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카민스키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13
다니엘 켈만 지음, 안성찬 옮김 / 들녘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나와 카민스키(다니엘 켈만 지음)

부제 : 명성을 얻고 싶은 젊은 예술사가 vs 과거를 되찾고 싶은 노화가

       통렬한 풍자로 예술계의 위선을 도려내다




30대 중반의 유명 독일인 작가의 글은 어떨까? 영어권 작가들과는 어떤 다른 면이 있을까? 헐리우드 영화와 독립 영화를 비교하듯이 영어권 작가들의 작품과 유럽의 타 언어권 작가들의 작품 차이에도 이런 유사성이 있을까?




이런 궁금증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에 등장하는 ‘카민스키는 누구일까?’ 하는 의문도 함께 말이다.




소설은 12개의 장이 있다. 연극처럼 막과 장이라고 표현한다면 12막이 맞겠다. 각 막은 약 20 페이지 정도가 할당되어 전체 240 페이지 분량으로 되어 있다.




책의 서두에 주인공이자 화자인 “쵤너”가 등장한다. “쵤너”란 이름은 독일어로 「세금을 징수하는 사람, 죄인」이란 뜻이 있다고 한다. 쵤너는 괴팍하고 이기적이며 뻔뻔한 인물이다. 가진 것이 하나도 없으면서도 자부심만은 대단하다. 애인의 집에 얹혀살고 전기 작가로 남의 인생을 이용해 한몫 챙기려 드는 악당 글쟁이다. 미술학을 전공하고 졸업후에 몇몇 화가들의 작품을 비평하면서 글로 돈을 버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대화가 『카민스키』를 이용해 먹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마티스의 제자이고 피카소와 동시대에 등단하여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은 천재작가 『카민스키』. 중년이후 차츰 시력을 잃어 10년 쯤 전부터 홀연히 세상에서 이탈해 버린 노화가를 쵤너는 지금 만나러 가고 있다. 이미 그전에 노화가의 배경을 뒷조사하여 몇가지 글의 소재를 챙겨두었다. 실제 당사자를 대면하여 그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고 싶은게 쵤너의 목적이다. 하지만 카민스키의 건강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고 그의 딸 미리암 또한 쵤너를 반기지 않는다. 이때부터 쵤너는 이기심과 탐욕심을 한껏 드러낸다. 하인을 매수하여 집으로 잠입하고 개인 아뜰리에의 미공개 작품들을 뒤져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리고 개인 편지나 노트 등을 뒤지고 옮겨 적기도 한다.




이러한 쵤너의 노력으로 카민스키의 첫사랑 ‘테레제’의 존재를 알게 되고 현재 그녀가 어느 곳에 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쵤너의 여러 질문에도 변변한 답이 없던 카민스키. 테레제의 존재는 그런 그를 쵤너와 함께 그녀를 찾아가는 사건으로 발전하게 만든다. 이제 쵤너는 카민스키에게 묻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물을 수 있다. 앞이 안보이는 노화가를 데려가 줄 사람은 쵤너뿐이기 때문이다. 노화가는 어쩔 수 없이 조금씩 그의 옛 일들을 이야기하게 된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쵤너의 삭수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의 말투며 행동이 왠지 작가(다니엘 켈만)의 것이 아닌지 혼동이 될 정도였다. 우리가 흔히 말하듯 재수없고 밥맛인 인물이 주인공이다. 그래서 왠지 책 읽기가 거북해 졌다. 서두에는 그런 쵤너의 성격적인 묘사와 상황 묘사가 매우 지루하여 더욱 거부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쵤너가 카민스키와 만나면서 그들의 대화는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 냈다. 그때부터 소설은 재미가 있었다. 카민스키가 쵤너의 인도로 테레제를 만났을 때. 그 순간의 묘한 감정 표현은 생동감이 넘친다. 이후 쵤너는 다른 사람이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 부분은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이 책을 보는 동안, 보고 난후 내게 이런 질문이 생겼다.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 죽기 전에 무엇을 원할까? 자신의 목적과 가치기준은 언제나 옳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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