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 21세기 위대한 투자신화의 탄생
로저 로웬스타인 지음, 김기준 외 옮김, 최준철 감수 / 리더스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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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흔히 워런 버핏을 두고 투자의 귀재라고 말한다. 살벌한 투자의 세계에서 엄청난 수익률을 오랜 세월 유지할 수 있는 그의 성공을 가리켜 한 말이다. 실로 그가 이룬 성과는 전대미문의 일로 그 가치를 측정키 어렵다. 누구나 닮고 싶을 만큼 그의 투자 철학과 통찰력은 비범함을 넘은 예측불가능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래서 생존하는 인물로서는 드물게 수없이 많은 평전들이 넘쳐난다. 그가 걸어 온 삶을 통해 소신 있는 가치관, 믿음의 실천, 비범한 역량을 아우르는 특별함을 배우고자 함이다. 이러한 모든 관심은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만든 변주곡이다.

 

이 책 <워런 버핏>은 1995년에 출간되어 현재까지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그런 만큼 이 책은 버핏을 이해하는 등가공식의 중요한 변수를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저자 로웬스타인의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전개로 인해 버핏의 세계를 균점한 상태로 만날 수 있는 보기드문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숲과 나무를 골고루 완상할 수 있게 하며 핵심적 가치를 짚어 내는 데 주력하였기에 인간미 넘치는 버핏을 재미나게 만나는 잘 다듬어진 평전으로서 손색이 없다.

 

워런 버핏을 연상하면 버크셔 헤서웨이, 찰리 멍거, 벤자민 그레이엄, 버핏투자조합, 버핏의 사람들을 쉽게 떠올리게 된다. 버핏에게서 사람은 중요한 자산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존재였다. 한번 맺은 인연은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무한믿음으로 오래도록 그가 성공의 배를 운항하는 요인이었다. 그러한 결과로 10달러에 불과하던 버크셔 헤서웨이의 가치를 10만 달러로 탈바꿈한, 꿈의 실현이다. 이것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복리의 마술, 스노우볼효과다.

 

그렇다면 버핏이 남달랐던 근본적인 차이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책은 그의 유별난 성장배경과 그로 인해 생성된 강인한 의지력에 포커스를 맞춘다. 무엇이든 호기심이 왕성하였으며 항상 집념에 불타올랐으며 호승심 또한 대단한 버핏이었다. 또한 개념과 원리를 터득하는 사고력이 뛰어나 스스로 경제의 원리를 터득하고 어린 나이부터 신문배달, 구슬게임기사업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여 경제관념을 현실에서 체득하였다. 이러한 끊임없이 도전하는 불굴의 의지가 오늘날의 버핏을 있게한 커다란 이유 중 하나다. 습관이 성격을 만들고 성격이 인생을 지배한다는 명제처럼 그의 삶을 지배한 능동적 사고방식은 그를 만들어 낸 또 다른 이유다.

 

오늘날 버핏의 성공의 원천이 타고난 성격과 후천적 성격이 근간을 이루었다면 그 나머지는 벤자민 그레이엄교수로부터 감명받은 이론적 단단함에서 찾을 수 있다. "담배꽁초이론"으로 유명한 내재된 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들만 골라 투자하는 것으로 잠재된 시장가치를 발굴하는 투자개념이다. 당시 어느 누구도 관심 갖지 않던 불모지나 다름없던 꽁초이론은 혁신적인 발견과 유사했다. 이에 버핏은 그에 안주하지 않고 가치투자라는 상대적 개념을 탄생시켜 효율적경제시장이론을 보기 좋게 날려 버리며 계속 기업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일깨운다. 이러한 이유로 버핏의 성공의 출발의 경계는 여기서부터다. 아울러 이론적 토대가 세워진 시기도 이때부터다.

 

버핏은 벤자민 교수의 이론을 더욱 발전시켜 "유료다리이론"으로 계승시켰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독점적 공급이 허용될 수 밖에 없는 시장의 형태와 메커니즘을 분석해 그 속에서 숨은 보석을 발굴한 접근방식이다. 물론 그가 이러한 접근방식이 일부수단에 불과했음은 당연했으며 불안정한 시장상황을 역으로 지배하는 힘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드라마틱하거나 마법 같은 투자스타일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원칙을 지키고 단기적 변화와 위협에 굴하지 않는 소신과 신념이 만든 합작품으로 어떤 법칙보다 우월한 이유다. 이것이 버핏을 추종하게 만드는 동인이며 그를 현인으로 추켜세우는 원동력이다.

