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을 위한 변명
신명호 지음 / 김영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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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창은 쓰여 지는 자에 의해 달라진다. 기록이나 약전을 바탕으로 기술된다 할지라도 시대적 함의나 색깔에 의해 덧씌워질 수밖에 없다. 분명 역사의 진실은 곡해되기도 와전되기도 한다. 하지만 역사에 드리운 조각들 중 변하지 않는 진실은 세월의 파고를 깨트리기에 충분하다. 우리가 인식하고 바라보는 세상의 단상들이 모두 일정한 일련의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면 지나친 확대해석일까?

 


나에게 있어 조선은 영욕과 번민으로 점철된 끝없는 도전의 역사라 본다. 반목과 대립의 지리멸렬한 갈등은 선혈로 얼룩진 고통의 시간으로 재생산 되었다. 이 책 <왕을 위한 변명>은 절대왕권을 거머쥔 조선의 왕, 회한의 순간을 회고했다. 왕이 되기 위한 과정과 시대적 상황을 실록을 중심으로 객관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관점의 시각과 분석을 통해 적절하게 얼버무렸다.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듯 긴장감을 부추기고 왕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었던 그들의 삶을 연민하게 만든다.

 


책은 조선의 27대 왕들 중 10명만을 추슬러 갈무리했다. 어느 누구도 평탄한 운명을 걷지 못한 것을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권력을 향한 열망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권력에 대한 집착과 야욕은 피로 맺은 천륜마저 짓밟고 공포, 의심, 질투의 불안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살기 위해 광인이 되기도 하며 모자란 척, 어미의 복수를 위해 황음무도의 광기를 보이는 행위들은 보통의 인간의 의지로서는 넘기 힘든 신산한 삶이었을 게다.

 


권력의 정점에 오르기 위해 반역의 칼날은 반복되었는지 모르겠다. 태조 이성계가 고려의 굴복과 권력찬탈을 위해 위화도 회군을 감행하여 무참히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둘러 살육의 역사를 자행한 현장을 아들 태종이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을 보면 말이다. 이렇게 반복의 역사를 잉태하고 재현하는 현재를 들여다보면 삶의 우연이 숙명처럼 퍼진 인과응보를 연상치 않을 수 없다. 과거와 현재는 끊임없는 대화가 빈말이 아님을 절감한다.

 


조선의 왕위세습은 적장자우선의 원칙이었다. 원칙은 예외를 낳기 마련이지만 왕이 되지 못한 세자들은 정적으로 내모는 악의 축이었다. 앞서 본 태종이 왕자의 난을 2차례나 일으켜 이복동생을 제거한 사실을 보아도, 그렇고 훗날 인조가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것을 보아도, 수양대군(세조)이 어린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좌를 끌어안은 것을 보아도 그렇다. 결국은 왕권을 향한 열망의 구심점으로 자연스럽게 향하는 인간의 허무한 욕망과 직결된다.

 


왕은 드러난 외양과 다르게 고독이 난무한 자리다. 실존적 관념을 애써 덮씌우더라도 외롭기 이를 때 없다. 강인한 의지와 바른 통찰력을 요구받고 위엄과 카리스마를 생산해 내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조선의 왕들은 갖은 원한과 저주의 구심점이었으며 동시에 판단력과 평정심을 방해받는 유혹에 쉽사리 경도되었다. ‘주초위왕’ 따위의 혹세무민으로 개혁의 기치를 올린 조광조와 사림을 제거한 중종과 훈구파. 어미 윤비의 죽음에 빙의된 연산군의 폭정. 저주를 혹신한 극단의 광해군. 그들을 우리는 무능과 광기 어린 일방의 시선으로 재단할 수 있을까.

