큼큼 산신령의 속담 상담소 만만한국어 3
곽미영 지음, 벼레 그림 / 만만한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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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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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트북이 오래되어서 ㄴ이 잘 눌러지지 않아 자꾸 ㄴ만 오타가 생긴다.


2. 아쉽다. 3월 2일까지 교토, 오사카, 타이베이, 타이중, 타이난, 홍콩 전시가 있었는데 재정 관계로 가지를 못한다.


모아둔 돈은 다 떨어졌고 옛날에 갔던 자료들만 올리고 있다.


2-300만원만 투자받으면 년말에 220-330만원으로 돌려주고 3월 2일까지 일본, 대만, 홍콩 전시를 소화할 수 있을텐데. 


와엘 샤키 전시도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 KTX 비용 10만원과 이동 택시비 (동대구역에서 대구미술관까지 약 1만5천원,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위치라서)가 없어서 결국 마지막까지 못 갔다. 


3. 여행 유투버는 많다. 그러나 미술관 박물관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없다. 여기에 약간 블루오션이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 미술관 박물관을 다니는 사람들은 많다. 관심이 있고, 관심이 있는데서 니즈가 있고, 시장이 있다. 유명 기획 전시에는 10만명씩 몰리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은 비단 코로나 이후 반짝 주가를 올린 유투브 채널과는 달리, 꾸준히 오래전부터 있던 것이다.


여러 유투브를 리서치했는데 미술관 박물관 돌아다니고 찍는 채널은 있었다. 그러나 구독자수가 많지 않고, 수익창출도 잘 안되어 보인다. 왜 그럴까?


일단 기술적 제한점이 있다. 미술관 박물관에서 영상 촬영이 안된다. 사진만 찍어서 올리기에는 영상이 끊겨 보인다. 일본은 많은 경우 영상은 커녕 사진 촬영마저 힘들다. 미술관 안에서 고요하게 관람하는 경험을 제공하는데 포커스가 있기 때문이다. 자료화면을 찍기 어려우니 업로드가 힘들다. 자료화면용으로 영상촬영을 위해서는 특별허가를 받아야하고, 그러려면 기관에 소속되어 있어야한다. 촬영에도 촬영시간, 촬영포맷, 촬영장비 등 여러 제한점을 둔다. 보수적인 미술관 박물관의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더해 유투브에 유행하는 예능 포맷과 양립가능하지 않다. 미술관 박물관은 사람 중심이 아니다. 설령 영상을 찍다 하더라도 북적이는 곳에서 자신을 포커스로 영상을 찍기에도 힘들다. 예능 포맷으로 찍는 채널이 있긴 있지만, 해당 업계에서 아는 인맥이 많은 사람이 기존의 인적 자본에 기반해 활동하는 것 같았다.


지금 유행하는 여행 유투브 포맷은 유투버 개인의 매력과 입담에 기반해 여행 가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를 중점으로 한 것이다. 국내 예능 포맷을 외국으로 확장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류의 포맷은 빠니보틀이 유행시켰는데, 그는 절대 미술관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본인도 관심이 없고, 잘 하지 못하고, 구독자의 성향을 감안했을 때도 적절한 선택이다.


일부 유명 미술관에서 유투브에 자신들의 작품을 설명하는 영상을 올리거나, 저작권이 만료된 과거 작품(주로 서양 인상파)을 위주로 도슨트들 설명영상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나름의 분투를 하고 있다.


전시 소개하는 영상, 전시 소개하는 블로그는 꽤 있었다. 수익 창출은 전시 홍보, 티켓 판매에 있다. 나는 이런 데 관심이 없고 내가 취할 바가 아니다.


가장 좋은 포맷은 교육 영상이다. 미술관 박물관의 자료를 토대로 무언가 설명하는 것이다.


역사나 작가의 사생활이나 이런 부분보다는 작품 자체를 보는 법, 시각적 분석하는 법, 캡션의 외국어와 비교해서 이해해보는 법이 더 적절하고 재밌을 것 같다.


4. 저작권 문제가 걸린다. 교육 대상이 되는 자료가 전시장의 작품이거나 큐레이터가 쓴 설명일 경우 어떻게 해야하는가.


