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1권 현자의 돌 일어-영어 비교

3장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의 편지>로 마법학교 입학통지서가 도착하고 더즐리 일가가 해리의 호그와츠 입학을 방해하기 위해 멀리 도망가는 이야기다

1) 도입부에 더들리의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는 해리 쫓기(Harry Hunting)이라고 두운을 맞추었는데 일어에서는 각운을 맞추어 하리-가리(ハリー狩り, 수렵할 때 쫓을 수)라고 했다.

2) 같은 영어라도 영국과 미국의 문화가 달라 언어의 쓰임새가 다르다. 그래서 영국에서 출판된 해리포터가 미국에서 출판될 때 제목을 현자의 돌(필로소퍼)가 아니라 마법사의 돌(소서러)로 바뀐 것은 다들 아는 이야기다. 이외에도 바뀐 점은 점퍼는 스웨터, 홀리데이는 베케이션, 토일릿은 배스룸, 모터바이크는 모터사이클 등으로 바뀌었다.

또 하나 이 장에서 눈 여겨 볼 만한 것은 더들리가 진학하는 버논의 모교 스멜팅스 남자교(단시코) 즉 남학교다. 영국판은 퍼블릭 스쿨, 미국판은 프라이빗 스쿨로 되어있다. 왜냐

영국에서 퍼블릭 스쿨은 엘리트 기숙학교를 의미하고 교회나 지방 권력에 예속되지 않은 퍼블릭을 위한, 그리고 퍼블릭을 위한 학교라는 의미다. 영국 퍼블릭 스쿨은 미국에서는 사립학교다. 기부금과 비싼 등록금에 의해 운영되는 프라이빗 프렙 스쿨의 의미다.

그래서 영국판을 읽는 미국독자는 모두에게 입학 기회가 열려있는 (주)정부지원학교라는 정반대의 의미로 이해할 것이기에 미국판에서는 스멜팅스 퍼블릭 스쿨이 프라이빗 스쿨로 바뀌었다.

그렇다고 반대 집합에서 미국의 퍼블릭 스쿨이 영국의 프라이빗 스쿨은 같은 카테고리가 아닌데 왜냐면 영국의 프라이빗 스쿨은 정부 지원 받지 않고 사적 개인에 의한다는 광범위한 의미로 퍼블릭 스쿨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퍼블릭 스쿨을 의미하려면 영국은 스테이트 스쿨이 좀 더 적절하다.

어쨌든 버논 삼촌이 다닌 전통 엘리트 남자 기숙학교 스멜팅스는 영국에선 퍼블릭 스쿨, 미국에선 프라이빗 스쿨, 일본에선 남자(학)교(단시코)다 땅땅

3) 더들리야 편지 가져오너라, 버논 삼촌이 신문 뒤에서 말했다(said Uncle Vernon from behing the paper)를 신문의 음지로부터(新聞の陰から)라고 말한 표현이 좋다.

해리는 어렸을 때부터 사적공간을 공유하는 가까운 친척들에게 무시당했는데 한 마디도 지지않고 모나지 않고 똑부러진 성격을 갖게 된 것이 가장 신기하다. 그가 볼드모트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유아와 청소년시기에도 주변환경의 억압에 눌리지 않고 회복탄력성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4) 다음 판본에는 도서관 등록증, 반납 독촉, 편지 수신인명, 우표도 각주에 들어갈 것 같다.

5) 해리는 자기 앞으로 온 첫 편지를 받고 나는 도서관 등록도 안해서 빨리 반납하쇼! 같은 무례한 편지도 받은 적이 없는데, 분명 자기 이름이라는 것에 놀란다.
도서관 등록 안했다는 원문에서 he didn‘t belong to the library다

빨리 반납의 무례함을 살리고자 헨캬쿠가 아니라 스구헨뽄세요! 라했다

영어의 yet here it was, a letter, so plainly there could be no mistake를 단정하게 줄여서 정진정명(틀림없이) 해리의 이름앞(아테나)라고 했다. 쇼신쇼메 正真正銘의 한자어감이 좋다.

