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 그러니까 주문이 낭독되어 혼자서 한참 소리를 지르고 나서는 나도 모르게 씁쓸했다.
내 손으로 꾸욱 눌러 대통령이 된 건 아니었지만, 아무튼 우리의 대통령이었고, 그리고 탄핵 되고 나서도 '박 전 대통령'이라고 불릴 '전 대통령'을 갖는다는 사실이 아쉽고도 안타까웠다. 박근혜가 탄핵되면 봄이 올 것 같았는데, 사저로 들어설 때, 얼굴 가득히 피어난 환한 미소를 보고는 집 안이었는데도 옷깃을 여몄다. 아직도 겨울인가.
그렇게 기다려도 오지 않던 봄이.... 오늘 내게 왔다.
봄은 꽃의 모습을 하고 내게 왔는데, 하이드님의 미니부케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분홍을 입었다.
정확히 어떤 분홍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이 세상 제일 예쁜 분홍이다.
아무에게도 닿지 않은, 아무에게도 닿지 않을
너무나도 예쁜 분홍.
봄이 왔다.
봄은 꽃의 모습을 하고 내게 왔는데,
사랑하는 님의 마음과 같이 왔다.
나는 이제서야
명랑하게 그리고 기쁘게
봄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