 

또한 버핏은 통 큰 기부가로 유명하다. 상속세폐지를 반대하며 부의 세습을 막고 자본주의의 배금주의사상을 철저히 배제하고자 했다. 그는 재산의 80%를 넘어서는 어마한 금액을 빌 게이츠부부의 재단에 기부하며 그는 은연히 숨었다. 기부도 생색내며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하는 세태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일로 그의 거대한 배포에 절로 압도된다. 끊임없이 더 가지려 하는 인간의 본성을 자신의 굳은 의지와 신념으로 가볍게 누른 그의 원대함은 살아 있는 현인으로서의 위상, 그 자체가 아니겠는가.

 

이러한 버핏에게도 강점만 가질 수는 없다. 인간이기게 고독하고 부족한 부분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의 충동적이고 괴짜 같은 기질은 핸디캡이 되기에 충분했지만 그는 슬기롭게 극복했으며 소신 앞에서는 맥을 못 췄다. 항상 그를 걱정하며 도움을 주는 진심어린 사람들 한가운데 있었다. 이처럼 인복이 많다는 세속의 관념으로 해석하기보다 그가 가진 편향적인 성격을 노력으로 극복한 결과가 아닐까싶다. 변함없는 검소함, 부자 같지 않은 소탈함이 그가 오래도록 그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계기이리라. 실제 버핏은 낭만주의자라기보다는 지독한 현실주의자에 가까웠다. 현실에 집착하였으나 원칙은 변하지 않는 카리스마로 때로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상대적 가치관이 그의 인생 전반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버핏의 행적을 통해 전해오는 선물은 무궁무진하다. 백화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고 누구보다 먼저 집어 든 순간의 기쁨처럼 버핏에게 우리는 감사해야할 지 모른다. 버핏이 단순히 최고의 부자라서이기 보다 그가 추구해 온 이념인 항상성이 그것이다. 자본주의 원리를 누구보다 잘 소화하고 이해한 그의 이념은 더불어 공존하는 새로운 사회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오블리주 노블레스의 모범을 보인다. 소위 버핏군단이라는 그의 인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통합되어 나가는 이유도 바로 그가 나눈 이념의 실천이며, 가치투자의 힘이다.

 

버핏에게서 우리는 많은 것을 얻는다. 적재적소에 선택이 필요한 순간에도 원칙을 지키는 강인한 신념과 장기적 접근에 의한 가치있는 담대한 행동을 통해 우리는 이미 반을 이룬 셈인지 모른다. 다양한 선택의 순간에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효율적인 관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버핏이 고수한 원칙, 즉 기본적인 소신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없다. 이러한 모든 투자 철학을 떠나 버핏의 인간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 한 권의 책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인지 모른다. 빌 게이츠가 극찬한 이 책 워렌 버핏, 그는 살아 움직이는 성공메이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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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사랑 이야기 - 깨달음의 나라 인도가 전하는 또 하나의 특별한 선물
하리쉬 딜론 지음, 류시화 옮김 / 내서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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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약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메마른 삶일까? 사랑이라는 감정이 유발하는 아름다움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그래서 사랑은 위대하고 오래 참는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인류가 걸어 온 발자취만큼 사랑의 무게나 밀도가 따라 커져 오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아닌 너를 위해 온몸을 다 바쳐 빠져 든다는 것은 인간을 지탱하고 스스로 나아가게 만드는 계기가 아닐까.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진화의 험준함을 넘는 동시에 멸망해 버렸을지 모른다.

 

이처럼 사랑에 관한 에피소드는 연령, 국경, 지역을 불문하고 언제 들어도 애틋하고 가슴 뭉클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역경 속에서 피워 올린 사랑의 고결함은 순수함에 가깝다. 이 책 <인도의 사랑 이야기>는 지고지순한 인도인의 사랑이야기다. 책 속에 소개된 4편의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한 이야기는 오랜 세월 펀자브 지방에서 구전된 이야기다. 이후 수없이 많은 음유시인에 의해 노래되었으며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 감독들에 의해 영화화되어 널리 회자된 보기드문 이야기로 그 세월의 두께가 깊고 넓다. 반드시 오래되어야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 속에 담긴 사랑의 위대함과 각별한 정신은 시간의 의미를 퇴색하게 만드는 원형이다.

