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색다른 제플린의 초기 연주 모습이 담긴 영상이다.

전체 영상을 보면, 프랑스답게도 방송 진행이 약간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비일상적인 시도들 보여준다. 제플린 멤버들의 패션은 여기에선 좀 남다르다. 원색 계열의 울긋불긋한 복장을 하고 나타난다.

 

카메라가 그들이 무대로 나가는 것을 뒤에서부터 잡는다. 아주 흥미로운 카메라의 시선이다. 주로 뒤와 옆에서 제플린을 잡는다. 날것의 느낌이 난다. 그리고 그 우렁찬 보컬과 싱싱한 연주.. 

관객들의 반응은 마치 클래식 공연 감상을 하는 듯이 조용하고 썰렁하다. 그 당시 이례적인 사운드에 대한 조심스러운 탐색이 아니었을까? 일단 관객들은 즐기기에 앞서 이 새로운 음악에 대한 감상부터 하는 것이다. 비틀즈에 익숙한 분위기에서 제플린의 굉음은 아직 낯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외면이 아닌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고, 점차 그들의 몸에도 새로운 반응점들이 자라난다. 그리고 제플린은 승승장구한다.

곡명은 'Communication Breakdown' 이어서 'Dazed and Confused'가 이어진다. 여기서도 지미 페이지는 활로 기타를 만지작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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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YouTube)에서 발견한 레드제플린 초기 라이브 모습이군요.

곡명은 'Communication breakdown'입니다.

 

이 곡은 다른 블루스에 기반한 제플린 곡과 달리, 빠르고 거침없는 하드락의 본보기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속도감을 가진 곡이 제플린에겐 드문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달라붙은 옷을 입은 것 처럼 훌륭하게 소화해 내고 있군요.

영상으로 이렇게 젊은 제플린 시절의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죠. 특히 보컬인 로버트 플랜트의 모습이 상당히 매력있습니다. 자신만의 컨셉을 잡기 전이라 세련된 맛은 보이지 않지만..

소규모 실내 공연으로 이루어졌는데, 관객들의 모습도 좀 신기합니다. 몇몇은 헤드벵잉을 머리를 살짝 위아래로 끄덕이면서 하는데, 하고 싶은 사람만 스스로 내키면 알아서 하는 분위기군요. 음악에 비해 곽객들의 반응은 정적이지만 뭔가 속으로 음미하는 듯한 표정들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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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에 출연했던 배우 히스 레저(Heath Andrew Ledger)가 최근에 죽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는 내 짐작보다는 많은 영화에 나왔다. <그림 형제-마르바덴 숲의 전설(2005)>과 <몬스터 볼(2001)>에도 나왔다는데, 이 영화들을 볼 당시엔 그를 몰랐고, 이제서야 그의 출연작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역시 다른 영화들에 비해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그의 존재감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십대에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좀 놀랍다. 영화 처음에 파트너로 나오는 배우 제이크 질렌홀과 만나는 장면은 약간 어리버리하면서도 은근한 재미가 있었다. 근데, 여기서 약간 뻔질하게 나오는 이 배우(제이크 질렌홀)가 최근 영화 <조디악>에서는 너무도 진지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나온다. 배우란 정말 높고 낮은 서로 다른 빛깔의 음을 지니고 다니는 괴물스런 악기?들이 아닐까..

 

 

 

 

 

<와호장룡>으로 유명한 이안 감독의 <브로크 백 마운틴>은 도발적인 주제인, 동성애를 다룬 영화이지만 그것의 자극성에 쉽게 탑승해서 흘러가는 영화는 아니다. 긴 시간 동안 두 남자의 정서가 마치 수채화 혹은 동양화처럼 포개지는 부두러운 점과 선의 미학이 있다. 결국 초점은 두 남자이고, 이들을 가장 자연스럽게 품는 배경은 바로 양들이 풀을 뜯는 한가로운 산 '브로크 백 마운틴'이다. 이 산에서 그들은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지만, 양들 대신 사람들의 눈이 살아있는(타인들의 주시) 마을에서는 그냥 평범한 남자의 모습으로 위장하며 살 수 밖에 없다.  그들은 불쾌하고 이질적인 종자로 낙인이 찍혀서 제거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여기서의 '거세'는 정신분석학적인 거세가 아니라, 정말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폭력이고, 이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 남자들이 더욱 곤혼스러운 것은, 이들은 오리지널 게이들이 아니다. 차라리 그랬다면, 선택은 한적한 곳에서 둘이 같이 목장을 운영하며 오붓하게 살면된다. 물론 여기에도 위험이 있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을 것이다.

사회에서는 누구보다 거칠고 남성미가 흐르는 남자들. 미친듯이 날뛰는 황소를 타고, 사무실이 아닌 드넓은 땅 위에서 말을 타고 일하는 이들이, 단 둘의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고대 그리스의 그 무언가를 되물려 받은 듯한 감전을 느껴야 하는 비극을, 운명을 겪어야 한다. 