 


중국의 진나라 황제 진시황의 권력을 빗대어 무소불위(無所不爲) 즉, 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는 뜻으로 통칭하여 무한권력으로 대변된다. 봉건주의사회에서 왕의 권력은 실로 막강하였다. 왕과 대치되는 시각과 의견은 반역으로 몰리기 십상이었고 정적으로 낙인 되었다. 이처럼 왕은 강력한 통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시도 긴장감의 고삐를 늦출 수가 없었다. 시시각각 위협하는 정적들의 틈바구니에서 견제와 균형의 자세를 갖춘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 공포와 긴장감으로 살얼음판 위를 걷는 심정을 뼈저리게 통감한 왕은 바로 고종이었을 것이다.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봉건과 개혁의 경계를 외로운 외줄타기를 하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이렇듯 저자가 길어 올린 깊숙한 인간 내면의 고찰은 현재를 사는 우리, 저주와 같은 무자비한 내몰림에 유명을 달리한 비운의 대통령을 만들어 낸, 오늘날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 속 부침과 궤를 같이 한 조선의 왕들의 영욕의 삶은 회고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그들을 통해 청산하지 못한 갈등의 골을 청산하고 화합과 단결로 계층의 벽을 뛰어 넘는 것이 남겨진 자의 숙제가 아닐까? 차원이 다른 폭 넓은 시각을 제공한 더불어 생각거리를 남겨 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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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시대 인간처럼 건강하게 - 몸을 아낀다면 더 많이 움직여라
요르크 블레히 지음, 박병화 옮김 / 열음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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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협하는 최고의 적은 무엇일까? 난 편리함에서 배어 나온 게으름이라고 본다. 지난 200년의 시간 동안 인간은 인류가 출현한 시간 대비 불과 0.01%의 미미한 시간을 통해 이전의 삶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엄청난 변신을 이루었다. 이처럼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혁신적인 변화는 인간의 삶의 근간형태를 바닥부터 심하게 뒤흔들었으며 인간의 능력을 증명하였다. 육체본위의 사회형태가 지식본위의 사회형태로 재빠르게 이전하였기에 이전 인간의 삶보다 훨씬 육체노동의 비중이 낮아졌음은 재고의 여지가 없다. 더불어 분화된 사회구조는 수렵의 흔적마저 지워 버렸기에 애써 수족을 혹사시킬 필요조차 사라진 현실이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는 편리함 외에도 부작용을 양산하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무엇보다 인간이 석기시대부터 진화되어 고착화된 생존의 흔적이 간직된 인체의 사고가 고스란히 우리를 다시금 역공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인류 최대의 적 비만이다. 예전에 비해 덜 움직이고, 더 많이 먹고, 더 쉽게 흥분하게 만드는 우리의 생활 패턴이 그렇게 만든 직접적인 원인이다. 21세기의 주적은 기술의 발전에 따른 반대급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 <석기시대 인간처럼 건강하게>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신체에 담긴 확고부동한 가치를 다룬 이야기이며 진화의 화석 속에 각인된 진실을 고스란히 발굴한 실로 가치 있고 의미심장한 담론이라 하겠다. 기존의 의학적 사고를 뒤엎고 나태함에 빠진 인간에게 분명하고 확실한 일침을 가하는 내용은 강력한 메시지로 전달된다. 바로 몸을 아낀다면 더 많이 움직일 것을 말이다.




흔히 우리는 질병에 걸리게 되면 의사의 진료를 받고 대개는 요양을 통한 안정과 침상휴식을 처방받는다. 나아가 치료가 힘든 악성질병인 경우에는 꼼짝없이 격리 수용되고 마는 것은 기정사실이며 누구나 달리 특별한 이의를 하지 않는다. 기실 질병을 치유하고 건강한 몸으로 회복하는 지름길이 휴식임은 묵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개의치 않게 받아들인 지나친 휴식의 미덕이 오히려 회복을 더디게 하고 서서히 죽음으로 몰고 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 요르크 블레히는 이러한 이면에 가려진 신체의 비밀에 주목하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지적한 사실의 근거가 매우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라는 사실이며 과학적 자료를 통한 검증을 분명하게 구축했다는 것이다. 독일인 저자의 치밀함이 돋보이게 하며 담론의 신빙성을 확보하였다. 




