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 간 사자 루까
도브 엘바움 지음, 이혜소 옮김, 데이비드 홀 그림 / 스쿨로드 / 2011년 3월
절판


(제가 올리는 그림책 포토리뷰는요, 리뷰라기 보단 전체 미리보기입니다.
그림책 만큼은 전체 미리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왜냐면요, 그림책은 '그림'책이니깐요.

그림 전시회를 가면요, 그림을 10퍼센트만 또는 30퍼센트만 보여주는 경우는 없으니깐요. 그러니까 전시회에서는 그림을 사지 않는 사람에게도 그림을 전부 다 보여주잖아요? 우선은요? 그러니깐.. 그림책도 그래야한다고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림을 다 보고 좋든지 말든지 해야 사든지 말든지 할거아닌가, 하는.. 짧은 생각으로 일단 제가 구입한 그림책 가운데, 제가 그러고 싶은 그림책만 골라서 미리보기 포토리뷰 올립니다. 혹시 이거 법에 걸리는건가요? 혹시 이거 나쁜짓인가요? 혹시 누가 잡아가나요? 그러면 꼭 좀 미리 저에게 알려주세요. 부탁드려요.

아참, ( ) 괄호 안에 쓴 건, 제 속 마음 소리예요. '크크'나 '흐흐'가 대부분이지만요. ㅋㅋ)

사자 루까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손톱과 발톱도 깨끗이 다듬었어요.
그리고 외출을 하려고 하는데
이상하게 머리가 가려운 거예요.

루까는 머리를 긁으며 코를 씰룩거렸어요.
하지만 긁으면 긁을수록 점점 더 가려웠어요.

루까는 할 수 없이 샴푸로
뽀글뽀글 거품을 내어 머리를 감았어요.
'뽀글뽀글', '박박', '뽀글뽀글', '박박'…….
손이 얼얼하고 아플 때까지
몇 번이나 박박 긁고 문질렀어요.
하지만 머리는 여전히 가려웠어요.
그때 갑자기 루까의 눈에서
커다란 눈물방울이 떨어졌어요.
'아, 어쩌면 좋지? 머리에도 뺨에도 온통 털투성이야.
이제 털이라면 정말 지긋지긋해!'

루까는 집에서 나와 자전거를 타고
곧장 시내로 향했어요.
오른쪽으로 돌아서 쭉 가다가 왼쪽으로 돌자,
여우 디또네 미용실이 보였어요.
그제야 어두웠던 루까의 얼굴이 조금씩 환해졌어요.

미용실에는 이미 올빼미와 고슴도치, 개, 개미가 있었어요.
"오늘 왜 이렇게 손님이 많은 거죠?"
루까가 소파에 앉으며 물었어요.
여우 미용사 디또가 자기 꼬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즐거운듯이 말했어요.
"이제 여름이잖아요. 이렇게 날씨가 푹푹 찌는 날이면 다들 가려워서
머리 모양을 바꾸러 온답니다."

(아항! 여름!!! 어쩐지 나도 오늘 아까 낮에 머리가 쫌 가렵더라. 하하. 그러고보니깐 엊그제 절기로 입하,였다는군. 그래 그건 순전히 날씨 탓이었어! ㅎㅎ)

"오래미 손님은 앞머리가 눈을 가린다고 찾아왔고,
고슴도치 손님은 가시가 너무 곤두서서 왔고,
개 손님은 온몸의 털을 깎으러 왔어요.
그리고 개미 손님은 날아다니는
파리처럼 머리 모양을 바꾸고 싶어 해요."

(쿠하하. '개 손님'이래 개손님! 개 손님! ㅋㅋ 완전 재밌는 단어다. '개 손님' ㅋㅋ 게다가 '파리 처럼 머리 모양을 바꾸고 싶어 하는 개미 손님'이라니! ㅋㅋㅋ)

"그런데 사자 손님은 어떻게 해 드러요?"
띠또가 물었어요.

"머리를 묶어 드리면 어떨까요?"
"저요? 오우, 그건 절대 안 돼요."
루까는 껄껄 웃으며 말했어요.

(왜! 좋은데! 예술가 사자 같구 좋은데 왜!)

"그럼 머리를 두 가닥으로 얌전히 땋아 내리는 건 어때요?"
이번에는 고슴도치가 말했어요.
"농담하지 마세요. 아무리 그래도 저는 동물의 왕인 사자인데요."

