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나는 맹꽁이라 읽겠다고 한 책은 안 읽고 쓰겠다고 한 글은 안 쓰고 다른 책이 더 눈에 간다.
일어판 해리포터 1권 현자의 돌. 어쨌든 끝까지 읽어보자, 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는데 같은 표현을 영어와 일어로 비교하니 참 재밌다.
다른 문화권으로 번역되면서 의미는 같은데 맥락이 다른 미묘한 역어가 생긴다. 옛날에 중국에서 영화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대장으로 번역된다, 마츠다 세이코 한자는 소나무밭 성스런자식이다, 라고 글을 썼는데 그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 문화권에서는 당연한 표현인데 다른 언어문화에서는 특이하고 다른 느낌을 준다.
흔히 어른들이 섞어서 쓰는데서 보이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다름을 틀리다고 생각한다. 표준과 정통이 있고 그외는 이단에 비정통으로 생각해 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정신이 바뀌었고 다양성은 규격 외 부속품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하나의 흐름이니 해리포터 영어-일어 비교를 예시로 들어 이런 다름을 일별해보는 재미를 나누고 싶다.
보통 번역자만 혼자 낄낄거리는 재미난 부분인데 단어비교도 있고 문장비교도 있다.
1장(살아남은 아이)에서
1) 버논은 그루닝스 회사에서 일하다가 산책겸해서 베이커리에 가고 종이봉투에 큰 도너츠를 담아오는데 같은 뜻 맞는데 빵집(팡야), 도-나츠라고 해서 영국 베이커리가 아니라 일본식 빵집과 미스터 도너츠 같은 게 생각난다.
2) 그리고 비서에게 방해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전화번호를 돌리는데 ˝돌린다-dialing˝ 같은 표현과 이후 나오는 편지, 우표 같은 표현은 아마 다음 판본부터는 각주로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디지털 세대는 이런 다이얼식 전화기, 우표를 써 본 적이 없을테니
3)
일:こぎれいに刈り込まれたプリベット通りの生垣を、静かな風が波立たせた。
일어번역: 말끔히 다듬어진 프리벳가의 산울타리를 고요한 바람이 잔잔히 흔들었다.
영어: a breeze ruffled the neat hedges of Privete Drive,
-여기 챕터1 마지막 단락 첫 문장은 풍경 묘사로
영어 전체 문장은 세 문장이 종속절과 동격apposition으로 합쳐진 구조다.
S V O,
+ which V C,
+(앞의 O와 동격) O (관계사생략) S V O
이 문장을 일어에서 세 문장으로 떼어서 정돈했다. 니트 헷지도 말끔히 다듬어진 산울타리로 잘 의역했다
墨を流したような夜空の下で、通りはどこまでも静かで整然としていた。
먹물을 풀어놓은 듯한 밤하늘 아래 거리는 끝없이 고요하고 (질서)정연했다.
which lay silent and tidy under the inky sky,
-일본어는 조금 더 서정적이다
摩訶不思議な出来事がここで起こるとは、だれも思ってもみなかったことだろう。
기이하고 불가사의한 일(마하+불사의)이 일어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the very last place you would expect astonishing things to happen.
-참고로 1장 첫 문장과 수미쌍관이다
마하불사의 특이. 동양문화어휘다 마하는 산스크리트어로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