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부터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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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노니는 집-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12,500원 → 11,250원(10%할인) / 마일리지 6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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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4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3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2009년 10월 19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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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3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3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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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뜨려는 배
팔리 모왓 지음, 이한중 옮김 / 양철북 / 2009년 9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09년 10월 19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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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1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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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그가 돌아왔다. 제목을 보는 순간, 드디어 미카엘 팽송의 여행과 그의 도전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신>>은 저승을 탐사하기 위해 떠났던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세계를 발견하고 수호천사로서 각 나라 3인의 삶을 돌보아주었던 <<천사들의 제국>>의 후편이며 이제 미카엘 팽송은 더욱 높은 단계인 신들의 세계로 나아가게 되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책은 참으로 깊고도 방대한 양의 지식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구축하고 있다. 소설 속에는 기독교와 그리스, 로마의 신화 그리고 고대 이집트의 이야기까지 세계 여러 곳에서 옛날부터 내려온 우주 창조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하지만 언뜻 보면 너무나 많은 양의 자료에 기가 죽거나 질릴 위험을 없애기 위해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몇 가지 주요한 장치를 이용하고 있다. 

우선, 이야기 중간 중간 에드몽 웰즈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제 5권을 인용하여 앞으로의 내용을 미리 추리해보거나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수많은 문학 작품과 유사한 일화를 만들어 내거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인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성격을 유추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이는 읽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미카엘 팽송은 수호천사로서의 임무를 마치고 드디어 신이 될 수 있는 후보가 되어 우주 어느 한 구석에 있는 한 행성의 올림푸스에 와 있다. 무언가를 예언하는 듯한 144명의 후보생들이 모여 낮에는 그리스 신화의 열두 신으로부터 신이 되기 위한 수업을 듣는다. 밤에는 안전한 성 벽을 넘어 올림포스 산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그의 동료들 테오노트와 함께 탐험을 한다. 

"디오니소스가 말한 대로라면 이곳은 최후의 시련을 거쳐 영혼의 기나긴 진화를 완성하는 곳이에요.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는 여기에서 가장 좋은 것과 가장 나쁜 것을 대면하게 될 것이고, 절대적인 공포와 절대적인 욕막을 경험하게 되겠죠. "...72p

그들은 앞으로 어떤 수업을 받고 어떤 경험들을 하게 되는 것일까.... 신이 되기 위한 수업은 마치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던 무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여 행성이 생겨나고, 바다가 생기고, 광물질이 생겨나 식물과 동물 등의 순서로 진화하는 과정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듯하다. 단, 이러한 모든 과정이 "신"이라는 존재, 즉 신 후보들의 개입에 따라 일어난다는 것이 다를 뿐. 그들이 전혀 다른 창조물들을 만들어내도 결국은 지구의 모습과 비슷한 모습이 되어가는 것을 보면...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것이 필수불가결한 과정이었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내가 할 일은 무엇보다 먼저 인간들을 관찰하면서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는 아마도 내가 살면서 경험했던 가장 알쏭달쏭한 상황에서 인간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할 것이다. "...259p

이제 그들에겐 각각의 144명 인간들이 주어진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 이 인간들을 보살필지... 2권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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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수레바퀴 -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우고자 하는 이에게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지음, 강대은 옮김 / 황금부엉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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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되신 장영희 선생님께서 "이 책을 덮으면서 나는 내게 말했다, '살아라.'"라고 하셨다. 그러니 어찌 이 책을 읽고 싶지 않았을까. '호스피스의 어머니'이며 '의학계의 여신', '죽음학의 세계적인 대가'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평생토록 연구해온 "죽음"을 직접 눈 앞에 두고 집필한 이 자서전이 얼마나 감동적이고 진실할지는...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부터 내가 걸어온 기대였다. 

어째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남들이 모두 꺼려하는 '죽음'을 연구해 온 걸까. 또 나는 아직 가까운 이를 떠나보낸 적도 없으면서 왜 이 여의사에게 끌린건지... 어쩌면 나는 '죽음'이라는 것을 그 의미 자체로 국한시키지 않고 넓은 의미의 '상실'로 보았을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잘 잃을 수(놓을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는지도...  너무나 많은 내 마음 속의 욕심을 비우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세쌍둥이의 맏이로 태어났다. 언제나 같은 옷, 같은 침대, 같이 활동해야 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그녀에게 첫 죽음은 같은 병실에 있던 소녀의 죽음이었다. 하지만 그 아이와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의식 교환을 통해 죽음이란 꼭 고통스럽지만은 않다는 것과 더 좋은 세계로 옮겨갔다는 사실을 저절로 알게 됨으로서 그녀의 '죽음'에 대한 정의를 키워나갔던 것 같다. 

