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은 하늘에서 많은 비가 내렸다. 그리고 바다에서 부는 바람도 거세다고 한다. 늦더위 탓에 어떤 잔여의 힘들이 이렇게 다시 기승을 부린 모양이다. 그러나 여기 중부지방의 하늘은 얌전하기만하다. 창 밖은 너무도 짙고 차분해서 진한 커피와 함께 책을 펼칠만하다. 그러나 같은 땅, 아래쪽 사람들에게 은근히 걱정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리스 사유의 힘은 무엇일까? 느닷없이 그리스에 전혀 새로운 사유가 솟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중동이나 이집트에서 지식의 전수가 있었다고 하는데(그래서 그 묘한 경계가 되는 '밀레투스 (학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것들이 단지 실용적인 차원뿐만이 아니라 추상으로도 뻗쳤다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로써, 그리스인들은 수학과 논리학에서 체계적인 사유의 나무를 심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것(자체적인 수학과 논리학의 발달)이 가능했던 지역은 그리스와 인도가 유일하다고도 한다.

하여튼, 우리가 아무리 동양인이고 거기다 민족주의자라고 외친다한들, 우리 머리 속에는 어쩔 수 없이 새겨진(이식된) 서구 사유의 그림자가 꿈틀댄다. 그러니 그리스 사유는 우리에게도 (서구인들보다는 약하겠지만) 유일하진 않지만 하나의 기원이 될 수 있다. <그리스 사유의 기원>은 그러한 전 지구적으로 파급되어 있는 이성의 모델을 고안해 낸 그리스 사유를 역사라는 사실을 기초로 해서 접근한 책이다. 이쪽에서는 전문가라고 칭할 만큼, 많은 책들을 쓴 장 피에르 베르낭이 저자인데, 짝이 될 만한 <그리스인들의 신화와 자유>도 보인다. 요새는 어렵고 딱딱한 분야도 감각적인 재미를 살려서 쓴 책들이 많이 있는데, 이 책은 어떤 학문적인 무게를 가진 방식 그대로를 따른 듯이 보인다. 좋은 주제를 가진 책들을 많이 냈던 출판사 까치에서 나온 <정신의 발견>도 이와 비슷한 주제를 가진 책이다. 그러나 앞의 책보다는 좀 부드럽게 접근한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나 헤시오도스, 아리스토파네스 등과 같은 문학의 시간적 발달과정을 통해서 신화적인 것, 미학적인 것 등을 추적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서사학의 입문서라고 밝히는 <서사란 무엇인가>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기본적인 (서사 텍스트) 이론을 통해서 문학을 해석하는 도구의 기능까지도 염두했음을 말하고 있다. 잠깐 훑어봤는데, 기본적이면서도 체계적인 구성이 보이고, 여백이 많은 편집이라서 300쪽에 가깝지만 읽기에 부담스러운 양은 아닌 것 같다. 최근에는 이러한 서사 이론과 영화에 관한 책들이 많이 보인다. <서사의 영상 영상의 신화>도 그러한 책이고, <영화와 소설의 서사구조>와 같은 모범이 되는 책도 있다. 이 외에도 기호학, 이데올로기와 관련해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형이상학에 대해서는 독자적이고 철저한 깊이를 가진 학자로 알려진 고 박홍규 교수의 책이 전집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다. 최근에 나온 것이 <베르그송의 창조적 진화 강독>이다. 나도 아직 제대로 이 분의 책을 읽어보진 못했다. 오래 전에 어떤 분의 소개로 알게 되어서, 기억에만 담아두고 아직 경험을 못해봤다. 빠른 시간 안에 정직한 독서로 그 깊이를 챙겨야겠다.

 

 

 

 

오랜만에 데리다와 관련된 책이 보인다. <T.S. 엘리엇과 쟈크 데리다>인데, 제목처럼 엘리엇과 데리다가 두 줄기를 이루는 책이라기보다는 해체비평을 통해서 엘리엇을 접근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비트겐슈타인이 살아 있다면>은 저자가 기존의 비트겐슈타인 책들과 달리 더욱 그의 독특한 논리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것 같다. 제목이 같은 <언어의 시간>이 두 권 보인다. 볼프강 클라인의 책은 말 그대로 언어의 시간표현-시제에 관한 전문적인 책으로 보이고, 다른 책은 소쉬르 언어학을 중심으로 훗설과 라캉의 문제까지도 다룬다.

