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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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편견 형성과 해소 과정
― 오만과 편견을 넘어 이해와 사랑으로


1. 오만과 편견의 출발과 상호 오해

ㅇ(다아시의 오만) 다아시는 높은 사회적 지위와 재산, 가문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사람을 판단하며, 처음 만난 엘리자베스와 베넷 집안을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로 바라봄
ㅇ(엘리자베스의 편견)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냉담하고 거만한 태도에 반감을 품고, 그 첫인상을 바탕으로 그에 대한 부정적 판단을 형성함
ㅇ(서로 다른 판단의 오류) 다아시는 계급과 가문을 기준으로 엘리자베스를 판단하고, 엘리자베스는 첫인상과 자신의 판단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아시를 판단하면서 서로의 실제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함
ㅇ(관계의 핵심 구조) 두 사람의 사랑은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오만과 편견을 깨닫고 수정해 가는 과정 속에서 성립함


2. 엘리자베스의 편견 형성 ― 첫인상과 위컴

가. 부정적 첫인상의 형성
ㅇ(거만한 태도에 대한 반감) 엘리자베스는 처음부터 다아시의 무뚝뚝하고 사람을 내려다보는 듯한 태도에 불쾌감을 느낌
ㅇ(자존심의 상처) 자신을 충분히 매력적인 여성으로 평가하지 않는 다아시의 태도는 엘리자베스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이후 그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
ㅇ(선입견의 고착) 한 번 형성된 부정적 첫인상은 이후 다아시의 말과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편견으로 발전함

나. 위컴을 통한 편견의 강화
ㅇ(호감과 판단의 결합) 엘리자베스는 자신에게 친절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위컴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그의 이야기를 쉽게 신뢰함
ㅇ(확증되는 편견) 위컴이 들려준 다아시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는 이미 형성되어 있던 엘리자베스의 판단과 일치하면서 편견을 더욱 강화함
ㅇ(판단력에 대한 자부심) 자신이 사람을 잘 판단한다고 믿었던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감정과 일치하는 정보는 쉽게 받아들이면서 스스로의 편견을 알아차리지 못함


3. 다아시의 오만과 첫 번째 청혼의 실패

가. 계급적 오만
ㅇ(가문에 대한 자부심) 다아시는 자신의 신분과 재산, 가문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과 관계를 판단할 때에도 이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음
ㅇ(베넷 집안에 대한 거리감) 엘리자베스에게 강하게 끌리면서도 그녀의 어머니와 여동생들의 행동, 가족의 사회적 지위를 결혼의 장애물로 인식함
ㅇ(사랑과 계급의 충돌)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계급적 차이를 극복해야 할 불리한 조건처럼 표현함으로써 사랑 속에서도 우월의식을 완전히 버리지 못함

나. 첫 번째 청혼의 실패
ㅇ(사랑 속에 남은 오만) 다아시는 엘리자베스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도 자신이 그녀의 낮은 사회적 조건을 감수하고 있다는 태도를 드러냄
ㅇ(엘리자베스의 거절) 엘리자베스는 이러한 오만한 태도와 제인·빙리 문제, 위컴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근거로 다아시의 청혼을 단호하게 거절함
ㅇ(변화의 출발점) 엘리자베스의 거절은 다아시에게 자신의 말과 행동, 가치관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됨


4. 편견의 균열과 엘리자베스의 자기반성

가. 다아시의 편지와 판단의 붕괴
ㅇ(사실의 재검토) 다아시의 편지를 통해 제인과 빙리의 관계에 개입한 이유와 위컴과의 실제 관계를 알게 되면서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믿어왔던 판단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함
ㅇ(자기기만의 발견) 위컴은 자신에게 호의를 보였다는 이유로 좋게 평가하고, 다아시는 자신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는 이유로 나쁘게 평가했음을 깨달음
ㅇ(허영심의 자각) 자신이 사랑 때문에 눈이 멀었던 것이 아니라 허영심과 자존심 때문에 판단을 그르쳤다는 사실을 인정함
ㅇ(자기인식의 전환) 자신을 영리하고 사람을 잘 판단한다고 믿어왔던 엘리자베스가 처음으로 자신의 판단 역시 틀릴 수 있음을 받아들이면서 편견에서 벗어나기 시작함

나. 레이놀즈 부인의 증언과 펨벌리에서의 확인
ㅇ(오랜 관찰에 기초한 증언) 다아시가 네 살 무렵부터 그를 지켜본 펨벌리 저택의 하녀장 레이놀즈 부인은 다아시를 마음씨가 좋고 너그러우며 훌륭한 주인으로 평가함
ㅇ(기존 판단과의 충돌) 다아시를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의 긍정적인 평가는 위컴의 이야기에 크게 의존했던 엘리자베스의 기존 판단과 정면으로 충돌함
ㅇ(행동을 통한 확인) 엘리자베스는 펨벌리에서 다아시가 자신과 가드너 부부를 대하는 친절하고 세심한 태도를 직접 확인함
ㅇ(편견의 균열) 편지에서 확인한 사실과 레이놀즈 부인의 증언, 펨벌리에서 직접 본 행동이 겹치면서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다아시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다시 바라보게 됨