 

책은 각 편으로 나누어 옴니버스형태로 엮었다. 두 개의 몸, 하나의 영혼 소흐니와 마히왈, 우리는 다시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는 사씨와 푼누, 사랑 안에서 성장한 두 영혼 미르자와 사히반,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는 히르와 란자. 각기 다른 인물들이 다른 모습으로 펼치는 사랑의 대 서사시는 그 위대함만큼 사랑의 모습이나 깊이가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들에게서 발결할 수 있는 공통점은 인내하고 이해하는 이타적 행위이자 배려 넘치는 마음이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 노래가 요즘 정서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수세기 동안 쌓여서 굳어진 특유의 문화와 관습 등으로 인해 정서적 이질감과 간극이 발생하는 것이 되레 자연스럽다. 비록 인도 특유의 계급문화의 영향으로 카스트 제도와 같은 봉건주의 관습이 그대로 드러나기는 하지만 이것이 그들의 사랑의 신실함을 폄훼하거나 반감시키지는 못한다.  오히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수단이나 목적을 가리지 않고 이기심에서 비롯된 현재의 막장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랑의 행위가 더 심각한 게 아니겠는가. 그러하기에 마히왈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나 란자의 목숨을 내 건 사랑의 쟁취는 흘려 보낼 이야기가 아니다. 진부하기는 해도 그 순수함만은 경종을 울릴만 하다.

 

옛말에 이르길 사랑과 가난은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사랑과 가난이 불편할지언정 온몸으로 뿜어내어 숨길 수 없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 아픔을 견디게 만들고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며 그로 인해 완전한 하나의 형태의 완벽함을 구현하는지 모른다.

 

사랑에 대해선 세상사람 모두 틀리다.

사랑하는 두 사람만이 옳다.

(책표지 중에서)

 

사랑은 이렇듯 정답이 없다. 묻고 따지기 이전에 직감으로 깨닫는 게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에 눈이 멀고 가슴 시려도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의 열매는 세상 어느 것보다 값지고 귀하다. 이처럼 인도인이 들려주는 사랑이야기의 독특한 매력에 아살해진다. 남보다 나를 더욱 추켜세우는 오늘과 같은 현실에서 좋은 귀감이 될 이야기겠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 비취는 오후 향기로운 차와 함께 읽으면 제격이지 싶다.  살을 에는 겨울이지만 인도의 사랑이야기에 한껏 취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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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통장 콘서트 - 가정경제의 미래를 그리는 사람들 이야기
이광구 지음 / 정보와사람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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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재테크열풍이 한창이다. IMF구제금융의 험난한 파고를 넘어서면서 자생적으로 익힌 살기 위한 본능에 가깝다. 잘 나갈 때야 우물물이 샘솟아 나듯 넘쳐나는 것이 인심이지만 한 번 기울어 버린 가산은 쉽게 회복하기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해서 요즈음 재테크나 경제를 모르면 뒤처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섣불리 접근하다가는 낭패를 보기가 일쑤다. 예전이야 종자돈을 불리기 위해서 저축이라는 단순접근으로 충분히 가능하였다지만 지금은 저축관련 상품만 그 종류와 개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넘쳐난다.




그래서 설익은 재테크로 인해 자산이 묶이거나 화를 부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정작 필요할 때 유용하지도 않은 상품에 가입하거나 중복된 상품에 가입하는 일도 허다하다. 이러한 모든 실수는 재무관리기반이 허약해서 비롯된다. 재무관리는 자신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통한 최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관리시스템을 말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러한 전문가를 쉬이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 <희망통장 콘서트>는 그런 이유로 집필되었다. 저자 이광구씨는 “포도재무설계”라는 회사에 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가 재무관리에 관한 책을 내게 된 이유도 척박한 국내의 금융환경과 인식의 변화를 제고하기 위해 펜을 들게 되었다. 제 아무리 자기 PR시대라도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업무와 관련해서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다. 자칫 비판적인 시각으로 비쳐 보일 수도 있거니와 잘못된 고정관념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구성이 실화를 바탕으로 어디까지나 있는 사실 그대로를 조명하였기에 그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겠다. 시중에 유통되는 자산관리에 관한 서적이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부의 기능적 면에 충실했다면 책은 효율적인 실질적 면에 부응했다. 재무 관리사는 낯선 그들의 상담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고 무엇을 위해 사는 지를 깨우치게 해 준다면 이 얼마나 유용한 지표가 되겠는가.




