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159p. 알래스카 내륙 지역에 수만 년간 살아온 아사바스칸 인디언. 그들의 문화는 피라미드나 신전 같은 역사적인 유산을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딱 하나 남아 있는 것이 있다. 태곳적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그들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숲이다.
숲...
혼란스럽다.
아사바스칸 인디언의 삶은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것인가?
그토록 오랫동안 정말 한결같은 모습으로 살아왔단 말인가? 그럴 수 있었단 말인가?
그렇다면 아사바스칸 인디언은 수만 년간 제자리 걸음만 해왔다는 말인가?
발전이란 무엇인가. 변화란 무엇인가. 성장이란, 성공이란...
지키는 자와 파헤치려는 자의 대립인가.
지키는 자가 더 강할 수가 있는가.
소멸은 운명인가.
「159p. 알래스카 내륙 지역에 수만 년간 살아온 아사바스칸 인디언. 그들의 문화는 피라미드나 신전 같은 역사적인 유산을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딱 하나 남아 있는 것이 있다. 태곳적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그들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숲이다.」
다시 읽어봐도 정리되지 않는다.
처음엔 이 문장이 참 아름답다고 느꼈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흥! 피라미드나 신전 같은 역사적인 유산 따위! 그보다는 '태곳적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그들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숲'을 남긴 그들이 훨씬 옳고
훨씬 아름답고 훨씬 감동적이야.'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안타까웠다.
지금은 이미 그들의 삶이 사라졌고 숲도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워서 안타까워서 화가 날 지경이다.
왜 미리 준비하지 못했나.
왜 그렇게 속수무책 당하기만 하고
왜 그렇게 간단히 무너졌나. 왜.
점점 더 화가 난다.
이유가 있다.
4대강사업으로 허무하게 사라져가는 우리 나라 대한민국의 자연 앞에
나 역시 속수무책 아무것도 한 게 없기 때문이다.
책이나 읽고 앉아있으면 누가 대신 반대해주나?
욕이나 하고 앉아있으면 누가 대신 막아주나?
그러니 어떻게 하지?
화만 내고 앉아 있으리?
히유우-
그렇게 한숨 쉬어서 어디 땅이 꺼지겠나?
휘유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숨차.
그러지 말고, 실질적인걸 하자니까!
그래 좋아. 그럼 먼저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모임을 찾아야겠다.
제대로 찾아서 합류하는 것도 방법이다.
직접 나서지 못한다면 후원금이라도 내지.
머릿수라도 하나 보태지.
그래 그게 좋겠다.
알래스카가 멀다고 누가 그랬나.
여기에, 대한민국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아니, 더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