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앳 홈
루카 도티 지음, 변용란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오드리앳홈


나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주말의 명화를 즐겨 보았다.
그시절 영화들은 흑백영화도 있었고, 요즘같이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블럭버스터가 넘쳐나던 때가 아니다.
내가 좋아했던 대표적인 영화는 태양은 가득히, 티파니에서 아침을, 로마의 휴일, 모던타임즈, 브레이드러너이다.


대략 내 나이가 파악되리라 생각한다.
아니 사실 그보다는 젊다. 내가 그런 영화들을 좋아했던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영화에 대한 취향은 확실히 조숙하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에 앞에서 나열한 영화를 즐겨 보았으니 말이다.
당시에 막 비디오 플에이어가 등장하였다. TV에 나오는 영화를 녹화해서 여러번 보는 것이 즐거웠다.


그때부터 였는지 나의 이상형은 대체로 큰키에 마른 타입이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오드리 햅번이나 그레이스 켈리를 가장 좋아했다.
아버지는 에바 가드너나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좋아하셨다.


사실 이들이 나오는 영화를 나는 80년대 초반에 보았지만,
이미 이시기에도 이들 여배우들은 중년을 넘은 나이였다. 현재는 사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오늘 소개하려는 오드리 햅번은 2차대전을 경험한 배우이다.


내가 그런 나의 할머니 연세의 배우들을 좋아한 것은 현재의 여배우들이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섹시하다는 표현이 달리는 그런 배우들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오드리 햅번은 특히나 60세 이후부터 아프리카 난민 어린이들을 돕는 등의 봉사 모습으로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오드리 햅번은 40이후 급격히 노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책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사회봉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다시 생기를 찾는 모습을 보게 된다.
배우이지만, 은퇴한 이후의 자아상실감은 상당했던 것으로 이 책에 소개된다.


이 책의 저자는 재혼으로 늦게 낳은 둘째 아들이다.
이미 이 시기에 여배우의 삶을 완전히 버렸던 시기이기에 우리의 기억속 오드리는 찾기 어렵다.
그런 어린 아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기억하고 쓴 책이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자부심과 추억을 그런 아들에게 간간히 보여 주었기에
우리가 기대하는 그런 오드리와 주부 오드리, 할머니 오들리가 함께 이 책에 등장한다.
왕과 나의 대배우 율브리너와 찍은 사진들이 몇 차례 등장한다.
또한 오드리의 요리 레시피도 등장한다. 꽤 많이 자주 등장한다. 저자의 추억일 것이다.


어쩌면 20살 때의 그런 오드리가 아닌 이 책 속의 꾸밈없는 인간 오드리를 나는 보고 싶었던 것 같다.
마치 짝사랑 그녀는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하는 그런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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