면 과연 그것이 자기의 생각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사들은 정통학파의 어디에도 속하지를 못한다. 그러니 학파니 파벌이니 하는데서도 당연히 멀어지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크게 배운 것은 옳다고 믿는 일에 의지를 굽히지 않는 처사들의 결연한 태도이다. 그러한 태도가 세상의 시스템을 변화⋅발전시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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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미스트의 긍정코드 100 - 긍정적인 삶으로 이끌어주는 미셀러니
닉 인먼 지음, 문세원 옮김 / 베이직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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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미스트의 긍정코드 100 (닉 인먼 지음, 문세원 옮김)

원제 : Positive Code for Optimist




누군가 영어 사전을 펼쳐 100개의 단어를 선택했다. 아마도 가장 일반적인 단어이거나 관심이 가는 단어 들을 골랐을지 모른다. 그리고는 그 단어들에 연상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들은 하나의 구심점을 갖는다. 바로 긍정이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되어 있다. 프롤로그, 곧 바로 100개의 단어나 숙어들.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이야기. 좀 전에 이야기한 바로 그런 방식으로 말이다.




이 책은 참 독특하다. 목차가 없다. 100개의 단어중 어느 하나를 곧바로 찾을 방법이 없다. 그저 알파벳 순서로 나열되는 것이니 처음부터 신속하게 책장을 넘기면 된다. (이점이 이 책의 엄청난 단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역자가 편저자가 되지 못한 이유중 하나이다. 영어 원문을 떠나서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색인이 추가되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한다.

1.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필요가 있다.

2. 대중매체가 호도하는 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3. 결코 과한 것을 바라서는 안 된다.

4. 미래지향적 사고를 할 줄 알아야 한다.

5. 모든 것은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

6. 다양성은 바람직한 것을 의미한다.

7. 과학을 존중하되 모조건 숭배해서는 안 된다.




이 모든 주장은 하나로 귀결된다. 긍정. 결과에 대한 지협적인 판단을 거부한다. 냉소, 비판등이 창궐하는 현재의 모습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욕심을 버리라고 이야기한다. 좀더 시간을 갖고 느긋하기를 기원한다. 대증치료식의 원인을 무시한 처방을 금지한다. 합리성과 경험주의에 대해서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




책은 독특한 구성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그 출처가 어디인지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다. 좀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다면 100개의 단어에 대한 이야기의 끝부분을 확인해 보면 된다.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들도 새롭게 해석된 것들을 보게 되기도 한다. 또한 대충 알아서 그 내면의 몰랐던 이야기 들도 알게 된다. 모두 긍정적인 것들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주장처럼 무조건 긍정적인 것이 좋은가? 특이하게도 이 책은 비판과 부정이 수시로 등장한다. 냉소주의와 부정적인 사고, 대중매체 속에서 흘러넘치는 일반적인 불평⋅불만들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고 비판한다. 주장에 대한 방식만 놓고 본다면 아이러니하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화상을 입었을 때의 통증은 동상을 입었을 때의 통증과 유사하지 않은가?




내가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생각해 본 것은 이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기 보다 스스로 생각과 판단을 통해 숨겨진 실체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하자. 세상이 점점 삭막해지고 범죄는 끝이 없고, 환경은 점점 파괴되어 살곳이 없다는 일반적인 이야기들에 내 영혼도 함께 방치하지 말자. 그 속에서 긍정을 찾고 행복을 찾자. 좋은 것만 가득해서 좋은 것이 뭔지 모르기 보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함께 있어 그 가치가 더욱 빛이 나는 것이 당연하고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보자.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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