"아미녀 앞머리를 예쁜 색깔로 염색해 드릴까요?"
띠또가 또 물었어요.
"아뇨, 싫어요."
루까는 툴툴대며 고개를 절래절레 저었어요.

"그럼 어떻게 하면 마음에 드시겠어요?"
띠또가 조금 화난 말투로 물었어요.
"그냥 갈기를 몽땅 없애 주세요." 루까는 재빨리 말했어요.
"갈기를요?" 띠또가 깜짝 놀라 물었어요.
다른 동물들도 놀란 눈으로 루까를 쳐다봤어요.
"네. 요즘 너무 가려워서 참을 수가 없어요."


(흐음... 정말이냐 루까! 진심이야 루까? 빡빡머리를 하겠다고????? ㅋㅋ)

띠또는 우선 개미의 더듬이를 날렵하게 세워 준 다음,

고슴도치의 가시를 고르게 잘라 주었어요.

그리고 올빼미의 쏟아지는 앞머리를 머리 위로
세련된 모양으로 올려 주었어요.
덕분에 올빼미는 훨씬 품위 있어 보였어요.

(푸하하하~ 이런 웃음 소리 나는 모양이 '품위' 있는거구나! ㅋㅋ)

그 다음에 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털을 짧게 깎아 주고,
머리에 두 줄로 염색을 해 주었는데 꽤 멋져 보였어요.

(ㅎㅎ 꽤~)

"자, 이번엔 사자 손님, 이리로 오세요."
띠또가 장난스럽게 말했어요.
"동물의 왕께서 앉을 미용 의자 대령했습니다."
루까가 의자에 앉자
띠또는 가위로 갈기를 자르기 시작했어요.

싹둑 싹둑,
쓱싹 쓱싹,
휘익!

사자의 상징인 갈기가 나풀거리며 바닥에 떨어졌어요.
잠시 후 루까는 매끈해진 머리를 이리저리 쓰다듬어 보았어요.
가려움도 감족같이 사라졌어요.
루까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아항~ 루까는 원래 꼽슬머리였구낭~ 몰랐넹..ㅜㅜ)

루까는 띠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미용실에서 나왔어요.
한결 기분이 좋아진 루까는 맛있는 점심을 먹으려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똑똑똑, 누가 현관문을 두드렸어요.
"식사 중에 누가 찾아온거지?"
누군지 모르지만 꽤나 예의가 없다고 생각하며 루까가 물었어요.
"누구세요?"

"나야, 라비올라. 나랑 바닷가에 가서 놀지 않을래?"
루까는 얼른 달려 나가 문을 열었어요.
그런데 루까를 본 기린 라비올라는 깜짝 놀라
눈이 왕방울만해졌어요.
"어서 들어와. 수영복이랑 수거 가져올게."
루까가 말했어요.
하지만 라비올라는 너무 당황해서 꼼작도 못하고
서 있었어요.

"왜 안 들어오고 그래?"
옆으로 물러서며 루까가 물었어요.
"왜냐하면, 네가 이상해 보여서……. 갈기가 없어졌잖아."
라비올라가 말했어요.
"응, 맞아. 모조리 잘라버렸거든. 라비올라, 나 어때?"

그 순간 라비올라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말했어요.
"너 동물의 왕 사자 맞니? 머리에 갈기도 없고.
갈기가 없는 사자는 더 이상 동ㅁㄹ의 왕이 아니야.
털도 하나 없는 이상한 동물일 뿐이지."
라비올라는 귀를 쫑긋 세우더니
기다란 목을 휙 돌려 나가버렸어요.

루까는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그래서 아내 젬마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울고 또 울었답니다.
루까에게 오늘 일어난 일을 모두 들은 젬마는
루까의 뺨에 다정하게 뽀뽀를 해 주며 말했어요.
"우리 여보 사자님, 변덕스러운 친구 때문에 속이 많이 상했겠군요.
겉모습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는 그런 친구의 말은 신경 쓸 필요 없어요.
갈기가 있든 없든 당신은 동물의 왕이랍니다."

(역시, 여자는 현명해. 히히.
근데.. 그래도 역시 사자라면 갈기가...??^^;;)

밤이 찾아왔어요.
사자 부부는 침대에 누워 서로를 다독여 주며
알콩달콩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리고 방에 불을 끄려는 순간
누군가 현관문을 있는 힘껏 두드리는 거예요.
한방중에 너무 시끄럽게 말이에요.