처음 이러한 포맷으로 뭔가를 해보려고 마음 먹은 이후부터 이 저작권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미술사 시간에 각주에 대해 엄격하게 교육을 받았다. 예술분야는 출처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사실 유투브 영상들이 저작권 문제에 대해 그레이한 부분이 있는 듯하다. 영화 리뷰 영상에서 배우들 동의 없이 가져다가 쓰는 경우가 많고, 여행 영상은 현지인들의 동의 없이 얼굴 촬영한다. 소속사가 유투브 채널을 일일이 제지하기도, 현지인이 한국 여행 유투버에 설령 자기 얼굴이 나왔다는 것을 보고 한국어로 내려달라고 클레임하기도, 곤란한 점이 있다. 배우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 시켜주고 홍보해주니까, 어차피 현지인 다시 안 만날 거니까 적당히 넘어가는 데서 이런 영상들의 수익이 발생한다.


그러나 미술관 박물관은 그럴 수는 없다. 다루는 작품이 명확하고 저작권 문제를 애매하게 비켜갈 수 없다. 


해결책은 무엇이가? 우선, 전시를 갔다와서 느낀 나의 생각을 에세이로 표현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이후 책으로 출판할 경우 도판을 활용해야겠다면 허락을 받고 저작권료를 지불하면 된다. 


전시관에서 사진 촬영을 허락하는 경우 상업적인 용도는 안된다고 했기 때문에 수익이 창출되는 유투브에 올리는 것은 엄연히 허락되지 않은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도 일단 애드수익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알라딘 서재는 구조상 방문자가 들어와도 수익 창출 수단이 없기 때문에 올려도 저작권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작품 각주 일일이 다는 것이 번거로워 전시장의 캡션을 그대로 찍어 올린다. 1800년대 이전 저작권 만료가 명시된 경우가 가장 안전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작품이나 중세 필사본 같은 경우가 그렇다. 어차피 내 카메라보다 더 화질 좋은 카메라로 전문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 있다.


여기서 아직 잘 모르겠는 부분은 큐레이터가 쓴 전시 설명의 저작권에 대한 것인데, 아무리 찾아봐도 어디에도 관련 규정이 없다. 아마 전시 설명 자체를 활용해서 무언가 활동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비슷한 부류로는 출판된 책을 소개하는 유투브/알라디너TV나 책에 대한 강연이거나 아니면 책을 필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다 저작권 허락 받고 하는 것 같지는 않다. 혹은 대단한 돈을 벌어야 그제서야 문제가 되지, 그전에는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그 다음은 번역 및 설명이다. 외국 전시거나 외국어 설명이 병기되어 있는 한국 전시의 경우 외국어와 영어로 되어 있는 것을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해설하는 경우는 문제가 없다. 한국어로 번역해서 나의 언어로 바꾸어 설명하는데서 2차 창작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시로 민음사, 을유문화사 등 세계문학전집을 출판하는 경우 우파니샤드나 서유기나 프랑스 사실주의나 대부분 텍스트가 공개되어 있고 저작권이 만료되어 있어서 번역료만 제공하면 되기 때문에 계속 출판이 되는 것 같다. 그러니 2차 창작자의 아이디어가 들어간 번역+해설은 괜찮다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일종의 멤버십 기반 줌 강의 영상을 시작하고, 그중 몇 개는 유투브도 올려서 유입을 만들고, 책도 써서 고정 독자를 만들고 해야하는 일련의 작업을 해야한다. 이 모든 게 다 차근차근 이뤄져야한다. 


누가 이런 콘텐츠를 소비할 것인가? 


우선 예술지망생, 마케터, 카피라이터 같은 예술관련분야직종, 예술애호가, 직업 관련 없이 전시 좋아하는 사람 등이 있다.


지적 욕구가 높은 청년도 포함된다. 이동진이나 유현준의 유투브를 보는 대학생 중 자기 전공과 관련없이 이들의 지적 레벨에 감화받아서 보는 경우가 많다. 영화와 건축이라는 시각적 분석에 관심이 있는 팬층의 일부가 흡수될 수 있겠다.


