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몇 권이 눈에 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하면 꽤 이른 시기부터 서양과의 교류가 있었다. 특히 네덜란드의 영향이 컸는데, 반대로 고흐같은 화가한테 일본화풍(판화)은 이상적인 모범이 되기도 했다. 과거 동양에서는 사람의 몸을 열어서 각 장기들을 분석적으로 살피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는데, 그러한 서양의 해부학이 일본에 전해질 때, 그 충격은 단지 몸을 열고 닫는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적인 변화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문제였을 것이다. 인간의 몸까지 객관적인 자연의 대상으로 취급한다는 것은 '천인관계'의 맥락에 있는 인간학으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결국, 이것은 18세기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양의 근본적인 사고가 동양에 진입해서 어떻게 그들의 사고에 변화를 주었는지 추적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풍경을 제시한다고 하겠다. <에도의 문을 열다>는 동양의 속살, 가장 서양의 외부에 직접적인 압점으로 작용했던 일본이라는 피부가 어떻게 열리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줄 것만 같다.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라는 책이 나왔다. .한 권으로 읽는...> 이런 제목의 책은 많다. 그런데 백과사전이라니 좀 색다르다. 저자는 철학과 출신인데, 이 백과사전을 1년 반 동안 독파했다고 한다. 그것을 다시 관심 주제별로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나같이 백과사전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한테는 그 검은 빛 전집이 들어찬 위압적인 풍경을 우회해서 달랑 책 한 권으로 때울 수 있는 기회를 줄 거 같다.
다치바나 다카시.. '책들에 관한 책'은 물론, 과학, 여행, 임사체험 등에 이르는 다양한 세상 읽기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특히 그의 개인 도서관은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들이 생각보다 많다. 일본의 대학자 가와이 하야오(이 분의 책은 쉬우면서도 영양가가 있다)와 함께 참여한 <읽기의 힘, 듣기의 힘>이 우선 눈에 띈다. <임사 체험>은 기대했던 거에 비해선 그냥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주제에 대한 평범한 접근이 아니였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