(누군지 알 것 같군. 음..)

"늦은 시간에 누가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 거야?"
그러자 누군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나야. 라비올라."
정말 문 앞에는 햇볕에 그을려 온몽이 빨갛게 변한
라비올라가 힘없이 서 있었어요.

눈물범벅이 된 라비올라가
소파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내가 말이야. 바닷가 모래사장에 누워 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거든.
그런데 일어나 보니 바닷게 찌르와 토끼 샌디가 나를 보고 깔깔
웃고 있는 거야. 그러더니, '참 웃기게 생겼네. 너 혹시 기린
라비올라 맞니? 목은 긴데 무늬도 없고 정말 이상하네.
아무래도 넌 이제 기린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말하는 거야.
그리고 또, '넌 그냥 새빨갛고 볼품없는 이상한 동물일 뿐이야."
라고 비웃는 거야."

루까는 자신의 민숭민숭한 머리를 쓰다듬으며 라비올라의 귀에 대고 속삭였어요.
"있잖아. 모습이 조금 달라졌어도 우리는 언제나 그대로야.
그러니까 찌르와 샌디가 한 말은 그냥 잊어 버려.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너는 이미 알고 있잖아.
네가 여전히 멋진 기린이라는 걸.
항상 그랬듯이 말이야."

"루까, 정말 미안해. 아까 내가 너무 심한 말을 했어.
그런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이제 너한테 곱슬곱슬한 갈기가 있든 없든
언제나 너를 좋아할 거야. 이건 정말이야.
내 친구 사자 루까, 너는 우리 모두가 인정하는
동물의 왕이라고."

"네 볼에 뽀뽀해도 될까?"
라비올라가 수줍게 물어봤어요.
"그럼, 물론이지."
루까가 기쁜 얼굴로 대답했어요.
그러자 라비올라가 루까에게 몸을 구부렸어요.
둘은 서로 화해의 포옹과 뽀뽀를 했어요.
정말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그때 루까의 아내 젬마가 눈을 치켜뜨면서 말했어요.
"라비올라, 시간이 너무 늦었잖아요. 어서 가서 잠을 자야죠!
그리고 여보, 동물의 왕 사자님, 당신도 냉크 들어가 자라고요!"

(우히힛, 루까 아내 젬마, 떨떠름한 저 표정, 어쩔~~ㅋㅋ)

「뒷 표지 그림」

「뒷 표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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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5-09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이 책 구미가 당기는데요. 춥~~~~ ^^

잘잘라 2011-05-09 20:30   좋아요 0 | URL
^ ^츠릅~ ㅎㅎ

마녀고양이 2011-05-09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사자 머리 매만지는 광경 좀 봐..

요즘 왜이리 미장원 가기 싫은지, 반년에 한번 가면 잘 가는거 같아요.
거기서 몇시간씩 버티기가 정말 싫어요. 10분만에 되는 파마는 없나... ㅠ

잘잘라 2011-05-09 20:38   좋아요 0 | URL
저두요. 내 머리(카락)을 남의 손에 맡기고 가만-히 앉아있기가 정말..ㅠㅠ

요즘 다래순 나물이 한창인데 그래서 식구들 몰고(?) 나물하러 가기로 다 맞춰놨는데(저 말고, 울엄마가요^^) 때맞춰 비 내리고 바람 불고~ ㅋㅋ 울엄마 삐져서 입 내밀고 '동해야' 보고 계세요. ㅋㅋㅋ
 
미용실에 간 사자 루까
도브 엘바움 지음, 이혜소 옮김, 데이비드 홀 그림 / 스쿨로드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흐히힛, 이러다 사자 파마 머리 유행되는거 아녜요? 흐흣.. 의외로 어울리는 사자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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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5-07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사자파마하고 자전거 타고 가는 게 완전 신나보인다, 요즘 포핀스님 그림책 사랑 너무 재밌어요. 덩달아 막 동심의 세계로 가는 것 같고.^^ 주말 잘 보내세요.^_______^

잘잘라 2011-05-08 20:50   좋아요 0 | URL
덕분입니다.^ ^ 주말 잘~ 보내고 있습니다.
나는가수다,를 못봐서 아쉽지만, 대신.. 드라마 반짝반짝~ 이 시작하네요^ ^
드라마 들으면서, 루까, 미리보기 올려드릴께요^ ^
재밌게 봐주삼^ ^~

아이리시스 2011-05-09 02:23   좋아요 0 | URL
사자 다리 꼬은 거 맘에 들어요. 사진을 퍼갈까요, 아 저도 한 권 사야겠어요, 큭큭.
 