5. 다아시의 행동과 오만의 극복

가. 말에서 행동으로의 변화
ㅇ(자기성찰의 실천)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의 거절 이후 자신의 문제점을 말로 인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과 태도를 변화시킴
ㅇ(상대에 대한 배려) 엘리자베스와 가드너 부부를 대할 때 과거의 계급적 거리감을 드러내지 않고 예의와 배려를 보이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줌
ㅇ(겸손의 습득)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가문을 앞세우기보다 상대방의 감정과 입장을 존중하는 태도로 변화함

나. 리디아 사건을 통해 드러난 진심
ㅇ(위기 해결) 다아시는 위컴과 도망친 리디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서 두 사람의 결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함
ㅇ(드러내지 않은 도움) 자신의 공로를 엘리자베스에게 알리거나 이를 사랑의 대가로 요구하지 않고 조용히 문제를 해결함
ㅇ(행동으로 입증된 변화) 자신이 경멸했던 베넷 집안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체면과 수고를 감수하는 모습은 초기의 계급적 오만에서 벗어났음을 행동으로 보여줌
ㅇ(사랑의 성숙) 엘리자베스에 대한 사랑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감정에서 상대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행복을 바라는 행동으로 변화함


6. 두 번째 청혼과 상호 이해의 완성

가. 다아시의 오만 극복
ㅇ(상대의 의사 존중)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의 마음이 이전과 같다면 자신의 감정을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며 그녀의 선택을 우선함
ㅇ(소유에서 존중으로) 첫 번째 청혼에서 드러났던 계급적 우월감과 자기중심성이 사라지고 사랑을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는 모습으로 변화함
ㅇ(자유로운 선택의 인정) 자신의 사랑이 상대에게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엘리자베스를 독립된 선택의 주체로 존중함

나. 엘리자베스의 편견 해소
ㅇ(감정의 변화) 다아시에 대한 반감은 편지와 펨벌리에서의 경험, 이후 그의 행동을 거치면서 이해와 존중으로 바뀌고 다시 사랑으로 발전함
ㅇ(진심의 수용) 엘리자베스는 첫 번째 청혼 이후 자신의 감정이 근본적으로 달라졌음을 인정하고 다아시의 사랑을 감사와 기쁨으로 받아들임
ㅇ(편견을 넘어선 판단) 다아시를 자신이 만들어낸 첫인상의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행동과 인격을 통해 바라보게 되면서 편견에서 벗어남

다. 상호 이해와 사랑의 완성
ㅇ(상호 성장) 다아시는 자신의 오만을,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편견을 스스로 인정하고 변화함으로써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됨
ㅇ(대등한 관계의 형성) 두 번째 청혼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설득하거나 굴복시키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감정과 선택을 존중하는 상태에서 이루어짐
ㅇ(사랑의 완성) 두 사람의 결합은 단순한 감정적 끌림이 아니라 자기성찰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 존중을 거친 뒤 이루어진 성숙한 사랑으로 볼 수 있음


7. 엘리자베스의 자율적 선택과 베넷 씨의 아버지상

가. 콜린스의 청혼과 엘리자베스의 선택
ㅇ(세속적 조건의 거부) 엘리자베스는 안정된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콜린스의 청혼이라 하더라도 사랑과 존중이 없는 결혼을 받아들이지 않음
ㅇ(자율적 결혼관) 경제적 안정이나 주변의 요구보다 자신의 감정과 판단에 따라 배우자를 선택하려는 태도를 분명하게 보여줌
ㅇ(결혼의 주체성) 결혼을 여성의 생존을 위한 현실적 선택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행복과 존엄을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로 인식함

나. 베넷 씨의 선택 존중
ㅇ(강요하지 않는 태도) 베넷 씨는 아내가 콜린스와의 결혼을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엘리자베스가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음
ㅇ(딸의 행복 우선) 경제적 조건이나 가족의 현실보다 딸이 평생 함께 살아야 할 배우자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ㅇ(인상적인 아버지상) 적어도 이 장면에서는 딸의 인생을 부모의 뜻대로 결정하려 하지 않고 그녀의 자율성과 판단을 지켜준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줌

다. 다아시와의 결합으로 이어지는 자율적 결혼관
ㅇ(선택의 일관성) 콜린스를 경제적 조건만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다아시 역시 재산과 지위 때문에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편견을 수정하고 그의 실제 인격을 확인한 뒤 사랑하게 됨
ㅇ(자율적 선택의 연장선) 베넷 씨가 존중해 준 엘리자베스의 선택은 재산이나 사회적 조건보다 자신의 감정과 판단에 따라 배우자를 선택하려는 그녀의 결혼관을 보여주며, 이후 다아시와의 결합 역시 이러한 자율적 선택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음
ㅇ(결혼과 자유) 작품 속 결혼이 단순한 경제적·사회적 계약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행복의 문제이기도 함을 보여주는 장면임