 

 

 

 

 

<한국 철학의 역학적 조명>은 역학의 관점을 통해서 한국 철학을 재구성하려는 책으로 보이는데, 그것이 부분적으로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정말 하나의 뼈대로 꽂는 모양으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읽어 볼 생각이다. <역과 탈현대의 논리>와 <수운과 화이트헤드>는 김상일 교수의 책들이다. 김상일 교수는 예전부터 서로 다른 영역의 접붙이기식 책들을 써왔다. '한'철학으로도 유명하며, 화이트헤드에 관한 책을 우리나라에서 이른 시기에 다루기도 했다(동양철학과 과정신학과 관련하여). 그리고 현대물리학(양자역학, 불확정성 원리, 카오스 이론, 퍼지 이론)이나 '판비량론'을 통해 원효와 괴델에까지 그 지식의 영역은 상당히 넓어 보인다. 요새는 전문적이고 두꺼운 분량의 책들이 나오는데, 일반 독자들이 쉽게 감당할 주제는 아닌 것 같다. 수운에 대해서는 도올(그도 역시 주역이나 화이트헤드에 큰 관심이 있다. 다만 과학쪽엔 약한? 편이다)도 큰 관심을 보였던 인물인데, 이번에 나온 김상일 교수의 <수운과 화이트헤드>는 (주제) 접근으로만 보자면, 매우 독창적으로 보인다.  동학, 기철학, (화이트헤드의) 창조성과 과정신학 그리고 시스템 과학의 '맴돌이'의 적용도 살짝 보인다.

 

 

 

 

 

로렌스 M. 크라우스는 <스타트렉의 물리학>과 <스타트렉을 넘어서>라는 책으로 유명하다. 스타 트렉의 우주선(엔터프라이즈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중심으로 물리학을 적용해서 풀어 낸 이야기인데(그것이 과연 가능한가?식으로), 그냥 심심풀이로 볼 정도로 쉬운 책은 아니다. 올해 나온 <거울 속의 물리학>은 '차원'의 문제를 중심으로 다룬 책인데, 역시나 기발하게도 플라톤, 피카소, 끈이론에 걸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초공간>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미치오 가쿠<아인슈타인을 넘어서>도 한번 눈여겨 볼 책으로 보인다. <초공간>은 끈이론에 대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그리고 양자역학의 어긋난 대비와 결국 그 누구도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없는 엇갈림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아인슈타인을 넘어서>는 <초공간> 전에 쓰여진 책인데, 역시 이쪽 분야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실려 있다. 그외 <평행우주>나 브라이언 그린의 책도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최근에 지젝이 지은 <HOW TO READ 라캉>의 4장 '실재의 수수께끼'도 <초공간>을 읽었다면 좀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다.     뇌과학에 관한 <새로운 뇌>는 대중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주제로 엮은 책으로 보인다. 우리와 가까운 문제들을 중심으로 풀어 낸 것이라서 가볍게, 그러나 쏠쏠한 정보들도 얻을 것 같다.

 

-DVD-

 

 

 

 

<나쁜 교육>은 강한 동성애 코드가 있지만, 이상하게 왜곡된 과잉의 열정이 지독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영화다.   프랑스 흑백 고전으로 유명한 <금지된 장난>은 영화로도 음악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다. 하도 오래전에 본 영화라 가물거리긴 하지만, 어떤 이미지 하나는 애매하게 늘 머리 속에 저장된 영화이기도 하다. <차탈레 부인의 사랑>은 <개인 교수>와 함께 소년들에게는 이쪽 분양의 양대산맥과도 같은 작품?으로 통한다. <개인 교수>는 지금 보면, 살짝 웃기기까지 하는데, 에로 영화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O의 이야기>는 문제작 중 하나다. 단순한 에로 영화가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새롭게 살펴 볼만한 것들이 있다. 나중에 시리즈로도 계속 만들어지는데, 그것들은 굳이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흥미로운 다큐 시리즈 <고대 성경의 비밀>도 흥미를 돋운다. 총 6편인데, 여기서 제2편 바벨탑과 소돔과 고모라가 개인적으로 가장 보고 싶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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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작별 인사는 없었다. 그냥 가을이 서슴없이 들이민 것이다. 며칠째 계속 비만와서 햇빛의 환한 풍경이 그리워진다. 날이 쨍쨍 덥기만 한 날은, 살짝 비가 오길 기다렸건만..

이런 책이 있었구나.. <신학과 기호학>이란 책을 찾았다. 제목이 좀 소박해 보이긴 한데, 차례를 보니까, 쉽지만은 않을 듯 싶다. 그러니까, 저자는 신학과 기호학의 만남을 급성사시키는 데에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심도를 높인, 그리고 약간의 지적인 개인기도 보여주는 것 같다. 특별히 신학에 관심이 없어도, 뭔가 기호학 접근의 새로운 방법론도 간접적으로 배울 수도 있을 것 같다. 

 

 

티베트 불교는 하나의 권(圈)을 이룬다. 동양에서는 아마도 중국 불교와 더불어 서양 학자들은 물론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편이다. 티베트에는 불교가 들어오기 전에 뵌교라고 하는 주술성이 강한 종교가 있었다고 하는데, 밀교 중심의 불교를 받아들이면서 자연스럽게 흡수된 면이 있다. <티베트 불교입문>은 티베트 불교의 특징인 실천-명상과 밀교의 흐름을 간략한 순서로 엮은 것으로 보인다.   <티베트 사자의 서>는 몇 권이 번역되어 나왔는데,  <평화로운 죽음 기쁜 환생>은 그 책들보다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재구성한 책인 것 같다.

