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저녁이면 타샤는 활활 타는 벽난로 앞에 앉아, 돋보기를 쓰고씨앗 카탈로그와 원예 서적을 읽을 것이다. 영국에서 온 신간에서 분홍색엔젤 트럼펫 (일명 천사의 나팔꽃: 옮긴이)을 보거나 잡지에서 어느 집안에서 물려내려오는 패랭이꽃을 보면 ‘사냥이 시작된다. 타샤는 찾기 힘들지만 반드시 손에 넣어야 되는 화초와 씨앗의 ‘수배 명단‘을 갖고 있다. 이때가 튜더집안의 수단과 매력과 결단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 P44
하지만 타샤는 꽃송이가 피어날 희망만으로는 견디지 못할 것이다. 겨우내 언덕 위 작은 온실에서 그녀의 영혼이 풍성해지고, 그림을 그릴꽃들이 자라난다. 타샤는 아무리 바빠도 매일 집과 온실을 잇는 미로를 오르내리며, 피어나는 꽃에 물을 준다. 타샤는 한겨울이면 내게 종종 말한다. "일러스트레이터가 안 됐다면 토바처럼 온실 재배인이 되었을 거예요." 단순히 나를 칭찬하는 말만은 아니지 싶다. 타샤는 온실의 화초를 두고 오래도록 법석을 떤다. 또 3월은 그 화초들이 가장 빛을 발하는 시기이다. - P46
버몬트 주민들이 진흙탕 계절‘이라고 부르는 시기가 4월 초에 시작되면, 식물과 씨앗 소포를 배달하는 사람들이 타샤의 집으로 직접 오지못하게 된다. 비포장도로가 몇 킬로미터 이상 구불구불 이어져서, 날씨가아주 좋을 때도 운전하기가 힘들다. 진흙탕 계절에는 그 길을 통과할 재간이 없다. 기나긴 4월 몇 주간 타샤는 완전히 고립된다. - P50
진흙탕 계절 동안 타샤는 응접실의 개들이 흙발로 골동품 카펫을 밟지않도록 응접실 카펫을 걷어낸다. 밖에 나갈 때면 무릎까지 올라오는 국방색 장화를 신는다. 장화를 신고 걸으면 철버덕 소리가 나면서 발자국이 생긴다. 그렇게 걸어 양동이를 들고 염소 우리에 가거나 손수레를 밀고 꽃밭주위로 간다. - P51
날씨가 궂어도 할 일이 많다. ‘아가씨‘ - 젖 짜는 염소 - 은 살림집에 연결된 헛간에서 산다. 동물들에게 사료를 주러 가는 길에 타샤는 구근의 싹이 나왔는지 살펴보고, 가끔은 고개를 내민 용감한 ‘글로리 오브 더 스노‘를 발견하기도 한다. - P52
4월은 타샤를 유혹할 만큼 앵초가 풍성하긴 해도, 아직은 실내에서 자라는 화초들이 주를 이루는 달이다. 4월이면 타샤는 옮길 수 있는 식물은 뭐든 집 안으로 들고 가서, 창틀에 올려놓고 감상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하실 돌계단에는 페이퍼화이트, ‘테트아테트‘, ‘민노우‘ 수선화들과 튤립, 은방울꽃, 사프란을 심은 골동품 화분이 즐비하다. 이것들은 겨울이 짧고 온화하다고 속아 넘어간다. - P54
타샤는 꽃피는 돌능금나무 밑에는 사프란을 심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사프란이 구근을 다른 데서 옮겨와 멋진 일을 해낸 들쥐들의 솜씨 (아니면 다람쥐일지 누가알겠어요."라는 것이다. 하지만 들쥐떼의 배설물 때문에 봄이면 타샤는이웃들과 몇 트럭 분량의 배설물을 놓고 협상을 벌인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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