경제라는 말도 경국제세(經國濟世)의 준말로 나라 일을 경륜하고 세상을 구제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경제의 작은 단위인 가정경제가 바로 서지 못한다면 기반이 취약해 얼마 못가서 허물어지기 마련이다. 탐욕과 시기가 지나쳐 올바르지 못한 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하는 경쟁제일주의구조에서 자신의 체질에 맞고 시의적절한 금융상품을 선택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에 소개된 “포도재무설계”의 철학이 바로 우리가 찾던 그것에 가깝다. 건전한 재무구조개선을 통한 목표의식을 분명하게 하고 삶의 질을 현저하게 나아지게 하겠다는 취지다.




책은 10명의 현직 포도재무상담사의 실화를 우화형식으로 녹여냈다. 열악한 상담환경을 극복한 성공담에서는 절로 그 노고와 어려움을 통감하게 하며 읽는 내 나 자신의 문제도 반추하게 만든다. 실제 돈을 다루고 제어한다는 것은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꿰뚫는 것과도 같다. 자영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맹목적이고 공격적인 투자습관에 대한 습관은 쉽게 고쳐지기 힘든 것이며 우리가 흔히 범하는 오류 중에 하나다.




인간은 심리학적으로 쉽사리 자신의 것을 포기하지 않으며 지키려는 본성이 강하다. 잘못된 원인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애써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신에게 맞지도 않는 상황을 외부요인으로 돌리는 경우겠다. 기실 이렇게 만들어진 시행착오가 잘못된 재무환경을 고착화하는 계기가 됨은 물론이며 지인의 권유에 의한 보험가입이 그 주예다. 어느 금융상품이든 그 목적이나 내용을 감안하면 나쁜 상품은 없다. 그렇지만 과도한 경쟁 심리와 실적에 목매다는 금융환경에서는 언제든 발생 가능한 일이며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이처럼 고삐 풀린 말처럼 통제하지 못하는 재무습관과 체질변화가 이 책의 주요 관심사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사는 지도 아울러 고민해 보고 삶의 질이 풍요로워지기를 희망하는 진정성이 가득한 이야기다. 포도의 대표이사 라의형씨의 구구절절한 경력을 보아 알 수 있듯 척박한 재무관리환경을 그들의 노력으로 변화시키려는 열의와 에너지가 넘쳐난다. 진정 사회적 기업의 출발은 이러한 도전과 진심에서부터다. 이러한 진심이 하나 둘 모여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고 자본주의 논리에 일그러진 우리의 참된 모습을 찾는 단초가 되리라. 진심은 통하게 마련이며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 어느 CF의 카피처럼 진심으로 대하면 사정은 달라지는 법이다. 한번쯤 돌이켜 볼 가치가 충분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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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 운전습관과 교통체계에 숨겨진 인간의 비이성적 본성 탐구
톰 밴더빌트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 김영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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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로망이라면 단연코 자동차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엣지 있는 스타일의 자동차는 언제고 본능을 깨우는 욕망처럼 분출되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전에 자신이 있든 없든 남자라면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런 경향을 보이는 남성은 대개 자신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운전을 곧잘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운전을 잘한다는 것의 정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도로 주행 시 교통여건ㆍ정체상황ㆍ운전습관 등 제반여건을 모두 고려할 때 목적지까지 최단시간에 가는 것으로 인식하는 편향이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남성의 시각으로 바라 본 시각이지만 이 책에서라면 눈 여겨 볼 판단의 대상이다.