 

 

 

 

불교의 명상-숨 고르기도 중국,티베트 그리고 남방 불교에서 차이가 있다. 남방 불교에서는 위빠사나 수행법이 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탄트라 계열에 비해서 수행과정은 간결해 보여도, 숨 하나를 붙잡고 자기 안의 초점을 파들어간다는 것은 수많은 유혹에 발빠른 반응을 보이는 감각을 가진 일반인들에게는 다른 차원의 소박한 길로도 보겠다.   <일상에서의 호흡명상 숨>은 빨리어 경전 <호흡관법경>을 현대에 맞게 풀이한 책이다. 특정한 경전을 중심으로 정리된 위빠사나 책은 드문데, 이 책은 서양학자의 눈으로 경전 해석이 아닌 현대 대중의 실용적인 활용에 더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중에 하나가 연기(법)일 것이다. 그것을 머리로 아는 것과 관(觀)을 통해서 체득하는 것 하고는 큰 차이가 날 것이다. <12연기와 위빠사나>는 그 핵(12연기)에 위빠사나를 붙인 제목을 가진 책이다. 12연기와 관련된 가장 기본적인 관법이 순관과 역관인데, 그 과정적인 흐름을 이 책은 구체적으로 그린 것 같다.

<대일경의 사상과 수행체계>는 논문형식의 책이다. 밀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경전인데, 이 책에선 대일경이 밀교의 이론뿐만이 아니라  실천에까지 그 방향성을 가짐을 주장하는 듯 하다. 단행본으로 나온 대일경에 관한 연구서로서는 유일해 보인다. <대일경>, <금강정경>은 전에 동국역경원에서 합본으로 나왔는데, 2007년에 각기 분리해서 새로 출간했다.  밀교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찾아봐야 할 경전 중 하나다.

 

 

 

 

 뇌허 김동화(雷虛 金東華)의 <불교교리발달사>는 불교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경우 꼭 보면 좋을 책으로 꼽힌다. 양도 많고 쉽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현재 구하기 어렵고, 이것을 간추린 책이 있다. <간명한한 불교교리 발달사>.   불교와 심리학의 만남이 예전보다 여기저기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선을 중심으로 하는 것과 유식을 중심으로 하는 것에서 큰 차이가 날 것이다. 그런데 아직은 유식을 현대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과 비교, 혹은 (제한적이겠지만) 통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한 책은 보이질 않는다. <붓다의 심리학>과 <생각은 있으나 생각하는 자는 없다>는 같은 책의 다른 번역이다. 나는 <붓다의 심리학>으로 가지고 있는데, 정신과 전문의와 인도철학 전공자의 공저인 만큼, 이 책이 더 안전할 거란 예감이 든다.

 

 

 

 

 

 

 

 

 

 먼저 모리스 블랑쇼의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정작 그의 책을 본 적은 없다. 그의 이름은 찾아 본 이유는, 어느 책을 보다가 이 사람을 칭찬하는 대목을 보고, 아! 이 익숙한 이 남자에 대해서 왜 무지한 것을 여태 방치했을까 하는 반성같지도 않은 반성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곧 모리스 블랑쇼의 글맛이 대체 어떤지 알아봐야 겠다.

화이트헤드의 책도 생각보다는 많다. <상징작용>이라는 무지 얇은 책에서부터 아주 두꺼운 책에 이르기까지.. 그러고 보니, <상징작용>은 <상징활동 그 의미와 효과>로 새롭게 번역되어 나와 있다. 나는 <과정과 실재>는 사 놓고 아직 보지도 못한 형편이다. 국내 학자의 접근으로는 문창옥씨의 책이 좋았다. <화이트헤드 과정철학의 이해>, <화이트헤드 철학 읽기>, <화이트헤드 철학의 모험>이 좋을 듯 싶다. 김상일씨의 책은 개인적으로 서로 다른 것들을 다방면에서 잘 추스리는 것 같은데, 깊이에서는 약간 서운했었다. 그래도 <화이트헤드와 동양철학>은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화이트 헤드의 유기체 철학과 불교>는 처음 부분만 약간 보다 잠시 쉬는 중인데, 이쪽 방면으로는 <화이트헤드와 화엄형이상학>이란 짤막한 책도 보인다.

 

 

 

 

<사고의 양태(Modes of Thought)>는 전에 고려원에서 <열린 사고와 철학>으로 나온 적이 있던 책이다. 같은 번역자(공역) 그대로 다산글방에서 2003년에 나왔는데, 약 40쪽이 늘었다. 제목과 부제목까지 순서와 쪽수도 같은데, 제4부 맺는말('철학의 목적')에서 늘어난건지는 잘 모르겠다.   스티브 오딘의 <과정형이상학과 화엄불교>는 부제가 '누적적 진입 대 상입의 비판적 연구'로 전문적인 연구서다.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과정 철학과 화엄불교를 비교한 것인데, 우리나라의 입김도 서려 있다. 한국인 교수의 도움도 있었고, 책에서는 의상의 '해인도海印圖(화엄일승법계도)'가 주요한 주제로 다루어진다.

