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을 건졌다.
우연히 들른 헌책방에서 대어를 낚은 것이다.
우헤헤 이렇게 좋을 수가.
그동안 비싸서 입맛만 다시고 있었는데 운좋게 반값에 구매했다.
역시 헌책방엔 가끔 들러서 발품을 팔아야 한다.
흐미 기분 좋은 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이소오 2016-07-24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브루스 커밍스를 낚으시다니, 부럽습니다. 감축 드리옵니다 ^^

knulp 2016-07-24 09:21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사합니다. 그저 운이었죠
 
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주인공들이 평범하지 않다. 일상적 인간의 특별한 내밀함을 탐구한다기보다 특별한 인간들의 일상을 글에 녹여내고 있다. 이 소설은 정상 범주에 속하는 정신질환을 가진 여자(쇼코)와 결벽증을 가진 의사이자 게이(무츠키)의 이야기다. 둘을 부부이면서 자신들이 가진 치명적 결함(?) 때문에 스스로도, 상대방도, 가족도 힘들게 만든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랑없이 한 결혼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들이 현실에서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제 부모보다 상대에게 더 편안함을 느끼고 기대게 된다. 이것도 사랑일까?

이 책을 읽으며 내내 걸인 것은 역시 내가 가진 신앙 때문이다. 신앙의 이름으로 필터링을 하니 소설이 소설로써 읽히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잠시 신앙을 내려놓고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하니 눈에 들어오는 게 사람의 속내였다. 한국이니 일본이니 하는 국적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게이니 정신병자니 하는 것도 중요한 게 아니었다.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데 사랑이나 상대에 대한 배려, 이해심이 중요한 것임을 느꼈다. 물론 책이 너무 행복하게 끝맺음 되는 게 어색하기는 했지만,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기도 하고 행복을 느끼기도 하는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속에서 사랑이란게 싹트겠지?

이 책을 덮고 다시 에쿠니 가오리의 <울 준비는 되었다>를 읽기 시작하는데 너무 술술 읽히는 게다. 역시 읽은 책이었다. ㅎㅎ 내 기억력도 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종주의 비타 악티바 : 개념사 9
박경태 지음 / 책세상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회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해야 하는지 조언해주고 공부하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쉽고 평이하지만 내용은 그렇게 간단히 치부하고 넘어갈 수 없다. 미국의 노예제, 독일은 유태인 학살,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정책들을 조목조목 잘 알려준다. 좋은 책이다 시간을 들인 보람이 있다. 아무래도 짬을 내 평을 다시 써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6-02-26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nulp님 , 좋은 저녁 되세요.
오늘도 퀴즈 준비합니다.^^

knulp 2016-02-26 21:56   좋아요 0 | URL
네 지금갑니다~~
 
[중고] 행복한 왕자 - 책을 좋아하는 아이 세계명작 32
이지현 지음, 이주윤 그림, 오스카 와일드 / 웅진씽크하우스 / 2007년 11월
평점 :


아들이 읽는 얇은 동화책에서 때로 많은 것을 배운다. 5~600페이지가 넘는 두터운 책보다 깊은 감동과 찡한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얼마전에 읽은 <행복한 왕자>의 경우가 그렇다. 사실 이 동화의 저자 오스카와일드는 <행복한 왕자>를 통해 약한 자와 가난한 자를 배려하지 못하는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영국사회를 풍자적으 로 그린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작금의 한국 현실에 비춰 다른 시각으로 일게 되었다. 

과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모 후보 아들의 실언으로 한때 사회가 시끄럽기도 했다. 그 발언의 핵심은 대통령에게 소리지르고 국무총리에게 물병 던지는 미개한 국민들이 미개한 나라를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어쩌면 그가 자라온 환경에서 보자면 그렇게도 보일 것이다. 다 해주겠다는 데 왜 저리 미친짓하는 건지 그는 이해 못할 것이다. 그런 경험도 없었고 엘리트 집안의 자제로 부족함 없이 자라왔을테니. 그런 그에게 돌을 던질 생각은 없다. 다만 그런 자식을 키운 아버지가 과연 한 나라의 수도를 책임질 수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들따름이다. 아들과 시민은 별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없이 이성적으로 정신차리라 이 땅의 보수 권력층, 그리고 그의 아들들. 아직 파이를 나눌 상황이 못되니 파이를 더 키워야 한다는 성장주의자들. 여기에 빌붙은 생각없는 듣보잡들. 다들 한패거리 아닌가. <행복한 왕자>를 읽자니 내 안으로 더운 눈물이 흐른다. 우리에게 이런 지도자는 없는가. 종교적으로야 예수님이 부처님이 계시지만 현실의 우리에게 위안을 줄 리더는 진정 없는가 말이다.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그 속에서 공주인양 하는 리더는 필요 없다. 그가 아무리 말해도 듣는 이 없는데 어찌 그에게 기대하겠는가. 기댈 어깨가 필요한 이들을 감싸 안는 그런 지도자가 필요하다. 마음이 와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리엔탈리즘 - 개정증보판 현대사상신서 6
에드워드 W. 사이드 지음, 박홍규 옮김 / 교보문고(교재)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2000년대 초반에 사두었다가 내 지식의 한계에 부딪혀 한동안 책장에서 먼지만 먹고 있던 책이었으니. 오리엔탈리즘이 무엇인지 에드워드 사이드가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하고 좋은 책이라는 소문에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교만함에 덜컥 사버린 이책. 책에게 너무 미안하여 더이상 펼치길 미룰 수 없었다.