그런데 이처럼 운전을 잘한다는 인식으로 가득한 남성들이 대부분 운전 중 사고를 유발하는 잠재 사고유발자라면 수긍이 되는가? 반대로 여성이 운전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서툴다는 편견은 어디서부터 출발한 생각일까? 우리는 운전에 담긴 익숙한 행위에 다양한 편견과 비뚤어진 관점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 여성과 남성은 인지체계의 특성상 공간지각, 상황판단을 관장하는 영역의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여성이 운전을 못한다는 협소한 시각은 편견에 불과하다. 이것은 인간의 사고능력이 처리할 수 있는 개별적인 특성의 차이가 빚어 낸 오래된 고정관념이다.




또한 운전이 생활화 되고 기술의 발달로 운전 중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해 진 것도 사고의 주범이다. 멀티태스킹의 위해는 이미 학계에서도 보고된 바 있으며 실제 처리속도가 개선될 것 같은 착각 외에는 이도저도 아닌 업무의 집중도만 저하시키며 스트레스만 가중시킨다. 따라서 이 책 <트래픽>은 빈번하게 발생하는 교통체증의 현상에 착안하여 왜 이러한 비생산적인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지에 대해 묻고 그것이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착오, 관습, 그릇된 행위, 관념에 연결되어 있음을 심리학의 시선으로 세밀하게 고찰했다.




그러한 만큼 책은 실제 궁금했으나 별로 중요치 않다고 치부했던 사소한 궁금증에서부터 고난도의 복잡한 심리적 문제까지 골고루 섭렵하였기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심리학의 일반이론을 기저에 깔고 있는 것도 이 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재료로 충분히 활용되었으며 무엇보다 저자의 깔끔하고 명료하게 정리된 예제와 정리가 돋보이는 책이다. 미국의 교통상황과 국내의 교통상황이 엇비슷한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의 현실에 실제로 적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나아가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과 실험적인 사례를 통해 인간의 인지체계의 부조화가 얼마나 치명적이고 심오하게 전개되는지 조목조목 따져 묻는다.




책은 운전에 얽힌 인간의 비이성적인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인간이 하나의 행위로부터 연결된 다른 행위로 연결 짓는 결정을 하기까지의 판단과 처리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문제는 눈으로 보고 인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다. 오류는 인지부조화를 촉발하고 실제와는 다른 각도로 사물을 판단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부정확하게 인지된 사고체계는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사고를 유발하는 잠재요인으로 예컨대, 정차해 있는 제설자동차나 응급차를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추돌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겠다. 이는 인간의 심리는 일정한 영역을 설정하고 마치 배가 닻을 내리듯 정박하는 관성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관습이나 환경에 묶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책의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은 일반심리학으로 본 인간의 행동들, 즉 편향(Bias)적 특성에 대한 담론이다. 고속도로 위의 막히는 구간을 통과할 때 갓길을 따라 운행하는 얌체운전족이나 막판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운전자에게 분개하는 심리를 기가 막히게 잘 설명해 주며, 정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간대나 갑작스런 정체상황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 인간의 본성과 연결시켜 규정하고 있기에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신선한 사고의 접근이다. 그러하기에 인간의 심리기제라는 유동적인 관점을 통해 드려다 보는 세상은 가히 운전이 주는 형식적 행위 속에 담긴 실질적 의미를 엿보는 창에 다름 아니겠다.




다시 말해 인간의 행위는 일정한 틀에 의해 어떠한 과정으로 진행하는 단계에서 작용하는 대상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이 책에 의하면 메뚜기, 개미 등 곤충의 놀라운 군락형태를 통해 효율적인 통제와 흐름을 제시하여 보여준다. 개미가 지닌 행동특성에 담긴 체계적이고 매우 영리한 보행시스템은 인간의 교통사정과 극명하게 대비케 한다. 자유의지로 걷고 이동하고 보행할 권리는 인간의 행복과 직결되는 우선권이다. 서로의 이익의 만족추구로 인해 충돌하고 상충하는 갈등관계의 원만한 해결은 건실한 사회를 유지하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개미들의 행동양식은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이렇듯 인간의 내면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심리영역의 파장효과는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위험한 길일수록 더 조심하게 되고 반대로 익숙한 길일수록 더 느슨하게 되는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보는 것이 우리 사회를 유지하고 지탱하는 지지대가 되지 않을까 한다. 트래픽의 부하에 걸려 잠시의 만족을 위해 대를 희생하는 소탐대실의 현실을 이제는 벗어나야 되지 않겠는가. 이 책을 통해 -고속도로가 정체에 걸리고 그 가운데 멈춰 서 있는 경험을 한 이라면 누구나 알 듯- 운전은 순리대로 물 흐르듯 흘러가는 것이 최선의 지름길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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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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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선생의 글에서는 향이 피어오른다. 글로 다듬어 뽑아 올린 힘찬 문장들은 하나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꿈틀거린다. 선생의 글을 읽고 대할 수 있다는 것은 동시대를 사는 한 인간으로서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그의 칼칼한 성격이 오롯이 틀어 박혀 각인된 문장들의 태동과 역동감에 절로 흥분된다. 실제와 당위의 경계에서 고뇌하는 인간을 어루만지는 따사로움으로 반듯한 원형질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생의 글은 천리향처럼 마음 속 울림의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인간의 거친 삶을 날것 그대로의 상태로 조탁하고 드러내 보여주기에 감출 것도 덮을 것도 없음을 이내 알아차린다.




