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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하다 -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8월
평점 :
시크:하다
이 책은 프랑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조승연씨다. 나는 저자에 대해서 잘 몰랐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였다고 말한다.
잠시 국내에서 군 생활을 마치고 돌아간 프랑스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것이 미국, 영국, 한국과는 다른 프랑스란 곳이다.
몇년이 지나서 만난 친구에게도 "오랜만이네"란 말을 하지 않는다.
마치 어제 보고 오늘 보듯 감정의 변화 없이 "늘 앉던 곳에 앉을 거야"라고 묻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에 상관없이 여전히 기억해 주고 그때와 같이 맞아준다.
나는 프랑스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런데, '여자의 일생'이란 책의 작가인 모파상, 피카소, 프랑스 자동차(르노, 시트로엥, 푸조)를 알고 있다.
유명 브랜드인 샤넬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은 알고 있다. 몇 편의 프랑스 영화(제5원소, 레드, 블루, 화이트, 그랑블루, 레옹)도 안다.
하지만, 역시나 프랑스 사람과 그들의 문화, 사고방식은 알지 못한다.
다만, 간접적으로 사랑을 좋아하고, 돈을 좋아한다고 알고 있다.
이 책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맞다고 느껴진 것도 있지만, 틀렸다는 것도 느꼈다.
그들이 돈을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돈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얻게되는 여유와 휴식 등을 좋아함을 알게 되었다.
올랑드 대통령이 동거녀를 두고 젊은 모델과 연애하는 기사를 보았을 때,
내가 느낀 생각과 프랑스인들이 느낀 생각이 완전히 다르단 사실도 매우 놀라웠다.
나는 '일국의 대통령이 저렇게 가벼운 연애짓을 할까?'라면 프랑스인들은
'어떻게 저런 공장용 싸구려 와인을 들고, 오랫동안 사귄 원숙한 애인을 저버리고 어린 여자를 사귀는 것일까?란
생각의 차이에 매우 놀라게 되었다. 그들에게 아름다움은 절대적이면서 그 기준 또한 매우 심오했다.
우리는 결혼관과 연애관, 교육관 등 모든 것이 다르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프랑스인들은 '이기적'이다.
하지만, 저자는 프랑스인들의 이기심은 자신의 유익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기애를 실천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우리는 돈이 없어 연애를 못하거나 결혼을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프랑스인은 돈어 없어 연애를 못하는 일은 없다.
그들은 어느 때고 어떤 상황에서고 연애를 한다.
결혼은 아이가 생겨서 하지는 않는다.
아이를 키우고, 그 아이들이 십대가 되어 그 즈음 결혼으로 사랑을 완성하고 싶다면 그때야 한다.
결혼을 할 때 우리는 상대의 가족을 신경 쓴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명절에도 각자 자기의 고향에 가기도 한다.
책의 제목이 <시크하다>인데, 어쩌면 '당신에게 시크하다란 무엇인가?'라며 반문하는 느낌도 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고민하며 산다. 프랑스 사람들보다 첨단의 환경 속에 살고,
그들보다 목표에 대한 노력도 상당하다. 하지만,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행복이 생활 속에 있지 않다.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은 것에 대한 끊임없는 갈구로 보여진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언제나 나름의 "소확행"을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다.
이 책을 참 천천히 느긎이 깊게 음미하면서 읽었다. 최근에 읽었던 어떤 책보다 깊이 생각하며 보았다.
나 또한 저자처럼 프랑스에서 살아보고 싶다. 좋은지 아닌지, 같은지 다른지 등등을 경험하고 싶다.
어느새 내가 완전한 한국인이 되었는지 아닌지 확인해 보고 싶다. 나에게 시크함은 더 이상 없는 요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