직업상, 사정상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공간을 벗어나기 힘든 사람에게 대리만족을 줄 수 있다. 먹방도 직업상 다이어트를 해야하거나, 위가 크지 않아 소식을 해야하는 사람들이 대리만족을 위해 보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여행 유투버를 보는 구독자 중에는 돌봄 노동을 해야하는 경우, 직장 때문에 장기 휴가가 어려운 경우, 가게를 운영해야해서 멀리 이동이 힘든 경우도 있다. 심지어 상선을 타기 때문에 해외이동은 하지만 루트가 고정이 되어서 원하는 지역을 못 가능 경우도 있었다. 혹은 해외 유학 중이라서 한국이나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의 전시를 못 보는 경우도 있다. 방학해야 겨우 귀국할 수 있고, 잠깐 있는 부활절 방학이나, 주말 며칠 동안 전시 보기 위해 14시간 비행기를 타고 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제철의 다양한 전시를 보고 싶은 수요층은 분명 있을 것 같다. 전시 전체를 영상으로 찍거나, 작품 모두 올릴 수 없어서 아우라 자체를 직접 느끼지 못한다 뿐이지.


그러나 이국적인 해외의 자연 경치나 야경을 찍는 경우에도 어차피 그 아우라가 스크린에 다 담기지 않고, 직접 현장에 있는 사람만 느낄 수 있다. 스크린을 통해 간접경험에 따른 제약이 있다. 그 제약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런 영상을 보는 것이다. 그러니 전시 영상도 마찬가지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예능 위주이 기존 여행 유투브와는 달리 설명+교육을 강화하는 데 있다. 이러면 시장성이 있다.


포인트는 제철 전시, 세계의 미술관 박물관을 계속 돌아다니고 저녁에 갔던 곳에 대한 기록을 올리고 무언가 배우는 게 있게 하는 것이다.


전시 기획 분석, 전시설명 외국어 해석, 좋은 작품을 택해서 캡션의 외국어를 번역하고 시각적 분석해보기 같은 것들.


5.

영화 평론가도 영화 제작이 따로 있는데 그걸로 어떻게 먹고 살지 알지 못한채 그냥 할 수 있는 바를 하다보니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각 자료의 저작권문제에 걸려서 활동 자체를 시작하지 못했더라면 아무 것도 이루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작권 문제에 대한 고민은 일단 무언가 궤도에 올라간 다음 시작하기로 하고, 대충이라도 퍼블리싱해야겠다 시작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단은 글이다. 차근차근, 매일매일. 매일 쓴다. 아득히 오래전부터 매일 읽어왔기 때문에 매일 쓸 수 있다.


유투버는 자극적이지만 리텐션이 오래가지 않는다. 폭발적으로 구독자를 모아도 그 안에는 허수가 있다. 매년 유행하는 유투브에 대한 트렌드 책을 읽었는데 불과 1년 전 채널인데도 지금은 낡아보이거나 없어진 것들도 허다하다. 100만 구독자 채널인데도 영상에 1만명도 안 보는 경우도 생긴다.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 시절을 잘 만나서 한 두 영상이 몇 백만 조회가 될 수 있으나, 꾸준히 유지되지 않는다. 


내가 택해야하는 전략은 마치 평양냉면 노포처럼 꾸준한 단골을 유치하는 전략이다. 글을 쓰는 자는 하루를 사는 하루살이의 리듬이 아니라, 천년 묵은 소나무의 리듬으로 살아야한다. 다음 달, 다음 년도에 가도 계속 있는 맛집. 잊을만 하면 생각나는 맛집. 책을 읽는 호흡과 리듬이다.


책을 읽는 독자는 조급하지 않다. 출판업자는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지 않는다. 일단 착석하기만 하면 3시간 동안 소비되어지는 영화와는 달리 책은 읽는 시간이 제각각이다. 특정 기간만 스크리닝되는 영화는 관객 모으기에 열심이지만 책은 그럴 필요 없다. 1년이 지나도 팔리는 스테디셀러도 있다. 책을 접하는 루트와 계기도 제각각이다. 책은 생산도 홍보도 호흡이 길어야한다. 


그 다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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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아트센터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4.0

2025. 2. 20.—2025. 6. 29.


이제 2층으로 올라가보자. 백남준 작품의 모티브나 정신을 토대로 만들어진 다양한 작품이 있다.