8. 종합

ㅇ(오만과 편견의 의미) 작품의 ‘오만’과 ‘편견’은 단순히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에게 각각 붙는 성격적 결함이 아니라 상대와 자기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내면의 장애로 작용함
ㅇ(엘리자베스의 성장)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편지와 레이놀즈 부인의 증언, 펨벌리에서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허영심과 판단의 오류를 인정하고 편견을 수정함
ㅇ(다아시의 성장) 다아시는 첫 번째 청혼의 실패를 계기로 자신의 계급적 오만을 성찰하고 리디아 사건 해결과 두 번째 청혼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줌
ㅇ(상호적 변화) 두 사람의 사랑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맞추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각각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변화함으로써 가능해짐
ㅇ(자율적 사랑) 엘리자베스가 콜린스의 청혼을 거절하고 이후 다아시를 선택하는 과정은 재산과 사회적 조건보다 개인의 감정과 판단을 중시하는 자율적인 결혼관을 보여줌
ㅇ(작품의 핵심) 『오만과 편견』은 첫인상과 사회적 지위에 따른 판단을 넘어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는 자기성찰,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이해와 존중, 그리고 자유로운 선택이 성숙한 사랑에 이르는 중요한 조건임을 보여주는 작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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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사랑』 코니의 성과 사랑에 대한 인식 변화
― 멜러스와의 관계를 통한 사랑과 자유의 재인식


1. 코니의 성·사랑 인식 변화 개요

가. 변화의 출발점
ㅇ(초기의 불신) 코니는 성적 사랑을 아름답고 숭고한 것으로 미화하는 시각을 거부하고, 그 이면에 욕망·지배·종속의 문제가 존재한다고 인식
ㅇ(자유의 우위) 남성과의 사랑이나 성적 관계보다 여성 자신의 독립된 자아와 내면의 자유를 더욱 중요한 가치로 판단
ㅇ(변화의 계기) 멜러스와의 육체적·정서적 관계를 직접 경험하면서 성과 사랑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함


2. 멜러스 이전 코니의 성과 사랑에 대한 인식

가. 성적 사랑에 대한 회의
ㅇ(성의 낭만화 거부)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하더라도 성적 관계에는 오래된 결합과 예속의 성격이 존재한다고 판단
ㅇ(남성 중심적 사랑관 비판) 성적 사랑을 찬미해 온 시인들이 대부분 남성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존의 성과 사랑에 관한 담론을 남성 중심적인 것으로 바라봄
ㅇ(남성 성욕에 대한 불신) 남성을 성에 집착하는 ‘개’와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심술을 부리는 ‘어린아이’에 비유하며 남성의 성욕을 본능적이고 유아적인 것으로 인식

나. 육체와 내면의 분리
ㅇ(자기 상실의 거부) 남성과 육체적 관계를 맺더라도 자신의 내면과 자아까지 내어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
ㅇ(내면의 자유) 성적 관계에 응하는 것과 남성의 권력 아래 들어가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여성은 관계 속에서도 자신의 자유로운 자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
ㅇ(방어적 자유) 자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육체와 감정을 분리하고 상대에게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자기보호적 태도가 나타남

다. 성을 통한 권력의 역전
ㅇ(성적 반응의 통제) 자신의 성적 반응을 억제하고 남성을 먼저 절정에 이르게 함으로써 여성이 관계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
ㅇ(남성의 도구화) 남성을 자신의 성적 만족을 위한 도구로까지 바라보는 사고가 나타남
ㅇ(성의 권력화) 남성에게 종속되지 않는 데서 더 나아가 성을 이용하여 남성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함으로써 성을 사랑이나 교감보다 힘과 권력의 문제로 인식


3. 멜러스와의 관계에서 경험한 변화

가. 몸을 통한 새로운 성의 경험
ㅇ(직접적인 체험) 코니는 멜러스와의 육체적 관계를 통해 이전에 머리로 판단하고 통제하려 했던 성을 자신의 몸과 감각으로 직접 경험함
ㅇ(성적 쾌락의 발견) 남성의 욕망에 응하거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몸 역시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쾌락을 경험할 수 있음을 알게 됨
ㅇ(통제의 약화) 성적 반응을 의도적으로 억제하고 관계를 통제하려 했던 초기 태도와 달리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을 받아들이기 시작함

나. 다정함과 정서적 친밀감의 경험
ㅇ(다정함의 발견) 멜러스와의 관계에서 코니가 경험하는 ‘다정함(Tenderness)’은 육체적 욕망과 정서적 애정이 하나의 관계 안에서 함께 존재할 수 있음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
ㅇ(감정의 동반) 육체적 쾌락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느끼는 애정과 친밀감이 함께 형성되면서 성적 경험의 성격 자체가 달라짐
ㅇ(경계심의 완화) 상대에게 마음을 열면 자신의 자유를 잃게 된다는 초기의 경계심이 멜러스와의 관계 속에서 점차 약화됨

다. 육체와 감정의 동시적 경험
ㅇ(분리의 흔들림) 육체는 받아들이되 내면은 내어주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기존의 구분이 실제 경험 속에서 흔들리기 시작함
ㅇ(상호적 반응) 한쪽이 상대를 이용하거나 일방적으로 욕망을 충족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몸과 감정이 함께 반응하는 경험을 하게 됨
ㅇ(관계의 변화) 멜러스는 더 이상 남성의 성욕을 대표하는 존재나 여성이 통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육체와 감정을 함께 나누는 구체적인 한 사람으로 다가옴


