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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잘하는 법 - 어린이를 위한 축구 기술 입문
호사카 노부유키 지음, 김연한 옮김 / 그리조아(GRIJOA) FC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축구 잘하는 법
소제목 : 어린이를 위한 축구 기술 입문
이런 책 오랜만이다. 내가 십대일 때 가끔씩 보던 무술교본 같은 느낌을 준다.
모든 페이지마다 실전 사진이 채워져 있다.
(어린이 모델들이 각자의 발재간을 스틸컷으로 사진에 등장한다. 저자의 애제자들로 보인다.)
나는 일본에서 출간된 소위 방법과 기술을 논하는 책들을 일단 좋아한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바로 써먹을 수 있어서다.
이 책을 보면서 바로바로 내 아이들에게 축구 기술을 설명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만만한 내용은 아니다. 내가 하나하나 연습해서 납득이 되지 않으면 설명하기 어렵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개인기를 습득하려면 나름의 시간이 걸린다.
이 책의 저자는 축구를 잘하는 방법을 간단히 정의한다.
축구가 팀워크를 중시하는 운동이지만, 일찍부터 개성과 창의력을 배제하듯 팀워크만 강조해서 안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내가 축구를 학창시절에 배울 때는 패스가 기본이라고 배웠다.
패스를 잘해야 게임의 결과가 좋고, 적어도 우승을 위한 헌신이 가능하다는 논조였다.
그래서, 오랫동안 패스만 연습했다. 다행히 동네 축구든, 어느 축구 모임에서든 항상 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물론 내가 슛을 할 기회가 많거나 득점왕이 되어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조력자로서 한자리가 주어졌다.
그렇게 좋은 결과에 도움이 된 것에 만족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미래의 호날두와 메시들에게 그런 답답한 주문을 하지 않는다.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펼쳐라고 말한다.
그런 장래의 목표를 위해서 자신의 개인기를 철저히 훈련하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상대를 재치는 수십가지의 발기술과 연습방법을 설명한다.
슛할 것 같이 자세를 잡아 상대를 속이고 다른 곳으로 전진하는 기술부터
급격히 방향을 바꾸는 방법, 몸에서 공을 놓치지 않는 방법 등
유명한 고수들의 이름이 붙은 기술들을 설명한다. '크루이프 턴'이 바로 그런 예이다.
공을 자신의 몸처럼 다루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동안 연습이 필요하다.
물론 타고난 감각으로 남들보다 빠르게 습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긴 시합시간 동안 매순간 연습하였던 자연스러운 동작은 머리가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피곤하고 지칠수록 연습의 진가가 발휘되는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코치의 자세로 가르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그냥 자신의 아이들에게 던져주고 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책이다.
그만큼 아버지라면 미리 연습을 해서 감동적인 시연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아내들은 티비나 보면서 뒹굴거리거나 낮잠 대신에 아이들이랑 공이라도 차라고 말한다.
하지만, 제대로 하려면 쉽지 않다. 이런 소리를 하면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겠지만, 남자는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 차라리 뒹굴거리며 낮잠 자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존재들이다. 자자 틈틈히 쉐도우 볼 필링이라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