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에 압구정 로이갤러리에서 양현모전이 있었다. 오늘 사진과 리플렛 정리하다가 생각의 실타래를 정리해본다.
비정형과 기하학 사이에서 유연한 형태를 그리는 <일렁이는 오늘>전이다. 감각과 기억 사이에서 복잡한 상념을 흐르는 대기와 번지는 빛으로 표현했다.
인스타와 사이트에는 내가 유심히 본 작품에 대한 정보가 없다. 아무리 사진이 공개적으로 오픈되어있어도 직접 전시를 가야하는 이유다. 이번 전시의 메인 테마 연작은 인터넷에서 거의 그대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윗층에 있는 <어느 날의 파편 No.1-4>(2025)와 위 아래에 하나씩 있는 <고대의 나침반 No.1-2> 시리즈는 정보가 없다. (아래 사진 확인) 이 연작들을 보고 나서 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


어느 날의 파편은 혼합재료다. 사진을 찍은 뒤 갈갈이 찢고 다시 이어붙였다. 본디의 사각형 형태가 아니라 비정형으로 섞인 형태에 스테인리스 스틸같은 테두리를 더하고, 저녁밤 아파트의 불빛과 하늘의 별빛을 오묘하게 섞었다. 약간 시간을 두고 응시하며 명상해야 그림이 비로소 내게 말을 건다.
야경을 볼 때 카메라 렌즈의 사각프레임안에 찍히는 형태로만 광경을 기억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망막에 맺히는 상 가운데 일부만 선택적으로 뇌리에 저장한다. 그런 아이디어를 토대로 자기에게 의미있는 풍경만 시각적 클러스터로 모아 콜라주했다. 무엇보다 추억은 그때 그 장소에 함께 했던 사람 혹은 기분과 함께 남는다 점을 시각화한 것 같다. <어느 날의 파편> 연작을 통해 <일렁이는 오늘> 연작의 감성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됐다.
고대의 나침반은 풀밭 강아지풀 느낌의 실보풀이 제기처럼 스커트형태로 나침반에 붙여진 작품이다. 이 설치작품이 메인 테마 회화의 앞에 있음으로서 작품이 어쩐지 더 완성되는 느낌이다. 선이 구부러지고 흐르는 방향과 각도가 회화와 닮았다.
https://www.roygalleryseoul.com/exhibition/whispering-curr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