4. 성·사랑·자유에 대한 새로운 인식

가. 성에 대한 재인식
ㅇ(권력에서 교감으로) 성을 누가 누구를 지배하고 통제하는가의 문제로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서로의 몸과 감정이 함께 반응하는 교감의 문제로 이해하게 됨
ㅇ(성의 도구화에서 탈피) 성을 상대를 통제하거나 자신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보다 두 사람이 함께 나누는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됨
ㅇ(육체의 긍정) 육체를 내면의 자유와 분리하거나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감정과 생명력을 표현하는 인간 존재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게 됨

나. 사랑에 대한 재인식
ㅇ(불신에서 수용으로) 사랑을 자신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는 관계로 경계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타인과 깊이 연결되는 관계를 받아들이게 됨
ㅇ(성과 사랑의 결합) 성적 관계와 정서적 사랑을 분리하여 바라보던 초기 인식에서 벗어나 한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육체적 친밀감과 애정이 함께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됨
ㅇ(다정함의 의미) 사랑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소유나 지배가 아니라 서로의 연약함과 감정을 받아들이는 다정함과 친밀감이라는 인식이 강화됨

다. 자유에 대한 재인식
ㅇ(방어적 자유에서의 변화) 초기에는 자유를 상대에게 자신을 내어주지 않는 것으로 이해했으나, 점차 타인과 관계를 맺으면서도 자신의 자아를 유지할 수 있음을 경험
ㅇ(고립과 자유의 구별) 타인과 거리를 두고 마음을 닫는 것이 반드시 자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방향으로 생각이 변화함
ㅇ(관계 속 자유) 자신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몸과 마음을 열고 깊이 연결될 수 있는 자유의 가능성을 발견함


5. 초기 인식과 변화된 인식의 대비

가. 성에 대한 인식
ㅇ(초기) 성을 남성의 욕망과 여성의 종속 가능성이 존재하는 권력관계로 인식
ㅇ(변화) 멜러스와의 관계를 통해 성을 육체적 쾌락과 다정함, 정서적 친밀감이 함께하는 상호적 경험으로 재인식

나. 사랑에 대한 인식
ㅇ(초기) 사랑과 성이 자신의 독립된 자아와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을 경계
ㅇ(변화)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깊이 연결되는 것이 반드시 자기 상실이나 종속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받아들이게 됨

다. 자유에 대한 인식
ㅇ(초기) 자유를 상대에게 자신의 내면을 내어주지 않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으로 이해
ㅇ(변화) 자신의 자아를 유지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사랑하고 교감할 수 있는 ‘관계 속 자유’로 의미가 확장됨


6. 코니의 변화에 대한 생각

가. 초기 인식에 대한 평가
ㅇ(자아의 독립) 사랑이나 성적 관계 속에서도 자신의 생각과 자유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코니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함
ㅇ(남성 일반화의 한계) 반면 남성을 ‘개’나 욕구 앞의 ‘어린아이’로 표현하며 남성 전체를 성욕 중심의 존재로 바라보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로 느껴짐
ㅇ(권력 역전의 모순) 남성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다시 여성이 남성을 지배하고 도구화한다면 지배의 방향만 바뀌었을 뿐 대등한 관계라고 보기는 어려움

나. 변화된 인식에 대한 평가
ㅇ(경험을 통한 변화) 코니가 관념적으로 성과 사랑을 판단하던 상태에서 벗어나 멜러스와의 실제 관계를 통해 자신의 기존 생각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과정이 인상적임
ㅇ(다정함의 중요성) 특히 육체적 욕망과 정서적 애정을 연결하는 ‘다정함(Tenderness)’은 성을 힘겨루기의 문제에서 인간적인 친밀감의 문제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함
ㅇ(사랑과 자유의 공존) 사랑을 위해 자유를 포기하거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사랑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관계 속에서 두 가치가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변화에 의미가 있다고 봄


7. 작품적 의미와 종합

가. 코니의 변화가 갖는 의미
ㅇ(인식 변화의 핵심) 코니의 변화는 단순히 멜러스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성과 사랑, 자유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데 의미가 있음
ㅇ(육체와 감정의 회복) 초기의 코니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육체와 내면을 분리했다면, 멜러스와의 관계에서는 다정함과 친밀감을 통해 육체와 감정이 함께할 수 있음을 경험함
ㅇ(클리포드와 멜러스의 대비) 광산 경영과 기술·효율·지성 중심의 삶을 추구하는 클리포드의 세계와 자연 속에서 육체적 감각·다정함·친밀감을 중시하는 멜러스의 삶은 서로 대비되며, 코니의 변화가 두 세계 사이의 이동이라는 점을 보여줌
ㅇ(문명 비판과의 연결) 이러한 대비는 코니 개인의 연애와 성적 경험을 넘어 산업화·기계화된 현대적 삶 속에서 약화된 인간의 육체적 감각과 생명력, 정서적 교감의 회복이라는 작품의 보다 넓은 문제의식과도 연결하여 볼 수 있음