전기, 통신에 대한 재료적 모티브뿐 아니라, 환경 기후 등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그리는 작품도 있다.



1. 김호남 작가의 작품




디스플레이 9개의 화면과 소리가 전송시간에 따른 지연으로 인해 각기 다르게 시작되어 동굴의 울림 같은 메아리를 만든다. 백남준도 위성 전파속도의 지연에 대해 주목했었기 때문에 백남준의 모티프를 잘 이해하고 충실히 구현한 작품이다.


설명 중에 "윤슬"이라는 매우 좋다.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라는 고유 표현이다. shimmering water로 번역했다. 문장이 깔끔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한 TV 노이즈 화면과 같은 윤슬은 집합적이고 매개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텔레비전의 가능성에 주목했던 백남준을 떠올리게 한다. The shimmering water found there, resembling television static, reminds us of Nam June Paik, who focused on the potential of telelvision to enable collective and mediated experiences."


이렇게 전시의 핵심 주제를 정확하게 포착해서 작품을 커미션하는 작가들이 있다. 저격수와 같다. 작품의 모티브와 전체 테마가 일치하여 정확히 타켓팅된 의도에 관람객도 원 샷 원 킬의 후련함을 느낀다. 


이전에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에서 했던 아시아네트워크 길 위의 도자라는 전시가 있었는데, 그 참여 작가 중 예상 외로 단 한 명마 전시의 전체 모티브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 기어간다.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들은 광주에 와서 도자를 만들고 출품을 했는데, 인터뷰를 들어보면 교포의 정체성에 방황하느라 자기가 무엇을 만드는 것인지 모르는 이도, 아이디어와 작품이 매치가 안되는 이도 있었다.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캄보디아계 미국 현대 미술 작가 에이미 리 샌포드가 일견 한국과는 거리감이 있는 낯선 국가 출신임에도 광주 전시 기획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y6RgQ1n87s 


이 유투브 12:40즈음에서 그 인터뷰를 볼 수 있다.


복수의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에서는 이런 저격수 같은 작가가 있어야 한다. 큐레이터가 하고 싶은 말을 작가 시점에서 재서술해주기도 하고, 전시 전체의 중심을 잘 잡아준다.


김호남 작가의 이 작품이 백남준의 의도와 기획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주었다.



2. 정혜민 육성민의 영상 작품 두 점이다. 벽면에 있는 약 8분 짜리 영상.




동물에 GPS 시스템을 탑재하고 데이터화해서 그 신호와 시각화된 모습을 화면에 보여준다. 실제로 새가 날고 있기도 하고 그것을 3D로 구동해서 영상에 보여주기도 한다. 디스플레이 2개에 각각 연출하는 장면이 나온다. 새가 날아가면서 자연경관을 보여주고 그 자연에서 잡히는 동물들의 신호를 포착해서 화면에 보여준다. 이주를 요청한다랄지, 조금 시원하다랄지, 하는, 우리가 모르는 동물들의 의지를 이해해볼 수 있다. 내레이션에서 동물은 더 이상 피를 공유하는게 아니라 오픈소스를 공유한다고 했다고 한 점이 의미심장하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의도도 명확하다.



디스플레이가 두 개라서 기왕에 가운데 초점을 잡았는데 중간선때문에 약간 방해가 생겨서 아쉬움이 있다.


남서울미술관 건축의 전경에서도 비슷하 작품이 있었다. 보비스투 스튜디오, 룬트마할 어라운드, 2022. 디스플레이 두 개의 가운데 접점의 선이 몰입을 방해했다.



2.




가운데 있는 커다란 영상이다. 약 22분.



보험회사에서 메기나 두꺼비나 새 같은 동물이 지진 전조 증상을 잘 감지하는 것을 알고 GPS를 부착해 그들의 이동을 탐지하고 지진 전에 사람들을 대피시킨다. 아래 보면 로키라는 새가 자연 재해 23개를 미리 예측해서, 당신으 523만 4천달러를 아꼈다고 나와있다. 뒷 배경 왼쪽은 일본의 메기 (글씨는 일본초서인데 느낌만 비슷하게 표현만 해둔거라 읽을 수 있는 글자가 없다.)이고 오른쪽은 서양 고대의 뱀이다. 다 지혜를 상징하고 미리 자연재해를 예측하는 동물들이다.


