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녀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레이철 시먼스 지음, 강나은 옮김 / 양철북 / 2021년 2월
평점 :
"너 그대로 충분하다"는 말,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말,
"지금 그대로 너를 사랑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
가족으로부터 그런 말을 듣는다면?
엄마에게 그런 말을 듣는다면?
알 수 없다.
아마 평생 알 수 없겠지.
들을 수 없다면, 해보는 건 어떨까?
내 입으로 가족에게 그런 말을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다는 이유로, 그런 말을 해(봐)도 되는 걸까?
할 수 있을까?
어째서?
못할 건 또 뭔가.
하면 하는 거지 뭐.
누가 알아.
누군가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면,
다른 누군가에게 그 말을 또 할지도 모르니..
말하는 기분을 먼저 안 다음에
듣는 기분을 알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나쁘지 않아.
대학 입학 때문에 불안을 겪는 딸들을 돕기 위한 부모 워크숍에서 나는 어머니와 아버지들을 두 명씩 짝지은 다음 이 책 1장에서 설명한 ‘나는 ……를 사랑해‘ 연습을 하게 한다. 끊지 않고 한 번에 60초씩, 부모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딸의 면모들을 잔뜩 이야기했다. "그 애의 유머 감각이 좋아요. 딸이 집 안을 돌아다닐 때 혼자 노래를 흥얼거리는 게 좋아요. 딸이 할머니를 대하는 방식이 좋아요." 그러고 나서 나는 부모들에게 방금 말한 면모들 중에 대학에 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몇 개나 있느냐고 물었다. 부모들은 0개라고 답했다. - P362
자기가 겪는 일을 표현할 언어가 없다면, 그들은 자기가 혼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더 나쁜 경우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 경험의 정체를, 의미를 알면 변한다. - P28
대학 시절에 소셜미디어의 힘이 컸다면 대학 졸업 후에는 더욱 커진다. 뿔뿔이 저마다의 길로 흩어지면서 그 친구들끼리의 소통을 사진과 노트북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이다. 입사 지원서도 컴퓨터로 보내고, 비디오 채팅으로 면접이 이루어진다. 많은 이동이 일어나고 사람들의 관계망이 흩어지기 때문에, 이전까지 맺었던 인간관계를 잃어버리게 된다. - P383
그리고 이를 보상하는 역할을 온라인이 하곤 한다. 23세 탈라는 말했다. "교수님들 30명과 친구들 20명한테서 끊임없이 피드백을 얻으며 지냈는데 더는 그럴 수 없어요. 제가 소셜미디어에 접속하는 이유는 정말 그 사람들이 곁에 없기 때문이에요. ‘좋아요‘ 수만 보는 게 아니라 누가 ‘좋아요‘를 누르는지도 봐요." 그러나 대학 졸업 후 몇 년간 소셜미디어는 새 직장, 새집, 새로운 도시로의 이사, 대학원 합격 따위 좋은 소식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오히려 잔인할 수도 있다. - P383
소셜미디어의 게시물들은 대체로 신중하게 선택되고 꾸며진 것이기에 그것으로만 판단한다면 삶이란 대학 졸업 후엔 완벽한 직장이나 도시로, 완벽한 학교나 룸메이트, 새 거처로 매끄럽게 이동하는 일이고 그 후에는 결혼, 또는 아이, 학위 같은 다음 단계가 당연하게 기다리고 있는 일처럼 보인다. 나만 빼고 모두에게 말이다. - P384
소셜미디어가 나, 나, 나라면, 이 시기에 청년기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나도‘이다. 타인과 얼굴을 직접 마주할 때 진짜 대화가 열린다. 모건은 친구들과 만나 솔직한 대화를 나누자 그들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본 것과는 아주 다른 이야기여서 놀랐다. "제 친구들은 사실 아주 괴로워하고 있었어요. 근무시간이 너무 길다거나, 신입 사원이 모든 딜을 하기 바라는 상사와 사이가 나쁘다거나, 친구들의 실제 삶은 사진과 다르게 행복하지 않은 순간이 많았어요." 진자 대화로 실제 일어나는 일을 나눌 떄 수치심도, 자기가 부족하다는 생각 속으로 침잠하려는 충동도 줄어든다. - P3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