나. 종합
ㅇ(변화의 방향) 코니에게 성은 ‘지배와 종속’에서 ‘교감’으로, 사랑은 ‘자유에 대한 위협’에서 ‘타인과의 연결’로, 자유는 ‘자기방어’에서 ‘관계 속에서도 자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변화함
ㅇ(다정함의 역할) 그 변화의 과정에서 ‘다정함(Tenderness)’은 육체와 감정, 성과 사랑을 다시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로 기능함
ㅇ(최종적 생각) 결국 사랑과 자유는 서로 대립하는 가치라기보다 각자가 독립된 인격체임을 인정하면서 상대에게 몸과 마음을 열고 서로를 존중할 때 함께 존재할 수 있는 가치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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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연인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5
D.H. 로렌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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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사랑』 코니의 성과 사랑에 대한 초기 인식
― 사랑과 자유, 멜러스 이전 코니의 성과 사랑에 대한 인식


1. 코니의 독백을 통해 드러나는 사랑과 자유에 대한 인식

가. 독백의 기본 시각
ㅇ(성적 사랑에 대한 회의) 코니는 성적 사랑을 아름답고 숭고한 것으로 미화하는 기존의 관념에 강한 의문을 제기함
ㅇ(여성의 자유 중시) 남성과의 성적 관계보다 여성 개인의 독립된 자아와 내면의 자유를 더 높은 가치로 인식
ㅇ(성적 관계의 이면) 성에는 사랑과 친밀감뿐 아니라 욕망·지배·종속의 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고 바라봄
ㅇ(자기보존의 의지) 남성과 관계를 맺더라도 자신의 내면과 자유까지 상대에게 내어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러남


2. 성적 사랑에 대한 코니의 비판적 시각

가. 성의 낭만화에 대한 거부
ㅇ(감상적 미화에 대한 반감) 아무리 아름다운 말로 포장하더라도 성적 관계에는 오래된 결합과 예속의 성격이 존재한다고 인식
ㅇ(남성 중심적 사랑관 비판) 성적 사랑을 찬미해 온 시인들이 대부분 남성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존의 사랑과 성에 관한 담론을 남성 중심적인 것으로 바라봄
ㅇ(결합과 예속의 공존) ‘connexions and subjections’라는 표현에서 성적 관계를 두 사람의 결합인 동시에 한쪽이 다른 쪽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는 관계로 인식함

나. 성적 사랑보다 높은 자유
ㅇ(자유의 우위) “여성의 아름답고 순수한 자유”를 어떤 성적 사랑보다 더 높은 가치로 평가
ㅇ(내면의 독립) 여성의 행복과 가치가 남성과의 사랑이나 성적 관계에 의해서만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
ㅇ(자아의 우선성)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자신의 자유로운 자아를 잃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태도가 나타남


3. 남성의 성욕에 대한 코니의 인식

가. 본능적이고 유아적인 욕망
ㅇ(성적 집착) 남성들이 ‘like dogs’처럼 성에 집착한다고 표현하면서 남성의 성욕을 강하고 본능적인 욕망으로 바라봄
ㅇ(유아적 욕망)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심술을 부리는 어린아이에 남성을 비유함
ㅇ(남녀의 차이 강조) 여성은 성을 넘어선 자유의 가치를 알고 있는 반면 남성은 여전히 성적 욕구에 매달려 있다고 판단

나. 관계 속 여성의 양보
ㅇ(현실적 양보) 남성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면 여성이 때로는 남성의 성적 욕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
ㅇ(관계의 불균형) 남성의 욕구 충족 여부가 관계의 지속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남녀의 성적 관계를 완전히 대등한 관계로 바라보지 않음
ㅇ(냉소적 시각) 이러한 양보를 사랑에서 비롯된 자발적인 행위라기보다 관계를 깨뜨리지 않기 위한 현실적인 대응으로 인식함


4. 육체적 관계와 내면의 자유

가. 육체와 자아의 분리
ㅇ(육체와 정신의 구별) 남성과 육체적 관계를 맺는 것과 자신의 내면까지 남성에게 내어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판단
ㅇ(내면의 비종속) 여성이 남성의 성적 요구에 응하더라도 자신의 정신과 자유로운 자아는 남성의 지배 아래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
ㅇ(자기 상실의 거부) ‘A woman could take a man without really giving herself away.’라는 생각을 통해 육체적 관계가 곧 여성 자신의 전적인 헌신이나 자기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봄

나. 공감되는 부분
ㅇ(관계 속 독립성) 사랑하거나 육체적으로 가까워진다고 해서 자신의 생각과 자아까지 상대에게 넘겨줄 필요는 없다는 점에는 공감됨
ㅇ(사랑과 복종의 구별) 친밀한 관계라 하더라도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정신적으로 종속되는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함
ㅇ(자유로운 개인의 중요성) 사랑하는 두 사람 역시 각각 독립된 인격체라는 점에서 코니가 내면의 자유를 강조한 부분은 인상적으로 다가옴


5. 성적 관계를 권력의 문제로 바라보는 코니

가. 성을 통한 주도권의 역전
ㅇ(남성 권력의 거부) 코니는 자신을 남성의 권력 아래 내어주지 않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을 이용해 오히려 남성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
ㅇ(성적 반응의 통제) 자신의 절정을 의도적으로 억제한 채 남성만 먼저 절정에 이르게 함으로써 관계의 흐름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
ㅇ(남성의 도구화) ‘while he was merely her tool’이라는 표현에서 남성을 자신의 성적 만족을 위한 도구로까지 바라보는 극단적인 생각이 나타남