6) 편지 안 받으려고 우편함 막고 쫓고 쫓기는 모든 과정은 90년대 유행했던 영국의 스릴러 첩보물의 향기가 난다.

편지에 바뀐 해리의 위치 주소가 1층 컵보드에서 2층 더들리 물건 놓는 작은 방으로 바뀌자 버논이 직접 대사로 스파이다, 집이 감시당하고 있다라고 말한 예시에서 짐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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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1권 현자의 돌 일어-영어 비교

2장(사라진 유리)

1) 해리 머리가 빨리 자라는 등 타고난 마법 능력이 있다는 기이한 일화를 나열하는 부분에서 더들리를 피해 학교 굴뚝 위에 있었다는 부분에서 그 (초등)학교 교장이 ˝여교장선생˝이라고 되어있다. 영어를 찾아보니 The Dursleys had received a very angry letter from Harry‘s headmistress telling them..이라고 되어있어서 비로소 30년만에 교장선생님 성별을 알게 됐다.

중요한 사람이다. 머글출신 마법사들의 문해력을 담당하는 초등학교 기관장이다. 해리, 헤르미온느, 딘 같은 머글집안 출신의 알파벳, 산수, 기초 읽기 교육을 맡고 있다. 마법부는 왜 이런 중요한 기초 교육을 아웃소싱하고 있을까. 그리고 11살이 되어 프라이머리 스쿨을 마친 7학년 때 마법학교로 낚아채 바틸다 백샷이 영어로 쓴 <마법의 역사>같은 걸 읽힌다. 론은 형제들에게 밀려 제대로 읽기 훈련을 못 받은게 아닐지. 헤르미온느는 마법학교 진학하지 않고 이튼스쿨이나 의대대비했어도 잘 했을 정도로 우리나라로 치면 초5 때 책 한 권 다 읽는 습관이 자리 잡혀있다. 더들리는 얼마나 멍청한건지 대수학이라고 말하기조차 어려운 기본 산수가 안돼 생일선물 카운팅에 37+2도 계산도 못한다.

2) 어린 해리가 사는 계단 밑 방은 우리로 치면 물건 때려넣는 자투리방, 다용도실인데 영어로는 컵보드cupboard고 일어로는 물치 (물건 놓는 곳)다

3) 생각해보면 더들리네도 참 집요하다. 굳이 그렇게까지 열과 성을 다해 해리가 일반인으로 살게끔 했다. 대우나 태도나 방법은 잘못되었는데 우편함 막으려고 연차도 내고, 편지 안 받게 먼 섬까지 도망가고 해그리드한테 대들고, 그 오랜 세월동안 비밀유지하는 등 자기 나름대로는 노력했다. 요즘 엄빠 감성으로는 그냥 그러든가 말든가, 사실 말야 너 마법사래! 니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 하고 말텐데 교정해야한다는 영국식감각과 시대정신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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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나는 맹꽁이라 읽겠다고 한 책은 안 읽고 쓰겠다고 한 글은 안 쓰고 다른 책이 더 눈에 간다.

일어판 해리포터 1권 현자의 돌. 어쨌든 끝까지 읽어보자, 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는데 같은 표현을 영어와 일어로 비교하니 참 재밌다.

다른 문화권으로 번역되면서 의미는 같은데 맥락이 다른 미묘한 역어가 생긴다. 옛날에 중국에서 영화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대장으로 번역된다, 마츠다 세이코 한자는 소나무밭 성스런자식이다, 라고 글을 썼는데 그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 문화권에서는 당연한 표현인데 다른 언어문화에서는 특이하고 다른 느낌을 준다.

흔히 어른들이 섞어서 쓰는데서 보이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다름을 틀리다고 생각한다. 표준과 정통이 있고 그외는 이단에 비정통으로 생각해 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정신이 바뀌었고 다양성은 규격 외 부속품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하나의 흐름이니 해리포터 영어-일어 비교를 예시로 들어 이런 다름을 일별해보는 재미를 나누고 싶다.