주인공은 메기나 뱀이 아니라, 로키라는 검은 새를 고르는데, 특별한 이유가 없다. 그냥 마음에 들어서라고 했다.


그런데 다른 새는 다 움직이고 보험회사가 이를 통해 지진 예측을 해서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와중에


주인공은 자기 새가 신호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움직이지 않는다.


새는 자기 뒤의 배낭에서 움직이라는 신호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움직이지 않는다.


새 둘의 대화에서 수컷 새는 뭔가 움직여야할 것 같다면서 엉덩이를 들썩들썩하고


암컷 새는 신호가 오지 않았으니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보험회사에서 신호수신에 문제가 있는 장비를 제때 체크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난다.


회사의 직원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미필적 고의를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듯 하다.








다만 새의 양안 시야각은 측면을 다 감각할 수 있기 때문에 측면에 있는 상대와 대화하기 위해 머리를 돌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앞만 보고 얼굴을 보지 않는 듯 대화하면 연출의 자연스러움이 깨지니까 새도 고개를 돌려 상대의 눈을 마주치는 것 같이 연출한 것 같다. 새의 의인화를 했기 때문이다.



영화 <소울>, <매트릭스> <스타트렉> 등에서 많이 보이는데 미래적 SF를 다루는 영화에서 중앙관제센터를 흰색으로 깔끔하게 그린다. 먼지 하나 없을 것 같은, 유백색의 공간이다. 그러나 나는 중앙센터일수록 책상이 지저분하고 어지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온갖 정보와 요청이 몰려드는 가운데 주변 상황을 돌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일에 집중하다보면 빨래나 청소기 돌리는 타이밍을 깜빡한다거나 냉장고의 자잘한 고장을 잊고 넘어간다든가 하는 것과 같다. 시험에 집중하다보면 계절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거나 하는 것과 같다.


추적 데이터의 상업화는 보험회사로


동물의 본능 대신 인공장치에 의존하게 된 역설적인 모습은 정비되지 않은 장비배낭에서 신호가 송출되지 않는데 지진 신호 앞에서도 떠나지 않는 모습에서 


드러난다. 이것도 역시 의도가 명확하고 서사가 잘 짜여지고 시각화도 잘 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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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아트센터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4.0

2025. 2. 20.—2025. 6. 29.



1. 미술관 박물관이 곁에 여러 개 있을 경우 전시를 묶어서 갈 수 있어서 편리하다.

용인 기흥역-상갈역 사이에 있는 경기도박물관과 백남준아트센터는 좋은 예시다.

전자는 역사, 후자는 현대예술테마로 주제도 상호보완적이어서 같이 들리기에 좋다.


클러스터 효과가 있는 것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한 지역에 모여 있을 경우 상호작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시너지 효과가 창출된다. 소비자(관람객)도 이에 따른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두 곳을 나누어 방문할 필요없으니 교통비도 시간도 절감되고, 다른 테마를 다루니 다양한 니즈를 만족할 수 있다.


미술관과 박물관이 한 지역에 모이면 방문객이 많아지고, 상업적, 문화적 교류가 활발해진다. 관람객들로 거리가 북적여서 늘 소비자가 있으니 주변 서비스산업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안국, 북촌처럼 수십 개의 화랑이 밀집해있을 경우 한 번에 다 방문할 수 없어 관람객 입장에서는 과다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기흥처럼 중간 규모 이상의 전시장이 상호보완적 테마로 두 개 있는 경우는 적절한 것 같다. 물론 안국, 북촌에 있는 모든 화랑을 다 방문할 목적으로 데이트나 나들이를 하는 것은 아니겠다. 반면 너무 외딴 곳에 한 곳만 있는 경우는 자주 가기엔 곤란한 측면이 있다.



2. 1층은 일어나 2024년이야 전시, 2층은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다. 1층 전시는 여러 번 와서 봤다.