화이트헤드가 러셀과 함께 <수학의 원리>를 썼을 정도로, 그는 수학에서도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런데 물리, 특히 양자역학에도 남다른 관심이 있었고, 아주 단순하게 말해서 <과정과 실재>를 양자역학을 철학으로 풀이한 시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들뢰즈도 화이트헤드를 가끔 언급하기도 하는데, 종교에서 보자면, 신학에서는 '과정신학'으로, 최근엔 불교학자들이 화이트헤드의 무기를 들고 접근하기도 한다.  

 

-DVD-

 

 

 

 

<시간을 달리는 소녀>.. 정말 열심히 달리는 소녀, 그리고 이 공간 저 공간으로 내팽겨지기까지 한다. 뻔한 이야기 같은데 살짝 새로운 구석이 있다. 건강하고 산뜻한 느낌을 주는 애니여서 좋았다. 일본 (애니)는 자극적인 것에서도 우세하지만, 이런 순수한 쪽도 잘 만들어서 잠시나마 부럽다. <별의 목소리>는 아주 어마 어마한 시간을 통해서 남자와 여자의 메시지 전달을 그린 애니다. 그러나 참 안타깝다. 그런데 보고 나면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는 지독함도 있다. <캐쉬백>은 원래 단편으로도 나온 것인데, 장편 영화로 선을 보였다. 누구나 꿈꾸는 세상의 정지, 물론 나만  빼고.. 그 멋진 환상이 담겨 있고, 그 정지된 환상 안에는 알몸의 이쁘장한 여자들도 있으니 음탕한 생각은 약간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남자 주인공은 그 정지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는 순진함이 있다. 참고로 이 남자는 그림을 잘 그린다. 

 

 

 

 

<스파이더 맨>을 보고 <이블 데드>를 보면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이런 감독이 또 하나 생각나는데 바로 피터 잭슨이다. <반지의 제왕>를 보고 <고무인간의 최후>를 보면 또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 맨'에 열광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 <스파이더 맨 3>는 감독이 무언가를 무겁게 삽입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썩 훌륭하게 성공하진 못한 것 같은데, 보는 사람이 새롭게 재구성한다면 써먹을거리는 있어 보인다. 스파이더 맨에게 검정을 부여하면서, 캐릭터에 중층성과 역동성의 조건을 만들었다. 여기서 어떤 방식으로 그 위험성과 가능성을 보여주는냐가 문제인데, 약간은 아쉬웠다. 그래도 스파이더 맨이 전편과 다른 진화된 모습을 보이려고 애쓴 흔적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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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별 여행자
무사 앗사리드 지음, 신선영 옮김 / 문학의숲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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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별을 따라 프랑스를 찾아 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낯선 유목민의 눈에는 하늘에서 잡아당길 듯이 솟은 빌딩들 사이에서도 그만의 별?이 보인다. 자신의 마음 속에 흩날리는 사막 모래와 가족들 그리고 꺼질듯이 남아 있는 투아레그족, 그 부족으로서의 자긍심을 여민 채..

사막의 땅은 거칠다. 물과 먹을 것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하늘은 풍요롭다. 낮에는 푸른 빛깔이 퍼지고, 그 위로 밤이 찾아들면 많은 별들이 자리를 잡는다. 그런데, 어린 소년에게로 또 다른 별 하나가 떨어진다. 바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라는 책이 그것이다. 이것이 그를 사막에서 프랑스로 부르는 아름다운 미끼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 유혹의 끈을 따라 결국 프랑스로 왔지만, 정작 끈을 흔들었던 생텍쥐페리는 사라진지 오래다.

순진한 믿음과 희망을 안고 찾은 프랑스, 그러나 유목민으로 살았던 무사 앗사리드는 이 낯선 땅에서 다시 새로운 문명의 생활을 배워야 할 처지에 놓인다. 호텔에서 수도꼭지로 나오는 물을 잠글줄 몰라 쩔쩔매거나, 엘리베이터에서 위 아래 화살표를 이해 못해서 붕 뜬 상태로 있어야 했던 일화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를 당혹케 한 것은 바로 사람들이었다. 마치 마음의 우물이 다 말라버렸는지 거기로부터 솟구쳐 나오는 것들이 없는 소통들, 표정들.   가벼운 감각에 사로잡힌 도시는 빠른 시간에 강박적으로 매달리면서 넘쳐나는 음식들과 성적 욕망의 과잉으로 위태해보이기까지 한다. 이 낯선 남자의 눈에는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사막, 산, 바다와 같은 "자연으로 돌아가자!"라는 구호는 맥빠진 감수성일 뿐이다. 현대문명의 대가는 있었고, 그 향수를 이런 유목민 청년을 통해 조금은 해소할 수도 있다. 아마 프랑스에는 이러한 다른 차원의 치유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티베트 불교에 대한 관심도 그와 같은 것이리라. 그래서 이 사막에서 온 청년의 야생-순수의 침입도 그런 일시적인 위안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자조하면서 이 도시 문명의 하늘이 별 하나 없이 깜깜한 사막으로 변하길 바라만 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사라져 가는 사하라 사막의 투아레그족 만큼 프랑스도 무언가를 잃고 있다. 물론 프랑스뿐만이 아니라 대개의 나라들이 다 그렇다. 그리고 그것이 무사 앗사리드 눈에는 너무도 또렷하게 보인다. 그래서일까, 어쩌면 그가 이 나라에서 작은 희망의 별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 남자는 아직도 인간을 믿고 희망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젠 프랑스는 저 멀리서 생텍쥐베리가 유혹해 온 모래 냄새가 나는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가 처음엔 촌스럽고 이상해보일지라도 점차 그의 눈을 닮아간다면, 우리는 그 소중한 무언가를 다시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막에 가지 않아도, 굳이 옷을 벗고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최소한 어떤 '조화'를 지키는 현명함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멀리서 찾아 온 그를 일시적인 위안이 아닌, 우리 마음에 오래도록 두고 볼 또 다른 '어린 왕자'로 맞아 들이는 작은 환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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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달에 구한 책들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읽을 것들이 많아서였을까? 8월에 구한 책들 중에서 몇 권을 추려보았다.

