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 수교 140주년 특별 전시회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한가람미술관 제3전시실, 제4전시실

2024-11-09(토) ~ 2025-04-06(일)




1. 예술의 전당 카라바죠전은 아껴두었다. 사람 적어서 집중할 수 있을 때까지. 회화작품은 한적한 공간에서 호적한 마음으로 봐야한다


분명 동선상 사람들이 반 고흐 전시랑 같이 보러올 것인데


예술의 전당 일정을 보니 반 고흐 전 3월 16일에 끝나고 3월 18-20에 다른 전시가 없어보여서 이 기간에 갔다. 


게다가 평일 4시 이후 40% 할인으로 2만2천원을 1만3천200원에 구매했다. 일석이조!





2. 이렇게 반 고흐 전 썰물이 빠지고 사람이 없다.



3. 반대로 청담 화이트큐브 모나 하툼전은 일정이 되면 가고 아니면 가지 않는다.


https://www.artsy.net/artwork/mona-hatoum-untitled-wheelchair-ii


https://www.tate.org.uk/art/artworks/hatoum-untitled-wheelchair-t07497


https://www.denverartmuseum.org/en/object/2015.641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전시 사진으로 충분하고 모나 하툼 관련된 논문이나 글을 읽는게 더 이해에 도움된다.


그러니까 어떤 전시는 반드시 한적할 때 가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봐야한다. 유럽회화 같은 것들. 2D 프레임을 보는데 3D로 읽히는 것들


현대예술은 영상이나 설치예술이면 무조건 가서 보고, 조각이나 사진위주에 개념미술이라서 사진으로 퉁칠 수 있을 것 같으면 글 읽는데 더 시간을 쏟는다.


4. 전시 기획이 좋다. 들어가면서 나는 빛과 그림자를 다룰 것이오! 하고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5. 전시 기획이 좋은 부분은 예를 들어 3장에서도 보인다.



아래 설명글에 문단 4개인데 전시 공간에서는 문단 설명 순서에 따라 그림을 배치하면서 각각 특징이 뚜렷한 정물화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여주었다.


1) 카라바조의 정물화 : 사실감 있는 인물들

2) 카라바조 동시대 인물 페데 갈리치아의 정물화 : 자연주의적 과일들

3) 오르솔라 카치아의 정물화 : 종교적 상징

4) 네덜란드 익명 화가의 정물화 : 그리스 신화


서로 특징도 뚜렷하고 배치 순서도 명확하여 보는 맛이 있다. 컬렉션이 더 많았겠다면 좋았겠지만, 한정된 예산 속의 최선의 선택이다.




6. 내가 이번 전시에서 주목한 것은 흰색 물감의 사용이다. 그냥 무심히 묻혀놓은 것 같은데 멀리 떨어져서 보면 빛처럼 보인다. 가까이 가며 흰색에 지나지 않는다. 대단하지 않아 보이는데 고심과 기술이 들어갔다. 어떻게 붓질을 하느냐에 따라 전체 포인트가 바뀌는데 다 완성해놓고 잘못 칠하면 더러워보이고 의도한 효과를 줄 수가 없다. 화룡점정이라...




빛을 표현하기 위한 흰색도 있지만

주름의 흰색

의복의 흰색

성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한 후광(halo)의 흰색

유백색 등 여러 흰색들이 있다.



흰색 물감으로 빛을 가장 잘 표현한 한국 화가는 김창열이다. 가까이서 보면 흰색 물감에 지나지 않는데, 물방울의 투명한 빛을 표현했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art-gallery/2021/01/08/XHGAKQ3ZNREUPPESKIW5ZH6ZD4/




7. 전시 설명을 모두 꼼꼼히 읽었는데 잘 썼다. 우리말로도 자연스럽게 쓰려고 했고, 영어도 훌륭하다. 일대일 번역이 아니다. 신경 많이 쓴 것 같다.



페이퍼에 하나씩 다 다뤄보려고 하는데 우선, 솜씨 좋은 단어 선택 하나만 보자.



첫 번째 문단 마지막에

한글에서 "카라바조는...여행하며....작품을 접하고 견문을 넓혀갔다"가

영어에서 "In his travels... he saw the works of.. "라고 되어있다.


see를 '보다'라는 사전적 의미로 말한 게 아니라 "견문을 넓혀갔다"라고 표현한 점이 훌륭하다.



