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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카트 멘쉬크 그림,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평점 :
욕하면서 사고, 읽고 나서 헉(!)한다는 하루키 신작을 읽었다. 같이 작업했던 카트 멘쉬크의 작품을 음미하며 최대한 천천히 읽으려 했지만 그래도 금방 읽었다.
그렇게나 ‘특별하다’는 나의 스무 살 생일은 도통 기억나는 일이 없다. 학교에 안 갔을 수도 있고, 가족들과 그렇게 두리뭉실, 평범하게 보냈던 것 같다. 아, 조용하고 지루했던 나의 이십대여…
소원,이라고 쓰고 보니 산골 마을 혹은 어촌 마을의 노부부 동화가 생각난다. 소원 세 가지를 들어주겠다는 요정의 말에 소시지가 등장하고, 할머니 코에 붙었다가 다시 떨어지는데, 아뿔싸! 시작이 잘못되니 이 소중한 소원 3개가 한꺼번에 사라져 버린다.
내 소원은 뭘까. 내가 바라는 소원 한 가지는 뭘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부러워하지 않는 경지에 이르고 싶지만, 아, 내 속에는 내가 너무 많고, 내 속엔 욕심이 너무 많고, 내 속엔 소원이 너무 많아 한 개로는 안 되겠다. 죄송한대요, 전 소원 한 개로는 안 되겠어요. 그러니까 제 소원은 하나, 둘, 셋, 넷 아니다 다섯. 가능해요?!?
다른 건 모르겠지만 이 책은 선물용으로 괜찮을 것 같다. 선물 받은 책, 특히 주는 사람의 취향을 반영한 책은 끝까지 읽기 어려운데, 이 정도 두께, 이 정도 표지라면 책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즐겁게 일독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루키만 짧게 쓰나.
나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