 

 

 

 

 

<라캉의 정신분석>은 4.6판형(127x188mm) 크기를 가진 약간 아담한 책이다. 신구 가즈시게라는 일본 사람이 쓴 것인데, 역시나 동양인의 감성이 묻어난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정취이고, 다른 책에서는 보지 못한 아담한 느낌의 도식들이 자주 등장한다. 라캉을 고대로 택배(집 배달)라도 하듯 건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틀에서 검소하게 소화시킨 흔적도 느낄 수 있다. 어려운 책은 아니지만, 라캉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볼 때는 약간 밋밋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라캉 기본서 몇 권을 보고 난 후 보면 좋겠다. 다른 책들이 주지 못하는 정적이면서도 묘한 컨셉의 흐름을 가진 책이다. 

<들뢰즈>는 이미 서평에서 밝혔듯이 이미지(영화와 회화)를 중심으로 엮은 들뢰즈 핵심 접근법이 실려 있다. 특히 주석이 없어서 번거롭게 눈의 시선을 아래 위로 옮길 필요 없이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 그라나 들뢰즈의 거대한 두뇌 냄새를 맡기엔 양이 작을 수밖에 없다.     마이클 하트의 <들뢰즈의 철학사상>, 이 책은 좀 더 분석적으로 들뢰즈를 탐색한다. 베르그송-니체-스피노자로 이어지는 들뢰즈 자신의 초점 이동을 추적하듯 구성한 책인데, 스피노자를 다룬 부분이 비중이 크다. 들뢰즈에 관심이 있다면, 어렵더라도 구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왜 어렵냐하면, 현재 품절이다.

*덧붙임*

마이클 하트의 <들뢰즈의 철학사상>이 품절이지만, 같은 출판사에서 <들뢰즈 사상의 진화>로 나와 있다. 이 책은 <들뢰즈의 철학사상(Gilles Deleuze : An Apprenticeship in Philosophy)>을 다시 새롭게 번역하고, 이 원서 내용과 다른 것을  2부에 추가한 꼴이다. 만약 먼저 나온 책보다 번역이 잘되었다면, 당연히 <들뢰즈 사상의 진화>를 보는 것이 더 유리할 것 같다. 

 

<논개>, 색동치마 같은 표지를 가진 책이다. 작가의 손끝에 많은 무게가 실렸는지, 단어들이 종이에 꽂히듯 사나워 보인다. 뼈마디가 거칠고 굵은 사람의 한 서린 춤을 보듯이 말이다. 그 기운을 다소 좀 죽이고 시간 속에서 감내하고 다시 내뱉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대승기신론'은 원효대사와도 인연이 깊은 책이다(<대승기신론소>). 여기서 '론'은 불교 삼장(三藏, tri-pitaka)-경율논(經律論)에서 '논(론)'에 해당한다. '경'이 붙은 것은 붓다의 말씀과 가르침이 담겨 있음을 뜻한다. 그러니 직접성이 있다 하겠다. '율'은 계율과 관련된 것들이고, '논'은 그 후 심화된 불교의 다양한 해석과 연구들이라고 보면 될 듯 싶다. 이 책, <대승기신론 이야기>는 제목처럼 전설따라 삼천리를 가듯, 대승기신론에 얽힌 인물들과 이야기들을 쉽게 간추렸다. 즉 대승기신론 텍스트 자체를 해석하는 책은 아니다. 준비운동겸 읽기에 좋아 보인다. 거기다 우리나라와 관련된 부분이 자주 나온다.