그녀의 어린 시절과 성장기 시절을 보면, 매우 자립심이 강하고(역시나 세 쌍둥이 사이에서 살아나고자 했던 생존본능이 아니었을까! ) 좌절이나 슬픔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주변 여러 사람들의 죽음을 통해 죽음은 반드시 본인이 원하는 대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과 그래도 어느 정도의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되겠다는 신념 하나로 가출을 감행하고 자신만의 힘으로 연구실 견습생으로 일하면서 구호단체에서도 열심이었던 그녀의 밑바닥엔 넘치는 박애주의와 정의로움, 강한 정신력이 뒷받침한다. 컨트리닥터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다른 의사들은 하지 않는 "환자와의 대화"를 하게 된다. 그녀가 특히 더 관심을 갖는 환자들은 그당시 의사들이 "죽음"에 대해 말하기 꺼리고 인정하지 않았던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었다. 그렇게 그녀의 "죽음학" 연구가 시작된다. 

"죽음은 삶의 한 부분이다. 삶의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이다. 뛰어난 의사들도 죽음이 삶의 일부임을 이해하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삶을 영위하지 못한 사람은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없다. "...156p

그녀가 죽음을 앞둔 수많은 환자들과의 대화와 연구를 통해 얻은 메세지는 충실히 살라는 것이었다.

"뒤돌아보고 삶을 헛되이 보냈다고 후회하지 않도록 살아가세요.
해온 일을 후회하지 않도록, 또는 다른 삶을 바라지 않도록 살아가세요
정직하고 충만하게 삶을 살아가세요.
살아가세요."...163p

죽음이란 삶의 끝이 아닌, 또다른 삶의 연장선... 즉 삶을 소중히 마감하는 삶의 한 절차라는 것을 이해하고나면 더이상 죽음이 두렵거나 고통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생각의 전환이다.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죽음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선택이 아니겠는가! 

사실 책의 중반을 넘어서며 채널러라든가 영이라든가 하는 존재들의 등장에 너무나 의아하고 혼란스러웠다. 내가 신이라는 존재를 믿고 안믿고를 떠나서 또다른 영의 존재와 접신, 유체이탈 등 나로선 이해불가능한 것들을 이 여의사는 직접 체험하고 분명히 믿고있다고 하니 그 전까지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삶 모두가 거짓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나로선 어쩔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경험과 체험들은 그녀만의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그녀는 많은 이들이 아름답고 충족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돕지 않았는가! 

자서전이라는 것이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자신의 삶에 객관적으로 서술할 수 있느냐에 따라 책의 진실성이 생기는 것일게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상당히 진실해 보인다. 그녀의 불가사의한 체험이 온전히 그녀만의 것이라해도 그녀는 분명 자신의 치부를 드러냈고, 또한 그녀 자신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평생 자신이 연구해 온대로 실천하려 했기 때문이다. 삶에서 자신이 배워야 할 것을 모두 배워야만 삶을 끝낼 수 있다고 믿은 그녀가, 인내와 순종(그녀의 투병생활)을 모두 배우고 그녀가 꿈꾸는 행복한 죽음을 맞이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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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이 들려주는 애국 - 불꽃처럼 살다 간 영웅
배정진 지음 / 세상모든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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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전다운 위인전을 참으로 오랫만에 읽어보는 것 같다. 아이에게 본받을 만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아직은 어린 아이가 그 위인이 살았던 당시의 역사와 상황을 이해하기엔 버겁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어휘력이 늘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엄마"만의 생각이었던 듯하다. 잘 만들어진 책 한 권은, 오히려 아이의 생각을 키우고, 어휘력을 늘리고 그 누군가의 인생도 이해하도록 만든다. 

"<<안중근이 들려주는 애국>>은 안중근의 생애를 되짚어 보며 동학 농민 운동, 을미사변, 러일 전쟁, 을사조약 등 숨 가빴던 시대 상황을 재현해 보고자 합니다. 또 철없던 소년에서 구국의 신념을 가슴 깊이 품은 청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점점 희미해지는 애국의 참 의미도 상기시키고자 합니다."...머리말

말하는 화자가 바로 "안중근" 자신이다. "나"라고 표현하는 이 사람이 자신이 태어났을 당시의 시대 배경, 주변 상황 등을 설명하고 그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자랐는지를 직접 말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친밀감이 느껴지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워낙에 성격이 불같았던 안중근은, 위기에 닥쳤을 때는 놀랄 만치 냉정함을 유지하고 심각한 일도 담대하게 넘어갈 수 있는 성품을 지녔다. 이러한 것들은 그가 벼랑에서 떨어졌을 때 침착함을 유지하고 자신을 구하거나 자신의 잘못으로 손에 총상을 입었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일화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근심을 살 정도로 천방지축 같았던 안중근은 동학 농민 운동과 을미사변, 러일 전쟁 등의 시대 흐름 속에서 조금씩 조국을 걱정하며 "애국"의 의미를 깨달아간다. 