인간의 신체구조는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 수렵생활로 연명하던 석기시대에는 채집한 음식물을 체내에 다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 하였다. 신진대사에 필요한 영양분만 소비한 뒤 잉여의 영양분은 지방으로 축적하고 이렇게 저장된 비축에너지는 불안정한 환경을 극복하는 동인이 되었다. 이것은 살기 위한 본능이자 몸부림의 표현이다. 이러한 진화의 속도는 호모사피엔스를 정점으로 현재의 인간에게까지 이르렀음은 알려진 바와 같다. 따지고 보면 신체의 활동적인 유전자는 내재된 기억에 다름 아니다.




진화의 내부에 모습을 감춘 유전형질은 인간을 쉴 새 없이 자극하는 거추장스런 요인으로 작용한다. 덜 움직여도, 과잉 섭취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좋으련만 애석하게도 그런 변화를 바라는 것은 요행에 다르지 않다. 이 책의 실제사례를 통해 나타난 효과와 결과물은 인간의 생체리듬이 지속적으로 부단하게 움직이고 활동하는 것에 맞추어 져 있다는 사실을 확고부동하게 보여 증명하는 표식이다. 신체의 유연함을 유지하고 활발한 피돌기를 통해 순환이 막힘이 없고 지속적인 시냅스의 자극으로 뉴런이 생산된다는 진실을 인식한 것은 불과 4반세기에 불과하다.




이처럼 저자의 운동혁명은 선택과 강요를 넘은 생존에 다르지 않다.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우리를 끊임없이 위협하는 각종 질병으로부터 이겨낼 수 있는 힘으로 저자는 운동을 꼽는다. 저자의 강력한 주장이 현대를 사는 우리를 살리는 길일지도 모른다.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양성종양, 치매, 우울증과 같은 심각한 질병이나 삐걱거리는 신체는 불용불설의 오차 없는 적용이다. 근육이 위축되고 혈관이 오그라드는 만큼 인간의 수명 또한 줄어들고 피폐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진실은 무서운 현실이다. 




이 책을 파고든 움직인다는 동적 사고는 광범위한 대중성을 확보할 명분이 뚜렷하다. 하지만 운동의 중요성을 건강하게 살기 위한 방편으로 낮추고 지극히 보편적인 가치수준으로 인식한다면 크게 개선되거나 달라질 게 없다. 위약효과(플라시보)처럼 인간을 매혹시키고 강인한 의지와 목표에서 오는 순수한 착오가 인간을 이롭게 할 방편인지 모르겠다. 그저 운동이 건강만을 상징하는 것으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일반화로 격하된 담론을 끄집어내야 한다. 우리 몸에 깃든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기보호본능의 놀라운 힘과 비밀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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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 여행지 75 - 여행플래너가 알려주는 리얼버라이어티
류동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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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모름지기 여행은 심신을 돌보고 삶의 활력소를 불어 넣어 주는 것과 같다. 여행으로 일상의 찌든 마음을 가다듬고 거침없이 치열하게 걸어 온 시간을 잠시나마 멈추게 하는 일이다. 이처럼 여행이 현대를 살아가는 생활인에게 더 없이 소중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는 소중함 그 이상이라 하겠다. 하지만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마냥 설레기만 할 수는 없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계획해야 할 지 등등 여러 가지 선택과 준비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법. 우리네 삶이 그렇듯 선택은 필요불가결한 순간이다. 또 다른 고민을 만드는 셈이다.

 


그렇다고 아무런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나기에는 부담스럽다.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떠난 여행이 틀에서 벗어나 나름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겠으나 목적과 방향 없이 나선 여행이 오히려 피로감만 누적되어 돌아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실과는 다른 낯선 곳으로의 체험이기에 준비 없는 여행은 자칫 짜증과 불만이 가득한 여행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 책 <알뜰 여행지 75>는 이러한 생활인의 고민을 가뿐하게 해결하였다. 어디가 되었든 두루두루 알짜배기만 엄선하여 담아내었기에 선택의 고민 없이 그 즐거움이 배가된다.