그리고 문장 차원에서도 한국어는 한국어대로 흐름에 맞게 다듬었다. 


한국어는 술어가 뒤에 위치하고, 술어를 계속 배치하면서 문장을 만연체로 늘려갈 수 있다.


영어는 문장에 주어 동사 하나가 원칙이고, 더 붙이려면 분사구, with n ving, 관계사 수식, 접속사로 붙인다. 


그러니 영어는 문장이 구조적으로 선명하게 구분되는데 한국어로 번역할 때 영어의 문장 리듬을 그대로 따라가면 뚝뚝 끊겨서 어색하다.


네 번째 문단에


"프라체스코 바사노의 <(작품)>는, A, B, C, D...(와 같은) 일상의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관객을 화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중간 디테일 생략했다. 한국어의 이 문장을 영어는 두 문장이 합쳐진 구조다. 한국어 문장의 술어는 두 개, "묘사하다", "끌어들이다"


"Francesco Basano' canvas depicts <작품 명>." (문장 끊고)

"The viewer is welcomed into the dwelling and participates in the scene full of details that accurately describe the domestic environment .....(생략)"


한국어로 직역했으면 


프란체스코 바사노의 캔버스는 <작품명>을 묘사한다.

관객은 주거 공간으로 초대되어 / 가정 환경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세부 사항으로 가득한 장면에 참여합니다.


얼마나 어색한가! 영어에서 관객은 주어인데, 한국어는 관객을 끌어들인다고 바꾸어놨다. 현명한 의역이다.


invite, welcome into 같은 말은 영어에서 자연스럽지만 우리말에서는 안 살리는 편이 낫다. 특히 무생물 주어일 경우 더 그렇다. 전시는 당신을 초대합니다. 우리말은 이렇게 쓰지 않는다.


welcome into와 participate 합쳐서 참여하나가 아니라 끌어들인다라고 바꾸고, 영어의 또 다른 숨어있는 술어 수식구절의 술어 describe을 부각시켰다.


그럼으로써 영어의 두 문장이 가진 호흡을 우리말이 가진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바꾸어 자연스럽게 읽힌다.


"프라체스코 바사노의 (작품)은 (...) 일상의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관객을 화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미술관 관람객 나라별 특징

일본 :

1) 정숙, 조용. 민폐 안 끼치려함. 보통 홀로 관람, 같이 가도 따로 봄

2) 順路(쥰로), 즉, 정해진 동선이 있어서 따라감

3) 성우나 배우가 녹음한 오디오 가이드 활용 비율 높고 작품 설명을 꼼꼼히 읽음

4) 작품 리스트 종이가 있고, 전시장에서 바로 펜으로 감상을 필기함(쓰는 것 좋아하는 문화)

5) 사진 촬영 안되는 전시 많음. 사진 촬영을 민도가 낮다고 생각함. 조용한 전시 관람 경험 자체에 집중

6) 줄이 있으면 무조건 줄 서서 기다림

7) 작은 망원경(루페)들고 작품 세부 묘사 관찰



한국 :

1) 대체로 조용하지만 간혹 목소리 큰 사람들이 있음. 연인, 친구, 모녀, 가족 등 2인 이상 같이 봄. 같이 간 사람에게 아는 것 설명하는 것 좋아함. 시끄러운 것 싫은 1인 관객은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알아서 쓰고 옴.

2) 무질서 속의 질서. 정해진 동선이 없다고도 있다고도 할 수가 없음. 규칙이 있어도 안 따름. 늑대처럼 이리저리 메뚜기처럼 점프해서 왔다갔다 관람함.

3) 줄이 있으면 잘 안 섬. 효율적으로 다른 거 먼저 보고 와서 다시 관람함

4) 오디오 가이드보다는 SNS 인증샷 더 중요

5) 거대 스크린에 이머시브 체험, 미디어아트, 체험형 전시 우세

6) 전시 설명 잘 안 읽음 "오 예쁘네"

7) 인기 전시와 비인기 전시 차이가 너무 큼. 바이럴 되면 많이 가서 줄이 길고, 더더욱 유명세. 인기 없으면 아예 안 감.



