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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 ㅣ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임희선 옮김 / 지식여행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
오늘 이 책을 읽게 되어 지금까지 10여권의 일본 작가의 책을 보게 되었다. 내가 선입견이 다소 강한 편이라서 코믹 서스펜서 소설이라는 말에 흥미도 갖지만 과연 재미가 있을까 의심이 갔다.
결론적으로 완전 마음에 든다. 정말 한 20년만에 읽는 추리소설이다. 형식도 매우 다르다. 명탐정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우수한 경찰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이야기의 배경인 도시 또한 진자 있기나 한가 궁금해지는 바닷가 소도시이다.
서평을 쓰면서 그동안 독후감을 쓴 경향이 있어, 이번부터는 좀 바꿔 보려한다.
서평이란 말처럼 책을, 글을 하나의 상품이라고 생각해서 내 나름대로 평가를 해 보려한다. 이 소설의 작가는 이 글을 데뷔작으로 현재 꽤 많은 미스터리 물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매우 수작이란 평을 듣고 있다. 나이도 딱 40을 넘겨 인생 경험이 그 나이대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글들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처녀작이라서 그런지 결코 현재의 20대가 읽어도 어색할 것 같지 않다.
감성적인 일본 작가들과 다르다. 자기만의 색깔이 있다. 초기작인데 어떻게 이런 꼼꼼한 짜임새를 생각한 것일까? 매우 많은 시간 고민에 고민을 글로 생산해 내는 것 같다.
책은 전체가 330 페이지이다. 코난 도일이나 아가사 크리스티의 글을 생각하면 다소 많아 보인다. 시간의 흐름도 독특하다. 사실 등장하는 각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달리 설명해 준다. 그래서 그 흐름에 따르다 보면 도대체 이 사건의 범인은 누구인가 알기 어려워 진다. 다만 대학교 3학년생인 주인공이 범행을 저지르기에는 너무 어리숙하고 재미가 없다는 강한 확신만 들게 하는 흐름이다.
등장 인물도 매우 단촐하다. 주인공, 주인공 전 애인, 주인공 선배, 주인공 자형(매형이 익숙한 사람도 있겠다.), 50대의 형사, 20대의 열혈 형사, 기타 주변 인물들이 전부이다.
이 책의 제목에 설명하는 밀실을 홈시어터가 가춰진 밀폐된 방이다. 방음이 완벽하고 밖을 볼 수 있는 문도 없다. 그런 이 방에서 문제의 사건이 발생하였다. 주인공의 말을 그대로 믿자면 그냥 이방에서 2시간 반동안 오래된 공포영화를 한편 감상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시간 이후 함께 본 집주인인 선배는 목욕탕에서 칼에 찔려 죽었다. 또한 전 애인도 그 보다 몇 십분 전 누군가의 칼에 찔려 죽었다. 이런 사건들을 무슨 영화처럼 받아 들이기에는 주인공은 핵심 용의자가 되었다. 동기도 충분해 보인다.
당신이 이 상황에서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냥 삼일간 벌어진 일인데 조용한 바닷가 마을의 형사들에게는 최고의 쓰릴을 선사한다. 모든 증거들이 주인공을 가르킨다. 열혈 형사는 젊어서 그런지 사건을 그저 단순히 바라본다. 그렇게 용의자 수배에만 열을 올린다.
이런 이야기 흐름이 오랜만인 나로서는 최근 추리소설의 흐름을 알아보고 싶은 부가적인 마음이 발생한다. 글을 잘쓰는 사람을 존경한다. 이렇게 재미나게 쓰는 작가는 친구나 형님으로 모시고 싶다. 번역 또한 처음 몇 페이지 였던가 오타 하나 외에는 전혀 흠잡을 때가 없다. 책 속에 등장하는 머리 좋은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문화적 특징인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나이 순서대로 현명하다. ^^; 즐거운 독서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