백남준만큼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고, 국공립미술관에 개별작품이 여러 소장되어 있으며, 단독으로 이름을 따서 만든 미술관도 있는 예술가가 또 있나 싶다. 언뜻 생각해보면 제주에 김창열 미술관이 있고 양주에 장욱진이 있고 무안오승우미술관, 김세중미술관, 콜렉터의 이름을 딴 광주시립하정웅미술관, 제주유동룡(이타미준)미술관, 서보미술공간 등등이 있는데 백남준만큼의 임팩트는 아닌 것 같다. 그만큼 백남준이 다가올 정보통신시대를 화려하고 강렬하게 예고했었다. 너무 빨리 시대를 앞서가서 뒤따라오는 사람들을 기다리다가 지쳐버린 예술가다.


RM이 롱런해서 소장작품 모아서 하정웅이나 이건희처럼 해주면 좋겠다. 이름도 백남준과 비슷한 김남준이다. 2050년 개관할 김남준아트센터를 기대한다. RM이 좋아할 것 같은 또 다른 작품은 고 권훈칠이다. 개인전도 안했고 오래 은둔하며서 작업만 해서 사람들이 거의 모르는 작가인데, 그의 드로잉에는 경쾌한 경건함이 배어있다. 




3. 1층 전시에는 백남준의 작품들이 있다. 지나가며 생각난 김에 백남준의 시대정신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자.


나는 그가 정치학자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나 동남아시아연구자 통차이 위니차쿨(Thongchai Winichakul)과 비슷한 결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셋은 미디어가 한 집단의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탐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앤더슨의 유명한 책, 상상된 공동체는 미디어 소비라는 공유된 경험을 통해 국가가 사회적으로 구성된다고 주장했다. 1983년의 책이다. 신문을 읽는 사람이 자기와 같은 신문을 읽는 사람들을 보면서 상상된 세계를 확인한다. 농촌 사회에서 다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문화와 관습이 다른 사람인 반면, 근대사회에서 같은 신문을 읽는 사람들끼리는 아무리 공간이 다르더라도 일정한 동질감을 느끼고, 그러한 공통된 감각이 하나의 공동체라는 상상을 낳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독립신문 1호에서, 원산, 서울, 인천 등지의 도시가 등장하는데 신문을 읽는 사람들 모두가 이 같은 신문을 저 다른 도시에서도 읽고 있구나! 하면서 같은 공동체성을 느꼈을 것이다. 이것이 상상된 공동체이다.


한 국가의 가장 작은 구성원이 모든 도시의 사람을 실제로 알고 지내지 않지만, 같은 나라 사람이라는 수평적인 동지애를 느낄 수 있는 이유는 국가가 상상되었기 때문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신문을 읽는 습관도 의례가 되어 공동체 감각을 강화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신문을 읽는 의례적 행위는 불특정 다수의 동시적 경험을 만들어 낸다. 나아가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독자를 공유된 시간적 틀 속에 결속시킨다. 앤더슨은 이러한 신문 읽기의 의례적 행위가 종교적 성찬과 비슷하다고 하였고, 물리적으로 분리된 개인들이 집단적 현실에 참여하는 방식이라고 하였다.


국가를 실재하지 않는데도, 사람들의 상상을 통해 실재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면서, 신문과 인쇄 자본주의는 민족주의가 번성할 수 있는 기술적 수단을 제공했다. 이 상상된 공동체 개념은 미디어가 집단 정체성을 형성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이바지하고, 위니차쿨의 연구와 백남준의 작품에서도 같은 주제의식을 공유한다.


위니차쿨은 앤더슨의 논의를 바탕으로 신문에서 더 나아가 지도를 사용하고 지리적 신체geo-body개념을 주장했다. 지도적 표현이 태국의 국가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면서 이 개념을 확장했다. 백남준은 통신과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글로벌 연결성을 탐구하며, 국가 경계를 넘어선 공동체의 확장된 비전을 제시했다. 