귀뚜라미와 나와 겨레아동문학선집 10
권태응 외 지음, 겨레아동문학연구회 엮음 / 보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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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물오리 떼 

                                                    김희석  

 

                          빡─ 빡─ 오리오리 물오리 떼가 

                          하낫둘 셋넷 걸음 맞춰서 

                          앞뜰 개울 뒤뜰 개울 물나라로 

                          아그작 뽀그작 산보 갑니다.    

 

 

 
   
   
 

 

                          왜가리 

                                                    박경종 

                          왜가리님 

                          왝 

                          어데 가요 

                          왝 

                          이 저녁에 집을 가오 

                          왝 

                          왜 혼자 가요 

                          왝 

                          왜가리님 왜 말은 안 하고 

                          대답만 해요  

 

  

 
   
   
 

 

                          책 자랑 

                                                    권태응 

                          할아버지 책 자랑은 어려운 한문 책,
                          그렇지만 그것은 중국의 글이고. 

                          아버지 책 자랑은 두꺼운 일본 책,
                          그렇지만 그것은 일본의 굴이고. 

                          언니의 책 자랑은 꼬부랑 영어 책,
                          그렇지만 그것은 서양의 글이고. 

                          우리 우리 책 자랑은 우리 나라 한글 책,
                          온 세계에 빛내일 조선의 글이고.  

 

 

 
   

 

호들갑이 시작되려고 해요.
이런 시, 이런 시인을 모르고 어떻게 살았어요?
이런 시, 이런 시인을 모르고 밥이 넘어 갔어요 그래? 

아, 그건 그럴 수 있었겠네요.
몰랐으니까.  

그럼 이제부터는요?
이제부터는, 요? 

이런 시, 이런 시인, 이런 책 알았으니
웃으면서 살아야지요.
함박 함박 꽃같이 살아야지요. 

이런 시, 이런 시인, 이런 책 알고도
징징거리고 그러면 정말
못써요.  

이런 시, 이런 시인, 이런 책 알고도
입다물고 있으면, (그러기가 더 힘들겠지만)
먹고 살기 힘들다고 또 입다물고 그러면
엉엉-  

난 그만 울어버릴거예요.  

진짜 진짜. 

 

   
 

 

                          옛날 이야기 

                                                    김육 

                          옛날 옛적에 ─ 

                          그래서? 

                          깊고 깊은 산 속에 ─ 

                          그래서? 

                          사람만한 쥐 한 마리가 ─ 

                          정말? 

                          우는 애 배꼽을 똑 띠어 먹을랴고 ─ 

                          아유, 정말? 

 

                          심술쟁이 내 동생은 

                          두 손으로 자기 배꼽 

                          꼭 쥐고는 

                          그래서? 그래서? 하고 

                          졸라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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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5-06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아그작 뽀그작이란 표현도 시에서 쓰는군요.
그저 왝, 왝만 하는 오리 참 귀여워요. ㅋㅋ
님의 글도 한편의 시 인걸요~~~

잘잘라 2011-05-07 12:36   좋아요 0 | URL
@^______^@ 세실님~

그동안 저는 오리 걸음은 그냥 '어기적 어기적' 힘든 걸음인줄만 알았어요. 지금부터는 '아그작 뽀그작' 걷는 오리 걸음도 한 번 흉내내봐야겠어요. 아그작 뽀그작 오리 걸음 걷다가 힘들면 '왝─' ^ ^

2011-05-07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5-07 12:57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 ^
 
귀뚜라미와 나와 겨레아동문학선집 10
권태응 외 지음, 겨레아동문학연구회 엮음 / 보리 / 1999년 4월
평점 :
절판


'빡─빡─' 이 소리가 무슨 소리게~요? '아그작 뽀그작' 어디 가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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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핀 -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오늘날 지도자들은 지구온난화, 사회 안전, 고갈되는 자원, 기반 시설 유지관리와 같은 것을 걱정한다. 직장인들은 노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100년 전 상황은 달랐다. 그때 지도자들은 지금 우리 눈에는 정말 이상하게 보이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장노동자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과잉생산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64p.) 