나. 권력 역전에 대한 생각
ㅇ(지배 방향의 전환) 남성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여성이 남성을 지배한다면 권력의 방향만 뒤바뀌었을 뿐 지배와 종속의 관계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함
ㅇ(상대방의 인격성 문제) 자신이 남성의 도구가 되는 것을 거부하면서 동시에 남성을 자신의 도구로 만드는 것은 서로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 관계와도 거리가 있음
ㅇ(성의 도구화에 대한 거리감) 성을 상대와의 친밀감이나 교감보다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는 태도에는 쉽게 공감하기 어려움


6. 코니가 말하는 자유에 대한 생각

가. 자유의 긍정적 의미
ㅇ(자아의 보존) 사랑과 성적 관계 속에서도 자신의 자아와 내면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중요한 문제의식을 제시함
ㅇ(종속의 거부) 사랑이라는 이유로 어느 한쪽이 상대방에게 복종하거나 자신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음
ㅇ(여성의 독립성) 여성의 가치와 행복을 남성과의 관계에 종속시키지 않고 독립된 한 인간의 자유에서 찾으려는 태도는 강한 인상을 줌

나. 방어적 자유의 한계
ㅇ(자기보호적 성격) 코니가 말하는 자유는 상대와 함께 누리는 자유라기보다 상대에게 종속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지키려는 방어적 성격이 강하게 느껴짐
ㅇ(육체와 감정의 단절) 자유를 지키기 위해 육체와 내면, 성과 감정을 철저하게 분리한다면 오히려 타인과의 깊은 관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함
ㅇ(자유와 고립의 경계) 상대에게 자신을 내어주지 않는 것이 자유일 수는 있지만, 누구에게도 자신을 열지 않는 상태까지 나아간다면 자유와 고립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음


7. 종합적인 느낀점

ㅇ(자유에 대한 공감) 사랑이나 성적 관계 속에서도 자신의 자아와 내면의 자유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코니의 생각에는 공감함
ㅇ(지배와 종속에 대한 거리감) 다만 남성에게 종속되지 않기 위해 오히려 상대를 통제하고 도구화하려는 방식은 지배의 방향만 바뀐 것일 뿐, 대등한 관계라고 보기는 어려움
ㅇ(나의 생각) 사랑과 자유는 서로 대립하는 가치라기보다 각자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상대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할 때 함께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함

[원문]
And however one might sentimentalize it, this sex business was one of the most ancient, sordid connexions and subjections. Poets who glorified it were mostly men. Women had always known there was something better, something higher. And now they knew it more definitely than ever.

The beautiful pure freedom of a woman was infinitely more wonderful than any sexual love. The only unfortunate thing was that men lagged so far behind women in the matter. They insisted on the sex thing like dogs.

And a woman had to yield. A man was like a child with his appetites. A woman had to yield him what he wanted, or like a child he would probably turn nasty and flounce away and spoil what was a very pleasant connexion.

But a woman could yield to a man without yielding her inner, free self. That the poets and talkers about sex did not seem to have taken sufficiently into account.

A woman could take a man without really giving herself away. Certainly she could take him without giving herself into his power.

Rather she could use this sex thing to have power over him. For she only had to hold herself back in sexual intercourse, and let him finish and expend himself without herself coming to the crisis: and then she could prolong the connexion and achieve her orgasm and her crisis while he was merely her tool.

-알라딘 eBook <영어문고 : 채털리 부인의 사랑>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중에서

[해석]
아무리 감상적으로 미화해 보려 해도, 이 성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가장 오래되고도 추잡한 결합과 예속 관계 가운데 하나였다. 그것을 찬미했던 시인들은 대부분 남자였다. 여자들은 언제나 그보다 더 나은 것, 더 높은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여자들은 그 사실을 이전 어느 때보다도 더욱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여성이 누리는 아름답고 순수한 자유는 그 어떤 성적인 사랑보다도 한없이 더 경이로운 것이었다. 다만 불행한 점이라면, 이런 문제에서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너무나 뒤처져 있다는 것이었다. 남자들은 개처럼 성적인 것에 집착했다.

그리고 여자는 양보해야 했다. 남자는 자신의 욕구 앞에서는 어린아이와 같았다. 여자는 남자가 원하는 것을 내주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남자는 어린아이처럼 심술을 부리고 홱 돌아서 버려, 꽤 즐거웠던 관계마저 망쳐버릴 것이었다.

그러나 여자는 남자에게 양보하면서도 자신의 내면에 있는 자유로운 자아까지 내줄 필요는 없었다. 성을 노래하고 이야기해 온 시인들과 논객들은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다.