팔레스타인 예루살렘 출신의 망명지식인인 사이드는 하버드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면서도 영문학에 대한 비판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즉 18~9세기를 거치며 형성된 영국에 의한 이슬람(혹은 인도) 이미지 만들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것이다. <오리엔탈리즘>에는 영국 외에도 프랑스, 미국으로 이어지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 근성에도 예리한 비판을 가한다. 제국주의자들은 동양을 자신들이 원하는 이미지대로 조작하여 침략을 용이하게 만드는 고도의 전략을 발휘한 셈이다.

여기에 큰 공헌을 한 분야가 바로 문학이다. 영국의 문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인도와 이슬람은 현재를 부정당하고 과거만이 인정받는다. 결국 동양은 서양의 지배를 받는 것이 합리적이고(당연하고) 자신을 위해서도 좋다는 논리다. 문제는 이 과정에 동양인 스스로의 주장은 철저히 배제된다. 오로지 제국의 주장만 있고 동양은 철저히 수용하는 입장에만 있다. 문학 외에도 지리학과 같은 분야가 제국주의 첨병으로 활약한다. 여기서 학문의 존재 근거는 국가를 위한 봉사임이 드러난다.

그런데 동양이란 단어도 귀에 거슬린다. 우리가 어째서 동양인가? 서양의 입장에서 자기네 나라의 동쪽에 있으니 동양인 것이다. 불쾌하다. 중동이나 극동 역시 마찬가지다. 동양의 입장은 철저히 무시되고 자기네의 논리와 편의대로 동양을 재단한 것을 오리엔탈리즘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자니 영국, 프랑스, 미국만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의 전략은 그대로 일본으로 이어져 식민지 조선을 억압하는 도구로써 사용되었다. 일본은 서양의 많은 저작들을 번역하고 체득했는데 오리엔탈리즘 역시도 자기네 식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현재까지 오리엔탈리즘의 종착지는 미국이다. 미국의 많은 사회과학 분야에서 이 오리엔탈리즘으로 밥벌이하며 살고 있다. 이를 우리의 많은 지식인들이 배워와 국내에서 전문가로 행세하며 퍼뜨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이 오리엔탈리즘인지 알지고 못한 채 마치 진실인양 수용하고 심지어 다른 동남아시아나 서아시아 국가들에 적용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도 문제는 있다. 일방적으로 서양의 문제점만 지적하고 있다. 동서양의 평화로운 교류는 언급되지 않는다. 또한 한,중,일을 비롯한 아시아 동쪽 국가들에 대해서도 전혀 말하지 않는다. 그가 설정한 오리엔엔탈리즘이 동양이라고 지칭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드의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제국주의를 바라보는 그의 비판적 시각은 한국을 비롯한 제3세계 국가와 시민들이 가져야 할 중요한 도구임에 틀림없다. 또한 우리 자신이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도 분명히 알려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몇 해 전 사이드가 지병으로 사망했을 때 미안한 마음이 컷었다. 이제서야 그 짐을 조금 내려놓는 듯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02-16 0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버나드 루이스의 자서전 《100년의 기록》에 자신을 비판한 사이드의 주장에 반박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오리엔탈리즘》을 비판적 관점으로 읽을 때 도움이 될 겁니다.

knulp 2016-02-16 17:04   좋아요 0 | URL
와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꼭 찾아읽을게요.

yamoo 2016-02-16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이 책을 다 읽지 않아도, 번역하신 박횽규 교수의 해제를 보면 다 본 거나 매한가지의 느낌이 들더군요. 그 열혈적 의식이 얼마나 재밌던지 전 이 책을 도서관에서 이틀만에 해치웠네요..ㅋㅋ 아주 엔날에요..^^

knulp 2016-02-16 17:05   좋아요 0 | URL
이틀요? 이야 존경합니다. 저는 정독하는 편이라 꼬박 3주가 걸린듯. 고치고픈 이 습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