보통 번역자만 혼자 낄낄거리는 재미난 부분인데 단어비교도 있고 문장비교도 있다.

1장(살아남은 아이)에서
1) 버논은 그루닝스 회사에서 일하다가 산책겸해서 베이커리에 가고 종이봉투에 큰 도너츠를 담아오는데 같은 뜻 맞는데 빵집(팡야), 도-나츠라고 해서 영국 베이커리가 아니라 일본식 빵집과 미스터 도너츠 같은 게 생각난다.

2) 그리고 비서에게 방해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전화번호를 돌리는데 ˝돌린다-dialing˝ 같은 표현과 이후 나오는 편지, 우표 같은 표현은 아마 다음 판본부터는 각주로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디지털 세대는 이런 다이얼식 전화기, 우표를 써 본 적이 없을테니

3)
일:こぎれいに刈り込まれたプリベット通りの生垣を、静かな風が波立たせた。
일어번역: 말끔히 다듬어진 프리벳가의 산울타리를 고요한 바람이 잔잔히 흔들었다.
영어: a breeze ruffled the neat hedges of Privete Drive,
-여기 챕터1 마지막 단락 첫 문장은 풍경 묘사로

영어 전체 문장은 세 문장이 종속절과 동격apposition으로 합쳐진 구조다.
S V O,
+ which V C,
+(앞의 O와 동격) O (관계사생략) S V O

이 문장을 일어에서 세 문장으로 떼어서 정돈했다. 니트 헷지도 말끔히 다듬어진 산울타리로 잘 의역했다

墨を流したような夜空の下で、通りはどこまでも静かで整然としていた。
먹물을 풀어놓은 듯한 밤하늘 아래 거리는 끝없이 고요하고 (질서)정연했다.
which lay silent and tidy under the inky sky,
-일본어는 조금 더 서정적이다

摩訶不思議な出来事がここで起こるとは、だれも思ってもみなかったことだろう。
기이하고 불가사의한 일(마하+불사의)이 일어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the very last place you would expect astonishing things to happen.
-참고로 1장 첫 문장과 수미쌍관이다
마하불사의 특이. 동양문화어휘다 마하는 산스크리트어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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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책을 생각보다 빨리 읽어버렸다. 카도카와 문고에서 나온 일본 소학교 고학년, 중학생 용 문학 <날씨의 아이>에 이어 <스즈메의 문단속>이나 <너의 이름은>을 읽을까 하다가 같은 작가-감독인 신카이 마코토말고 다른 이의 문체를 읽어보고 싶어 호소다 마모루의 <늑대아이>로 골랐다. 지브리 이후 같은 감성의 일본 애니를 이끌어갔던 2인방이기도 하고. 그건 그렇고 원래 3년마다 애니가 나왔는데 차기작이 감감무소식이다. 06년 시달소, 09년 섬머워즈, 12년 늑대아이, 15년 괴물아이, 18년 미래의 미라이, 21년 용과 주근깨 공주로. 마치 <러브레터>같이 블링블링한 감성의 화이트 이와이 슌지 감독과 다크한 블랙 이와이가 나뉘는 것처럼 액션-감성 반복해서 나왔었다. 신카이 마코토의 확실한 독주 속에 묻힌 것인가? 하면서 찾아보니 마침 11월 21일에 <끝이 없는 스칼렛> 일본 현지 개봉이라고 한다! 와! 한국은 12월 12일 개봉

썸머워즈-주근깨공주로 이어지는 디지털 인터넷 세상에 있는 다수의 익명 공동체를 시각화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인데

신카이 마코토는 초기작이 어설펐던 반면 최근작은 모두 호평인 반면(<너의 이름은> 이후 재난 3부작 쓰나미 폭우 지진), 호소다 마모루는 2006년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가장 흥행하고 그정도의 반향을 얻은 작품은 없다. 신카이 감독이 우상향이라면 호소다 감독은 우하향인셈. 12년 <늑대 아이> 같이 모성애라는 보편적 감성을 가지고 승부하면 좋겠는데 이번에 개봉하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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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민 지음 / 포르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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