여자는 남자를 받아들이면서도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내어주지 않을 수 있었다. 분명 남자의 권력 아래로 자신을 넘겨주지 않고서도 그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오히려 여자는 이 성이라는 것을 이용하여 남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었다. 성관계에서 자신의 반응을 억제한 채 자신은 절정에 이르지 않고, 남자만 먼저 절정에 이르러 힘을 소진하게 두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 여자는 관계를 계속 이어가면서 자신의 오르가슴과 절정에 이를 수 있었다. 그때 남자는 단지 그녀가 자신의 쾌락을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민음사]
아무리 감상적 차원에서 좋게 생각하려 해도, 이 성관계 문제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지저분한 관계이자예속 중 하나였다. 이것을 찬미한 시인들은 대부분 남자였다. 여자들은 항상 뭔가 더 나은 것, 뭔가 더 고귀한 것이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더 명확하게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한 여자의 아름답고 순수한 자유는 그 어떤 성관계의 사랑보다도 한없이 더 훌륭한 것이었다. 다만 불행한 것은 이 문제에 있어 남자들이 여자들에 비해 너무나 멀리 뒤처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남자들은 마치 개처럼 성관계에만 집착했다.

그리고 여자는 이에 따라야만 했다. 남자란 욕구로 가득찬 어린아이와도 같았다. 여자는 그가 원하는 것을 주지않으면 안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아이처럼 심술 사나워져 골을 내고 날뛰면서 이제껏 아주 유쾌했던 관계를엉망으로 만들어버리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남자의 욕구에 굴복할 때 여자는 자기 내면의 자유로운 자아를 내주지 않고 지킬 수가 있었다. 바로 이 점을 성에 대해서 노래하거나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여자는 자신을 진짜로 내주지 않고도 남자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분명 여자는 자신을 남자의 지배하에 떨어뜨리는 일 없이도 남자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니, 여자는 오히려 이 성관계를 이용하여 남자를 지배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여자는 성교할 때 그저 자신을 가만히 다잡고 있으면서, 자기는 절정에 오르지 않고 남자로 하여금 용을 쓰며 일을 마치도록 내버려 두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그녀는 그 성교를 좀 더 길게 끌면서 남자를 단순한 도구로 삼아 자신의 오르가즘과 절정을 이룰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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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해마다 빠짐없이 우리 뒷마당에 있는 12미터쯤 자란 덤불에서꺾은 길고 보드라운 갯버들 가지를 타샤에게 보낸다. 작년 그녀는 그 가지들이 뿌리를 내렸고 자신의 관목 묘상에서 어린 가지들을 키우고 있다고말했다. 타샤는 ‘하지만 내 가지들이 토바의 나무처럼 높이 자라게 할 마음은 없어요‘ 라고 한마디 했다. - P56

가을이면 그녀는 엄청난 양의 바구니를 쌓아놓고,앵초 씨앗을 뿌린다. 고운 흙에 씨앗을 가볍게 뿌리고는, 바구니를 밑에서부터 물에 흠뻑 적셔 뒷문 옆 포도덩굴 밑에 넣어둔다. 바구니에 뚜껑을 덮고서 ‘그 다음에는 봄이 올 때까지 까맣게 잊고 있으면, 무럭무럭 싹트기시작해요‘ 라고 말한다. - P57

늘 그렇듯 타샤는 앵초에 대해 확고한 의견을 피력한다. "퍼시픽 자이언트‘는 너무 화려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녀는 색깔이 짙은 반헤이번종류와 커다랗게 꽃송이를 이루지 않고 잎 사이에 꽃송이가 각각 멋대로피는 ‘줄리아나‘ 교배종을 좋아한다. 하지만 다른 종류를 구하려고 몇 시간거리의 길도 마다 않는다. - P57

타샤는 내가 보낸 프랑스 갯버들을 식기실 창가에 두고, 앵무새 페글러 선장‘과 함께갯버들이 크는 모습을 본다. "허브의 꺾꽂이용 가지를 버드나무 줄기와 함께 유리에서뿌리내려봤어요? 뿌리를 얼마나 잘 내리는지 몰라요." - P58

봄에 나무 옆에서 고개를 내밀어 경이로움을 자아내는 스노드롭 같은 꽃들은4월이면 애정을 받고 그림의 모델이 된다.
타샤의 침실에 있는 앵초 화분들은 해의 움직임을 쫓아 집 안 여기저기로 옮겨진다.
타샤는 ‘아침마다 코기, 앵초와 같이 잠에서 깨지요‘ 라고 말한다. - P60

타샤는 부엽토와 염소 배설물 비료를 골동품 테라코타 화분에 담고 앵초를 심는다. 영국에 갔다가 구해온 화분들이다. 타샤는 오래된 테라코타 화분을 잘 안다. 무엇보다 원하는 바, 즉 깊이나 높이, 그리고 중심에 꽃이 튀어나올 모양새를 정확히 안다. 당연히 각각의 식물에 각기 다른 화분이사용되고, 앵초는 입의 테두리가 없는 키 큰 화분에 담긴다. - P61

타샤는 모은 화초류만큼이나 화분도 자랑스러워한다. 온갖 크기와 깊이의 화분들이 있어각각의 꽃에 알맞게 쓰인다. 타샤는 흙을 손에 묻혀가면서 심은 엄청나게 많은 바이올렛과앵초 화분들을 실내로 옮기느라 진땀을 흘린다. - P62