 

 

이즈쓰 도시히코는 한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스무명의 천재를 합쳐 놓은 사람이라는 말은 과장이라 하더라도, 분명 동과 서를 회통하는 사유의 힘이 있는 보기 드문 사람으로 보인다. 원래 이슬람 사상을 연구하는 학자로 유명한 사람인데, 영어나 프랑스어는 물론이고 희랍어, 라틴어, 아랍어, 산스크리트어 등 다양한 언어에 대한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보통 학자들이 직접 접하기 힘든 텍스트들을 중력장처럼 끌어당기는 솜씨가 대단했으리라 짐작이 간다. <의미의 깊이>에서는 '언어 아라야식'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의 신조어 같은데, 이렇게 불교 유식을 언어학적으로 끌어오는가 하면, 데리다, 이슬람, 수피즘 그리고 진언 밀교가 하나의 장(場)에서 이색적인 스침을 시도한다. 원래 이 책은 오래전에 <동양철학의 심층분석>이란 제목으로 나온 적이 있다. 지금은 읽어버려서 없지만, 기억해 보건대 번역이 거칠었던 것 같다. 다행히 이렇게 세련된 표지를 입고 다시 나타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책은 그리 어렵지는 않다. 다만 아까도 말했듯이 회통의 축을 중심으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돌아가니까,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호기심을 앞세운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이즈쓰 도시히코의 책 한 권을 발견해서 이 페이퍼에 덧붙인다. <의식과 본질>이란 책인데, 일본에 이즈쓰 도시히코 전집이 있을 터인데, 이렇게 계속 더 나오길 기대해 본다. 특히 불교 관련 책이 나오면 더 좋을 것 같다.(2013년 9월 덧붙임)

 

 

 

 

 

<파라켈수스> ...이 미스터리한 남자에 관한 유일한 책이 아닐까? 물론 그를 인용하거나 소개하는 책들은 빼고. 책을 잠깐 넘겨 보니까, 적당한 두께에 심심하지 않게 그림들이 있어서 약간 시간을 내면 금방 볼 수 있을 것 같다.

 

유리 로트만의 <영화 기호학>은 예전부터 찾던 책인데, 용케 구했다. 민음사에서 나온 [뉴미디어총서] 1권이기도 한데, 환상, 쇼트, 몽타주, 플롯, 시간-공간과의 투쟁 등의 내용들이 어렵지 않게 서술되어 있다.

<시각영화(Visionary Film)>는 며칠 전에 구했는데, 그래서 2장까지 보는 중이다. 먼저 560쪽에 달하는 두툼함과 분홍빛이 감도는 세련된 표지는 일단 풍족감을 준다. 그리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본문의 글자크기도 작은 편이다. 보기엔 좀 불편하지만, 그만큼 더 많은 내용이 담겼으니까 감수할 만하다. 이 책은 1974년에 처음 나왔는데, 그 후에 넣고 빼고하는 다듬기를 해서, 세 번째 판이 나왔고, 이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앞에서는 <안달루시아의 개>와 <오후의 올가미>에 대한 흥미로운 비교가 눈에 띈다. 저자는 일종의 초현실주의와 몽환의 대비로 보고 침착하게 다른 자료들을 활용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얹는다. 특히 이 책에서 아방가드르 영화를 다루는 방식은 짧은 정보가 아니라 줄거리나 화면 분석, 작가(감독)의 언급(이야기) 등 주관적 해석과 객관적 이해라는 균형감각이 보인다. 그러나 번역에서는 약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앞부분만 잠깐 보는 와중에도 틀린글자(오자)와 매끄럽지 않은 문장, 그리고 쉼표의 남발이 보인다. 네 명이 공동번역을 한 것인데, 문외한들도 아니고 영화를 전공한 사람들이라 더 아쉬움이 든다. 아마 각자 맡은 부분이 다를 것이고, 역자에 따라 좀 더 잘 된 곳도 있겠지만, 누군가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톤을 맞추는 것은 기본이 아닐까? 거기다 이런 아방가르드 영화 같이 드문 전문서적의 경우는 그런 성실함과 책임감이 더 요구될 것이다. 그래도 영화작가나 영화제목 옆에 꼼꼼하게 원어를 표기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어쨌든,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아방가드르 영화와 관련된 책으로 꽤 드물고 그 중에서도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는 건 사실이다. 미국 위주로 짜여진 책이지만, 나중에 보탰는지 유럽 영화에 대해서도 짧게 다루는 장이 있다. 번역상에 다소 약점이 있지만, 이쪽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서점에서라도 훑어보길 권한다.

 

=======================본문과 관련된 책들=====================

-대승기신론-

 

 

 

 

 

 

 

 

 

마명(馬鳴)보살이 지은 <대승기신론>은 쉬운 책은 아니다. 이와 관련된 책들도 논서치고는 꽤 많은 편이다.  <대승기신론에 대한 원효.법장의 주석비교>는 원효의 <대승기신론소>와 법장의 <기신론의기>를 비교, 분석한 책으로 보이는데, 어느 정도 기신론의 기본을 다진 후에 볼만한 책으로 보인다.   <대승기신론 통석>은 기신론 본문을 번역하고 주석을 붙인 책인데, 그 해석이 과거의 정해진 틀에 안주하지 않고, 저자의 개인적인 새로운 해석도 가미된 것 같다. 좀 더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 썼다고 하니, 나중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세계사에서 나온 <대승기신론>은 불교 관련 고전들을 꾸준히 번역해 온 송찬우씨가 옮긴 책이다. 기신론의 기본서로도 볼 수 있는데, 중국 감산대사의 <대승기신론직해>를 바탕으로 나머지 빠진 부분은 보완한 책이라고 한다. 기시론을 텍스트로 접할 경우, 고려해 볼 만한 책 중 하나로 보인다.

