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그들(살인자들) "너무나 강렬한, 거의 동물적인" 살해 욕구를 느꼈는데, 아라우호의 "성적 기만, 속임, 배신"이 그런 욕구를 촉발했다고 했다. 이러한 주장들에는 이 남성들에게 옷차림 너머의 성기 형태에 대해 알아낼 권리는 물론 "미친 듯이 분노할" 권리, 심지어는 (그들의 성적 특권 의식에 도전한 아라우호를 살해할 권리가 있었다는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남성 특권>, 175)

 



17세의 트랜스 여성 아라우호를 살해한 남성들에게 가장 강력한 범죄 동기는 그 트랜스 여성이 여성처럼보였다는 데 있다. 여성처럼 보였기 때문에 그에게 성적 매력을 느꼈는데, 알고 보니 그는 남성의 성기를 가진 사람이었고, 자신들을 속인그에게 느낀 미칠 듯한 분노를 폭행의 형식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그들 살인자들의 주장이었다.

 


남성과 여성을 다른 계급으로 구분하기로 했을 때, 제일 중요한 지점은 두 계급 간에 구별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급의 형성은 다른 계급에 속한 사람들을 구분할 시각적 수단을 요구한다의복, 장신구 착용 혹은 장신구 없음그리고 노예들의 경우 그들의 지위를 나타내는 시각적 표시들 등은 그런 구분을 중요하게 만든 모든 사회에서 나타난다. (『가부장제의 창조), 247)

 


이것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건 당연히 외적인 표식, 특별히 미용 관습을 통해서다. 적절한 화장과 단정한 옷차림이 여성에게만 요구될 때, 이는 분명 두 계급 간에 차이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차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코르셋>, 71) 여성에게 요구되는 꾸밈노동성 구별의 가장 확실한 방책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 화장하는 남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좀 다른 측면의 이야기라서, 이번에는 다루지 않기로 한다.)

 


<6장 통제되는 몸>. 남성에게, 사회적 시선을 통해, 그리고 스스로에 의해 통제되는 몸은 누구의 몸인가. 남성의 몸인가 아니면 여성의 몸인가.




이러한 분석에 따르면, 여성들의 말은 그들이 타인을 위해 돌봄을 요청할 때나 사회가 용인하는 중대한 사유(예를 들어 여성이 사회적으로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들에게 더 나은 돌봄노동자가 되도록 조력할 때)가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수용된다. 바로 여기서 여성을 위한 의료 제도의 빛과 그림자가 드러난다. 다수의 백인 특권층 여성들에게 미국의 산전 관리prenatalcare 제도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비록 산모의 필요보다 태아의 필요를 우위에 두지만 말이다. 그러나 《페미니스트, 엄마가 되다Like A Mother》의 저자 앤절라 가브스Angela Garbes가 기록한 것처럼, 유색인 여성을 위한 산전 관리 제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가브스와 같은 유색인 여성들을 위한 산전 관리제도는 엉망이다. 많은 레즈비언, 퀴어, 논바이너리의 상황 또한 마찬가지다. - P137

백인우월주의가 지배하는 환경에서 임신 중인 백인 여성, 그러니까 (짐작컨대 혹은 많은 경우 실제로) 백인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여성은 자궁 안에 천국으로 가는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그와 대조적으로 임신한 유색인 여성은체 가능하며 쓰고 버릴 수 있는 존재, 심지어 백인우월주의를위협하는 존재로 간주된다. - P138

심장 질환에서 여성들을 누락시키는 것은 딱히 이례적이지 않다. 심장 질환은 지난 30년간 미국에서 가장 흔한 여성사망 원인으로 밝혀졌다. 여성은 심근경색에 이어 심장 질환으로 사망에 이를 확률이 남성보다 높았다. 그 한 가지 이유를 의료진이 여성들이 겪는 증상(복통, 호흡 곤란, 구토, 피로)을 자주 놓쳤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여성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임에도 대개 "이례적"인 것으로 여긴 것이다. 스웨덴의 경우, 심근경색을 겪은 여성들은 동일 증상을 보인 남성에비해 평균적으로 앰뷸런스 우선순위에서 밀렸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까지 20분 더 기다려야 했다. 영국에서는 여성들이 심근경색 이후 오진을 받을 확률이 50퍼센트나 더 높게 나타났다. - P141

소비자 안전의 측면에서 접근하더라도 특권의 세례를 받는 남성 신체를 기본값으로 설정하는 일이 훨씬 더 지대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동차가 충돌할 때여성들은 안전벨트를 하고 있더라도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을확률이 동일 조건의 남성보다 73퍼센트 더 높게 나타났다. 이것은 최근까지도 모든 자동차 충돌 실험에 쓰이는 마네킹이 시스젠더 남성을 중심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방 분포도, 골격 구조 등에서 나타나는 시스젠더 남성과여성의 상당한 차이를 무시하고 남성의 신체를 기준으로 제작된 마네킹을 활용한 것이다. 결국 자동차 충돌 테스트용 "여성" 마네킹이 도입되었는데, 대부분 실제 여성보다 더 가볍고 신장이 작았다. - P143

출산후 여성은 자기 자신을 지워내는 방식으로 아이를 보살펴야한다. (자신의 남성 파트너에게 기대되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강도로 말이다.) 그러나 여성이 자신의 인간 됨됨이를 의심받지않을 때조차 그것은 타인의 덕택으로 여겨진다. 여성은 인간존재가 아니라 인간 증여자의 위치를 배정받는다. 즉 감정노동, 물질적 지원, 성적 만족뿐 아니라 재생산노동까지 제공하는 존재 말이다. 그리고 남성은 태어날 때부터 여성이 제공하는 이런 재화들을 받고 누릴 권리 뿐 아니라 포기할 권리 또한갖는다고 여겨진다. 권력을 가진 수많은 남성 공화당 의원들이 낙태 금지를 외칠 때, 가장 중요한 예외 대상은 상대 남성이 원치 않는 아이를 임신한 소위 정부(남성의 외도 상대)일 것이다. - P164

또한 한 번 엄마가 되면 영원히 엄마여야 한다. 아이를 돌보는 일로 혹사당하는 차원을 넘어 주변 사람들의 감정적, 물질적, 도덕적 필요를 책임지는 존재 말이다. 말하자면 여성은[아이 외에] 다른 이들에게까지 엄마가 되어 원조와 위로, 양육과 사랑과 관심을 제공해야 한다. 앞 장에서 살폈듯 여성이 자기 자신을 위해 〔타인에게] 그런 도덕적 재화를 요청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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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3-03-17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밑줄로 다 올리지는 않았지만 책에 그은 밑줄이랑 모두 같아요.^^

단발머리 2023-03-19 16:49   좋아요 0 | URL
앗! 너무 기쁩니다! 난티나무님과 밑줄 동기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