위니차쿨의 지리적 신체는 지도를 통해 태국의 영토 경계 시각화가 국가 의식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서구식 지도 제작이 도입되기 전에는 시암의 정치적 공간은 유동적이었으며 조공 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근대적 지도의 채택과 함께, 시암의 지도층은 국가를 명확한 경계를 가진 독립된 영토적 실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위니차쿨은 지도가 지리적 현실의 수동적반영이 아니라 생각했고, 지도가 갖는 국가 공간의 범위를 상상하는 능동적 역할에 주목했다. 이러한 지도적 상상력은 태국 정부가 주권을 행사하고, 식민주의적 침략에 대응하며, 국가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앤더슨이 신문을 통해 동시성을 강조했듯, 지도도 시각적 도구로도 기능한다. 지도를 보는 사람들이 다양한 지역을 단일한 국가적 실체로 통합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했고, 태국이라는 상상된 공동체를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앤더슨의 초기 논의에서 결여되어있던 시각화 도구인 지도를 더해야 백남준의 시대감각을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백남준은 앤더슨과 위니차쿨의 논의를 통신 기술의 영역으로 확장한 인물로 볼 수 있다. 미디어는 매개체이고 그 대상은 기술발전에 따라 시대마다 변한다. 앤더슨에게는 신문이 중요했고, 위니차쿨은 지도에 주목했다. 백남준의 미디어는 텔레비전과 위성 기술이었다. 


백남준의 위성TV를 사용한 작품들은 한 국가를 넘어 다수의 국가가 새로운 형태의 상상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지 실험했다. 굿 모닝, 미스터 오웰(Good Morning, Mr. Orwell) (1984)에서 백남주은 전자 미디어가 지리적, 정치적 장벽을 초월하여 글로벌하게 연결된 문화를 구축할 수 있음을 예견했다. 그의 유명한 말 중에 음극선관(cathode ray tube)은 캔버스를 대체할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텔레비전과 통신이 예술적 표현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재정의할 것이라는 그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앤더슨이 한 국가 내부의 민족주의에 초점을 맞춘 반면, 백남준은 공유된 경험의 개념을 행성적, 지구적 규모로 확장했다. 뉴욕과 서울을 연결한 그의 위성 방송은 국경을 초월한 가상 공동체의 형성을 시사한다. 오늘날의 글로벌 디지털 문화의 전조로 볼 수 있다.


앤더슨과 위니차쿨과 백남준 모두 미디어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집단 정체성 형성에 미치는지 연구한 사상가다. 민족-국가라는 상상된 집단 정체성은 본질적인 실체가 아니라,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의해 형성된 인식적 구성물임을 시사했다. 앤더슨은 인쇄 자본주의가 동기화된 독서 습관을 통해 국가적 의식을 생성하는 방식을 분석했다. 위니차쿨은 지도적 표현이 국가를 지리적 신체로 형상화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백남준은 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공동체라는 아직 도래하지 않은 시대정신을 예견하면서 둘의 논의를 한층 더 발전시켰다. 앤더슨과 위니차쿨이 매개된 정체성의 과거와 현재를 국가단위로 설명하는 데 그쳤다면, 백남준은 미디어가 국경을 초월하여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초국가적 미래를 소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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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잠실 월드타워몰에서만 파는 새우버거다. 새우의 식감을 강조했다. 가격은 8900원. 


그동안 파파이스의 새우버거가 최고 였는데 롯데리아의 이 새우버거가 SS급을 달성했다.


파파이스는 패티, 번, 소스, 채소 모든 것이 손색이 없는데 유일한 단점은 매장이 별로 없다는 것이고


롯데리아 SS급 새우버거의 유일한 단점은 전국에서 1곳에서만 판다는 것이다.


씹을 때마다 톡톡 툭툭 터지는 듯한 탱글탱글한 새우살 식감이 갓 바다에서 잡아 올린 새우의 퍼덕이는 힘찬 근육 같다.


100% 새우가 아니라 분명 명태를 같이 넣은 것임에도 새우가 실하고 알차게 차 있어 실팍하다.


바삭한 겉이 아작아작 소리를 내고 탱실한 안이 말랑말랑하여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하얗고 빨간 새우살이 패티 가운데 오롯이 박혀있고 부드럽게 으스러지면서도 씹을수록 쫀득함이 살아나


마치


갓 쪄낸 새우 딤섬 속살과도 같이 쫄깃한 탄력과


갓 잡은 생새우와도 같이 신선하고 탱탱한 새우즙이 터져 나오며, 


떡처럼 보드랍고 폭신한 번과 어우러져 풍요로운 식사 경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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