 

20세기 들어 생산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자 자본가들은 큰 고민에 빠졌다. 물건을 살 사람보다 생산한 제품이 더 많아지면 어쩌지? 이제 문제는 생산이 아니라 소비였다. 당시 보통 가정은 거의 돈을 쓰지 않고 살았다.  

  1980년대 대부분의 10대들이 옷을 사는 경우는 어쩌다 한 번 정도였다. 신문, 잡지, 책도 거의 소비하지 않았고 화장품도 쓰지 않았다. 소수의 진짜 부자들만 물건을 한가득 살 뿐이었다.  

  보편적인 교육제도의 확대가 가져온 놀라운 부산물 중 하나는 상품 소비를 뒷받침하는 네트워크 효과였다. 학교나 마을에서 어떤 사람이 차를 구입하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그것을 산다. 어떤 사람이 더 큰 집을 갖거나 신발을 두세 켤레씩 갖고 있으면 다른 사람도 따라 하고 싶어 한다. 

  이렇게 단 두 세대 만에 소비문화는 완성되었다. 원래는 전혀 존재하지 않던 생활양식이 생겨난 것이다. 남을 따라 물건을 사는 행동은 우리가 타고난 유전적 소인이 아니다. 최근에 '만들어진' 욕구일 뿐이다. (66p.) 

 

  사람들이 스스로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표준화된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공부하고, 고개를 숙이고 지침에 순응하게 된 오늘날의 상황이 놀랍지 않은가? 수십 년 동안 학교는 우리에게 공포, 공포, 더 많은 공포를 주입해왔다. 낙제 점수를 받을까 두려워하고,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백수가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할까 두려워하게 만들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선생들은 아이들을 이렇게 가르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스템은 다른 선택을 용납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선생은 곧바로 제지당하거나 해고당한다.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고 힘들고 고달픈 상황에 처한다.  

  사람들에게 혁신적인 일을 하도록, 교과성 나오지 않은 통찰을 갖도록, 예술적인 활동을 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결과를 예측하기도 힘들다. 이와 달리 훈련과 반복과 공포는 뻔한 사실과 숫자와 순응을 가르치는 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물론 우리에게는 학교가 필요하고 선생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학교다.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 목적인 학교가 필요하다. 시키는 대로 잘하고 예상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최선'의 노력과 시도를 하는 사람에게 보상하는 진정한 선생이 필요하다. (70p.) 

 

  문제는 선생이 아니다. 린치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훌륭한 선생은 많다. 문제는 그러한 예술가적인 선생을 처벌하고 관료적인 선생을 보상하는 시스템이다. 

  28대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이렇게 말했다. 

  "진보적인 교육은 한 학급으로 족하다. 이런 극소수를 제외한 모든 학생들에게 진보적인 교육을 받는 특권을 줄 마땅한 이유가 없다. 어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특정 분야마다 제각각 힘들고 어려운 노동을 수행할 수 있는 노동력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핀커튼(Pinkerton)이라는 잔인한 구사대 조직을 운영하고, 프락치를 양성해 노조를 파괴하고, 민간군사 조직인 내셔널가드를 동언해 노동조합의 파업을 폭력으로 분쇄한 앤드류 카네기 역시 노동자의 불만을 해소하겠다면서 다음과 같은 제한적인 교육을 제시했다. 

  "보라. 국민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의 볼품없는 삶을 보면 나약한 정치체제의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진정한 만병통치약은 단 하나라는 결론이 나온다. 바로 교육하고, 교육하고, 교육하는 것이다." (72-73p.) 

 

모범생과 모범직장인 

"저는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니 회사일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73p.) 

 

훌륭한 선생을 찾아서 

형편없는 선생은 평생 지울 수 없는 해를 입히기도 한다. 그래서 훌륭한 선생은 소중하다. 

  훌륭한 선생들이 자유롭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숙제를 내지 않아도 되는 학교, 시험에 얽매이지 않는 학교, 잡무에 시달리지 않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 출세와 관직에만 눈이 먼 형편없는 선생들은 내쫓아야 한다.  

  허무맹랑한 이야기처럼 들리는가?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학교가 여전히 뒤떨어진 노동자를 생산하는 관료조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형편없는 선생들이 여전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런 선생들은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존재일 뿐이다. 

  참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을 비난하지 마라. 시험을 무기로, 성적을 무리고, 입시를 무기로 끊임없이 순응하는 노동자를 양산해내는 교육시스템을 비난하라. (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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