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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오렌지 - 세계적인 광고회사 팰런 월드와이드의 혁신 광고전략 ㅣ Harvard Business 경제경영 총서 36
팻 팰런 외 지음, 김광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에 앞서, 권민의 『거리에서 브랜드를 배우다』를 흥미롭게 읽었다.
브랜드란 사람들 마음 속에 있는 ‘욕구’를 찾아내서
그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일을 하는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만일 내가 어떤 브랜드를 좋아한다면,
그 브랜드가 나의 어떤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는 얘기?
내가 좋아하는 광고들을 생각해보았다.
나는 ‘쇼를 하라, 쇼!’를 좋아한다.
특히 ‘한 살의 쇼’와 요즘 한참 TV에 나오는 ‘100살의 쇼’
그리고 ‘생각대로 T'도 무지하게 좋아라 한다.
광고 자체보다는 ♬생각대로 하면 되고~♪ ‘되고송’을 좋아하는 것이지만..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용하는 휴대폰 통신회사는 LGT이다.
광고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 광고 회사 제품을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만일 휴대폰이 매일 다른 식당을 찾아가듯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있는 제품이라면 통신회사를 바꿨을지도 모르겠지만, 통신회사를 바꾸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의사결정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그냥 광고만 좋아하는 한 사람인 것이다.
말하자면 ‘광고’를 소비한다고 할 수 있겠는데,
여기까지 생각하다보니 나에 대해 한 가지 진단을 하게 된다.
......
나는 이야기 중독이다.
이야기 중독...?
이야기에 자극 받고 이야기에 빠져들어 늘 이야기가 필요한 상태...
아.. 어쩌지? 옛말에 이야기 좋아하면 거지 된다는데...
그건 그냥 그야말로 농경사회였던 옛날에 나온 말일 뿐이라고,
지금은 시대가 달라져서 오히려 그 반대라고,
막연하게 ‘예언 효과’를 거부해 보지만...
정말 그러면 어쩌지?
어이쿠.
그러면서도 나는 또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이야기를 좋아하다가, 끝내 이 세상 모든 이야기를 다 먹어치우고,
나중엔 자기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야기꾼 이야기.
그렇게 만들어낸 이야기가
또 다른 사람에게 인기있는 이야기가 되고,
그래서 또 자기처럼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그래서 세상은 다시 이야기로 풍성해지는 그런 이야기를...
이야기가 엉뚱한 데로 흘러온 것 같지만,
사실 이렇게 찾아나선 길에 만난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창의력 오렌지』다.
창의력 오렌지!
이야기를 먹고 사는 사람에게 창의력 오렌지는,
맛있게 익은 총각김치처럼 그렇게
아삭하게 씹는 맛과 잘 발효된 감칠맛을 선물한다.
자, 이것이 내가 이 책에 대해 최고로 보낼 수 있는 찬사다.
아삭하게 씹는 맛,
최적의 조건에서 잘 발효된 음식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칠맛!
‘팻 팰런’과 ‘프레드 센’, 두 사람이 이야기꾼이고,
이들이 공동 운영하는 광고회사 ‘팰런 월드와이드’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공장이다.
팰런 월드와이드가,
변화된 시장 상황에 맞게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는 시티은행의 광고를 맡아서
시티은행과 궁합이 맞는 진정한 고객을 찾아내는 과정,
찾아낸 고객에게 다가가고 관계를 정립해 가는 과정,
그러한 노력이 보상받는 과정 이야기와,
또 하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nited Airlines)의 광고대행사로서,
이 항공사를 이용하는 주요 고객들의 특성을 찾아내고
이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마법’을 펼쳐가는 이야기는,
정말 아삭아삭 씹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90쪽에 나오는
“그들이 당신을 하찮은 존재로 여기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노력도 먹히지 않는다.”
라는 말이나,
143쪽부터 펼쳐지는 BMW 인터넷 광고 이야기(영화감독이 광고를 만든다),
9장의 바하마 이야기,
203쪽 “찾아서 알아내는 기쁨을 의무감으로 촉진시킬 수 있다는 발상이야말로 치명적인 실수다. - 앨버트 아인슈타인”과 같은 말을 맛볼 때의 느낌은
혀에 착착 와서 감기는
싱싱하면서도 곰삭은 총각김치의 감칠맛,
바로 그것이다.
자, 그럼 내가 하고싶은 말은 무엇일까?
별 거 아니다. 그저, 나처럼 이야기를 좋아하고
나처럼 총각김치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창의력 오렌지’ 맛을 한 번 보는 것도
썩 나쁘지는 않으리라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