한국일본 둘 다 뮤지엄 굿즈샵, 카페 좋아함



중국 특징 : 사람 너무 많음. 목소리 정말 큼. 서로 큰 목소리 별로 개의치 않음. 건축규모가 엄청 큼.

미국 특징 : 도네이션(기부)문화 특징적.

유럽 특징 : 전시에서 스케치하는 사람들 있음. 미술관 방문이 특별한 이벤트가 아님. 일상적인 문화 생활의 일부 같음. 스카나 도서관 가는 것 같이 미술관에서 책도 읽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콘클라베 (영화 특별판) - 신의 선택을 받은 자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서가 아주 흥미로워서 번역도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아까 콘클레이브 원서에서 영어가 맛깔지다고 했는데 뭐가 맛깔지냐?


예를 들어 맨 아랫 문단 첫 번째 구절을 보면 


the hostel had an austere, antiseptic atmosphere, 언, 어스티어, 앤티샙틱, 애트모스피어하고


a로 두운을 맞춰 라임을 살렸다.


엄격하고 살균적인 분위기의 호스텔이라는 뜻이다. 



그냥 시적 운율만 살린게 아니라 공간의 분위기를 전달하면서 소설 전체에 흐르는 엄격한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서문에 위치해 있는 압축된 표현으로 전체상을 그려내는 글이 아주 잘 쓴 글이다.



아까 쓴 글과 맥락이 같은데, 어떤 영어 원서를 읽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정작 그 책에 무슨 구체적인 내용이 있었는지는 안 말하고 변죽만 울려댔다. 서평지나 다른 2차 소스에서 읽은 것을 주워섬겼다.


정말 책을 읽었으면 구체적인 소스를 대야한다. 정말 외국어를 한다면 그 외국어를 우리말로 잘 표현해서 설명할 수 있어야한다. '읽었다'고 자랑할 게 아니라. 



2. 이 표현을 읽으니 옛날에 김훈 작가가 병원에 가면 소독약 특유의 살균적인 느낌 때문에 위압적인 분위기가 나다고 했던 것이 생각난다.



옛날에 읽었던 표현은 머리 속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어 있어서 인터넷 검색해도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종이책을 읽으면 남들이 모르는 부분과 표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결국 나만의 글, 남들과 차별된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코퍼스를 모아 데이터 전처리를 고쳐 통계적 시각화를 하면 확실히 시그마6 밖에 있는 단어군을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지식과 용어의 조합이 남들이 모르는 것들을 활용해서 그만큼 유니크한 글을 쓴다는 말이다.


요약본이 아니라 직접 책을 읽는 이유다.


스크린을 통해보는 전자책이 아니라 육안으로 보는 종이책을 읽는 이유다. 그래야 몰입이 되고 내 것이 되며 검색해서 안 나오는 것들을 접할 수 있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서 읽었더라? 인터넷에 김훈, 병원 같은 열쇳말로 검색을 해도 안 나온다.


서점에서 김훈을 검색해 산문집 목차를 살펴봤다.

















오,,, <저만치 혼자서>에 대장 내시경 관련 부분이 있다. 여기에 병원이야기가 나올려나?


물성이 있는 실물 책을 꺼내 읽어보니 내가 기억하는 그 표현이 없다.


어쩔 수 없다. 다 뒤져보는 수밖에


어디에 내가 기억하는 그 표현이 있나,,,? 꼭꼭숨어라 머리카락보일라


얼마지나지 않아 찾았다.


검색으로도 안 나올 부분이다. <라면을 끓이며> 1부 <밥>의 <목숨2> 꼭지에 있었다.




 p133-p134


 나는 병원 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소독약 냄새에 진저리친다.

 소독약은 우월성의 냄새를 풍긴다. 병원은 환자보다 우월하다는 냄새를 소독약으 뿜어낸다. 소독약은 내 몸속의 병을 적대시하고 경멸하는 듯하 냄새를 풍긴다. 병원은 늘 살균되어 있다. 젊은 의사는...






3. 꺼낸 김에 다시 읽어보니


여전히 좋다. 메시지에 정확한 타격점이 있고, 주어와 술어 관계가 선명하며, 문체는 중후하고 간략한 한문투라 옛글을 읽는 맛이 난다. 작가 이름을 가리고 읽어도 김훈 작가의 문체는 그의 향기를 풍긴다.


