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이 러브 포토 스타일 - 소중한 일상을 즐기는 포토 레시피 73
MOSH Books 글.사진, 정유선 옮김 / 아이콘북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러브 포토 스타일 (일본 사진작가들 공저, 정유선 옮김)
부제 : 소중한 일상을 즐기는 포토 레시피73
아이가 어느덧 40개월을 넘어버렸다. 그 사이 어떻게 그만큼 자라버렸는지 모르겠다. 키는 1미터가 넘었다. 이제는 머리를 쓰다듬을 때 팔을 굽혀야 한다.(나랑 아이 모두 서있을 때 이야기다.)
그 사이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는 jpg 파일들로 넘쳐나고 있다. 사진 현상은 엄두도 못낸다. 그저 때때로 지나간 발자취를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만 하고 있다. 하지만 넘쳐나는 양 때문인지 사진을 찍었을 때의 기분이 느껴지질 않는다. 그에 비해 대학시절 수동카메라로 찍었던 몇 장의 사진들은 아직도 그날의 기분이 느껴진다. ‘플래쉬가 없어서 조리개를 최대로 열고 찍었었지 우와 이거 환상인데, 자판기에서 나오는 은은한 빛이 무슨 작품사진처럼 만들어 놓았어’ 이런 식으로 말이다.
어쨌든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아날로그 식의 수동카메라는 어디에 두었는지 조차 알 수가 없다. 대신 디지털카메라는 벌써 2개나 보유하고 있다. 사진 찍는 실력을 개발할 생각은 없고 그저 남들 좋다는 카메라로 게으름을 만회하려는 생각이다. ^^; 그런데 그것 조차 뭔가 아쉬움을 메워줄 수 없어서 이렇게 남들은 어떻게 사진을 찍나 궁금해서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이 책의 부제목처럼 73편의 사진 기법들이 소개된다. 사진 찍는 시간과 사진사의 의도 등등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실제 사진이 아닌 인쇄본이기에 선명하다거나 훌륭하다는 느낌은 없다. 하지만 사진사의 그날의 기분이 느껴진다. 그날의 날씨와 온기가 느껴진다. 산듯한 봄바람에 나부끼는 치마, 간식을 맛있게 먹는 아이의 행복함, 정성들여 만든 빵과 과자, 집안 곳곳에 있는 소품 들이 어제와는 다른 뭔가를 보여준다.
구도와 포인트를 생각하게 해준다. 카메라를 다루는 기술보다는 피사체(사진찍는 대상)에 대해서 고민하도록 도와준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나만이 볼 수 있는 여유와 사고를 도와준다. 실제로 여기에 나오는 작가들은 꼭 유명하지 만은 않다. 일반인의 사진들도 있다. 하지만 누구나 그들의 사진을 보면 의도와 느낌을 전달받게 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진 참 잘 찍었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
그 동안 사진은 역사의 기록이자 순간의 잔존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의미있는 나만의 느낌, 나만의 감동, 시간과 공간에서 공유하는 기억으로 좀더 영역을 넓힐 수 있겠다. 그런 것들이 독창성이 되고 더 오래 느낄 수 있는 감동이 되지 않을까 싶다.
처음 가본 곳이나 혼자서 여행하던 시기에 방문한 곳을 마음에 담고 사진에 담고 싶을 때 여유 없이 그냥 기록하듯 마구 찍어버렸을 때 뭔가 그곳에 두고 온 것 같았던 때가 많았다. 그런데 앞으로는 그렇게 두고 오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나만의 구도와 나만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아 올 수 있을 것 같다. 여유있게 다각도로 내가 보고 만진 것들을 그 순간의 느낌과 함께 담아 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이 내게 준 것은 여유와 남다름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