 


대개 여행전문서적은 대상과 방향이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을 견지할 때 이 책은 분명한 색깔과 차이를 둔다. 저자 류동규는 실력 있는 여행 플레너로 활동하고 있다. 시대 트렌드에 부합하는 명소와 지역 특색을 쏙쏙 들이 끄집어내는 탁월한 안목과 감각이 돋보이기에 그 풍부함이 차고 넘친다. 여행의 하나에서 열까지 빠트리기 쉬운 행복을 배가시켜 주는 팁까지 곁들였기에 이 책을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벌써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저자가 뽑은 여행지는 효율적인 극대화하여 비용적인 면을 부각시켜 나열하였다. 기분이 울적하거나 어디론가 떠나고프지만 여건이 허락지 않을 때 간단히 오를 수 있는 도심 속 여행은 새로운 발견이다. 어디든 연결되는 편리한 지하철이용으로 서울 시내 곳곳을 맛깔난 음식과 함께 역동적인 모습과 정적인 모습의 조화로움을 만끽한다면 오감이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저렴한 비용으로 일상의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고 재충전할 수 있는 나름의 여행지를 찾는 것도 재미난 일이며 나만의 여행지로서 손색이 없겠다.

 


그래도 여행은 어디론가 멀리 오롯이 몸을 맡기는 것이 제일이다. 그것만큼의 쾌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억누를 수 없다. 밤새 들떠 설레게 하고 흥분되는 기분은 누구나 거부하기 싫은 달콤한 유혹일 게다. 이렇게 들뜬 기분을 채워 줄 더욱 업그레이드 시켜주고 도와주었기에 여행에서 오는 신선함을 오롯이 맛보게 한다. 이를 충족시켜 줄 꺼리로 저자는 다양한 패턴을 제시한다. 오붓한 가족여행에 안성맞춤인 수목원, 남이섬, 중도, 테마여행지. 연인과 함께 떠나기 좋은 강촌, 양평, 정선 등등. 이렇게 대상과 목적에 맞추어 체험에서부터 먹을거리, 볼거리, 숙소에 이르기까지 직접 다녀 보고 골라낸 최상의 순간들만을 담아 엑기스만 걸렀다.

 


여기에 여행 플레너로서 겪은 나름의 노하우와 조언도 아낌없이 곁들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떠나고 편리함 보다 자연과 한 걸음 다가설 기회를 가질 것을 권하며 여행 정보를 최대한 이용할 것을 꼽는다. 또 예약은 필수이며 할인쿠폰, 여행사패키지 살펴보기, 카드사 제휴상품 적극 활용하기로 알뜰하고 계획된 여행이 최상의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자신한다.

 


이밖에도 본전 뽑는 여행 팁을 자세하고 옹골지게 채워 놓았기에 이 책 한권이면 웬만한 여행은 자신감이 붙게 하며 언제라도 떠날 힘을 생산한다. 그나마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수도권 위주로 꾸며진 책이라는 점에서 지역적 배려가 부족한 것이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주변지역을 짜 맞춰 나가는 묘미 또한 있기에 실망할 필요는 없겠다.

 