슥 읽다가 재밌는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p376


물렁하고 아리송한 문장으로 심령술을 전파하려는 힐러들의 책이 압도적인 판매량을 누리는 독서풍토에서 외상외과의사 이국종 교수의 저서 <골든아워>에 모이는 독자들의 호응을 나는 기쁘게 생각한다.








라는 문장을 읽었다. 이렇게 관형격에서 압축적으로 솜씨좋게 돌려까기 하는 표현이 매력적이다.


원래 하고 싶은 말은 본디 주어-술어에 있다. 나는 기쁘다. 독자들의 반응이. 이국종 교수의 저서에 대한.


그러니까 원래 메시지는 이국종 교수의 저서가 잘 팔려서 김훈 작가가 기쁘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에세이, 힐링물이 더 잘 팔리는 세태를 비판하는 말을 세련되고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본문장의 관형격은 두 문장을 합친 표현이다.


힐러들이 심령술을 전파한다. + 힐러들의 책이 압도적인 판매량을 누린다.


관형격의 수식이 너무 많지 않아 깔끔한 느낌을 준다.


이 두 문장을 솜씨좋게 조립하면서, "독서풍토 가운데"로 다음 문장에 연결했다.


~전파하려는 힐러들의

+

책이 ~판매량을 누리는 독서풍토

+

가운데

~교수의 저서가 잘 팔려서 나는 기쁘다.


'심령술'이라는 한 마디에 에세이스트들의 글이 사람의 심리를 대상으로 하는 데 맥아리가 없고 사기성이 있다는 뉘앙스를 집어넣었다.


멋진 문장이다.


4. 책을 손에 쥔 김에 흝어보다가 오늘 시대정신에 적합하지 않은 듯한 부분이 눈에 잡혔다.


공공장소에서 막무가내로 화장하는 여성에 대한 비판이나, 여성의 젖가슴에 대한 표현 같은 부분


그게 '틀렸다'기 보다는 '시대가 지나서 표현이 부적절하게 느껴진다'가 정확하다.


여성의 성적 대상화와 편견이 섞인 표현은 시대를 막론하고 존재한다. 오늘날에도 남성향 웹소설이나 무협소설, 판타지 웹툰을 보면 중세 시대 픽션처럼 여성이 성녀, 마녀, 창녀, 어머니, 잔다르크 정도의 도식적인 캐릭터로만 묘사되어있다.


아주 어렸을 때 이원복의 먼나라이웃나라를 읽었을 때는 너무 재밌었는데


장성해서 다시 읽어보니 서구사대주의로 범벅된 책이었다. 그렇다고 이제 책의 가치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유용한 지식도, 여전히 신기한 시각도 있다. 


같은 글인데 무엇이 달라졌는가? 내가 달라지고, 내가 사는 사회가 달라졌다. 하나의 대상을 맹목적으로 좋다 나쁘다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더 섬세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사회도 자란 것이다.


시대정신이 달라지면 과거의 유산은 재평가되곤 한다. 누구도 피할 수가 없다.


오늘날 미적감각으로는 뉴진스가 아름답고 SES는 촌스러워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전히 김훈의 글은 매력적이고,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도 흥미롭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고 나니 어떤 것은 조금 부적절하다 느껴지고 어떤 것은 옛날보다 더 좋아지는 게 있다.


후자가 클래식이 되는 이유겠다. 


김훈의 글은 하얼빈, 남한산성 같은 우리 전통 역사 이야기를 김훈 문체로 적어줄 때 가장 매력적이고 빛난다.


SF, AI, 생태주의 같은 오늘날의 글보다 시련에 대면한 고독한 개인을 그리는 역사 소설을 쓸 때 실력이 발휘된다.


김훈의 역사 소설은 앞으로도 계속 읽고 싶다.


5. 


시대가 바뀌면 시대정신이 바뀐다.


