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역사의 길을 걷다 - 정태남의 유럽문화기행
정태남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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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역사의 길을 걷다, 글과 사진 정태남




나는 개인적으로 이탈리아를 좋아한다. 씨네마 천국의 본 무대이고, 이국적이면서도 어딘가 우리나라와 정서가 비슷한 느낌이 들어 좋다. 그리고 내 고향처럼 바닷가가 인접해 해산물이 풍부해서 좋다. 또한 패션사업의 장인들로 가득한 도시라서 더욱 매력적인 곳이다.




바로 이런 이탈리아가 로마역사의 본 무대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그 나라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게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스 신화를 읽었을 때 그 후속인 로마의 신화와 역사는 우리보다 훨씬 오래된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는 말처럼 신화이고 로마의 역사는 우리의 반만년 역사에 비해 훨씬 짧은 3000년 정도의 역사이다. 또한 역사시간에 들었던 늑대 젖을 먹고 자란 로물로스도 우리의 단군 할아버지에 비하면 병아리 수준이라고 할까? 그저 유럽 역사가 더 유구하다고만 알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로마는 단 한가지 다른 나라의 역사에 비해 앞서는 것이 있다. 아마도 그 차이가 남다른 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것은 바로 타산지석의 교훈을 잘 채득하여 매우 합리적으로 역사를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정치제도 면에서 특히나 짧은 기간에 앞선 성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왕정체제에서 공화정체제로의 변모도 기원전 몇 세기동안 바로 있었다. 또한 신분제가 일찍부터 무너졌고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신분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다. 전쟁을 통해서나 경제력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런 기회를 위해 이웃나라에서 이민해 온 사람들도 많았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근대사에서 등장하는 지중해 연안 지역들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 마피아의 근원인 시칠리 섬이나 나폴레옹의 고향인 코르시카 섬들이 이책속에 로마의 역사속에 등장한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유명한 장군들도 등장한다. 한니발 장군이 등장하는데 그가 카르타고 출신이란 것과 로마의 적이었다는 것 등이 이야기에 등장한다. 책을 읽으면 매우 재미난 역사책을 한 권 읽는 것 같다. 하지만 책은 이탈리아의 문화와 곳곳의 역사속 의미를 설명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단조로운 여행 가이드 책이었다면 이만큼 재미가 있을까 싶다.




가보지 않아도 가서 곳곳을 다니는 것 같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재미난 역사 이야기를 들려 주는 것 같다. 시간이 되어 이 책이 이야기하는 지중해 마을 들을 모두 들려 보고 싶다. 마치 꿈속에서 다녔을 것 같은 동화속 마을처럼 말이다. 그 마을의 다리며 그 마을의 오래된 유적과 낡은 집들, 언덕과 오래된 나무들을 만져보고 냄새 맡으며 거닐고 싶다. 그 속에서 사람들이 논쟁하고 싸우던 역사의 흔적들을 직접 느껴 보고 싶다.




그저 멋진 사진과 평온한 풍광만 소개된 책에 비해 이 책은 참 매력적인 책인 것 같다. 그저 역사책이라고 하기에는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니 관광 가이드 책 같기도 하고 단순히 그렇다고 하기에는 맛집 같은 여행객의 배를 채울 곳을 소개하는 것도 아니다. 차편이나 길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들고 여행을 떠난다면 기간을 정하지 않고 떠나야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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