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지너 - 다음 세대를 지배하는 자
김영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이매지너, 김영세 지음




최근 국내의 소비재 상품들의 품질과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이 말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 과연 언제와 비교해서 그렇단 말인가? 아니면, 내가 느끼는 우리나라 공산품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언제나 수준이 높았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1980년대만 하더라도 많은 가정들이 한두개의 외국산 제품을 보유하였고 이러한 제품들을 외제라는 짧지만 자부심있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내가 처음 워크맨을 만났을 때 정말이지 당시 삼성이나 LG 전자의 제품은 그렇게 작고 멋진 디자인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들은 일본산 아이와, 파나소닉, 산요, 소니 제품을 선호하였고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면 부모님께 지금의 네비게이션 가격의 카세트 플레이어를 구매하였다. 물론 부모님은 성적이 좋았거나 생일선물이란 조건에서 사주셨다.




지금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몇 년전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장이었던 빌게이츠가 공식석상에서 우리나라의 MP3 플레이어를 보여주며 디자인에 대해 격찬한 적이 있다. 그 제품을 디자인한 장본인이 이 책의 저자 김영세 선생님이다. 당시 삼각 기둥모양의 MP3 플레이어는 단연 독보적인 디자인이었다. 이후 후속 모델로 등장한 항공모함 형태의 제품도 큰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어느새 제품의 기능은 기본이고 그 보다 디자인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 10년전에는 디자인을 선호했다가 제품의 품질이 떨어져 낭패를 본 구매자들도 꽤 많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제품들이 거의 없다. 인터넷이라는 공개 토론장으로 인해 그런 불량품들은 시장에서 더 이상 판매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소비자는 보다 지혜로워졌고 얼리어답터라는 새로운 집단은 다양한 신규 제품들에 대해서 냉철한 판단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니 품질이 문제가 되는 제품은 당연히 팔릴 수 없다. 품질은 기본이고 디자인을 통한 감성적인 측면의 부곽만이 경쟁구도에서 차별화된 성공의 열쇠가 되고 있다.




이 책 속에 소개되는 김영세 선생의 디자인 제품들은 많은 사람들이 접하거나 TV를 통해서 알고 있는 것들이다. 이렇게 다양하고 매력적인 제품들의 저자란 사실이 너무도 반갑고 놀랍다. 확실히 제품의 제조업체보다 훨씬 김영세 선생님의 이노 디자인이 부곽되는 것 같다. 청소기나 음식물 처리기 제조업체의 이름은 책 속에 등장하지만 기억되지 않는다. 다만 백화점의 한 켠에 진열되어 있는 독창적인 이노 디자인만이 눈에 들어올 것 같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에게 디자인이란 편리함을 위한 방법이었고 기능 개선을 위한 또 다른 해결책으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속의 많은 이매지닝으로 창조된 디자인은 그러한 성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갖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키고 차별화된 모습에서 보물찾기에 성공한 그런 기분을 준다.




나 또한 이매지닝을 하고 싶다는 충동이 이 책을 통해 생겨난다. 새롭고 창의적이고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과 유대감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 바로 디자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명품이 갖는 전형적인 패턴은 더 이상 디자인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그저 익숙한 것 밖에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이매지닝의 결과물은 감동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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