비단 여성인권 뿐 아닌 몸, 젠더, 이분법에 대해 질문하는 사상으로서 페미니즘이 확산된 이후 


골대에 골키퍼 있다고 골이 안 들어가냐, 라는 말로 7,80년대를 살아온 나이든 남성들의 생각과 행적이 재평가받았다. 재평가는 온순한 표현이고, 거의 힐난받아 매장되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암살>에서 염석진(이정재 분)은 해방이 될지 몰랐다고 했다. 해방이 되고 민족주의가 시대정신이 된 후


과거 일본과 협력했던 모든 이들의 생각과 행적이 재평가받았다. 둘 다 당시에는 찬란한 영광을 누렸지만, 시절이 뒤집히니 자기가 살던 세상이 없어져버린 셈이다.


특정 대상에게 면죄부를 부여하거나, 특정 대상에게 만능 암행어사 패스를 발급하려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점은 지구는 돌고 에너지는 순환하며 사람이 바뀌고 시대가 전환된다는 것.


과거를 비판하기보다는 장래를 대비해야한다.


오늘날을 사는 사람은 지금 태어나고 있는 당신의 손자, 증손자들이


CCTV 기록과 AI로 다 찾아내서


기후변화, 환경보호, 동물권, 비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잘못한 여러분의 생각과 행적을 모조리 비판하고 매장할 것이다.


플라스틱 잘못 버린 죄, 탄소배출 많이 한 죄, 반려동물 키우다가 버린 죄, 알고리즘에게 잘못된 정보를 피드한 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연히 SNS에서 모르는 누가 무라카디 다카시의 예술기업론 한 페이지를 찍어 올려서 읽다가 재밌겠어서 주문했다.


일본책은 책값이 저렴해서 부담이 안된다. 알라딘 7400, 예스7900, 교보는 없다. 현지에서 사면 660엔.



주말에는 돈이 없었고 주중이 되자 돈이 생겼는데 재고가 1권밖에 없었는지 주말에는 바로 배송이었는데 주중이 되니 주문 직수입으로 바뀌었다. 위 사진은 SNS 캡쳐파일. 아직 배송 못 받았다.


대신 중국어본을 구해 읽고 있는데 일본어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성공학, 처세술 책 읽는 느낌이다.





영어도 일본어도 중국어도 공부한지 이제 이십 년쯤 되어가서


미술관 가서 서서 볼 때 다리 아프지 않게 일일이 사전 찾지 않고 모르는 단어 몇 개만 찾아보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company의 기업이 아니라 일어서다, 일을 만들다, 창업하다라는 뜻의 기업이다.



영화 콘클라베를 보고 관심이 생겨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글을, 정말, 맛깔지게 잘 쓴다! 영어의 느낌이 좋다.




사실 NYT에서 극찬한 이디시 소설 Sons and daughters를 읽고 있다가 지루해져서 집어들었는데 몰입감 있어서 재밌다.



















번역본도 곧 나오는 모양이다. 어려운 전문 어휘가 많을 경우 번역본을 사두면 어휘를 찾지 않는 수고를 덜어준다. 한 언어만 잘 하는 통번역가들의 전문성이 있고 존중받아야할 부분이다. 


나는 이것저것 다, 꽤 깊이 있게 알고 싶은 사람인데, 이런 사람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우물을 한 개만 파는게 아니라 동시에 여러 개 파기 때문에 초기 성과는 지지부지하다. 어렸을 때는 이 언어도 못 하고 저 언어도 못 하고 0개국어라고 생각했지만 오래 꾸준히 하다보니 나름 편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언어만 전문적으로 트레이닝해서 자동으로 한국어로 변환하도록 훈련받은 통번역가들, 그리고 한 지식에 대한 윤리적 학술적 책임을 지니고 있는 자들이 그 한 분야에 대해 아주 미세한 디테일을 알려줄 때 감사하다. 내가 아무리 이 우물 저 우물 파도 그렇게까지 다 알 수 없다. 하나만 하는 사람들이 쓴 전문서, 학술서, 수준높은 교양서를 읽는게 좋고 편리하다. 세계 각국의 여러 전문서를 대학원 공부하듯이 읽으면 어느정도 지식을 쌓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


가끔 몇 개 국어니 얼마나 잘하느니 그런 자랑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평생 그런 허세를 부리지 않을 거다. 이유는 두 가지다.