인간의 삶은 투쟁의 연속이다. 인간은 비루하고 던적스럽다는 선생의 말처럼 삶은 치열하다 못해 버겁기까지 하다. 숭고한 이상도 이념도 삶 앞에선 아무도 어찌할 수 없을 테다. 인간의 삶이 우연성의 우듬지로부터 기인한다면 유약한 본능의 기억은 적나라하게 인간을 괴롭힌다. 선생이 조명한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은 목적을 상실한 허무한 날개 짓처럼 위태롭다. 하지만 삶이란 것은 적절한 균형으로 돌아서는 것처럼 말콤 글래드웰이 말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의 상태로 회귀하며 유지하기를 반복한다. 이른바 공존의 삶을 추구하는 항상성일 게다. 그렇기에 인생은 음과 양이 빚어낸 조화의 산물이 아니겠는가.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말이다. 해서 제 아무리 암울하고 비열하고 구차한 삶에 쫓길지라도 우린 하나의 희망처럼 꿈을 안고 나아가는지 모른다.




이 책에서 설정되고 배치된 인물들의 면면은 우리 현대사의 질곡의 틈바구니를 살아가는 대표적인 캐릭터들의 집합체다. 신념을 목숨처럼 경외하고 대의명분을 위해 결의를 다지던 그들도 생활의 덫에 걸려 끝없는 추락으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그런 거창한 명분이 아닐지라도 삶이라는 야수의 추격에 몰려 이러지도 못하는 나약한 인간군상의 발버둥쯤 아니겠는가. 굳이 특정인물을 끄집어내어 낱낱이 해부하고 까발리지 않아도 우리에게 놓인 삶의 모습이 순탄치만은 않은 현실에 자조해지까지 한다. 그러나 삶이 어디 이토록 암울하기만 하던가. 아무 짝에 쓸모없는 자존심은 개나 줘 버리라는 공지영작가의 말처럼 분노와 울분이 샘솟아 오르지만 그것도 익숙해지면 그 속에서 익힌 현실의 관성이 새로운 희망의 싹을 절로 움트게 마련이리라.




현대사를 흔히 질곡의 삶으로 빗대곤 한다. 조선왕조 5백년의 넘지 못했던 신분사회의 갈등구조를 외부의 영향으로 인해 청산하고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의 물결을 넘었다. 이로 인해 우리를 지배하던 이데올로기의 근간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양분되었으며, 자연스럽게 계급과 계층을 나누고 보수와 진보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경계의 벽으로 구별 지었다. 해서 김훈 선생이 이 책을 통해 한국 현대사회를 재조명하고 인간의 불안정한 내면을 투영하고자 한 것은 인간을 추동하는 본질에 더욱 접근하고자 했음이리라. 더 나아가 인간의 부정적인 면을 보고자 함도 아니고 바로 살아 내기 위한 몸부림의 현장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님아 강을 건너지 말랬어도

기어이 건너려다 빠져 죽으니

어찌하랴 님을 어찌하랴

- 公無渡河歌, 여옥의 노래 -




차안과 피안으로 나뉘는 안식의 염원은 강은 건너는 행위와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김훈선생은 공무도하가에서 보았듯 강을 건너는 행위의 불안정한 상태의 현실을 이상이 아닌 현세에서 추구하고자 하였으며 화합과 통합의 바람으로 이끌었다. 그 옛날 중생대 쥐라기시절 공룡이 바다로 향한 까닭과 신라의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해골 속에 담긴 썩은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던 진실의 이면도 현재에서 찾았다.