 

-이슬람-

 

 

 

 

 

 

 

 

 

 

 

 

 이즈쓰 도시히코가 번역한 <코란>이 일본에서는 표준으로 통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슬람(신비주의 포함)에 관한 책도 많이 쓴 편이다. 그에 대해서는 나카자와 신이치의 <불교가 좋다>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슬람도 결국엔 불교와 닮은 부분이 있다고 한다. 물론 "종교들도 알고 보면 다 뿌리는 같다"라는 말은 어느 신비주의자들의 흔한 감상적인 말로도 들리긴 하지만, 그것을 도출해 낸 과정이 타당성이 있다면, 그냥 한 귀로 넘길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학문적으로 그러한 것이 드러난다고 해서 과연 이 종교적인 엇나감이 부드럽게 맞춰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국 그것을 품을만한 사람의 개인적인 성찰로 끝나는 것은 아닐까? 어쨌든 동양인으로서 이슬람에 대해서 자타가 인정하는 사람의 책이니만큼, 그의 책 <이슬람>에도 한번 손때를 묻혀야 할 것 같다.  그 외 이슬람에 관한 많은 책들 중에서 대충 고른 것들이다. 우리에게 이슬람의 모습은 포용과 공격성이라는 이중적인 잣대를 대개 하는 약간 불안정한 그 무엇이다. 알고보면 대단히 포용성을 가졌다고 하지만, 외곽에서는 텁한 먼지들이 가끔 바람에 날리는 듯한 불협화음 같은 이미지를 가진 것도 사실이다. 불교, 기독교, 이슬람에서도 또 유별나게 기독교와 이슬람은 서로간에 적대적인 기류가 사라지지 않고 있기도 하다. 그것이 국제정세에도 겉으론 드러나지 않지만, 반발력이 강한 대극을 형성하고 있음은 암묵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다.     

 

-아방가르드 혹은 실험 영화 그리고 유리 로트만-

 

 

 

 

아방가르드-실험 혹은 전위 영화에 관한 책은 찾기가 힘들다. 아보스 보겔의 <전위 영화의 세계>도 우리가 접하기 힘든 좋은 영화들을 많이 소개한다. 그러나 절판이라 구하기는 어렵다.   '아방가르드'라는 말은 그냥 그 자체로도 매력적으로 들린다. 레나토 포지올리의 <아방가르드 예술론>은 아방가르드 전반에 대해서 무난하게 잘 다룬 책으로 여기에 관심이 있다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아방 가르드 연극의 흐름>은 주목할 만한 책이다. 책 제목이 마치 연극에만 한정된 느낌을 주지만, 신화, 제의, 인류학, 성(性), 정신분석, 예술에 걸친 매우 지적인 자극을 머금고 있다. 나는 앙토네 아르토의 잔혹극 부분을 참고하려고 구한 책인데, 꽤 마음에 든다.

유리 로트만의 책들도 아쉽게도 품절이 많다. 품절된 책 중에 <영화의 형식과 기호>는 유리 로트만은 물론 야콥슨 등 거물들의 글들이 실려 있다. 그런데 유리 로트만의 글 '영화 기호학과 미학의 문제'는 <영화 기호학>과 겹치는 내용이다. 아마 분량으로 볼때는 <영화 기호학>에 (역자에 의해서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보태어진 내용이 있는 것 같다. 사진 자료는 <영화의 형식과 기호>에 실린 '영화 기호학과..'가 더 크고 선명하다.  

 

 

-들뢰즈에 관한 책 몇 권-

본문에서 말했다시피 품절된 마이클 하트의 <들뢰즈의 철학사상>은 <들뢰즈 사상의 진화>로 봐도 되니까 다행이다. 그리고 이정우씨를 비롯한 소운서원 학자들이 <들뢰즈 사상의 분화>라는 책을 내놨다. 여러 사람의 글을 모은 것 치고는 두껍지가 않은데, 국내 학자들의 글이니 만큼 우리 인문학의 흡수-배설 능력(역량)을 느껴 볼 수 있는 결과물로 봐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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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들뢰즈 사상의 분화』
    from 도서출판 그린비 2007-09-03 11:13 
    <리좀총서란 무엇인가?><리좀총서>는 ‘들뢰즈 이후’(After Deleuze)의 독창적인 사유의 결과물을 통해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고자 마련된 연구집합이다. 하나의 중심에 매이지 않고 무한대로 증식하는 생성의 개념인 리좀(rhizome, 뿌리-줄기)처럼 이 총서는 들뢰즈를 연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영역과 관점에서 들뢰즈의 사유를 확장시키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 총서는 들뢰즈의 문제의식을 밀고나가, 다채로운 주제로 우리..
 