타샤는 4월 초에 고립되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4월 말이 되면,
진흙과 가랑비와 잿빛 풍경에 조바심을 낸다. 그녀는 짜증스런 목소리로투덜댄다. "마크 트웨인이 뭐랬는지 알잖아요. 뉴잉글랜드 지방은 아홉 달은 겨울이고, 석 달은 썰매 타기에 나쁜 날씨라고 했거든." 그리고는 장화를 신고, 털스웨터를 몇 겹 껴입고 그 위에 숄을 두르고 밖으로 나간다. 그녀는 뿌리 덮개(이식한 나무뿌리를 보호하는 짚과 나뭇잎 등의 혼합물: 옮긴이)의 아래를 살피고, 싹을 틔운 구근에 닿지 않게 소나무 가지를 치운다. - P64

"나는 꽃이 무리지어 피어야 된다고믿기 때문에 튤립 구근을놀랄 만큼 많이 심는답니다." - P67

2타샤가 이른 봄에 뿌리 덮개를 들춰보기는 해도, 실제로 덮개를치우는 것은 5월이나 되어서다. 지난 11월에 조심스레 뿌려둔 잔가지와 낙엽더미를 긁어서 치우면, 어린 가지와 덤불이 모습을 드러낸다. 버몬트의정원이 얼마나 빠르게 갈색에서 아름다운 신록으로 변하는지 지켜보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며 마음의 위로마저 된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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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저녁이면 타샤는 활활 타는 벽난로 앞에 앉아, 돋보기를 쓰고씨앗 카탈로그와 원예 서적을 읽을 것이다. 영국에서 온 신간에서 분홍색엔젤 트럼펫 (일명 천사의 나팔꽃: 옮긴이)을 보거나 잡지에서 어느 집안에서 물려내려오는 패랭이꽃을 보면 ‘사냥이 시작된다. 타샤는 찾기 힘들지만 반드시 손에 넣어야 되는 화초와 씨앗의 ‘수배 명단‘을 갖고 있다. 이때가 튜더집안의 수단과 매력과 결단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 P44

하지만 타샤는 꽃송이가 피어날 희망만으로는 견디지 못할 것이다. 겨우내 언덕 위 작은 온실에서 그녀의 영혼이 풍성해지고, 그림을 그릴꽃들이 자라난다. 타샤는 아무리 바빠도 매일 집과 온실을 잇는 미로를 오르내리며, 피어나는 꽃에 물을 준다. 타샤는 한겨울이면 내게 종종 말한다.
"일러스트레이터가 안 됐다면 토바처럼 온실 재배인이 되었을 거예요." 단순히 나를 칭찬하는 말만은 아니지 싶다. 타샤는 온실의 화초를 두고 오래도록 법석을 떤다. 또 3월은 그 화초들이 가장 빛을 발하는 시기이다. - P46

버몬트 주민들이 진흙탕 계절‘이라고 부르는 시기가 4월 초에 시작되면, 식물과 씨앗 소포를 배달하는 사람들이 타샤의 집으로 직접 오지못하게 된다. 비포장도로가 몇 킬로미터 이상 구불구불 이어져서, 날씨가아주 좋을 때도 운전하기가 힘들다. 진흙탕 계절에는 그 길을 통과할 재간이 없다. 기나긴 4월 몇 주간 타샤는 완전히 고립된다. - P50

진흙탕 계절 동안 타샤는 응접실의 개들이 흙발로 골동품 카펫을 밟지않도록 응접실 카펫을 걷어낸다. 밖에 나갈 때면 무릎까지 올라오는 국방색 장화를 신는다. 장화를 신고 걸으면 철버덕 소리가 나면서 발자국이 생긴다. 그렇게 걸어 양동이를 들고 염소 우리에 가거나 손수레를 밀고 꽃밭주위로 간다. - P51

날씨가 궂어도 할 일이 많다. ‘아가씨‘ - 젖 짜는 염소 - 은 살림집에 연결된 헛간에서 산다.
동물들에게 사료를 주러 가는 길에 타샤는 구근의 싹이 나왔는지 살펴보고,
가끔은 고개를 내민 용감한 ‘글로리 오브 더 스노‘를 발견하기도 한다. - P52

4월은 타샤를 유혹할 만큼 앵초가 풍성하긴 해도, 아직은 실내에서 자라는 화초들이 주를 이루는 달이다. 4월이면 타샤는 옮길 수 있는 식물은 뭐든 집 안으로 들고 가서, 창틀에 올려놓고 감상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하실 돌계단에는 페이퍼화이트, ‘테트아테트‘, ‘민노우‘ 수선화들과 튤립, 은방울꽃, 사프란을 심은 골동품 화분이 즐비하다. 이것들은 겨울이 짧고 온화하다고 속아 넘어간다. - P54

타샤는 꽃피는 돌능금나무 밑에는 사프란을 심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사프란이 구근을 다른 데서 옮겨와 멋진 일을 해낸 들쥐들의 솜씨 (아니면 다람쥐일지 누가알겠어요."라는 것이다. 하지만 들쥐떼의 배설물 때문에 봄이면 타샤는이웃들과 몇 트럭 분량의 배설물을 놓고 협상을 벌인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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