그러하기에 이 책에서 공무도하의 상징성은 다양한 모습으로 와 닿는다. 백수광부의 아내 여옥이 남편을 잃은 상실의 아픈 현실과 책 속에 설정된 인물들의 아픔은 오롯이 일치한다. 오금자가 자신의 아들이 키우던 개에 죽임을 당하였으나 드러내지 못하는 아픔, 장철수가 노학연대를 배신하고 권력의 끄나풀이 되어 삶의 바닥으로 추락하던 아픔, 박옥출이 현실의 고단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캐피털백화점화재사건에서 귀금속을 훔치던 아픔, 후에가 베트남의 지긋지긋한 가난이 생산하는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도피하듯 국제결혼을 해야만 했던 아픔. 이 모든 아픔의 실체 또한 포위된 현실의 반영이다.




지지리도 고단한 현실을 단절하기 위한 몸부림을 통해 그들은 또 다른 삶을 산다. 시종일관 욕지기를 일삼던 편집부 차장의 독백처럼 힘겹고 분투하는 삶이다. 이렇게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은 아픔을 끌어안고 이들은 해망으로 찾아든다. 누구나 아픔은 있듯 복잡다단한 일상의 반복된 역겨움에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부 기자 문정수 또한 아픔을 안고 산다. 그를 위무하고 보듬어 주는 존재인 노목희 역시 화가로서의 치명적인 아픔이 그러하다. 기실 아픔과 상처는 보듬어 주고 품어 치환을 기대한다. 그들의 엇갈린 삶의 명암도 서로에게 주고받는 교감을 통해 부족한 것을 채워주기에 삶은 순환되어 가는지 모른다. 갯벌의 생태가 자연 치유되고 진화의 지층이 겹겹이 기록된 삶의 반복을 통해 흘러가는 연유이리라.




실제 책 속에 던져진 각자의 아픔은 동일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 아픔을 탈피하기 위한 행위가 만든 피할 수 없는 삶의 간극을 메워나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러나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적자생존의 치열한 현장에서 그들의 행위는 가냘프기 짝이 없다. 미 공군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되었던 밤섬의 조차기간동안 해망의 원주민들은 고통에 시달렸다. 생태가 변하고 환경이 척박해져 유린된 땅을 목숨처럼 지키던 그들도 미군이 떠난 후 득달같이 밀려들던 개발논리의 강자에 엉겨 붙게 된다. 명분과 신념은 이미 물을 건넜으며 더 이상 알량한 자존심 따위로 수치스러워할 단계는 지난 지 오래다.




결국 삶은 절망 속에서도 누군가가 남긴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비루하고 던적스럽다. 현상이 달라지면 요구도 달라지고 이유도 달라지는 법이다. 그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은 탐욕으로 얼룩진 뺏고 빼앗기는 약탈의 혐오만이 똬리를 길게 튼다. 김훈 선생이 잘라 보여준 인간의 단면은 더 이상 새로울 것도 놀랄 것도 없는 우리네 삶이다. 자본화되고 이해타산의 논리에 변모하고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모습이며 상실의 시대다. 하지만 삶은 어디에서든 계속된다. 비록 가슴 저린 신산한 삶의 무게가 짓누를지라도 숙명처럼 질긴 연을 이어가는 이유는 살아 있음의 허기로움 때문이다.




이처럼 사유하고 숙고한 흔적이 행간을 따라 겹겹이 쌓인 김훈의 글은 생각의 무게를 더 하게 만든다. 부정적인 상황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속물처럼 더러움에 물들어 타락했든 밥벌이를 위해 살아가든 우리의 삶은 채만식 선생의 레디메이드 인생처럼 허무함만 쌓인다. 이처럼 이 책에 투시된 하류인생의 고통과 연민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계층 간 갈등, 맹목적 탐욕자본주의의 열망은 이 시대가 반드시 풀어야할 과제다. 강을 건너, 바다를 건너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난 희망의 싹일지라도 이름 모를 땅에도 꽃은 피고 지리라. 우리에겐 암울한 현실보다 희망의 부재가 주는 절망이 더욱 크다. 그러하기에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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