 
 

매미 소리, 그 無音의 여운이 창밖을 서성인다. 나머지는 귀뚜라미 몫이다. 터(땅)는 한 곳인데, 곤충들의 자리 이동은 재빠르다. 계절마다 이루어지는 정권교체마냥..

 

 

 

 

미술치료에 관한 책은 처음에 접한 것은 융과 관련된 책이고, 이어서 만다라 미술 치료였다. 생각이 나서 좀 찾아보니, 미술치료에 관한 책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 분야의 폭넓은 개론서 수준의 책으론 <미술심리치료 총론(Art of therapy)>이 보인다. 미술재료에서부터 심리치료에 대한 간단한 설명 그리고 실제 치료로서의 미술과 임상부분까지 다룬다. <미술치료의 이해>는 독일에서 게슈탈트와 미술치료를 공부한 우리나라 사람의 책이다. 이 책도 기본적인 사항을 담은 개론적인 책으로 보이는데, 특히 3장 '미술 치료와 상징' 그리고 5장 '미술치료의 계획과 진행'은 좋은 참고가 될 것 같다.

 

 

 

 

<미술치료기법>은 개론서가 아닌 좀 더 실제적인 기법을 소개하는 약간 정리된 내용들이 보인다. 특히 나(자아, 치료받는 주체)의 어떤 심리적 발전 과정의 전체적인 순서에 맞추어 진행한다.  <미술치료를 위한 평가도구(Tools of the trade-a therapist’s guide to art therapy assessments)>는 다양한 사람들(환자)에게 맞는 유용한 미술치료 도구들과 검사들을 설명하는 책인데, 미술치료에 관한 책들 중에서 차별적인 내용을 가진 것 같다.     <이구동성 미술치료(Approaches To Art Therapy Theory and Technique)>는 체계적인 구성이 느껴지는 책이다. 특히 정신역동적(프로이트, 융), 인본주의적(아들러, 게슈탈트), 행동주의적, 인지론적 접근으로 나누어서 이론에 더 비중을 둔 것 같다.

 

 

 

 

 

 

 

 

 

미술치료는 특히 아동들에 관해서 시행되는 걸 볼 수 있다. 특히 우리가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런 장면들을 심심찮게 보기도 한다. 그런데 심리적으로 아동기가 상당히 중요한 시기인데, 확실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치료법이 오히려 대단히 심각한 문제-심리적 매듭을 더 꼬이게 하거나 고착-를 일으킬 수도 있음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악영향이 아동기에는 바로 드러나기 보다 잠복기를 거쳐 나중에 표면화되기에, 즉 부작용에 대한 판단을 바로 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하나의 문제라고 본다.

 

 

 

 

 

미술치료도 위에 아동에서부터 청소년, 노인, 가족을 대상으로 분류된 접근법을 가지고 있다. 노인에 대한 미술치료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는 그 방법에 따라 효과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노인성 질환 중 하나인 '치매'와 관련해서이다. 그래서 그런지 노인 치매에 대한 미술치료에 관한 책도 몇 권이 보인다.

 

 집단미술치료에 관한 책 중에서는 <집단미술치료 방법론 1>이 약간 전문적인 느낌이 난다. 이 책은 특히 정신역동(집단역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상에 관해서는 따로 분류되어 나오고 있다. <임상미술치료의 이해>는 미술치료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과 본격적으로 정신병리, 노인치매, 명화, 컬러테라피는 물론 만다라, 미술치료와 뇌 등 폭넓은 주제들을 담고 있다.    <임상미술의 이해>는 일본책을 번역한 것인데, 기본 개념이나 이론을 길게 설명하기보다 바로 사례 중심으로 순발력 있게 설명하는 진행을 보여준다. 뇌 활성화에 대한 것이 많이 나오고, 특정 사례로 알츠하이머,치매 개선에 대한 내용도 보인다.

 

 

 

 

<몸과 마음을 살리는 미술치료>는 체계적인 구성보다는 미국적 대중 감성에 맞는 워크북 형태의 책으로 보인다. 특히 힐링 차원에서 마음. 신체, 영혼이라는 뉴에이지 성격도 얼핏 드러난다. 그 외의 책들 중에는 미술치료와 직접적인 연관은 아니지만 확장 차원으로 점토, 명화 그리고 영화를 통한 치료에 관한 책들이 보인다. 특히 <시네마테라피>는 일종의 영화치료 가이드인데, 과연 심리치료가 영화를 통해서도 가능할지가  궁금하다. 목차를 보니까, 저자가 어느 정도 자기 경험과 이론들을 모양새 있게 만드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새로운 시도에 늘 따라다니는 비전과 문제점들이 있으리라 예상하는데, 기회가 되면 한번 훑어봐야 할 것 같다.  

사람에 대한 다양한 치료법들이 있다. 여태 미술치료에 관한 책만해도 잠깐 찾아 본게 이렇게 많다. '치료받는 인간' '치료받아야 할 인간'.. 인간은 왜 이다지도 치료가 필요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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