이처럼 여행은 준비만으로도 설레고 어디론가 동경하게 만든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편리한 것이 우선이라는 가치가 미덕인 세상일지라도 너도나도 하는 판에 박힌 맹목적인 여행이라면 쉽게 지치기 마련이며 오히려 독이 될지 모른다. 가까운 곳이라도 특별한 기분으로 누군가 걸어 간 흔적을 따라 가는 마음으로 밟아 걸어간다면 여태껏 여행에서 빠트린 행복과 조우하고, 여행이 선사하는 자유에 삶이 더욱 향긋하고 부드러워 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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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밥상 이야기 - 거친 밥과 슴슴한 나물이 주는 행복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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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바뀌면 공유하는 향수마저 달라지기 마련이다. 어느 순간, 어느 기억이 동시대를 타고 넘은 이들에게서 생산되는 오롯한 추억의 산물이다. 하지만 세대를 아우르는 연결의 교통의 순간은 매번 단순함에서 스며든다. 먼저 산 세대나 이제 갓 피어난 세대와의 소통이다. 작가 김성하는 글을 읽고 다시금 쓴다는 것은 새로운 영역의 확장이며 삶에서 결락된 무엇인가를 생산하는 것으로 빗댄다. 이처럼 우리네 삶이 고달프고 힘듦에서 오는 애환보다 정서적 교감이 세대를 넘나드는 희열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저자 윤혜신은 밥을 짓고 밥에 온몸을 불사른 넉넉한 어미의 심성을 닮은 사람이다. 그가 펴낸 이 책 <착한 밥상 이야기>는 우리네 삶에 녹아든 단상의 갈무리로 대변된다. 소박하지만 맛깔나고 담백한 우리네 밥 이야기로 이 땅의 모든 이들의 울대를 자극하고 든든한 삶의 활력소를 준다. 마치 어릴 적 어머님이 차려 준 딱히 거창할 것 없는 소반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제대로 밥을 먹고 사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세상에 산다. 제대로 되었다는 의미 또한 달리 해석될 순 있겠으나 자연 그대로를 첨가되지 않는 상태로 먹는다는 것은 퍽이나 힘든 현실이다. 제철이 아님에도 사시사철 넘쳐나는 시간을 거스른 먹거리와 각종 화학첨가물의 결과로 변신, 인위적인 맛으로 무장한 인스턴트식품의 범람은 우리네 오랜 미각마저 마비시켜 버렸다. 그나마 이 정도는 애교로 봐 줄만 할까? 사람이 도저히 먹어서는 안 될 독약이나 다름없는 첨가물을 집어넣어 버젓이 시중에 유통하는 악덕업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허망함 마저 든다.




책은 계절의 주기에 맞춰 험난한 시기를 넘은 이 땅의 재건으로 점철된 시기를 회상했다. 각 장의 후미에는 자연으로부터 길러 낸 채소를 사용한 간단한 레시피를 더 해 잊힌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지극히 사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한 된장 내음이지만 누구나 읽어도 부담 없다. 저자가 특히 애착을 갖은 엄동설한의 긴 동토를 뚫고 온 산을 점령한 취나물 애찬에는 절로 슴슴한 맛이 한 가득 고인다.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네 전통 음식을 통해 삶에 치이고 지친 수고스러움 생명들을 보듬는 따사함이 온몸을 감싸는 강한 전율을 경험한다.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넘쳐나는 세상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인지 모른다. 사회구조가 탈분화되고 쪼개지면서 흔히 먹던 음식조차 오히려 희귀해졌다. 무엇을 먹고 산다는 명제가 물질로 이해되고 가진 것의 층위에 따라 달라지는 인심은 입맛마저 양분화 하였다. 먹는 것이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인다면 지나칠 과장일까? 어찌 보면 흔하디흔한 나물무침에 개운한 냉이된장국과 갓 지은 고소한 밥상이 그리운 세상이다. 새로운 것에 끌리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만 다시 회귀하는 것 또한 본능의 거스를 수 없는 기억의 소치이다.




그녀는 거칠고 투박해진 자신의 손에 뇌가 달렸다고 읊조린다. 못다 핀 감성의 필력을 시를 통해 노래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사람을 다스리는 지혜를 안다. 그래서인지 정도 많고 살갑게 보인다. 이러한 저자의 신실한 삶의 흔적은 여간 정성과 노력으로는 될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이미 달인의 경지에 오른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밥 심에서 비롯된 그녀의 강단한 모습은 한국인의 정서와 교차되는 정점에 이른다.