그의 애국 정신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는 힘 없는 조국 안에서 "믿을 것이라고는 우리 자신밖에 없다"(...69p)는 사실을 깨닫기도 하고, 사회의 부조리를 직접 목격하고, 같은 민족끼리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탈취를 일삼는 불의에 맞서기도 하며 조금씩 나라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갔던 것이다. 그러한 그의 모든 것들이 모여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게 된다.



그 이후 안중근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의 계획이 성공하고 재판 후에 사형을 당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 사형에 이르게 되었고, 옥중 생활은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그 이후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던 것도 큰 기쁨이다. 거사 후, 도망갈 수 있었음에도 나라의 설움을 알리기 위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다 잡힌 것이나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하기 위해 항소를 하지 않고 사형을 받아들였다는 이야기 등은 큰 감동을 준다.

위인전에 역사 이야기는 그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생각되지만, 자칫하면 읽는 아이들에게 지루함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선 역사와 시대 배경 등이 안중근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아주 잘 녹아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조금 어려운 한자어나 어휘 등에 설명을 덧붙여 아이가 조금도 어려움 없이 읽어낼 수 있었다. 아이는 안중근이라는 위인을 고스란히 이해하고, 그 당시 우리나라의 설움과 "애국"이 무엇인지를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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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맨의 죽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8
아서 밀러 지음, 강유나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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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d현대 희곡을 대표하는 작가 "아서 밀러"의 대표작이다. 따라서 이 책은 "희곡"이다. 일반적인 소설에 익숙해져 있던 내게 희곡의 첫부분(윌리 집의 구조와 조명에 따른 구분을 설명하고 어떤 식으로 과거와 현재가 오가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의 지문을 이해하기란 좀처럼 쉽지가 않았다. 내가 이 글에서 어떤 것을 이해해야 하는지, 주인공들의 성격이나 사건의 중요한 점을 어떤 식으로 잡아내야 하는지 좀처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희곡이란 그러한 배경에서 느끼고 알 수 있는 사실보다는 사람과 사람의 대화를 통해서,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서 더 많은 것들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가능한 연극을 보는 것처럼 머리 속에 그림을 그리며 읽어나갔다. 

윌리 로먼은 세일즈맨이다. 하지만 이제 60세의 나이로 아주 먼 곳까지 운전해서 성과가 없는 영업을 하고 봉급 없이 커미션만 받아 생활하고 있다. 극의 시작은 어느날 밤이다. 윌리와 대립 관계에 있는 큰아들 비프가 돌아와 있고, 그들은 마주치기만 하면 서로 으르렁댄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아들은 하는 일 없이 아직도 미래가 없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읽는 내내 아버지 윌리가 큰아들 비프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나 터무니없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윌리가 젊고, 그의 영업이 승승장구를 이루어 주당 170달러의 커미션을 받고, 셰비 자동차를 몰고 온 가족이 화목했을 당시에는 비프도 뛰어난 미식축구 선수로 세 군데의 대학을 골라서 입학할 수 있을 정도로 촉망받고 있었다. 

희곡은 이 밤과 그 화려했던 과거를 오가며 그때에 가졌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지금, 얼마나 비참하고 절망적으로 변했는지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것은 세일즈맨 윌리의 허풍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가 아들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면 클수록, 아들들의 현재 모습과는 더욱 큰 차이를 나타내고 다른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가 아들들에 대해 마지막 자존심을 세워 허풍을 떨수록 그가 현재 얼마나 비참한 모습인지가 더욱 강조되기 때문이다. 

"린다  ...(중략) 아버지가 훌륭한 분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윌리 로먼은 엄청나게 돈을 번 적도 없어. 신문에 이름이 실린 적도 없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인품을 가진 것도 아니야. 그렇지만 그이는 한 인간이야. 그리고 무언가 무서운 일이 그에게 일어나고 있어. 그러니 관심을 기울여 주어야 해. 늙은 개처럼 무덤 속으로 굴러떨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돼. 이런 사람에게도 관심이, 관심이 필요하다고. 너는 아버지를 미쳤다고 하지만.......   (...64p)

윌리 로먼이 얼마나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루하루 가족을 위해 아둥바둥 살아왔으나 나이가 들고 이제는 그에게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고는 허무함을 느껴버린 우리와 같다. 윌리는 아들들에게 기대를 걸지만 그 아들들 또한, 그냥 평범한 소시민일 뿐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었던 윌리는 자신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아들들을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희곡을 읽고보니, 연극으로도 보고 싶어졌다. 배우마다, 연출자마다 표현 기법에 따라 조금씩 다른 "세일즈맨"을 만나게 되겠지만 아마도 거의 비슷한 그런 감동을 받게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본다. 왜인지 이 작품은 하루하루를 아둥바둥 살아가는 우리 부모님과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왠지 슬펐다. 세일즈맨으로서 그가 마지막에 택할 수밖에 없었던 선택이... 

25년간의 주택 할부금도 모두 갚고, 빚진 것도 없이 이제는 자유로운데 그 자유를 과연 누가 누릴 것인가.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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