1) 잘 모르는 내국인에게나 부리는 잘난 척이다. 그런 잘난척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자신의 사회적 위신을 높이는 것 이외에 무슨 사회적 도움이 있는가? 외국어를 잘하면 혼자 외국어 읽고 외국인과 대화하면 된다. 그 결과에서 증명되는 것이지 할 수 있다에서 증명되는 게 아니다. 나는 물화생지 4개 과학어를 한다고 자랑하는 연구자가 있는가? 연구자는 우두커니 앉아있는 연구실에서 자신을 증명할 뿐이다. 외국어를 잘하면 몇 개국어를 한다 하고 자기 자랑하기보다 우리가 모르는 이런 책이 있다, 이런 식의 표현방법이 있으니 우리말에서도 이렇게 활용하면 좋다, 하는 사회적 기여를 하는게 좋다. 자기보다 남의 지적 지평을 넓힐 수 있게 돕는 게 낫다.


2) 잘 모를 때는 대단해보였지만 배우고 알고나니 그렇게 자랑하는 사람들의 실력이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 잘하는 사람들은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얼마나 일본어 잘하는 사람이 많은지, 우리나라에 얼마나 영어 잘하는 사람이 많은지, 진정한 실력자는 가려져있다. 그런 실력자들은 소규모 커뮤니티, 전문업계, 책과 글 같은데서 잠깐 잠깐 드러나지 대규모 마케팅으로 반짝반짝 포장되지 않는다. 진정한 실력이란 포장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실력이 없으니 패키징을 예쁘게 하는 것이다.


비슷한 의미에서 학벌 자랑하지도 않을 거다. 계속 공부 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냈고 어쩌면 제일 좋은 학문적 훈련을 받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이 업계에서 다 학벌 좋으니 학벌자랑하는 것은 의미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어디 어디 학석박사이라고 말하는게 무슨 원투펀치 때리는 것 같아 별로다. 그것도 듣는 사람 모두에게 광역기로 때린다. 나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니 내 말에 토달지 마시오. 원로 교수에게서 너무 많이 보였는데, 다들 대접받고 싶어하셨다. 대접받는 마음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인정욕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자연스레 자기를 치켜올려세워줘야한다는 거만함을 보인다는 것이다. 왜 자기를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그렇게 요구할까? 소개에 학벌을 읊으며 먼저 원투펀치로 때리고 시작하는 사람들을 경계한다. 그저 시급받고 일할 뿐인 전시안내요원과 월급받고 일할 뿐인 큐레이터가 "나를 몰라?"라는 말에 정답을 대답할 의무는 없다.


심지어 더 큰 문제는 파워인플레처럼 엘리트인플레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서울대가면 서울대로 만족하는게 아니라 대학원,대학원가면 미국박사, 미국안에서도 랭킹이 어떠냐, 취직할 때 지방대냐 아니냐 하는 식으로 계속 그 안의 위계질서가 생긴다. 마치 중세시대에 농민에 비하면 절대소수인 귀족계층안에서 자작이니 백작이니 공작이니 어디출신이니 하고 미세한 카테고리가 생기는 것처럼. 마치 한우 1등급 안에 세분화된 3등급이 더 생기듯이. 사실상 심플하게 말하면 한우투뿔이 1등급이고, 한우1등급이 3등급 아닌가? 한우 3등급은 분쇄해서 고기맛 내는 스프에 들어가고, 한우1등급이 구이용으로 좋은 생고기다. 그런데 한우 투뿔이 실제 1등급이니까 한우1등급은 한우3등급이라고 하면 누가 사먹을까. 그래서 1등급 중 최상, ++ 투 플러스를 만든 것이다. 


그런데 또 원래 자기가 최고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노력해서 그런 학벌이든 무엇이든 타이틀을 따내는 것이기 때문에 타이틀을 따내는 순간 목표가 사라져서 그 안에서 만족 못하고 계속 뭔가를 더 추구하기 때문에 생기는 인플레현상이다.


좋은 대학 못 간 사람들에게 좋은 대학은 대단하지만, 그 대학 다니는 학생에게는 학교, 교직원에게는 일터, 교수에게는 직장일 뿐이다. 


서울에 안 사는 사람들에게 서울은 있어보이지만 서울 사는 사람은 그냥 불편하기도 편하기도 한 삶의 공간이고, 유럽에 안 가본 사람에게 유럽은 있어보이지만 사는 사람에게는 불만투성이의 공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