 

옛말에 약식동원藥食同原이라는 말이 있다. 약과 음식은 그 뿌리가 같으며 먹는 것을 잘 챙겨 먹으면 약과 진배없다는 뜻으로 새겨 봄직한 경구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그녀의 할머니의 정성은 산해진미를 물리친다. 이처럼 그녀를 길러 낸 원형적 힘은 자연으로부터 온다. 소탈한 성품과 정갈한 밥상은 우리를 살리는 치환의 그것이다. 언제 먹어도 물리지 않는 구수한 된장찌개가 그립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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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호감가는 사람 입만 열면 사고치는 사람 - 말실수를 피하면서 상대방과 유쾌하게 대화하는 기술
게리 시겔 지음, 김태훈 옮김 / 명진출판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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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각은 감정을, 감정은 행동을 부른다. “(p-56)




말은 행동의 거울이라는 격언이 있다. 말은 생각을 담고 행동의 방향을 나타낸다. 이처럼 말이 인격을 대변하고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첫 단추에 다르지 않다. 이러한 말이 생각처럼 움직이고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마도 말실수로 인해 벌어진 갈등의 우울한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 기실 따지고 보면 서로의 입장 차이에서 오는 것이 주된 원인임에도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아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렇다면 잘못된 언어습관을 고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유쾌한 대화법이 있을까? 이 책 <입만 열면 호감 가는 사람 사고치는 사람>은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소통의 흐름을 돕고 삶을 주관하는 나름의 처세에 관한 책이다. 복잡다단한 일상 속에서 상호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관계의 유지의 핵심적인 무기는 대화로 점철된다. 우리의 일상에서 대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 책의 저자 게리 시겔은 커뮤니케이션과 인간관계분야의 탁월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활동과 강의를 통해 대화법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일련의 주제를 통해 사례를 통한 카테고리로 연결시켰다. 그가 주로 언급한 대화의 기술을 돕는 이념적 바탕은 원론적 자기계발분야와 무관치 않다. <시크릿>의 핵심저자 맥스웰 몰츠, <디 앤서>의 존 아사라프의 공통된 이념인 끌어당김의 법칙이 스며들어 어울러 진 것이 그것이다. 이는 긍정의 사고를 기저에 깔고 강인한 믿음을 토대로 대인관계의 기술적 접근을 시도하였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효율적인 대화를 통한 통합적 원리와 방향을 꾀했음은 이 책이 추구하는 목적이다.




책은 크게 4part로 나누어 대화를 이루는 방향의 대상과 목적을 원형적인 틀로 묶어 이해했다. 1장에서는 말의 실체와 생각과의 관계를 통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2장에서는 인간의 성향을 사색가, 중재자, 사교가, 감독자로 구분하여 대상의 차이에 따른 대화구사법에 대한 이론을 역설하였다. 이러한 이론적 기반을 통해 일정한 대화방법을 습득을 체계화 하고 동시에 3, 4장에서는 저자의 코칭사례를 통해 걸러진 갈등관계를 접목하여 상황적 대처방법을 제시하였다.




실제 우리는 말로 인해 일희일비하는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 무의식중에 내뱉은 말 한마디로 여태껏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무너지기도 하고 기적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기도 한다. 이처럼 말의 영향력은 강력하고 위력적이다. 저자는 이러한 대화의 중심에 자신의 분명한 생각을 담기를 소망한다. 유사한 예로 차동엽 신부의 책 <무지개 원리>에 보면 말을 다스리라는 법칙이 등장한다. 이렇듯 말은 소통을 위한 수단임과 동시에 인격을 창출하는 양면성을 가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더라도 말은 내뱉어 지는 대로 놓아두어서는 안 됨은 분명하다.




저자는 명품 입으로 만들기 위한 필승전략으로 감정→행동→교정→약속의 일정한 틀을 만들었다. 이 틀 속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신뢰하는 감정이 싹트고 갈등의 원인을 해소하고 관계를 바꾸는 전환점을 찾은 것이다. 실체가 없는 말이 가지는 위력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놓았다는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의 최종 목적은 전인격의 완성과 소통을 다스리는 힘의 원천이라 하겠다.




누구나 말을 잘하기를 원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한다. 하지만 말하기가 쉽지 않음은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무척 힘들다. 이처럼 말이 가진 영향력을 떠올린다면 말로 인해 불편한 관계를 조장하는 아둔함은 벗어야 할 것이다. 말은 그 사람의 성품과 결을 여과 없이 보여 주듯 자신의 부족한 의사소통능력을 다듬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 책이 적절하고 알맞은 방법을 제시해 명품 언어로 바꾸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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