이 둘이 게이인가, 양성애자인가?는 어쩌면 중요하지 않다. 그런 일반적인 성적 범주보다는 오히려 개별적인 만남의 사례에 속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에니스(히스 레저)와 잭(제이크 질렌홀)의 만남에서 우연히 점화된 성적 사건이고 그것의 지속이 아닐까?. 이들은 자신들이 게이가 아니라면서 게이처럼 행동한 것 뿐이다.          이런 역설을 가능하게 만든 바탕화면(오브젯)이 바로 브로큰백 마운틴이라는 바다와 같이 고요한 산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영화를 만든, 이안 감독은 <헐크>에서 약간 어긋난다. 헐리우드의 유혹에 장단을 맞추지 말고, 자기에 맞는 영화를 고집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끝으로, 히스 레저의 출연작을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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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몇 권이 눈에 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하면 꽤 이른 시기부터 서양과의 교류가 있었다. 특히 네덜란드의 영향이 컸는데, 반대로 고흐같은 화가한테 일본화풍(판화)은 이상적인 모범이 되기도 했다.   과거 동양에서는 사람의 몸을 열어서 각 장기들을 분석적으로 살피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는데, 그러한 서양의 해부학이 일본에 전해질 때, 그 충격은 단지 몸을 열고 닫는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적인 변화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문제였을 것이다. 인간의 몸까지 객관적인 자연의 대상으로 취급한다는 것은 '천인관계'의 맥락에 있는 인간학으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결국, 이것은 18세기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양의 근본적인 사고가 동양에 진입해서 어떻게 그들의 사고에 변화를 주었는지 추적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풍경을 제시한다고 하겠다. <에도의 문을 열다>는 동양의 속살, 가장 서양의 외부에 직접적인 압점으로 작용했던 일본이라는 피부가 어떻게 열리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줄 것만 같다.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라는 책이 나왔다. .한 권으로 읽는...> 이런 제목의 책은 많다. 그런데 백과사전이라니 좀 색다르다. 저자는 철학과 출신인데, 이 백과사전을 1년 반 동안 독파했다고 한다. 그것을 다시 관심 주제별로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나같이 백과사전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한테는 그 검은 빛 전집이 들어찬 위압적인 풍경을 우회해서 달랑 책 한 권으로  때울 수 있는 기회를 줄 거 같다.

다치바나 다카시.. '책들에 관한 책'은 물론, 과학, 여행, 임사체험 등에 이르는 다양한 세상 읽기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특히 그의 개인 도서관은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들이 생각보다 많다. 일본의 대학자 가와이 하야오(이 분의 책은 쉬우면서도 영양가가 있다)와 함께 참여한 <읽기의 힘, 듣기의 힘>이 우선 눈에 띈다. <임사 체험>은 기대했던 거에 비해선 그냥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주제에 대한 평범한 접근이 아니였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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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페르(L'Enfer, 2005)>.. 우리말로는 '지옥'이란 영화다. 일본 영화 중에 더러 '지옥'이 들어 간 영화들이 있는데, 랑페르는 뱀의 혀처럼 불길이 치솟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프랑스 영화라니 심리적인 지옥은 꽤 잘 만들거 같은데, 그래도 생각보다는 그렇게 극단적으로 끌고 가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잔인한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 처절한 값을 온통 배우들에게 맡기진 않는다. 어쩌면 영화를 다 보고 난 관객에게 "이것이 이 영화의 여운이다"라며 조금씩 그 맛을 느끼게 할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서 반가운 여배우가 등장한다. 바로 <욕망의 모호한 대상>에서 늙은 양반을 정말 감질나게 만든 여자, 캐롤 부케. 007 본드걸 출신으로 참 아리땁다. 그런데, 완전 백발의 할머니가 되서 휠체어를 타고 나오길래, 벌써 이렇게 늙었나.. 하는 놀라움과 의아심을 들게했다. 그러나 다행히 설정상 분장으로 그런것임을 알고 좀 안심이 되었다. 

 

 

 

 

괜히 주연도 아닌 여배우를 가지고 늘어지다니. 그러나 나도 곤혼스러운것이 스포일러 없이 이 영화에 대해 말하자니 그러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요새 본 영화 중에 구성이  알차 보여서 정보 없이 보는게 좋을 것 같기에 그러하다. 특히 처음에 순간 순간 빠른 영상 속에 이 영화의 핵심 이미지가 은유적으로 담겨 있어, 보고 나서 음미해보면 꽤 적절한 맛임을 알게 해준다.

스포일러가 왕창 포함된 글은 마음 편히 따로 써야겠다. 한 가지, 이 영화는 키에슬롭스키가 미처 완성하지 못한 삼부작(천국, 지옥, 연옥)중 지옥에 해당한다. 그래서 그 감독의 톤을 지키느라 극단적인 묘사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살짝 제어를 한 게 아닐까? 

이 페이퍼 제목에 낭패가 들어갔는데, 이건 영화에 대한 느낌이 낭패인 것이 아니라, 이 영화에 나오는 한 인물의 심정이 이러지 않을까 해서 적어 본 것이다. 왠지 랑페르와 어감도 비슷하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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